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921화 (1,831/2,000)

34권 35권

화려한 음식과 술을 애써 보지 않으려는 환인신왕의 모습을 보니 요리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확실했는데 외형상으로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위험한 기운은 어디도 없어.’

‘오히려 먹으면 굉장히 몸에 좋을 것 같은데?’

술과 음식에 강대한 권능이 느껴지는 것을 보니 신력까지 높여주는 보물 같은 음식들이었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자리에 앉은 신왕들을 부드러운 눈빛으로 돌아보면서 말한다.

“신황성에는 부족하지만 제 일 개조행성의 개발은 잘 끝났다.

모두 수고했다.”

“감…감사합니다.”

정기고갈을 예상하고 반역을 하려던 일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였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들고 있던 술잔을 높이 올리면서 외친다.

“일단은 마시고 먹어라.

치하는 그 이후에 하겠다.”

드디어 음식을 먹으라는 지시에 돌처럼 굳은 표정이 된 환인신왕과 일차 도전자들은 억지로 그들의 술잔을 들어 올렸다.

일차 도전자들은 애원하는 얼굴로 환인신왕에게 의지를 보낸다.

‘이걸 정말 먹을 겁니까?

용서해달라고 지금이라도 빌지요.’

환인신왕도 갈등이 심각한 표정으로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을 보낸다.

‘먹게.

안 먹으면 명령 불복종으로 숙청이네.

음식과 술을 안 먹었다고 처분당하고 싶나?’

‘으으으으윽! 창조신이 된 환인은 괜찮을지 몰라도 저희가 먹으면 죽습니다.’

일차 도전자들은 술잔에 채워진 영롱한 술의 정체는 이미 들어서 알고 있었다.

소화할 수 있는 강자에게는 더없는 영약이나 약자에게는 이런 극약이 없었다.

환인은 술잔을 떨리는 손으로 입술에 대면서 말한다.

‘설마 우리를 죽이실 생각은 아니실 거야.

여기까지 키우는데 얼마나 정기가 들어갔는지 아는가?

무엇보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님도 같이 먹고 있지 않나?’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시원하게 한잔을 마셔버리자 눈을 꽉 감고 들이켰다.

주우우우우!

긴장된 눈으로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본 신왕들은 별다른 기색이 없자 안심하고서 술잔을 들어 올렸다.

그런데 갑자기 환인신왕이 약한 신음을 질렀다.

“으으으으윽!”

몸을 마구 떨면서 잔을 천천히 식탁에 내려놓는다.

그의 얼굴은 터질 듯이 붉게 달아올랐다.

그걸 본 일차 도전자들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술을 한입에 마시고, 거칠게 식탁에 내려놓으면서 가는 비명을 흘렸다.

“커어어어어어어-!”

“크으으으으으윽-!”

일차 도전자들은 당장 목을 붙잡고 뒹굴고 싶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몸을 꼿꼿이 유지하며 식은땀을 폭포수처럼 흘린다.

그 모습을 본 신왕들은 모두 술잔을 들어 올리던 동작을 멈추었다.

‘역시 독이다!’

‘그런데 이건 독이 아니야.

내 독 탐색 권능에 아무것도 걸리지 않아.’

‘오히려 영약이다.’

‘그럼 술이 다른가?’

몰래 확인을 해보아도 자신들의 잔에 담긴 술과 방금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와 환인신왕, 도전자들이 마신 술은 모두 같았다.

여기에 어디에도 위험하지 않고, 오히려 영롱한 신력만 넘치는 술에 의문을 가진 신왕들에게 친절한 해석이 들려온다.

“그것은 우주수의 수액을 농축해서 발효시킨 정기술이다.

약자들에게는 약간 독할 수도 있겠구나.

물론 이 자리에 그런 약자가 없다고 믿고 있다.”

그 말에 겨우 정기 술 한잔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폭포수처럼 땀만 흘리는 환인신왕과 일차 도전자들은 미칠 노릇이었다.

‘우리가 술이 약하거나 약자가 아니야.’

‘정기술이 맞기는 하는데 신체를 순간적으로 녹여버릴 만한 가공할만한 농도다.’

‘술에 담긴 정기를 흡수하지 못하면 신체가 전부 녹는다.’

‘먹자마자 흡수해야 산다.’

신왕들이 오기 전에 살짝 입에 대었다가 쓴맛을 본 일차 도전자들로서는 술 한잔을 소화하기 위해서 전력을 다하는 중이다.

그런 그들의 표정과 설명에서 정확한 정체를 파악한 신왕들도 식은땀을 흘렸다.

‘창조신이 된 환인신왕과 거기에 버금가는 도전자들이 저 정도면 우리는 죽을 수 있다.’

‘아니 분명히 죽어.’

주르르르르!

우주수의 수액을 농축하여 발효한 이 정기술이 어떤 해독권능도 안 통하는 독약보다 더 무서운 존재라는 사실을 파악하니 식은땀이 저절로 흐른다.

‘이걸 마시면 주신인 우리는 죽는다!’

‘하지만 안 마시면 약자로 낙인찍혀서 숙청당해.’

신왕들이 차마 마시지 못하면서 머뭇거리는데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자신의 술잔을 다시 가득 채우고서 들이킨다.

주우우우우욱-!

그 모습을 보니 정기술 한잔에 목숨이 오락가락하고 있는 일차 도전자들로서는 미칠 노릇이었다.

‘이걸 연속으로 마신다고?’

‘도대체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정기흡수능력은 얼마나 되는가?’

만취한 것처럼 얼굴이 붉어지면서 몸이 흔들리는 환인신왕과 속에서 불꽃이 타오르는 감각을 겨우 버티고 있는 도전자들은 놀랄 힘도 없었다.

그렇게 정기술을 다시 들이킨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얼굴의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로 묻는다.

“너희는 설마 신황이 주는 정기술을 한잔도 마시지 못하는 약자들이냐?

운 좋게 도망치거나 계략으로 끝까지 살아남은 것은 아니겠지?

아니면 내 명령을 무시하겠다는 것이냐?”

협박과 같은 말에 신왕들은 눈을 찔끔 감고서 술을 천천히 마셨다.

“!!!”

정기술을 입에 넘긴 신왕들의 눈동자가 한없이 커졌다.

“….”

정기술에 닿은 혀부터 정기의 차이로 녹아내리는 기색이 역력한 것이다.

우당당당탕!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목을 부여잡고서 나뒹구는 신왕들이 속출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안주로 음식 하나를 입에 집어 먹어서 씹는다.

그런데 금속이 박살 나는 소리가 울린다.

우지지지지지지! 지지지지직!

그 소리를 들은 정기술을 어느 정도 흡수하여 안정을 되찾은 환인신왕과 일차 도전자들의 표정이 더욱 암담해진다.

‘정기술도 특수한 것인데 음식조차 특이했구나.’

‘음식은 또 뭐야?’

가장 먼저 안정을 되찾은 환인신왕은 음식들을 정밀조사하고서 눈이 커졌다.

‘이건 일반적인 신력을 높여주는 음식이 아니다.’

‘음식 재료가 몽땅 신기다.’

접시에 작은 신기들이 음식물처럼 담겨있었다.

‘먼 과거에 번영의 극치를 누리던 시절에 창조신들이 신력을 높이는 정기술과 권능을 얻을 수 있는 신기를 갈아서 마셨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여기서는 통째로 나오나?’

신기의 가치를 생각하면 이렇게 음식처럼 먹을 수 있다니 실로 놀라운 사치였다.

이 정도 신기를 신체에 흡수할 수 있다면 얼마나 강해질 수 있을지 설렐 지경이었다.

그러나, 곧 주제 파악을 하게 된다.

신체가 아무리 강해도 신기보다는 강도가 떨어졌는데 그들로서는 무리였다.

‘신기를 통째로 씹어 먹을 수 있다는 전제가 앞서야겠지.’

‘신기를 어떻게 먹어?’

‘시도해본 적은 있나?’

환인신왕과 일차 도전자들의 시선은 고기나 야채로 보이는 먹음직한 건더기로 보이는 작은 신기들이었는데 잘 씹어서 먹고 있는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를 보게 된다.

실로 어이가 없다.

‘이…이걸 어떻게 드시고 있는 것이야?’

‘먹을 수 있게 특수가공을 했나?’

‘실제는 부드러운 것이 아닐까?’

이빨에 과자처럼 으스러지면서 가루가 되는 작은 신기들을 본 환인신왕은 오싹해지는 기분이었다.

아무리 보아도 크기만 작았지, 강화계열의 권능이 들어간 정상적인 신기가 맞았다.

‘진짜 금속신기다.

설마 이것을 바로 먹으라고 하시지는 않겠지?’

정기 술은 겨우 버틸 정도였지만, 금속인 신기를 통째로 씹어먹으라니 실로 무리한 요구였다.

‘분명 창조신들의 연회에서는 신기가 가루로 갈아서 나온다고 했는데 이건 원형 그대로잖아?’

이빨로 신기를 잘도 씹어먹는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를 보니 이것이 정상적인 연회의 신기 음식으로 보였다.

‘원형 그대로 먹는 것이 효율은 높다.

하지만, 나는 섭취가 불가능해.’

‘이건 잘못 먹으면 죽을 수도 있다.’

일단 삼키기에는 크니 어떻게 씹어서 자를 수 있을지부터 고민해야 했다.

‘통째로 삼키면 속에서 흡수하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음식의 신기들은 작은 고기나 과일 모양이지만 삼키기에는 컸다.

고민하는 환인신왕에게 아주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덕담을 건네었다.

“흠! 환인신왕은 많이 들게.

개조행성을 개발한다고 고생을 많이 했으니 특별히 준비했지.”

“영…영광입니다.”

창조신이 되었지만, 신황으로 불리기는 너무나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환인신왕이었다.

그렇지만 외계에서 다시 처음 나타난 창조신이니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시선은 따뜻하기만 했다.

“고생이 많았어.

힘든 일도 무수했겠지만, 지금은 잊고서 많이 먹으면서 즐기게.”

그러자 환인신왕은 속으로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

‘지금이 가장 힘듭니다!

설마 이렇게 죽이려는 것은 아니시겠지요?’

먹기 싫다는 기색을 드러냈지만,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딴청을 피우면서 다시 자신의 신기 음식을 씹어 먹는다.

우지지지지! 꽈드드드득!

분명히 이빨로 씹고만 있는데 분쇄기에 금속이 갈리는 소리가 울린다.

아주 수월하게 잘게 분쇄해서 삼킨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만족한 얼굴로 말한다.

“외계의 정기로 만든 신기들도 먹을 만 하군.

방어력과 내구력을 높여줄 수 있게 특수제작한 신기들로 만든 음식이니 앞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일세.

필요하면 챙겨줄 것이니 아낄 것은 없네.”

“아! 예! 감…감사합니다.”

반역시도까지 용서해준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권유를 거절할 수는 없었다.여기에 구매를 하려면 터무니없이 비싸보이는 정기술과 신기 음식들을 강제로 먹여서 죽이려 할리는 없었다.

‘희석하거나 가루를 내서 정식 음식으로 만들어 이 연회를 열려면 내 신계의 몇 년 치의 예산으로도 부족하다.

확실히 환대가 분명한데 죽겠군.’

맛있다는 듯이 연속해서 감당하기 힘든 정기술과 신기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니 거절할 수도 없었다.

‘못 먹으면 약자로 낙인찍힌다.

그것만은 피해야 해.’

가장 작은 신기 조각을 숟가락으로 들어 올린 환인신왕의 귀로 신왕들의 비명이 울린다.

“컥! 커어억!”

“으어어어억! 웩!”

“우웩-!”

정기술의 정기를 감당하지 못하고 신체 내부가 녹았는지 피를 토하는 신왕부터 시작해서 헛구역질하는 신왕까지 다양했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그런 추태를 보고 있으니 제 일 개조행성의 신계주신인 환인신왕은 속에서 불길이 솟아오른다.

‘나약한 놈들. 고작 정기술 한잔 가지고서 망신을 주는군.’

엄살은 아닌 모양인지 어떤 신왕은 위에 구멍이 났는지 피가 복부를 적시고 있었다.

그런데 누구도 죽거나 녹아내리지 않는다.

주르르ㅡ! 파아아아-!

완전히 끝장나기 전에 황금빛의 차원권능이 빛나면서 그들을 회복시키는 것이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불사불멸의 권능!’

‘이러면 정기술의 정기를 극복하기 전에는 죽어도 벗어날 수 없다.’

‘죽일 생각은 없으시는 구나.’

‘억지로라도 수준을 올릴 각오이시다.’

신왕들의 신체가 정기술에 녹기 직전에 회복되는 모습이 반복된다.

개조행성의 신왕들이 제 자리를 잡은 이후에 처음 보는 아수라장에 환인신왕은 자신도 모르게 떨었다.

‘차라리 깔끔하게 죽는 것이 낫지.’

죽음조차 허락하지 않는 과격한 시련에 자신의 숟가락에 올려진 작은 신기에 저절로 시선이 갔다.

‘이걸 제대로 먹지 못하면 나도 저 꼴이 될 확률이 높다.’

창조신이 된 자신이 신기를 통째로 먹지 못해서 약자로 인식되거나 그대로 삼켰다가는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가 없었다.

망설이는 그의 귀로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혀를 차는 소리가 울린다.

“쯧쯧! 저 빈약한 모습들을 보게.

환인 창조신의 신왕들이 뜻밖에 약골들이군.

저렇게 몸이 약해서야 어디 시작님에게 보여줄 수가 있겠나?

어느 정도 몸을 추스르면 충성맹세를 시키겠다고 말씀드리고, 돌려보내기를 잘했군.”

“죄…죄송합니다.”

“창조신인 그대가 사과할 필요는 없지.

저 약골들을 어떻게 해야 쓸만해 질지 같이 고민해 보세.”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음식이 마음에 안 드나?”

“그…그렇지 않습니다.”

먹으라고 강요는 하지 않지만, 숟가락을 내려놓으면 단련이라는 명목으로 무슨 꼴을 당할지 모른다는 예감이 몰려왔다.

그리고,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너무 쉽게 신기를 이빨로 씹으니 뜻밖에 먹을만할지 모른다고 생각한 환인신왕은 신기를 입에 넣고 힘껏 씹었다.

역시 최악의 예상이 그대로 이루어졌다.

으지직-!

“!!!”

전력으로 신력을 집중한 덕에 신기에 자국은 냈지만, 이빨도 확실히 금이 가는 소리가 울렸다.

‘이빨이 부서졌다!

이건 조리된 신기가 아니야!’

으지지지! 꽈드드득!

뼈끝까지 울리는 고통에 몸을 떨면서 겨우 씹기 시작한 환인신왕을 보면서 긴장된 시선을 보내는 일차 도전자들의 귀에 차가운 목소리가 들린다.

“너희는 뭐하냐?

내가 직접 애써 준비한 음식을 못 먹겠다는 거냐?”

창조신이 된 환인신왕에게는 매우 부드러웠는데 아직 주신에 머무는 일차 도전자들에게 지극히 냉정했다.

“십만 년 동안 개조행성의 신계의 지원을 독점하면서 창조신에 도달하지 못한 너희를 도대체 어떻게 할까 고민 중이다.

그런데 감히 내가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도 거부해?

말라비틀어진 미라가 되고 싶으냐?”

“!?”

반역은 용서하지만, 명령 불복종은 처분이라고 경고를 직접 들은 일차 도전자들은 다급하게 신기 음식을 입에 넣고서 힘껏 씹었다.

‘차라리 먹고 죽자.’

‘음식 안 먹었다고 처분당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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