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911화 (1,821/2,000)

34권 35권

그렇지만 제로 원을 사용하여 흑염의 파호톤까지 무력하게 만든 회색 데이터 나이트에게 대들었다가는 뼈도 못 건질 것 같으니 침묵한다.

‘참자!

참아!

강자에게 성질을 부리거나 항의를 해봤자 나만 손해다.’

진리를 처음 만났을 때 말을 잘못 했다가 완전히 꼬여버린 경험으로 입을 꽉 닫고서 유리로 만들어져 버린 절대신기들을 회수한다.

그런데 회색 데이터 나이트가 모서리를 금속으로 보강한 흑염정석까지 던져주었다.

탁!

자신의 손에 떨어진 흑염정석을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는데 회색 데이터 나이트가 손을 저으면서 가라고 지시한다.

“그걸로 아무것도 받지 않고서 황금후계를 이길 방법을 준다는 약속은 분명히 지켰다.

세계의 오류는 보기만 해도 골치 아프니 나가거라.”

명백한 축객령이었으나 재빨리 인사를 하고서 회색책탑의 정문을 나온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가장 먼저 흑염정석을 펼쳐서 흩어보았다.

“분명히 뭔가 있다.”

파라라라라-!

십중심 데이터 나이트에 비해서 느린 속도이고, 이해도 하기 힘들었으나 기존에 기억했던 내용과 비교한다.

그리고, 잠시 후 실망의 음성을 터트렸다.

“똑같잖아!”

알아보기 힘든 흑염정석에 회색 데이터 나이트가 주석이라도 달아주었는지 기대를 했는데 추가 내용은 없었다.

다만 책의 파손을 막으려는 용도로 보이는 금속 모서리가 사방에 달려있다는 점만 다를 뿐이었다.

혹시나 해서 책을 뒤집어서 털어본다.

탈탈!

비밀용지라도 숨어 있는지 조사까지 했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제길! 손해만 왕창 보았군.”

투덜거리면서 흑염정석을 아공간에 챙긴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십중심 책탑에서 벗어나서 신체로 돌아가려 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회색 데이터 나이트는 고개를 저었다.

“칠써클의 원형답게 보물을 주어도 몰라보는 멍청한 놈이군.

그럼 가상대결을 다시 시켜 보자.”

제로 원이 만든 가상세계에서 똑같지는 않으나 복제한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방금 제작된 유리 절대신기와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황금후계와 싸운다.

일방적인 공격이었으나 황금후계는 아무런 타격이 없었다.

‘역시 황금권능이다.

절대신기의 일격으로는 파괴할 수 없다.’

몇 번이나 가상대결을 반복해도 신기를 모두 소모한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패배가 거의 바뀌지 않는다.

모든 절대신기와 신력과 마력, 투기를 전부 소모하고서 에반젤리의 창끝에 심장과 뇌가 동시에 파괴되어서 쓰러지기만 할 뿐이다.

‘황금후계의 수준인데도 절대신기를 난타당해도 견딘다.

완벽한 방어 안에서 이어지는 치명적인 공격은 피할 수 없지.

역시 정점의 권능답다.’

이미 거의 분석을 완료한 황금권능이지만, 끔찍한 방어력과 탁월한 공격력에 탄복이 나올 지경이었다.

타타타타타타타!

수만 번의 가상대련의 반복 끝에 드디어 아슬아슬하게 이긴 경우가 나온다.

그것든 절대신기의 일격이 모두 치명타가 터졌을 경우였다.

“모든 공격이 치명타로 적중해야지만 이긴다.

운이 아주 좋아야 하겠군.”

지식과 지혜를 추구하는 현자가 행운을 바란다는 점이 우습지만, 실제로 그러했다.

혹시나 하면서 흑염정석을 다시 꺼내서 정밀하게 조사하는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를 생각한 회색 데이터 나이트는 책상에 앉아서 책을 쓰기 시작한다.

“이제 황금후계와 싸워서 살고 죽는 것은 네 안목에 달렸다.”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쓰는 황금빛에 휩싸인 그 책의 제목은 아래와 같았다.

‘십중심 정석.

진행률 오십 퍼센트’

두껍다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부피를 자랑하는 책을 펼치고, 펜으로 글을 쓰기 시작하자 진행률이 급격하게 올라간다.

그리고, 흑염정석의 내용까지 추가되자 진행률은 칠십 퍼센트까지 치솟았다.

“십중심 정석이 완성되면 오류까지 분석한 제로 원은 절대계를 침식해서 삼킬 수 있다.

그러나, 저런 오류가 또 있다면 완성을 망설일 필요는 없다.

빨리 끝내고 오류를 정상으로 수정하는 다음 과정으로 들어간다.”

십중심책탑이 생긴 목적을 충실하게 이행하기 시작한 회색 데이터 나이트가 펜을 들어서 내용을 쓰는 속도가 빨라진다.

스스스스-! 스스스슷-!

그렇게 십중심책탑의 완성을 촉진한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외계의 영광의 자리에 앉아있는 자신의 신체로 돌아왔다.

그가 눈을 뜨자 신체에서 검은 불길이 확 타오른다.

번쩍-! 확-!

손에 쥐어진 흑염정석에서도 검은 불길이 하늘 높이 치솟았다.

흑염의 직감으로 다시 흑염정석을 정밀하게 조사한 그는 욕설을 내뱉는다.

“젠장! 뭔가 있는 것 같은데 모르겠다.

변한 것이라고는 진짜 금속장식뿐이다.”

직감이 이것이 승리의 열쇠라고 말해서 열심히 조사해도 나오는 것은 먼지뿐이었다.

그래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다시 책을 탈탈 털면서 조사를 시작한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주변의 상황이 이상함을 깨달았다.

중앙신계의 운영을 위해서 원탁에 앉아있어야 할 존재들이 많이 빈 것이다.

‘모두 어디 갔지?

용자왕들도 없다.’

전향한 지배자급 청혈일족들은 재주가 많아서 이런저런 직책을 받고, 일하느라 바쁘니 거의 자리를 비운다.

그러나, 정기가 거의 안 들어가는 탁월한 전투능력을 제외하면 볼 것이 없는 용자왕들은 거의 여기서 살았는데 이상한 일이었다.

예상되는 일은 몇 가지가 있었다.

‘다섯 명의 용자왕들이 모두 자리를 비우다니?

청혈일족들이 몰려오는 비상사태라도 벌어졌나?

지금 그들에게 은하계를 뛰어넘을 정도의 정기나 권능이 없으니 아니겠군.’

모든 청혈일족이 덤벼도 이길 자신이 있는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전혀 긴장하지 않고서 잠시 십중심책탑에 집중하고 있는 동안 발생한 일을 살핀다.

용자왕들의 위치를 확인해보니 중앙신계의 정문에 모두 모여있었다.

‘이차 도전자들을 시험하러 갔군.

그러고 보니 개조행성의 개발은 잘 되고 있나?’

모든 개발에서 가장 문제인 정기를 과거 절대계에서 벌어온 정기를 증폭시켜서 무한대로 퍼붓고 있는데 문제가 생길 리가 없었다.

일차 개조신왕 선발전의 승자인 환인신왕이 올린 특급기밀이라고 찍혀진 보고문서를 읽으면서 만족의 미소가 흘러나왔다.

‘역시 힘들게 뽑은 신왕답게 능력이 있어.

제 일 개조행성의 기초단계가 꽤 빠르게 완료되었다.’

중앙신계와 연계된 제 일 개조행성의 신계의 자아 수준은 아주 높아서 주신이라면 통제가 힘들다.

그런데 환인신왕이 각고의 노력과 도전 끝에 신계주신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그리고, 다음 지시를 기다린다는 말에 간단하게 답변을 써주었다.

‘개발을 시행하라.

너와 운명을 같이할 강자를 최대한 모아라.’

스슥! 빙!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결재서명이 적히자 특급비밀문서는 바로 환인신왕에게 전달되었다.

그는 영광의 의자에 앉아서 긴장한 눈으로 결재를 확인한다.

‘드디어 승인되었군.’

육도윤회 투기장의 승리하여 포상으로 받은 개조행성 개발이야말로 가장 고대하던 순간이지만 방식에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차원권능을 활용한 개조행성 개발계획.

일 초가 일백 년인 차원권능으로 개조행성을 외계에서 격리하여 발전시킨다.”

간단한 내용이고, 몇 번이나 확인했는데 방침은 변하지 않았다.

개조행성의 신왕이기에 높은 보안등급으로 얻은 세부개발계획을 확인하고서 장탄식을 연발했다.

“하아! 이러면 정말 존재를 걸어야 하겠군.”

육도윤회 투기장의 승자로서 흡수한 도전자들의 권능을 소화하기 시작한 환인의 존재감은 확실히 주신을 뛰어넘어서 창조신에 도달하고 있었다.

그런 그가 긴장하면서 특급비밀이라고 적힌 문서를 읽다가 원탁에 내려놓았다.

‘다수의 원형을 이용한 외계정신체 개조계획.’

섬뜩하기 짝이 없는 이름이었는데 이것이 개조행성의 개발계획과 맞물려서 추진될 핵심사업이었다.

시행방식까지 모두 알게 된 환인은 고뇌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육도윤회 투기장의 승리가 끝이 아니야.

승자가 최소한의 조건이었군.”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열 개의 은하계를 청혈일족에게 탈환하면서 허신이 되거나 잠든 정신체를 전부 신령연옥에 회수했다.

그러니 당연히 이 은하계의 원형과 중복되는 존재들이 다수 있었다.

‘그들 모두에게 기회를 주실 생각이시다.

나도 최악의 경우에는 열 명의 환인과 싸워야 한다.’

환인의 원형이 굉장히 성공적이기에 허신까지 모두 수집했다면 그럴 가능성이 컸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님은 일반행성의 일만 배가 넘는 크기의 개조행성에 지성체의 영혼과 정신체의 신령 전부를 풀어놓을 계획이시다.’

환인신왕은 신계주신으로서 그들 모두를 통제하며 발전하거나 도전을 이겨내야 할 책무가 부여된 상태였다.

“열 개의 은하계에서 거두어들인 특출난 정신체와 지성체를 하나의 행성에 몰아넣어서 경쟁시킨다.

살아남는 것은 원형에 가장 가까워진 뛰어난 존재다.

승부가 결정되기까지 완전히 격리되어서 싸운다.

실로 가혹하지만, 이 이상의 방법은 없다.”

개조행성을 통째로 육도윤회 투기장으로 만드는 무서운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이 아니라면 일만 배가 넘는 개조행성의 개발이 언제 완료될지 모른다는 의견에는 동의하고 있었다.

‘차원권능을 활용한 개조행성 개발계획.’

‘다수의 원형을 이용한 외계 정신체 개조계획.’

차후 외계의 행성개발과 신계주신을 뽑는 뼈대가 되는 두 가지 방안이 모습을 보였다.

그 내용이 가진 위험함에 지독한 불안감을 느끼면서 환인신왕은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극복만 하면 내 신계는 과거의 중앙신계를 능가하는 강대한 신계가 될 수 있다.

그럼 나 또한 신황(神皇)이 되는 것이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환인신왕을 개조신왕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미완성이기 때문이었다.

개조행성도 완전 개발을 하면 절대계의 바로 뒤를 따를 정도로 강대한 사백구십구 주우주의 기반인 주신성(主神星)에 근접할 정도로 강대해져서 이름이 변경된다.

“개조행성의 진짜 이름이 신황성(神皇星)이라고 하셨지.

그리고, 창조신만 되면 나에게는 신황(神皇)이라는 영광스러운 호칭이 기다리고 있다.’

창조신이 되어서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발끝이라도 다가갈 수 있을지 의문이었지만, 최소한 호칭만큼은 동격이 되는 것이었다.

치러야 할 시련은 물론 만만치 않았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육도윤회 투기장을 행성 규모로 확대한 이번 행성개발을 성공적으로 완수해야 한다.’

그의 시선에는 미지수의 가능성을 포함한 개조행성이 눈에 비친다.

안정적인 지반을 가진 대륙과 깊은 수심을 가진 바다로 지형개발이 완료되어서 무수한 생명체들이 탄생시키기 시작한 개조행성의 존재감은 주신조차 압도할 정도였다.

고고고고고고고고고고-!

신의 감각으로도 넓이를 재기 힘들 정도로 거대한 땅 위에서 태어날 강력한 행성신들을 생각하면 저절로 긴장되었지만, 결연한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주신의 한계에 부딪혀 포기했던 야망이 다시 불타오르고 있었다.

“이겨야만 하겠지.

나라면 할 수 있어.

이미 한번 성공했지 않는가?”

육도윤회 투기장에서 승리하여 개조신왕이라는 엄청난 명예와 개조행성을 획득한 환인신왕은 물러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언제인가는 내가 신황의 수장이 되지 말란 법이 없지 않은가?’

그런데 그가 중앙신계로 돌리자 변신전함이 거대한 철퇴로 변형해서 땅으로 내려꽂히는 모습이 보였다.

엄청난 광경에 저절로 입이 벌어진다.

“허-!”

황금권능의 자질을 보인 제천왕 손오공에게 긴장한 초사자왕 울트라 가이가 십 킬로미터가 넘는 변신전함이 변형된 거대철퇴를 잡고서 상공에서 바닥으로 내려찍는다.

“트루 배틀 스킬(True Battle Skill)!

배틀 쉽 웨폰 모드(Battle Ship Weapon Mode)!

아이언 메이스(Iron Mace)!”

어린 시절 무적으로 만들어준 황금권능이 되살아나서 한번 정면승부를 해볼까 생각하던 제천왕 손오공의 안색이 하얗게 질려갔다.

이건 막거나 피할 수 있는 종류의 공격이 전혀 아니었기 때문이다.

같이 공격목표에 들어간 모든 도전자의 머리에 한가지 생각만이 흐른다.

‘이차 도전 난이도가 미쳤다!’

제천왕 손오공도 일차 도전에서 여기를 통과하느라 생고생을 했는데 지금에 비하면 꽃밭이었다는 생각이 머리를 가득 채웠다.

‘으윽! 이 공격은 감당할 수 없어.

어떻게든 일차전에서 이겼어야 했어!’

구구구구구구구구궁-!

하늘에서 내려꽂히는 변신전함이 변형된 거대철퇴에서 발산된 투기가 주변 공간을 모두 장악한다.

여기에, 철퇴 끝에 집중된 투기가 목표인 자신을 꼼짝하지 못하게 얽어매고 있음을 파악한 제천왕 손오공은 포기하고 말았다.

그리고, 두 손을 모으면서 공손하게 부탁한다.

“아-! 초사자왕님! 졌습니다!

제발 시험 난이도의 하향을 부탁….”

문장을 마치기도 전에 거대 철퇴의 끝에서 작렬하는 번개가 시야까지 빼앗는다.

“비 라이트닝(Be Lightning)!”

번쩍-! 꽈과과과과광-!

제천왕 손오공과 이차 도전자들이 변신전함의 철퇴가 도착하기도 전에 어마어마한 투기의 압력에 의해서 분쇄되어버렸다.

그것은 불사의 방패 발두르도 대응할 수 없는 엄청난 위력이었다.

구구구구구구구구-!

뒤를 이어서 거대철퇴가 구현하는 엄청난 물리력이 직접 도전자들을 뭉개버린다.

과과과과과과과광!

충격파에 지반이 관통되어서 중앙신계가 뒤흔들리는 모습을 본 환인신왕은 되살아난 야망이 불타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방금 일격으로 도전자들이 전멸했다는 사실은 의심할 필요가 없었다.

‘창조신이 되어도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인 공격이다.

일차에 통과해서 참 다행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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