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그러면서 슬슬 하나로 합쳐지는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를 쳐다보면서 말한다.
“저렇게 먹음직한 상대를 데려왔으니 미쳐 날뛰는 것도 이해가 가지.”
구구구구구구-!
파호톤을 쥔 양손의 근육이 더욱 부풀면서 바람 데이터 나이트의 힘을 능가하기 시작한다.
그러자 싸늘한 음성이 바람 데이터 나이트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당신의 먹이가 아니니 당장 멈추십시오.
완결의 마수!
아니면 진심으로 죽이겠습니다.”
사사사사사사사사(死死死死死死死死)_!
십중심 서열 이위 바람의 절대자의 죽음의 기운이 발동하기 시작한다.
비록 수천의 영웅신을 죽여서 얻은 영원체조차 죽이는 죽음은 아니나, 데이터 나이트의 상대로는 충분한 위력이었다.
“크으으으으으윽-!”
궁지에 몰린 것 같은 신음이 완결의 마수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따닥! 따닥!
당장 물어뜯으려는 이빨을 보면서 더없이 차가운 음성으로 말한다.
“설마 나조차 먹이로 보입니까?
흑염 데이터 나이트의 조력 없이 혼자서 나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렇다면 당신은 쓸모가 없습니다.
여기서 지우겠습니다.”
까드드드드드득!
완결의 마수가 그 협박에 이를 간다.
그리고, 대화하듯이 여러 가지 목소리로 울부짖는다.
“카아아아아! 크르르르릉! 카아아앙!”
그러자 흑염의 절대자의 목소리가 대답한다.
“아아! 다치기 싫어.
완벽하게 이길 수 없는 상대와 싸우는 어리석은 취미는 없다.”
“까르르르르! 카하하핫!”
완결의 마수의 항의와 비웃는 울부짖음이 뒤를 잇는다.
그러자 바로 커다란 웃음이 뒤를 이었다.
“푸하하하! 사냥용 인격 주제에 나를 비겁하다고 비난해?
이제까지 내가 목숨을 부지한 이유가 뭔지 잊었냐?
네가 사냥을 잘해서 그랬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야.
모두 내가 손쉬운 사냥감을 잘 선택해서였어.”
“크아아아!”
항의의 울부짖음을 무시하면서 살살 달래는 흑염 데이터 나이트였다.
“바람은 너 혼자서 사냥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야.
그 정도 날뛰었으면 성질은 어느 정도 풀렸을 것이니 이제 들어가.
잘못하면 여기가 너의 무덤이 된다.”
“크르르르릉-! 카아아앙-!”
지지 않는다는 투지의 울부짖음이 뒤를 이었다.
일인이역을 하는 배우처럼 서로 주고받는 대화를 들은 바람의 데이터 나이트는 파호톤을 왼손으로 버티고 태극천검에 손을 대었다.
“흑염 데이터 나이트는 나서지 마십시오.
오래간만에 왔더니 완결의 마수가 자신의 한계를 잊은 모양입니다.
야성과 완력만 있는 존재가 얼마나 무력한지 다시 보여주지요.”
“카아아아아-!”
전투태세에 들어간 바람 데이터 나이트를 완결의 마수가 위협한다.
그런데 은은한 두려움이 섞여 있어서 파호톤을 놓고 달려들지는 못했다.
“아아. 참아주라.
만만한 녀석만 보면 이렇게 날뛰니 나도 버릇을 고쳐주고 싶은데 일단 내 몸이라서 같이 아프단 말이야.
저 녀석이 본격적으로 합세하면 진짜 지워질 수 있으니 들어가.”
그 말을 들은 완결의 마수의 투기와 살기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
마수로 보이게 하던 검은 불기의 환영이 사라지면서 삼 미터가 넘는 거인신의 모습이 드러난다.
“역시 눈치가 빠른 녀석이군.
네가 이 녀석과 합세하면 위험하다는 것을 알려주었더니 진짜로 파악하고서 바로 도망쳤다.”
완결의 마수가 나오면 쉽게 물러서지 않으니 한바탕 격전을 벌일 각오를 했던 바람 데이터 나이트는 놀라서 되묻는다.
“호오? 그 정도로 완결의 마수가 저 아이를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뜻밖이군요.”
강자를 알아보는 야생의 직감으로는 완결의 마수가 최고였다.
그리고, 한번 찍은 먹이는 절대로 놓치지 않아서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를 공격하자 곤란하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쉽게 물러나자 의외였다.
그런 놀람에 흑염 데이터 나이트는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말한다.
“그래서 데려온 것 아닌가?
단순한 먹이가 아닌 자라면 위협적인 경쟁자로 보고 있다.
그래서 너와 싸울 것을 각오하고서 공격한 거야.
지금도 내 직감으로는 저 녀석과 네가 합세하면 완결의 마수에 내가 합해도 꼼짝하지 못하고 당한다고 나오니 도주했지.”
거기까지 말한 흑염 데이터 나이트는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털석-!
삼 미터의 거구가 바닥에 앉자 겨우 주변과 시선이 맞추어졌다.
그리고, 이제 반으로 갈라진 몸을 하나로 만들어서 조율 중인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명령한다.
“어이! 부탁할 것이 있으면 먹을 것부터 내놔봐라.”
지극히 무례한 말투인데 이미 익숙한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재빨리 음식과 음료를 산처럼 만들어냈다.
우르르르르-!
최상층의 절반을 가득 채울 정도로 커다란 원형 식탁에 그가 거쳐온 세계의 산해진미와 신력을 보충해주는 보물과 같은 음식들이 가득 채워진다.
여기에 원탁의 주변에 파인 홈을 따라서 십 미터는 넘을 것 같은 수십 개의 나무술통에서 술이 쏟아진다.
좔좔좔좔좔좔-!
원탁의 주변에 파인 홈을 따라서 술의 시내가 흐르기 시작한다.
여기에 각종 음료와 술이 담긴 작은 술잔 배들이 운치 있게 반짝이면서 떠서 돌아다니자 흑염 데이터 나이트가 반색하면서 칭찬을 했다.
“오! 너 좀 대접할 줄 아는구나.
“약소합니다! 흑염 사장님.”
“응 사장?
너 정도면 호칭은 별 상관없다.
마음대로 불러라.”
사장은 처음 듣는 이상한 호칭이었지만 존칭으로 판정되었기에 넘어간다.
술잔 배를 들어 올린 흑염 데이터 나이트는 일단 사과부터 한다.
“그보다 갑자기 공격해서 미안해다.
완결의 마수의 재현 상태가 엉망이라서 툭하면 튀어나와서 아주 곤란한 상황이다.”
“언제나 있던 일이니 신경 쓰지 마십시오.
전혀 감정이 없습니다.
흑염 사장님.”
“너 뭔가 대답이 이상하다.”
“그럴 리가요.
진심으로 괜찮습니다.”
“진담인 것 같기는 한데 거참!”
사과도 했고, 실제로 받아들인다고 직감이 판정했으니 마음 놓고 오래간만의 연회를 즐기기 시작하는 흑염 데이터 나이트였다.
연신 술잔 배를 비운 그는 얼큰하게 취한 얼굴로 가장 먼저 회색의 절대자부터 욕한다.
“멍청한 회색 자식! 그 녀석은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전혀 없어.책상에서 공상만 하면서 손가락만 끄적거리니까 내가 이 꼴이지.
완결의 마수의 통제가 힘들어서 알아서 처박혀있어야 한다니 이게 무슨 수치냐?”
모처럼의 연회를 망칠 생각이 없는 바람 데이터 나이트는 적당히 대꾸를 해주었다.
“흑염께서 완성도가 낮은 것은 일대 흑염의 절대자가 협조하지 않은 결과입니다.
다른 십중심들은 거의 완벽한 재현도입니다.”
“쳇-! 내 원형의 심정은 확실히 이해가 가.
그 녀석이 십중심의 자료를 가지고서 무슨 짓을 할지 알고서 협조를 해?”
회색의 절대자를 생각하면 울화가 치미는 듯이 화를 내었지만 그렇다고 한도를 넘지는 않았다.
바람과 흑염 데이터 나이튼 평범하게 술자리를 하고 있었지만, 서로 의지로 비밀리에 대화하는 중이었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창조해낸 다양한 세계의 음식과 술은 흥미로웠기에 그 이야기부터 한다.
‘이 음식과 술은 절대계나 한 세계의 것이 아니다.
무척이나 다양하군.’
‘아무리 보아도 이 창조신은 여러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는 모양입니다.’
십중심 데이터 나이트는 최상층에 묶여있으나, 생각만 하면 무엇이든지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여기 있는 음식과 술은 대부분이 절대계의 정보에 없었기에 나온 추론이었다.
‘여러 가지 권능과 마도, 오의의 사용은 현자계열인 회색책탑의 특징이다.
그럼 회색의 부하일 확률이 제일 커.’
‘그렇지만 회색의 절대자 본인도 이렇게 다양하게 익힐 수는 없습니다.
더구나 저희를 빼앗기까지 했지 않습니까?’
‘그것이 제일 의심스러워.
아무리 보아도 회색의 절대자를 이길 현자가 아니야.’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십중심책탑을 일대 회색의 절대자에게서 탈취한 사실을 알기에 정체가 더욱 의심스러워졌다.
그래서, 넌지시 묻는다.
“너는 회색의 절대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
참 음흉하고 못 된 놈이지 않으냐?”
“원래 현자들이 성격이 음흉하고 더럽죠.
그런 현자들의 정점이 어련할까요?”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일대 회색의 절대자가 ‘제로 원’이라는 가상세계를 만들어서 절대계를 통째로 삼킬 준비를 하는 사실을 알기에 전혀 망설임이 없는 대답이었다.
직감으로 사실 여부를 파악한 흑염 데이터 나이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진심으로 욕하는군.
나는 네가 회색의 절대자의 부하라고 생각했다.
십중심책탑의 탈취도 가동한 이후에 자료 제공에 비협조적인 십중심 데이터 나이트들을 흔들기 위한 자작극을 한다고 보았는데 아니냐?”
나름대로 날카로운 추리였는데 바로 격렬한 반응이 돌아온다.
“창조신인 전 항상 진실만 말합니다.
전 절대 회색의 부하가 아닙니다.
회색의 절대자가 아주 싫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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