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891화 (1,801/2,000)

34권 35권

가상의 강적을 상상해서 마치 게임의 보스를 몇 번이나 도전해서 공략하라는 말이었다.

그런데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에게는 이미 그보다 뛰어난 마도가 있었다.

‘나의 최종마도 영겁윤회(永劫輪回).

대상자를 지정하여 시공조작으로 승리할 때까지 도전하게 하는 마도다.

상대의 권능까지 이용하여 발동하므로 인식이나 파악이 안 되면 발동제한이 걸리고, 실패할 경우 본인의 존재와 주변까지 말소되는 단점이 있지.

둘 중 하나는 반드시 끝장이 나기에 함부로 사용할 수 없다.’

현 상태에서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상대를 만나면 도전만 하다가 그대로 끝장이 나는 것이다.

‘전투경험이 많이 쌓는다고 해도 황금의 불변이 깨어지거나, 황금 데이터 나이트가 전수할 에반젤리의 권갑술이 파훼 될 리가 없다.

잘못하면 반복되는 시공간에 영원히 갇혀버린다.’

자신 있는 마도를 써도 그런데 은하유성 아이언을 가상의 적으로 하여 반복대련을 반복한다고 해서 승산이 보일 것 같지 않았다.

‘아무리 많은 전투훈련을 쌓는다고 해도 결국 가상의 적이다.

본체의 강함에는 못 미쳐.’

그렇게 부정적인 인식만 쌓아가는데 바람 데이터 나이트는 가지고 있던 파멸유혼검과 태극천검을 의자에 기대어놓고 일어섰다.

우두두둑-!

움켜쥔 오른쪽 주먹을 활짝 펼친 왼손바닥으로 어루만지면서 영창을 하듯이 낭랑한 음성으로 말한다.

“하늘에 비추는 달이 호수에 비추었네.

호숫물에 발을 담그니 하늘의 달이 일그러진다.

그럼 물속의 달이 진짜로다.”

바람 데이터 나이트의 죽음의 기운이 발끝부터 순간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수중진월(水中眞月).”

즐거운 표정을 지은 바람의 데이터 나이트는 왼손바닥의 투기를 발산하여 발부터 변화시킨다.

위이이이이잉!

기존의 모습에 황금권능이 투기로 추가되기 시작한다.

그러자 존재감이 완벽하게 뒤바뀌면서 머리카락이 은은한 황금빛으로 물들어간다.

갑자기 죽음의 기운이 황금권능으로 바뀌어버리자 놀란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눈동자는 커졌다.

‘자신에 존재에 황금권능을 덧씌우고 있다.

이건 권능이나 마도가 아니다.

투기의 운용으로 이런 일까지 가능한가?’

설마 바람의 절대자가 황금권능까지 사용할 수 있을 몰랐는데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주먹을 쥔 오른손이 하늘을 향해서 뻗어진다.

“그림 화원의 꽃에 손을 뻗었네

나의 손은 꽃송이를 꺾었는데 그림의 화원은 만발하더라.

그럼 나의 손의 꽃은 가짜로다.”

오른손에 투기가 집중되어서 깃발 창의 모습이 드러난다.

“화중가화(畵中假花).”

파아아아아아-!

투기로 만들어진 에반젤리를 쥔 바람 데이터 나이트의 전신이 황금권능으로 덮였다.

우우우우우웅-!

이어지는 노래는 누군가의 모습을 완벽하게 완성해간다.

“달이 비친 호숫물에 발을 담기고, 그림의 꽃을 꺾은 나를 거울이 비추어 보았네.

거울의 나는 내가 아니었지.

무기를 들고 적대하는 저 거울의 적은 누구인가?”

그 순간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세계가 멈추는 느낌을 받았다.

세계에 부담을 줄만한 막대한 존재감을 가진 무엇인가가 늘어난 것이다.

“그는 황금의 절대자 아리오리나 라마세스.”

바람 데이터 나이트가 투기의 깃발 창을 든 황금의 절대자의 모습으로 완전히 변했는데 그것은 권능이나 마도가 아니었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인지력을 뛰어넘은 어떤 위대한 힘이 구현한 기적이었다.

‘투기로 황금의 절대자를 재현했다.

이건 더는 오의가 아니야.

전혀 새로운 무엇인가다.’

주술과 같은 노래와 투기의 조작으로 존재 자체가 변하는 경이로운 광경을 지켜본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입을 딱 벌렸다.

놀란 그 모습을 흐뭇하게 쳐다본 바람 데이터 나이트는 투기의 깃발 창을 가볍게 휘두르면서 말한다.

“바람가 수련오의 수중진월 화중가화(水中眞月 畵中假花).

일명 월화진가(月花眞假).

상대를 완전히 파악하여 직접 체험하게 하는 오의다.

가지고 있는 신령과 신체의 능력 한도 내라는 제안이 있지만, 지금의 나는 확실히 황금의 절대자가 맞다.”

십중심 서열 이 위의 바람의 절대자가 가진 신령과 신체의 능력은 다른 십중심의 전문분야를 제외하고는 전부 상위였다.

‘월화진가(月花眞假)!

능력치만 올리면 모든 존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이것이 진리님이 일대 십중심들을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였구나.’

진리가 십중심에게 무수한 패전을 거듭하면서도 계속 도전하여 결국 승리를 쟁취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를 안 기분이었다.

‘영원체이자 초월자의 정점인 바람가의 대가주인 진리님이라면 계속 수련과 결투를 거듭하면 십중심의 수준을 뛰어넘을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십중심을 완벽하게 체험할 수 있게 되는 순간 승패는 끝났을 것이다.’

모든 십중심이 될 수 있는 진리에게 아무리 십중심이 힘을 모았어도 이길 수 있을 리가 없다.

‘가상 전투와 실전을 반복하면서 숙련도를 쌓으셨다면 승리가 당연한 결말이겠군.

이건 가능성이 있다.’

황금후계보다 강력한 황금의 절대자와 대련을 반복할 수 있다면 승리할 확률을 크게 높일 수 있어 보였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생각을 짐작한 듯이 황금의 절대자로 변한 바람 데이터 나이트가 투기의 깃발 창을 들어서 겨누었다.

“지금의 나는 십중심 경연회 때 보였던 황금의 절대자를 거의 구현하고 있다.

비록 에반젤리에 권능을 담지는 못해도 너의 적인 황금후계보다 못하지는 않지.”

“신기까지는 완전히 복사하지 못하시는군요.”

“그러하다.

신기가 가진 권능 복제는 할 수 없다.”

적의 어떤 권능이라도 하나를 담을 수 있는 에반젤리의 위력은 황금의 절대자가 최강의 존재가 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상대의 신령과 신체를 완전히 파악하여 자신을 변화시켜서 상대의 파악과 가상대련을 도와주는 오의의 가치는 작지 않다.

호수 위에 달이 비추고, 그림 속의 화원이 존재하는 것처럼 어떤 강적이라 할지라도 월화진가(月花眞假)를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

자신의 능력에 맞추어 복제할 수 있으니 수준 파악과 실제와 같은 가상의 상대를 만들어서 연습하기 딱 좋지.”

“확실히 놀라운 오의입니다.”

정신체의 신격의 본질인 권능마저 변화시킬 수 있다면 그것은 투기를 사용하는 오의라고 할 수 없다.

‘태극천검에 머문 바람가의 선조들이 무수한 연구와 수련을 통해서 기적 수준의 오의를 만들어냈구나.

안정성과 활용도에 있어서 영겁윤회(永劫輪回)와는 격이 다르다.’

영겁윤회(永劫輪回)가 최후의 결판을 내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라면 월화진가(月花眞假)는 강적이 직접 되어서 빠르게 강해지기 위한 수단이라는 성격이 강했다.

바람 데이터 나이트가 변한 황금의 절대자가 깃발 창을 휘둘러 땅에 창대의 끝을 쳐서 세운다.

파라라라라-! 땅-!

그러자 아무것도 적혀지지 않은 황금의 깃발이 힘차게 마찰 되면서 펼쳐졌다.

일대 황금의 절대자의 깃발에 어떤 글자가 적혀있다는 사실이 알고 있기에 더욱 확실히 제약이 보였다.

“지금 보는 대로 투기로 만든 에반젤리의 깃발은 비어있다.

그러나, 황금권능과 오의는 거의 완벽하다.

이 월화진가(月花眞假)는 창조주님의 앞에서 보였던 십중심 경연회에서 황금의 절대자와 무승부를 이루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바람의 절대자는 이 오의로 황금의 절대자를 거의 복제해서 무한한 가상대련을 통해 결국 무승부를 만들었다.

그 기억을 떠올린 바람 데이터 나이트는 씁쓸하게 말한다.

“황금의 절대자가 직접 되어서 모든 공격방식과 권능을 알고, 반복 숙달을 했는데도 이길 수 없었다.

결국, 서열 이 위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지.”

그 말에 회색의 절대자와 현자의 승부를 겨루면서 얻었던 자료에서 빠졌던 정보가 채워진다.

‘황금의 절대자와 바람의 절대자가 무승부라고?

이게 회색의 절대자가 기록을 누락시켜놓았던 십중심 경연의 결과였구나.’

태어나는 순간부터 모든 정신체의 정점인 황금의 절대자가 이 위인 초월자의 정점인 바람의 절대자와 무승부를 했던 전적이 있다는 사실은 크나큰 충격이기도 했다.

그렇게 황금의 절대자로 변한 바람 데이터 나이트가 말한다.

“강자를 최대한 복사해서 반복하고 숙달한다.

이게 바로 네가 원하던 방법이다.

아무리 약자라고 해도 강자에게 수없이 도전해서 익숙해지면 해볼 만하지.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소마와 검편 데이터 나이트가 너를 잘 봐달라고 부탁했다.

특별히 전수해 줄 것이니 오너라.”

받쳤던 뇌물이 아직 효과가 있음을 확인한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더는 물러날 구석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건 할 수밖에 없다.

저걸 익히면 대부분 적은 내 상대가 아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필승이라고 했다.

한번 보고 상대를 가능한 만큼 완벽하게 파악하고 가상수련을 할 수 있다면 패배하기가 더 힘든 것이다.

무엇보다 황금의 절대자와 무승부를 이끈 오의라는 점이 가장 마음을 흔들었다.

성큼!

이제까지 얼씬도 하지 않던 최상층의 문을 넘는다.

잘못하면 최상층에 묶일 수 있는 제약까지 감수하기로 한 것이다.

“전수 방식은 대련입니까?”

역시 반응이 왔다.

위이잉-!

그런데 바람 데이터 나이트가 변환 황금의 절대자는 대견하다는 듯한 미소를 지으면서 최상층의 제약 발동을 막는다.

자부심이지만 부담이기도 했던 파워 오브 엠블렘과 가문에서 벗어난 그에게는 해방보다 이런 대전상대가 더욱 반가웠다.

“그래.

오의의 전수에 대련 외에 무엇이 더 있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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