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아무리 차원권능의 분석력이 높아도 법칙을 무시하고 한계가 없는 시작의 자체진화를 완전히 분석해서 안전하게 적용하는 일은 무리였다고 판단했다.
‘차원공통원소에서 일대 흑염의 절대자가 튀어나온 것처럼 또 무슨 문제가 발생할지 몰라.’
그래서, 현장에서 조사와 분석한 결과를 전부 정보행성 코아에 올렸는데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되어서 돌아왔으니 기쁨이 클 수밖에 없다.
“타인에게 부여할 뿐이 아니라 자신까지 항시 유지형의 권능이라니?
거기에 정보행성 코아와 직결되어 있다면 부담조차 없다니 이건 완벽하다.
잘 했다! 미친 회색!
후하하하하하-!”
다만 미친 회색이란 악명과는 어울리지도 않게 세계에 이바지하지 않으면 사용하지 못한다는 제약이 걸려있었다.
하지만, 망한 외계를 부흥하면서 시작을 창조주로 만드는 중인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에게는 아무런 제약이 아니었다.
“카하하하하하-! 세계의 발전에 이바지하면 사용을 허락한다고?
그 정도야 우습지!
모두 정기 부자로 만들어주지.
넌 계속 이런 보수를 보내기만 해.”
자체진화의 책을 읽으면서 덩실덩실 춤까지 출 기세인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그리고, 그가 앉아있는 영광의 의자 앞에 커다랗게 비추어진 화면에는 이차 도전자들이 진형을 갖추고서 정문을 향해서 전진하고 있었다.
제천왕 손오공의 작전대로 선두는 불사의 발두르였는데 그를 방패로 삼고, 뒤로 북두신군 라오와 남두신군 사오, 다른 도전자들이 일렬로 뒤따르는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본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혼잣말을 한다.
“저 일자진형은 어디서 많이 본 모습인데?”
화면 너머에서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후계라서 이런 살아있는 방패 취급을 받아 본 적은 없는 발두르가 기가 막혀 했다.
‘아무리 안 죽는다고 하지만 이건 너무 하잖아?
능력이 뛰어날수록 어쩔 수 없이 나서야 할 때가 많으며 그만큼 상처를 받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불사의 발두르였다.
그의 머리에는 쓴 미소를 하고서 신계의 험한 일을 전담하던 누군가가 떠올랐다.
‘로키 작은아버님. 그동안 죄송했습니다.
이제야 그 심정을 이해하겠습니다.’
아무리 뛰어나도 든든한 배경이 없으면 혹사당해 탈진해서 죽는다는 사실이 이런 뜻이었군요.’
다른 은하계나 세계에서 원형이 겪은 운명을 알기에 더 노력했지만, 결국 신족의 적이 되어버린 로키를 떠올린 불사(不死)의 발두르는 전면을 본 순간 바짝 긴장한다.
‘나와서 기다리고 있다.’
정문 앞에서 팔짱을 끼고 서 있는 초사자왕 울트라 가이를 보고서 뒤에서 멈칫거리는 불사(不死)의 발두르의 뒤에서 북두신군 라오가 재촉을 한다.
“넌 이번에도 안 죽으니 두려워하지 마라.
정신체 중 가장 완벽한 불사의 힘을 보여다오.
네가 저 일격만 막으면 이길 수 있다.”
언제나 듣던 격려와 칭찬인 것 같은데 아까 겪었던 죽음을 떠올리니 전혀 기쁘지 않았다.
‘이들이 정말 창조신계에서도 이름이 높았던 북두와 남두의 권신들이 맞나?
덩치는 나보다 큰 주제에 뒤에 숨어서 이렇게 말하니 신뢰성이 바닥이야.’
불사(不死)의 발두르의 의심이 섞인 시선에 뒤를 따르고 있던 도전자 모두가 시선을 회피했다.
그들도 남의 뒤에 숨은 이런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가 이렇게 남의 뒤에 숨다니?’
‘이런 수치가 있나?’
‘그렇지만 일격에 죽이는 즉사 공격의 광역기를 어떻게 피하라는 거냐?’
‘불사(不死)의 발두르처럼 아예 죽지 않거나, 무적 회피기가 없으면 절대로 상대할 수 없다.’
제천왕 손오공의 말대로 일 대 일로 덤볐다가는 개죽음을 당하는 운명만이 보이니 이렇게 불사의 발두르의 뒤에 숨어서 전진한다.
당연히 북두신군 라오의 뒤를 따르고 있던 남두신군 사우도 이런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렇다고 뾰족한 해결책이 없으니 앞에 있던 북두신군 라오에게 의지를 보낸다.
‘정말 우리가 동시에 궁극오의를 사용하면 효과가 있을까?’
‘이미 성공한 것을 보지 않았는가?
적중만 하면 무조건 우리의 승리다.’
초사자왕 울트라 가이가 기계투신체로 보여주었던 북두와 남두의 궁극오의를 융합한 ‘듀얼 스타 울티메이트 스킬(Dual Star Ultimate Skill) 스카이 오버 킬(Sky Over Kill)’은 뛰어난 주신 여덟 명을 일격에 즉사시키는 경이적인 위력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걸 본 둘이 고민하여 남두와 북두의 권신들이 합동해서 일으킬 수 있게 개조했는데 바로 그것이 이번 작전의 회심의 반격수단이었다.
‘북두와 남두가 힘을 모은 북남쌍성 궁극오의 천상살(北南雙星 窮極奧義 天上殺)! 이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반드시 이긴다.’
정문을 막고 있는 초사자왕 울트라 가이는 주신들은 상대할 수 없는 강적임을 인정한 북두신군 라오는 침중한 의지로 보낸다.
그런데 남두신군 라오는 바로 반박한다.
‘남두와 북두다.
그러니 남북쌍성 궁극오의 천상살(南北雙星 窮極奧義 天上殺)이다.’
다시 구현될지 모르지만, 남두와 북두의 모든 오의 위에 존재하게 될 오의의 이름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었다.
그래서 한 치도 물러나지 않는다.
‘남북은 어감이 안 좋다.’
‘북남은 발음이 힘들어.’
그렇게 양보가 전혀 없는 의지를 교환하면서 초사자왕 울트라 가이가 팔짱을 끼면서 자세를 취하자 긴급 조율한다.
‘그냥 쌍성(雙星)으로 하자.’
‘좋아! 그렇게 하지.’
제천왕 손오공의 경고대로 객장의 신분으로 죽었다가는 거액의 부활 정기가 빚으로 돌아올 것이 당연했으니 어쩔 수 없는 양보였다.
그리고, 북두신군 라오는 파리처럼 작아진 제천왕 손오공이 불사(不死)의 발두르 머리카락 속에 숨어있는 모습을 보면서 묻는다.
‘작아진 채로 숨어서 빈틈을 노리거나 거대 기계투신체로 탑승을 막겠다니?
너는 제천왕 손오공을 믿을 수 있나?
중화신족의 객장으로서 보면 전형적인 망나니였는데 말이야.’
‘확실히 천계에 임관한 이후에 받은 관직마다 사고를 치지 않은 적이 없기는 했다.’
제천왕 손오공이 선조신들을 혼자서 모두 쓰러트리며 자력으로 올라온 무력은 인정하지만, 과거의 행적을 보면 믿을만한 존재는 전혀 아니었다.
그러니 불사(不死)의 발두르가 초사자왕 울트라 가이의 공격을 막고, 자신들이 반격하면 틈을 보아서 정문에서 밀어내겠다는 말을 전적으로 믿을 수가 없었다.
‘틈을 봐서 우리를 내버려 두고 혼자 통과하려 하지 않으면 다행이지.’
‘거대 기계투신체와 융합을 목숨을 걸고서 막겠다고 약속은 했지만 영 믿음이 가지 않아.’
남두신군 사우도 중화신족을 떠들썩하게 했던 손오공의 기행과 반란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왕관처럼 쓰여있는 법술 금고아를 보면 일단은 함께 할 수 있었다.
‘저 법술 금고아의 제어가 신뢰 강제라고 했으니 배신은 하지 못한다.
이미 혼자서 육도윤회 투기장에 올라가지 않겠다고 맹세했으니 믿어보자.’
초사자왕 울트라 가이에게 새로 만든 쌍성 궁극오의 천상살(雙星 窮極奧義 天上殺)이 안 통하면 도전자들이 합공을 가해서 빈틈을 만든다.
그럼 작아져서 숨어있던 제천왕 손오공이 여의봉으로 일격을 가해서 정문에서 다른 곳으로 날려 보낸다는 작전 이상의 방법이 없었다.
부활하고 다시 달려온 다른 도전자들도 동의했으니 하나의 긴 열이 되어서 돌진을 준비한다.
불사의 발두르의 귀에 매달린 작아진 제천왕 손오공이 외치는 것이 작전 시작이었다.
“가자-!
불사(不死)의 방패(防牌) 발두르! 너만 믿는다!”
“아! 이상한 호칭을 만들어 붙이지 마세요!
불길합니다.”
잘못하면 앞으로 방패 역할만 하게 될지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든 발두르가 질겁하면서도 앞으로 튀어나간다.
두두두두두-!
‘실제로 초사자왕의 북두의 기운에 가장 잘 저항할 수 있는 존재가 나밖에 없다.
반드시 이겨낸다.’
그 뒤를 도전자들이 일렬로 따라붙으면서 외친다.
“불사(不死)의 방패(防牌)! 견뎌라!”
“그러면 승리는 우리의 것이다!”
우르르르르르르르르-!
불사(不死)의 방패(防牌)로 호칭이 바뀐 발두르를 선두로 이차 도전자들이 몰려오는 모습을 본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죽을 각오로 하고 달려들어!”
현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의 강자인 초사자왕 울트라 가이를 겨우 주신들이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유일한 방법은 방심해서 공격할 때 어떻게든 막고 반격으로 전력의 일격을 때려 넣는 수밖에 없다.
강자를 상대로 아주 적합한 방법이다.
그리고, 생각이 났다.
절대계 이대 십중심들에게 진리님과 대련할 때 써보라고 권유했던 진형이구나.’
분명히 저 방식은 진리와 이대 십중심들이 합동대련을 할 때 추천했던 방식과 비슷해서 흥미가 더 일어난다.
‘불사(不死)의 방패(防牌) 발두르가 흑염의 절대자만큼 튼튼하고 강하지는 않지만, 일단은 끈질기니 버틸 수 있다.
이건 승산이 있어!
강자 상대로 내 일자 진형은 최상의 전법이다.’
방패 뒤에 준비된 창의 역할을 할 북두신군과 남두신군이 이대 십중심과는 비교할 수 없이 약한 수준이지만, 참고되는 상황이기에 흥미롭게 지켜본다.
그렇게 일렬로 덤비는 모습을 본 초사자왕 울트라 가이는 피식 웃음을 지었다.
“훗-! 나름 머리를 썼군.”
한번 매운맛을 보여주려고 썼던 ‘스카이 오버 킬(Sky Over Kill)’에 대한 대책을 만들고 덤비는 모습을 보니 귀엽기까지 했다.
‘이 정도면 쓸만하다.
그러나, 차후의 창조신계의 지배권을 획득하기 위해서 봐줄 생각은 전혀 없다.’
개조행성의 신왕들은 창조신계를 다스리게 될 창조신의 후보들이니 강한 인상을 심어주어야 했다.
‘나중을 생각하면 지금 본때를 보여주어야 하겠지.’
신족에게 용자동맹 기계투신의 무서움을 뼈에 새겨줄 생각으로 힘차게 발을 구르면서 외친다.
“배틀 스킬(Battle Skill)”
꽈가가가가가강-!
바닥을 힘껏 박차는 발 구름에 의해서 중앙신계가 흔들릴 정도로 충격과 굉음이 울린다.
초사자왕 울트라 가이는 발 구름으로 만든 엄청난 반발력으로 공간이동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이차 도전자들의 일자 진형 앞에 도착했다.
파파파파파-! 파파파-!
그리고, 다리와 허리를 반 회전하면서 투기를 집중시키더니 상체와 함께 오른손바닥을 쫙 펴지면서 앞으로 내질렀다.
“스루 백 피스트(Through Back Fist)!”
너무나 빠른 속도에 반응하지 못한 불사(不死)의 방패(防牌) 발두르의 배에 초사자왕 울트라 가이의 손바닥이 작렬한다.
퍼어엉-! 구구구구구구궁-!
손바닥과 배가 밀착했다.
그러자 물이 터지는 소리와 함께 불사(不死)의 방패(防牌) 발두르의 뒤에 있던 여덟 명의 몸이 일제히 배에 커다란 손바닥 모양의 구멍이 뚫리면서 뒤로 튕겨 나갔다.
“크허허허-!”
“커어어억-!”
새로운 합동 궁극오의를 발동하기 위해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던 북두신군 라오와 남두신군 사오조차 영문을 모르고 날려졌다.
퍼퍼퍼퍼퍼퍼퍼퍽-!
배에 찍힌 손자국이 파동처럼 전달되어서 모든 도전자의 복부에 구멍을 뚫어버린다.
그들이 그렇게 된 원인은 오른쪽 손바닥을 펴서 발두르의 배에 대고 있는 초사자왕 울트라 가이의 오의 공격 때문이었다.
일격에 여덟 명을 다시 쓰러트린 그는 오른손바닥으로 뻗어서 정권 지르기를 한 자세로 투기를 가다듬고 있었다.
“후우우우-! 이건 오래간만에 써보는군.”
엄청난 투기와 발 구름으로 발생한 충격파가 바닥을 박찬 양발에서 소용돌이치듯이 몸을 타고 올라와서 오른쪽 손바닥을 통해서 빠져나간다.
부르르르르-!
얼마나 엄청난 힘이 작동해서 배를 쳤는지는 여파가 남아있는 기계근육의 떨림으로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직접 맞은 불사(不死)의 방패(防牌) 발두르는 멀쩡했다.
“이…이게 어떻게?”
“헉-! 이건 또 뭐야?”
뒤에 숨어있던 여덟 명이 동시에 배가 터져서 날려졌는데 직접 맞은 본인은 손상이 하나도 없었다.
뒤에 있던 주신들이 모두 치명상을 입고서 날려진 이유는 초사자왕 울트라 가이가 오른손바닥을 천천히 회수하면서 알려주었다.
“이건 방패나 장갑을 가진 적의 내부나 벽 너머를 투기와 충격파로 공격하는 전투 오의다.
여기 외계의 말로 하면 통배권(通背拳)이다.”
“통배권(通背拳)?”
“그건 또 무엇입니까?”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일자진형이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무너진 충격이 컸다.
“북두의 기운을 견딜 수 있는 너를 방패로 쓴다는 생각은 좋았지만, 권신으로서 나의 역량파악이 부족했다.
일정 수준의 오의를 사용하는 존재라면 방패 너머의 적을 타격할 방법은 무수히 많다.
이렇게 일렬로 서게 되면 너를 제외한 나머지는 전멸이다.”
그 말대로 주신들의 배는 모두 터져나가서 전투가 불가능 해 보였다.
모두 잔뜩 대비해서 죽지는 않았지만, 내장이 전부 터져나간 것이다.
“끅-! 충격파와 투기를 섞은 이 오의는 뭐지?”
“우욱! 설마 권법인가?”
치명상을 입은 북두신군 라오와 남두신군 사오는 겨우 몸을 추스르면서 일어나면서 자신들의 배에 선명하게 뚫린 손바닥 구멍을 보면서 전율한다.
“통…통배권(通背拳)이다!
기계투신이면서 수많은 숙달과 신체의 감각이 필요한 이 오의마저 사용을 하다니?”
“이…이게 있었구나.
그런데 일렬로 접근하다니 어리석었다.”
방패와 벽을 관통하여 그 너머를 공격하는 통배권(通背拳)은 자신들도 사용할 수 있었다.
‘많은 수련과 발로 바닥을 차면서 충격과 투기를 융합해야 하기에 뛰어난 신체감각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준비된 상황이 아니면 성공이 힘든 오의다.’
일반 투신도 습득이 어려우니 당연히 기계신은 못한다고 해서 예측에서 배제한 것이 문제였다.
‘모든 면에서 나보다 상위의 권신이다.’
‘이기는 것은 불가능해.’
그렇게 다른 도전자들을 무력화시킨 초사자왕 울트라 가이는 불사(不死)의 방패(防牌) 발두르와 머리 위에 멍하니 서 있는 작은 제천왕 손오공을 보면서 묻는다.
“너희 둘로 계속하겠느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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