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883화 (1,793/2,000)

34권 35권

죽음에서 부활하지 못한 다른 도전자들의 신체가 서서히 분해되어서 사라진다.

“참고로 경험자의 말을 듣는 것이 좋을 거야.

초사자왕 울트라 가이님의 힘이 영상으로 본 것과는 전혀 다르다는 정도는 눈치를 챘겠지.

물론, 혼자 돌진하다가 죽어서 지원하는 신족에게 막대한 부활 비용을 빚을 지고 싶다면 말리지는 않겠다.”

아무리 귀중하게 대우를 받아도 아직 중화신족의 객장에 불과한 북두신군 라오였다.

도전권을 얻기 위해 올림푸스신족으로 소속을 옮긴 남두신군 사우에게도 부활에 들어가는 큰 빚을 진다는 상황은 최악이었다.

“….”

“….”

그래서 둘이 아무 말 없이 손오공의 옆에 주저앉자 발두르도 잠시 생각을 하다가 같이 앉았다.

전투상황을 기록한 영상을 중앙신계의 신계자아로부터 넘겨받은 손오공은 북두와 남두의 기운을 동시에 다루는 초사자왕 울트라 가이의 모습에 혀를 찼다.

“쳇! 거대 기계신체를 안 썼는데도 이 정도이신가?

역시 일차전처럼 쉽지는 않아.

나날이 난이도를 올리시는군.”

도전자들이 광역 오의를 받고 거의 전멸하는 꼴을 심각하게 보다가 발두르가 바로 부활하자 탄성을 질렀다.

“오! 넌 죽어도 거의 손상 없이 부활하네!

역시 후계 중 가장 완벽하기로 이름이 난 불사의 발두르다!

그럼 네가 최전방에서 앞장서서 초사자왕님의 공격을 받으면서 막아줘야겠다.”

“….”

어지간해서는 안 죽으니 적의 권능의 위력을 파악하고 막기 위한 방패로서 최전방으로 가라는 말이었다.

이런 경우는 당해본 적이 전혀 없는 발두르는 잠시 멍해졌다.

‘이게 진심으로 하는 소리인가?’

제천왕 손오공이 사고뭉치로서 워낙 유명하니 농담일 수도 있어서 심각한 표정을 지으면서 팔짱을 끼고 있는 북두신군 라오와 남두신군 사우를 쳐다본다.

그런데 자신들에게 발두르의 시선이 오자 고개를 끄덕인다.

끄덕! 끄덕!

동의한다는 뜻이었다.

“….”

후계에게 조금 심한 것 같지만, 자신들보다 상위인 북두의 죽음의 기운과 생명의 기운을 가진 상대이니 둘로서도 어쩔 수가 없었다.

‘저 기계투신체에 과연 사혈(死血)이 과연 있을까?

얼굴은 생체이니 있을 것 같지만 맞아줄 리가 없다.’

‘생명의 기운 폭주도 통할지 의문이다.’

거기에 상반된 궁극오의를 두 개나 동시에 발동할 수 있으니 잘못해서 맞으면 즉사할 판국이다.’

제천왕 손오공이 발두르에게 상당히 무리한 임무를 부여한 것 같지만, 대안이 없으니 동의한 것이다.

그리고, 합의한 가장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

‘다른 신족의 후계보다 승리가 중요하다.’

‘어차피 여기만 통과하면 육도윤회 투기장에서 자웅을 겨루어야 한다.’

발두르는 처음 겪는 자신의 희생을 강요하는 흐름에 뒤통수를 세게 맞은 것 같았다.

‘이…이런 일이 진짜로 있었구나.’

신왕 오딘의 후계자로서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적에게도 존경받는 인품으로 희생을 강요당한 경우를 겪어본 적이 전혀 없었다.

‘후계의 자리에서 벗어나니 이런 경우도 생기나?’

자연스럽게 누군가가 생각이 났다.

‘피치 못하면 항상 나서주는 존재가 있었다.

대부분 로키 작은 아버님이 하셨는데 이런 심정이셨구나.’

거인족에서 신족으로 전향한 로키는 거인족과 정치적으로 꼬이거나 전쟁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앞장서서 해결했다.

그러나, 워낙 지금처럼 어렵고 더러운 일이라서 해결하고도 오히려 경계를 받던 모습을 생각하면서 반성을 하는 발두르였다.

‘나는 공적을 쌓기 위해서 나서시는 줄 알았는데 어쩔 수 없으셨던 것이군.

다음에 만나면 사과부터 드려야 하겠어.’

자신이 반대해도 분명 최전방에 방패로 내세울 기세였고 명분도 확실하니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

그럼 불사의 발두르를 최선두로 하고, 북두신군과 남두신군께서는 어떻게 하시겠소?”

제천왕 손오공은 철이 덜 들어서 이런 위험한 곳에 뛰어든 후계는 존중해줄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과거 창조신계와 중앙신계에 이름이 높았던 권신들을 무시할 생각이 없었기에 아까 전투 영상을 보이면서 묻는다.

“저 오의를 다시 겪는다면 막을 수 있겠소?”

북두신군 라오와 남두신군 사오는 막을 수 있다고 장담할 수가 없었다.

광역으로 상대적으로 약해진 죽음의 기운을 저항하는데도 아슬아슬했었기 때문이다.

“누가 같은 계열의 같은 오의에 두 번을 당할 리가 없다고 말하지만, 출력 차이가 워낙 크니 장담할 수가 없겠군.

그럼 발두르 방패 뒤에서 반격을 맡아주시오.”

둘은 이미 초사자왕 울트라 가이의 가슴에서 방사되는 남두의 십자가의 빛과 등에서 솟구쳐서 도전자들을 관통했던 북두의 죽음의 빛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보았다.

그 막강한 위력을 절감했기에 남의 등에 서는 수치를 사양하지 못했다.

‘기계신으로 재해석하여 구현한 북두와 남두의 오의다.

위력만은 진짜를 웃돈다.’

‘정밀도도 완벽하다.’

다시 발동된다면 제천왕 손오공의 말대로 신격이나 투기의 열세에 밀려서 막을 도리가 없어 보였다.

그렇지만, 권신의 정점을 자처하는 존재들로서 아주 약간의 허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건 총의 방아쇠를 당겨서 총알을 쏘는 것 같다.

진정한 오의라 말하기는 약간 부족해.’

‘발동하고 나면 중간에 크게 조정할 수 없다.’

한때 기계문명에 매료된 존재들이 탄알에 권능이나 마도를 담아서 자유자재로 궤도를 바꾸거나 위력을 증폭시키는 시도가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 드러났던 작은 탄알에 담을 수 있는 위력의 제한과 궤도 수정을 하는 순간 속도가 급감하는 문제가 여기에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쏘고 나서 변환이 힘들다면 발동 직후를 노리면 이길 수 있다.’

‘마침 쓸만한 방패도 있으니 시도를 해볼 만하다.’

제천왕 손오공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시작한 두 명의 권신은 반격을 맡기로 했다.

“우리가 전방에서 반격을 맡겠소.”

“그럼 제천왕께서는 무엇을 하시겠소?”

창조신계와 중앙신계를 수호하는 권신으로서 명망이 높던 원래대로라면 행성신 출신의 주신에게 존댓말 따위는 써줄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줄기를 막고 있던 선조신들을 힘으로 밀고 올라왔다는 사실을 파악했기에 말을 높인다.

‘우리조차 상대하기 벅찬 선조신을 전부 때려눕히고 올라온 경이적인 무력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

‘누가 나중에 개조행성의 신왕이 될지 모르는데 원한을 살 필요는 없지.’

이제야 자신이 맡을 역할을 묻자 손오공은 허공에 떠서 육도윤회 투기장을 가리고 있는 거대 기계신체와 변신전함을 가리키면서 말한다.

“초사자왕 울트라 가이님이 거대 기계투신체나 변신전함에 탑승하지 못하게 막을 생각이오.

어떻게든 조종사의 형태로 싸우실 때 결판을 보아야 하오.

융합하시면 어떤 수단도 통하지 않으니 가장 중요한 일이오.”

“으음!”

거대 기계신체와 융합한 초사자왕 울트라 가이의 위력은 이미 일차전에서 영상으로 확인했으니 탑승을 최우선으로 막아야 한다는 주장에 반론은 없었다.

그렇지만 융합을 시도하기 전까지는 안전한 후방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말이기도 모두의 안색이 좋지 않았다.

그러자 제천왕 손오공은 심각한 어조로 말한다.

“참고로 조종사의 기계투신체로 싸우시면서 오의를 명령어로 발동하시는 지금이 최하의 전력이라고 보이오.

한번 싸워본 내가 보기에는 거의 애들과 장난을 하는 수준이더군.

지금처럼 봐주실 때 융합을 막고, 다른 도전자들과 힘을 합쳐서 돌파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이오.”

그렇다고 조종사 상태도 만만치는 않았다.

일차전에서 승자가 된 환인의 전력의 투기 화살을 단지 두 손가락으로 잡아서 되돌려버리던 광경이 생생했다.

그런 평가에 다른 도전자들이 알겠다는 듯이 수긍을 하자 제천왕 손오공은 만족한 듯이 크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육도윤회 투기장을 노려 본다.

‘힘을 합치는 것은 여기를 통과할 때 만이다.

이번에야말로 승자가 되어주지.’

일차 전에서 다 잡았던 승리를 크기가 클수록 타격을 더 줄 수 있는 헤라클레스의 거인족 살해권능에 의해서 놓쳤던 기억이 생생한 제천왕 손오공이었다.

그래서, 중앙신계에게 넘겨받은 도전자들의 정보를 철저히 분석하고서 승리를 확신한다.

‘정보에 의하면 나와 반대되는 상성을 가진 존재는 없다.

이번에야말로 내가 승자가 된다.’

아무리 강해져도 힘의 끝을 알 수 없는 초사자왕 울트라 가이란 거대한 철벽 앞에서 힘을 모은 도전자들이 각자 필승을 다짐한다.

부활한 도전자들이 올라오기만을 기다리면서 투기와 작전을 더욱 보강하는 모습을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눈을 빛내면서 쳐다보고 있었다.

“백만분신술과 화신체 군세는 십중심 책탑에서 잘 써먹었다.

이번에는 상위 권능인 북두의 죽음에도 저항하는 불사인가?

잘하면 쓸만하겠군.”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차원의 오리진이며 근원의 칭호 그 자체가 되었기에 심장이 당하고, 머리가 박살이 나도 죽지 않는다.

이 정도도 경이롭지만, 단점이 있었다.

‘나는 한없이 진정한 불사에 가깝다.

정신체 중 나 이상의 끈질긴 생명을 가진 존재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상위 존재의 필살 권능에 당하거나 신체가 산산조각이 나면 죽을 수밖에 없다.

복구하는데도 시간이 걸려.’

높은 생명력에 비해서 낮은 방어력과 내구력이 가진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복구시간도 많이 걸리기에 강적에게 당해서 신체가 손상되면 차라리 죽는 것보다 못한 꼴이 될 위험이 있었다.

‘안 죽는다고 해도 머리와 팔다리가 잘려서 각각 봉인되면 무슨 의미가 있나?

복구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문제는 지금 잘하면 해결할 수 있겠군.’

초사자왕 울트라 가이가 전승한 북두의 죽음은 당연히 현세계 최강 수준이다.

죽음의 개념 그 자체를 당하고서도 부모에게 받은 불사의 가호와 자신의 권능을 합쳐서 바로 멀쩡하게 부활한 발두르의 특출한 불사권능은 흥미를 끌 수밖에 없었다.

탁탁-! 탁탁-!

가볍게 손가락을 움직여서 중앙신계가 자신과 연결된 발두르의 신체와 신령을 분석한 결과를 불러들인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공부에 여념이 없었다.

그의 머릿속에서는 황금후계가 된 은하유성 아이언의 모습과 십중심 앞에서도 당당한 모습이 가득 찼다.

‘황금후계는 분명히 내가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은 확실하다.

현세계 한정이라면 영원한 행복조차 달성할 수 있겠지.

그러나, 안 돼.

나는 아직 진리님의 도움에 대한 대가의 지불과 약속을 다 이루지 못했다.’

창조신장 이상의 신격까지 오른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흑마도사 시절에 진리가 준 신이 될 수 있는 팔써클의 마도서의 가치는 너무나 작다.

‘그 당시에 세상 무엇보다 컸기에 이렇게 험악한 일만 전담해도 감사의 마음만이 넘칠 뿐이다.’

그렇지만 수많은 시간과 공간 속에서 무리를 많이 했더니 이제 쉬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래서 존재부정의 마력을 받는 순간 자멸할 뻔했지.

다시는 그런 일이 있어서는 안 돼.’

고개를 흔들면서 마음을 다잡는다.

‘흔들리지 말자.

절대계에 비해서 약해빠진 현세계에서 창조주님의 대리로서 영원한 행복을 누려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현세계의 황금후계가 되어도 절대계의 다른 십중심 후보보다 더욱 약하다.

강한 세계의 약자가 약한 세계의 강자보다 더 낫다면 고민할 가치가 없다.’

중세시대의 귀족보다 현대시대의 노동자의 수명이 더 길고, 건강하다.

세계의 수준에서 보았을 때 현세계와 절대계의 차이는 그 이상이었다.

“어차피 나는 한 분야의 정점에 도달할 재능이 없다.

그러나, 많은 세계를 더 파악하고 배우면서 조금 더 다양하고 끈질겨질 수 있어.

내가 영원히 사는 방법은 수많은 세계의 다양한 권능을 수집하여 더욱 넓어지는 수밖에 없다.

그런 내가 한 세계에 만족하면 끝장이다.”

저들처럼 참고할 수 있는 권능이 많은 세계에 도달하여 열심히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결과를 정보행성 코아에 저장한다.

그렇게 수집하고 정리된 결과를 통해서 강해지는 것이 현자로서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하는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그리고, 그런 노력은 거의 은하유성 아이언에게 기울였던 미래인 이대 회색의 절대자를 당황하게 한다.

정보행성 코아를 통해서 그의 손에 쥐어지게 된 무지갯빛이 찬란한 두툼한 책의 정체는 실로 놀라웠다.

‘시작님의 지성체에서 정신체로의 자체진화 분석결과라니?

판단등급도 절대가 아닌 영원급이다.’

=============================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