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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원래 흐름의 아이언이 용자동맹을 직속세력으로 만들지 않고서 유랑세력으로 남게 했는지 뼈가 저릴 정도로 깨달은 순간이었다.
그리고, 이 상황은 수련 중인 은하유성 아이언에게도 보고가 되었다.
유해 시설물을 모두 분해해서 발생한 물자 부족을 중앙신계가 지원하자 전량을 분배해서 과잉공급 상태로 몰아넣었다는 현황 보고에 아이언도 어이가 없었다.
“과연 용자동맹답군.
중앙신계는 이 이상의 개입을 중단하고, 용자왕들을 여기로 오라고 해라.”
중앙신계의 주신전으로 긴급호출된 용자왕들은 모두 대전 바닥에 엎드려서 죄를 청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생각하기에도 지은 죄가 너무 컸고, 중앙신계 영광의 자리에 홀로 앉은 소년신이 풍기는 거대한 존재감에 질려버린 탓이다.
‘감히 직접 쳐다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
‘어떻게 이렇게 강해지시지?’
용자왕들을 호출한 은하유성 아이언은 행성에서 벌어졌던 일을 하나하나 확인한다.
“용자동맹과 결전을 벌이기 위해서 강제로 모아놓은 통합군대가 서서히 분열되어서 전쟁을 벌이려 하고 있다.”
풍부해진 보급품에 비해서 생산공장이 거의 사라졌다.
소모되면 끝장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상대의 영역에 산처럼 쌓여있는 지원 물품을 획득하기 위해서였다.
“각 나라의 국경선에 긴급 투입된 용자동맹이 군대의 충돌을 막고 있지만, 전면전은 시간문제다.
대량살상무기의 가동도 다수 확인이 되었다.”
대전쟁이 벌어지면 일 년이 아니라 한 달 만에 인구의 절반이 줄어들 판국이었다.
갈수록 절망적으로 돌아가는 상황과 적합한 조치를 하면 엉뚱한 짓을 해서 악화시키는 용자동맹의 기행에 크롬여왕도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몰랐다.
무상의 정의를 주장하는 용자동맹을 이해할 수 없는 크롬 여왕의 곤란을 파악한 은하유성 아이언은 헛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하하-! 청춘의 환상 크롬여왕이 예측하지 못해서 속수무책이라니?
순수한 선의(善意)는 파악할 수 없으니 그렇기는 하지.
그래도 파국은 잘 막았으니 고생이 많았어요.”
용자동맹의 맹주로서 용자왕들의 가장 앞에 엎드린 그녀는 할 말을 잃고서 같이 처분을 기다린다.
그렇게 앞으로 한 달 안에 지성체를 전멸로 이끌 수 있는 세계대전이 벌어진다는 최종보고를 잃은 아이언은 감탄하고 말았다.
“화아-! 겨우 한 달 만에 나름대로 고도의 과학문명을 가진 인류를 이렇게 깔끔하게 자멸시키다니?
약자를 지성체가 아닌 행성으로 상정할 경우 완벽한 수확이며 일 처리로군.”
진짜로 감탄해서 손뼉까지 친다.
“이런 일을 하고도 중앙신계의 일원답게 지성체들에게 아무런 원망도 사지 않았다니 대단해요.
과연 용자동맹다워.”
짝짝짝-!
은하유성 아이언의 칭찬과 박수 소리에 기계 몸에 날 리가 없는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한 용자왕들은 이제 자신의 운명을 걱정한다.
‘구십억의 인구가 우리의 오판 때문에 사라진다.’
‘엄청난 손해이니 용서받을 수 없다.’
‘잘해야 고철장 신세겠군.’
그런데 구원의 손길이 내밀어졌다.
은하유성 아이언이 정색하면서 말한다.
“비꼬는 것이 아니에요.
처음부터 잘하는 관리자는 없지요.
좋은 공부가 되었으리라 보았습니다.
그렇지 않나요?”
잠시 서로의 얼굴을 바라본 용자왕들은 이마를 땅바닥에 대면서 힘차게 대답했다.
“예-! 위대하신 은하유성 아이언님!”
“이번 일의 교훈을 저희의 기계 심장에 새겨넣겠습니다.”
황금책탑과 수련행성에서 수련을 거듭하여 까마득하게 높아진 경지와 완벽한 존재감에 완전히 압도당한 용자왕들은 진심이었다.
그러자, 은하유성 아이언은 한 달 안에 지성체 전멸이 예측된 행성이 비추어진 화면 속으로 손을 집어넣으면서 묻는다.
“왜 과거에는 차원권능을 익힌 존재가 대부분의 고위 창조신을 맡고, 창조신장까지 전담을 했던 줄 아나요?
크롬 유모.”
크롬여왕은 아이언의 유모로서 많은 정보를 얻었지만, 고위층의 극비정보까지는 손에 넣지 못했기에 다소곳하게 대답한다.
“아직 모릅니다.
가르침을 받겠어요.”
이번 일은 그녀가 용자동맹이 가진 무상의 정의의 위력을 오판한 탓이 크니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은하유성 아이언이 가볍게 화면 속의 행성을 움켜잡는 모습을 보자 눈이 커진다.
“설마 행성의 시간을 거꾸로 돌리시는 것입니까?”
“예. 차원권능은 원래 복구할 수 없는 행성을 초기화시키는 것이 주목적이지요.”
그녀도 차원권능을 익혔기에 바로 상황을 알 수 있었지만, 설마 행성의 시간을 마음대로 과거로 돌려서 현실에 고정해버리는 능력이 튀어나올 줄은 몰랐다.
“오오! 원상복귀가 되는구나.”
방독면이 없으면 숨 쉴 수 없는 검은 공기와 정수기가 없으면 마실 수 없는 오염된 물만이 가득한 행성으로 돌아왔는데 이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이번에는 처음이며 크롬유모의 체면을 보아서 특별히 도와준 것입니다.
두 번의 기회는 없습니다.
또한, 중앙신계의 지원도 바라서는 안 됩니다.”
“핫-!”
존댓말이 섞여 있지만, 차가운 은하유성 아이언의 말에 기쁨에서 깨어난 용자왕들은 모두 조심하겠다고 다짐한다.
“진정한 지배층이 되고 싶다면 신중하게 행동하시고 책임을 지기 바랍니다.
일단은 치명적인 문제만 집중적으로 처리하면서 지배경험을 높이세요.”
“명심하겠습니다!”
“두 번의 실패는 없습니다!”
용자왕들이 다시 자신들의 구역으로 복귀하려 하자 같이 이동하려는 크롬여왕을 아이언이 불러서 멈추게 한다.
“크롬유모는 남으세요.”
“알겠습니다.”
용자동맹에 지배영역을 주어서 중앙신계의 지배층으로 자리를 잡게 한다는 계획은 막대한 물자를 지원했는데도 완전히 실패했다.
그래서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존재가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던 크롬여왕은 홀로 남게 되었다.
“죄를 청하옵니다.”
그녀의 말에 책임감을 느낀 용자왕들이 뭐라고 도우려 하자 그대로 보내버린다.
“겨우 행성 하나 가지고 뭐라고 할 생각이 없으니 신경은 쓰지 마세요.”
그렇게 말한 은하유성 아이언은 영광의 자리에서 일어나서 아직 엎드려있는 그녀에게 이동하면서 묻는다.
“설마 한 번 실패했다고 포기하지 않겠지요?
용자동맹을 지배층에 편입시키는 방안에 대해서는 대찬성이에요.
가능한 일이라면 오히려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싶군요.”
“?”
용자동맹에게 중앙신계의 지원을 금지한 은하유성 아이언이 뜻밖의 소리를 하자 놀란 표정이 된 크롬 여왕에게 아이언은 활짝 웃으면서 말한다.
“계속 시행하세요.
용자동맹이 정말 영웅동맹이 필요가 없을 정도의 정예 지배세력이 되어준다면 얼마의 희생과 피해가 생기든지 상관없습니다.
도저히 회복할 수 없다면 저의 차원권능으로 얼마든지 되돌려 주지요.
창조신계에도 지성체 감소에 대한 특별예외를 인정해주도록 신청해놓겠어요.”
잠시 회색빛이 청춘의 환상 크롬의 눈동자를 스친다.
그리고, 다시 절을 하면서 대답한다
“알겠습니다.
반드시 용자동맹을 중앙신계의 정식 편제에 넣을 수 있도록 만들겠습니다.”
“후후. 지배층이 될 기회를 얻은 용자동맹이 어떻게 변화가 될지 기대가 커요.
그리고, 저의 유모가 그렇게 격식을 맞출 필요는 없어요.
일어나세요.”
청춘의 환상 크롬의 오른손을 부축해서 일으킨 은하유성 아이언은 황금빛 투기가 일렁이는 눈동자로 그녀를 보면서 묻는다.
“여왕들이 각자 독자적으로 전달한 책탑의 자료를 통한 수련상황은 어떻던가요?”
은하유성 아이언은 삭월의 시즈지에게 대수(大手) 책탑의 자료를 주었고, 청춘의 환상 크롬에게는 회색(灰色) 책탑의 자료를 주었다.
그리고, 천년의 지배 프롬은 특유의 권력욕을 고려해서 소마(笑魔) 책탑의 자료를 전달했는데 그 이후 수련 성과를 묻는 것이다.
은하유성 아이언의 질문에 청춘의 환상 크롬은 더욱 목소리를 낮추면서 말한다.
“죄송스럽습니다.
저희의 재능이 미천해서 초급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으으음. 그럼 곤란한데요.”
각 계열의 정점인 십중심의 권능에 입문할 수 있을 정도면 실로 엄청나게 대단한 재능이다.
그러나, 여왕의 열쇠로 자신과 서로의 권능을 공유하게 하였으니 성취에 기대가 컸던 은하유성 아이언은 실망한 표정을 지으면서 지시한다.
“더는 자율에 맡겨서는 안 되겠군요.
각자의 임무는 잠시 현상유지는 할 수 있게 인계하고, 모두 모이라고 하세요.
특단의 대책을 써야겠어요.”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갈수록 황금후계로서 완벽하게 변해가는 은하유성 아이언의 위엄이 서린 목소리에 그대로 따르는 크롬여왕이었다.
바로 전달을 위해서 물러나려는 그녀에게 은하유성 아이언이 은밀한 의지를 보낸다.
‘혹시 크롬유모는 정보행성 코아에게서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나요?’
‘무엇을 말씀하시는지요?’
갑자기 의지로 보냈고, 말투에 담긴 심상치 않음을 느낀 크롬 여왕도 의지로 묻는다.
잠시 고민하던 은하유성 아이언은 탐색대상을 정확하게 말한다.
‘다른 시간대에서 정보행성 코아에 접속하고 있는 저의 흐릿한 과거의 흔적과 같은 존재예요.
분명히 존재하는데 저는 정보를 얻을 수 없군요.
그런데 전 그를 파악해야만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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