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858화 (1,768/2,000)

34권 35권

발드르가 누구도 죽일 수 없는 후계였기에 참전을 허락한 오딘조차 안색이 하얗게 변할 정도의 큰 제약이었다.

아끼는 후계의 목숨과 직위가 걸린 일이었기에 체면을 잊고 애원을 한다.

“신황이시여! 부디 제약을 줄여주시옵소서.”

주신이 죽음을 겪으면 신격이 하락할 위험이 크기에 필사적이었다.

그러나,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아주 가볍다는 듯이 말한다.

“위험을 느끼지 못하면 강해지지 못한다.

영원한 주신으로서 만족한다면 양산형 개조 금고아를 착용하라.”

선택권은 분명히 있었다.

영원히 죽지 않는 발드르는 처음으로 겪는 죽음의 위기 앞에서 신선한 감각을 맛보았다.

부르르르르-!

그것은 공포였다.

가장 빛나는 신이라 불리면서 최강의 힘을 가졌기에 완벽을 싫어하는 단 한 명을 제외한 모두에게 사랑받던 그가 처음 겪는 감정이었다.

‘이것이 두려움인가?’

오딘조차 자신이 도달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인정하는 발드르의 인망과 신언의 권능이 최대한 발휘될 때 모든 신족 위에 설 것이라는 추측을 부정하는 아스신족은 없었다.

‘아스신족의 후계는 누가 뭐라고 해도 발드르가 되어야 한다.’

‘여기서 죽어서 신격이 하락해서는 안 돼.’

왕위 계승권을 가지고 있는 토르조차 그렇게 생각할 정도였기에 신왕 오딘과 반려 프라하는 모든 권능을 다해서 불사(不死)의 권능을 부여했다.

단 한 번의 오류나 실수를 범하지 않고서 완벽하게 성장시키기 위해서였다.

‘신왕 오딘과 반려이신 프라하의 가호로 기생목 무기의 치명상 외에는 발드르를 죽일 수 없다.’

‘그런 어설픈 무기로는 상처를 입힐 수 없으니 사실상 완벽한 불사(不死)다.’

‘그러나, 상위의 필살(必殺) 권능이라면 불사(不死) 권능은 깨어진다.’

불사(不死)의 가호를 내린 신왕 오딘과 프라하를 아득히 능가하는 권능을 보이는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죽는다고 하면 반드시 죽게 되는 것이다.

그걸 파악한 발드르가 처음 겪는 감정에 혼란해 하는 모습을 본 모두가 안타까워할 때 천둥의 신 토르가 앞으로 나서면서 외친다.

“내가 먼저 나서겠다. 발드르.

네가 뒤에 나서라.”

최강의 패는 가장 나중에 낸다.

다른 신족의 유력한 경쟁자가 모두 소모되고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확신이 설 때 내놓으려 했던 아스신족 최강의 천둥의 신 토르가 먼저 출전을 요청했다.

신왕 오딘이 떨리는 눈빛으로 교체를 바라는데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승인한다.

“육도윤회 투기장에 도착할 수 있는 강자이며 신족의 대표가 될 정도의 지명도만 있다면 상관없다.”

육도윤회 투기장에 참가한 도전자의 승자를 승급시키기 위한 전제조건은 열 명 이상의 동급의 강자였다.

그걸 만족하게 한다면 개입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었으니 신왕 오딘은 겨우 안도할 수 있었다.

“감…감사합…. 발드르!”

영원한 삶을 살 수 있는 후계가 죽음을 내리는 신기를 쓰지 않게 되어서 안심하던 오딘의 눈이 커졌다.

발드르가 신언 금고아를 착용하는 것이다.

“안된다!

그걸 착용해서는 안 돼!

네가 죽음 따위를 겪을 필요가 없다.

너는 영원히 찬란하게 빛나야 한다.”

신언 금고아가 가지고 있는 필살의 권능이 주는 부정적인 감각에 혼란스러워하던 발드르는 천천히 자신의 이마에 쓰려 하고 있었다.

후우우우우우-!

서서히 머리에 착용 되기 시작한 왕관 형태의 신언 금고아가 발드르의 신언권능을 강화하면서 더욱 화려하게 진화한다.

왕이 쓰는 왕관이 아닌 황제가 쓰는 황관처럼 더욱 화려해지고 찬란해진 신언 금고아를 본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감탄했다.

“호오-! 과연 후계답구나.

고유권능의 강화만으로 단숨에 창조신급에 도달하는가?”

모든 개조 금고아는 성장형의 초월신기다.

착용자의 수준에 따라서 형태와 기능이 강화되는 형식인데 지금 영원히 죽지 않는 발드르는 죽음을 받아들임으로써 누구보다 더 강하게 성장한 것이다.

그런데, 아스 신족은 거의 공황상태였다.

‘발드르가 이제는 죽는다고?’

‘그럼 누가 안 죽을 수 있지?’

영원히 죽지 않는 후계인 발드르는 아스신족의 밝은 미래를 상징하기도 했다.

“그만둬!

네가 죽으면 아스 신족의 종말이 온다!”

세계에 처음 창조된 원형과 오리진들을 은하계 단위로 수없이 복사되여 뿌려졌다.

그리고, 대부분 환경과 여러 변동요소에 의해서 변화되거나 사멸되었지만 무사히 원형에 도착한 존재들의 운명은 하나같이 똑같았다.

‘세계의 흐름, 항상성에 의해서 똑같은 운명을 가진다.’

‘흐름을 읽어서 알고 있다고 해도 절대로 피할 수 없는 파멸이다.’

아스신족의 원형들이 겪은 사건을 오딘이 신왕이 되는 순간 모두가 알게 되었는데도 바꿀 수가 없었다.

이미 형성된 감정은 아무리 바꾸려 해도 조정이 되지 않는 것이다.

‘로키가 자신을 제대로 대우하지 않는 아스신족에 대한 반감.’

‘아스신족이 거인신 출신인 로키에 대한 혐오감.’

이 은하계에 복사되어서 성공적으로 구현된 아스신족의 멸망의 원인을 아는데도 신들의 황혼이라는 라그나로크가 점점 다가왔다.

기폭제가 된 발드르의 죽음이 다가오려 하자 천둥의 신 토르가 번개로 변해서 다급하게 아직 완전히 착용하지 않은 신언 금고아를 쳐내려 한다.

“내가 싸운다!

아스신족의 영원한 미래인 넌 죽음을 각오하고 싸울 필요가 없다!”

그러나, 발드르는 거부했다.

무수한 행성신을 제압하고 북유럽을 완벽히 제압한 위대한 신왕 오딘의 후계의 신언이 울린다.

“푸타르크! 이사스(얼음)!”

그의 입이 열리면서 룬의 얼음의 신언이 울려 퍼졌다.

설마 자신에게 신언을 쓰면서까지 막을 줄은 몰랐던 천둥의 신 토르는 경악했다.

“발드…”

쩡-!

신언의 권능이 발동되는 순간 번개로 변해서 뛰어들던 토르의 신체가 그대로 얼어붙어 버린다.

쿵-!

투명한 거대한 얼음에 갇힌 입이 벌려진 토르가 그대로 아스 신족의 주신전의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천둥처럼 울렸다.

최강 수준의 번개의 신을 말 한마디로 제압해버린 발드르의 머리에는 찬란한 황관의 모양을 한 신언 금고아가 빛을 발한다.

룬문자의 창시자인 오딘은 정확한 위력을 알 수 있었다.

‘발드르의 신언은 이제 주신조차 제어할 정도로 커졌다.’

그 대가로 자신이 내렸던 불사(不死)의 권능이 완전히 사라졌음을 파악한 신왕 오딘의 힘없는 음성이 울린다.

“발드르야.

네가 그럴 필요가 없다.

너를 위해서 목숨을 걸고 싸울 투신은 얼마든지 있다.”

발드르와 신왕의 경쟁자이기도 한 천둥의 신 토르가 위험을 각오하고 대신 참전하려 할 정도의 인망이다.

흐름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는 오딘은 자식의 죽음을 예감하고 있었다.

‘아아! 영원히 죽지 않는 나의 후계가 이제 죽겠구나.’

아무리 신언이 강해졌다고 해도 이차 신왕결정전에 이름을 올린 투신과 전신들은 강하다.

‘부상을 입지 않고서 이길 수 있는 약자는 아무도 없다.’

작은 상처라도 입으면 죽게 되는 신언 금고아의 제약을 생각하면 죽음은 이제 필연이었다.

“차라리 내가 나설 것을 잘못했구나.”

북두(北斗)의 죽음의 기운에 대항할만한 투신을 고르다가 결국 후계를 참전시킨 사실을 후회하는 신왕 오딘을 쳐다보면서 발드르는 환희에 찬 음성으로 대답한다.

“아바마마. 저의 죽음을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떤 수단으로도 죽을 수 없던 저는 지금 태어나서 처음으로 제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나이다.

죽음이 있기에 삶이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대로였다.

신언을 추가로 발동하지 않았는데도 발드르의 몸에서 투기와 신력이 폭증한다.

그리고, 일차 신왕결정전의 승자인 환인은 아직 왕관 형태의 개조 금고아를 쓰고 있었는데 놀라운 발전이었다.

“후우우우우-! 개조 금고아를 쓰자마자 창조신급이 되었구나.

역시 원형 행성의 신족들답게 약간의 자극만으로도 급격하게 발전하는군.”

급격한 승급에 다른 도전자와 신왕들도 충격을 받았는지 멍하니 발드르의 황관을 지켜보고 있었다.

“행성 이하의 신족도 투자할 만했어.

이차 신왕결정전도 볼만하겠군.”

개조 금고아의 하사는 끝났다.

이제 남은 것은 각자의 힘과 신족의 무력으로 중앙신계의 입구를 막고 있는 선조신들과 용자왕을 돌파하여 투기장에 도착해야 했다.

화상회의를 끝낸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초용자왕 울트라 가이를 쳐다보면서 말한다.

“그럼 난 개인수련에 들어갈 것이니 도전자들의 시험준비를 잘하도록 해라.”

“옛! 약자를 위한 세계와 여왕님을 위하여 완벽하게 완수하겠습니다.”

“….”

창조신이니 세계를 위해서라는 말에 불만은 없다.

그러나, 여왕을 위해서라는 말에 기묘한 표정이 된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거참!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충성스럽게 변했네.’

자신이 최초로 용자동맹를 만든 이유는 초월자와 신족의 폭주를 막으면서 세계의 파멸을 늦추기 위해서였다.

그렇지만 어떤 명분을 주어도 결국은 지배층에 대한 반란세력이었다.

‘용자동맹은 아무런 정기가 필요 없는 기계신의 신체와 무상의 정의로 약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최악의 필요악이다.

그런 양아치들이 무슨 일을 겪었기에 이러지?’

상당히 궁금했지만, 영웅동맹이 따로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잘해주고 있기에 더 이상의 관심은 끊었다.

옆에 서 있던 잔 다르크 천사를 양손으로 가볍게 안아 들고, 개인신전으로 이동하면서 귀에 속삭이듯이 말한다.

“개발은 다 되었구나.

이제 나와 함께 책탑으로 가보자.”

“예.”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한 잔 다르크 천사는 얼굴이 확 붉어진다.

그렇게 상황이 진행되고 있을 때 용자동맹은 자신들의 영역에 커다란 발자국을 남긴다.

쿠쿵-! 쿠쿵-! 쿠쿵-!

십 킬로미터가 넘는 거대 변신전함들이 인형병기로 변신하면서 대륙에 내려서거나 행성의 하늘을 가득 가린다.

그 모습은 아직 행성을 넘나들 정도의 과학문명이 없는 지성체들에게는 형용할 수 없는 공포감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잘못하면 행성 지성체와 전쟁을 벌여야 할지 모른다는 판단을 선 용자동맹은 압도적인 전력을 보여주는 방식을 선택했다.

사자왕 가이가 행성의 모든 기계를 해킹하여 자신의 모습을 송출하면서 말한다.

“안심하십시오.

우리는 약자를 무상으로 돕는 용자동맹입니다.

이 행성의 오염이 심각하여 도와드리려고 왔습니다.

이제부터 행성의 환경 정화 및 약자 지원에 들어갈 예정이니 협조해주기를 바랍니다.”

“오오-!”

실제로 오염된 바다를 정화하는 모습에 외계인의 습격을 예상했던 지성체들은 안도했다.

그러나, 얼마 후 사업가들은 경악한다.

거대한 변신전함들이 움직여서 그들의 공장들을 하나하나 분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건 뭐야?’

‘왜 멀쩡한 공장을 부숴?’

‘역시 외계의 침략자였어!’

‘그런데 막을 수가 없다.’

=============================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