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855화 (1,765/2,000)

34권 35권

감히 제국의 공주를 꾀어서 해적 여제라는 악명을 얻게 한 해적두목에 대한 악감정은 특히 컸다.

‘에메랄드공주님은 은하제국을 훌륭하게 다스리고 계신다.

저렇게 훌륭한 여왕님이 될 수 있는 분을 타락시키다니 가만두지 않겠다.’

이렇게 크림백작의 흉흉한 살기와 우주해적에게 털린 적이 많은 지배층이 대부분인 초능력자들은 당장에라도 공개처형을 원하며 외친다.

“크림통-!”

“크림통-!”

영웅동맹은 불만을 말하지 못하지 못하지만, 천국에서 철저하게 중앙신계의 지배층으로 재교육을 받는 스트레스는 엄청났다.

“녹여라!”

“담가라!”

이런 막 나가는 영웅동맹의 분위기에 탈출시도는 완벽하게 실수했음을 깨달은 우주해적들이었다.

크림백작의 높아진 초능력과 살기와 악명은 우주해적들을 압도했다.

‘크림백작은 적과 반역자에게 피도 눈물도 없는 귀족이다.’

‘지휘부에 크림통이 수백 개가 넘게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바로 앞에 빈 크림통이 늘어져 있으니 우주해적들도 고분고분하게 조종복으로 갈아입고서 주신전으로 이동한다.

크림백작은 그들을 인도하면서 투덜거린다.

“우주의 폐기물인 우주해적 주제에 근성이 전혀 없구나.

시범으로 한 놈을 크림으로 만들어야 앞으로 편한데 말이다.”

“….”

영 아쉬운 표정의 크림백작의 초능력에 의해서 영웅동맹의 주신전의 거대한 정문이 열린다.

쿠쿠쿠쿠쿠쿵-!

거대한 신전 안에는 원형 기둥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었다.

그리고, 은하유성 아이언과 영웅동맹이라고 적힌 거대한 깃발을 든 동맹의 일반기체들이 기둥 사이에 한 대씩 서 있었다.

검은색의 바탕에 붉은색으로 일부를 색칠한 용자동맹과 달리 황금색 바탕에 흰색을 집어넣은 영웅동맹의 일반기체는 위엄이 넘쳤다.

구구구구구구궁-!

기둥이 늘어나고, 공간이 확장되면서 황금색으로 빛나는 영웅동맹의 일반기체들이 끝없이 늘어서 있는 복도의 모습에 우주해적들은 압도된다.

‘용자동맹만이 중앙신계의 전력이 아니었구나.’

‘이게 도대체 몇 대야?’

‘수만 대?

아니 십만 대 이상이다.’

‘철의 요새에서 보았던 용자동맹과의 일반기체와 동등한 수가 예비전력으로 갖추어져 있는 셈이다.’

용자동맹과는 분위기 자체가 틀렸다.

과학무기와 조합해서 투기를 주로 사용하는 용자들과 달리 신력을 머금기 시작한 초능력을 사용하는 영웅동맹의 분위기는 숨도 못 쉴 만큼 엄숙하고 위압적이었다.

‘여기가 진정한 전력이구나.’

뚜벅! 뚜벅!

지워진 흐름에 있었던 범죄를 저질러서 영구봉인되었던 주신들이 없어서 현재 교관까지 맡은 크림백작은 가장 가까운 기둥 사이로 걸어간다.

“너희가 움직여야 할 영웅동맹의 일반기체다.

각자 기체 앞에 한 명씩서라.”

그 말대로 기둥 사이로 이동해보니 하나의 일반기체 뒤로 완벽한 거주공간과 훈련공간이 마련이 각자 되어있었다.

그리고, 가구부터 시작해서 장식 하나까지 호화롭기 짝이 없었다.

‘수준이 굉장하군.

용자동맹과는 격이 틀려.’

아무리 좋게 봐주어도 철의 요새가 군사기지라면 여기는 최고급 호텔 수준이었다.

그리고, 공동생활을 하면서 막사에서 생활했는데 개인공간도 철저히 분리되어 있었다.

‘특별한 공간인가?’

‘내부의 개인 훈련장도 인형병기가 전력 비행해도 될 정도로 넓다.’

지옥에서 판자집과 같은 임시 숙소에서 살았던 우주해적들로서는 안 반길 수가 없었다.

우주해적들이 각자 자신의 일반기체와 개인 숙소를 확인했음을 확인한 크림백작의 쩌렁쩌렁한 말소리가 들린다.

“주목하라!

과거의 자신을 잊어라.

이제부터 너희의 이름과 출신은 지워지고 훈련병으로 통칭한다.

영웅동맹은 신계주신이신 위대한 최고위 창조신 은하유성 아이언님과 대리로 관리하시는 삭월의 시즈지님의 중앙신계와 은하계를 지킨다.

그러기 위해서 모든 지원을 다 해 줄 것이다.”

“….”

그 말에 약간 풀렸던 우주해적들의 표정이 다시 굳었다.

“너희를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라면 어떤 물자나 지원도 허용된다.

잠재력과 충성심을 증명한다면 대가로서 천국만이 아니라 은하계에서도 지성체 귀족들의 권력과 부귀가 우습게 여겨질 정도로 주어질 것이다.”

대가가 없는 보상은 없는데 거의 무한대의 지원과 보수를 주면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겁나기 시작한 것이다.

“초능력자가 지성체 수준에서는 강하기는 하지만, 정신체들에게는 최하위의 벌레 수준이다.

그들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동맹의 기계신체를 자신의 초능력과 융합시켜서 자신의 몸처럼 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말이다.”

크림백작의 오른손이 가볍게 들어 올리자 그의 초능력과 연결된 일반기체가 똑같은 동작을 한다.

그리고, 초능력까지 증폭시킨다.

우우우우웅-!

염동력이 아니라 일반기체를 철저히 초능력으로 분석하여 또 다른 자신의 몸처럼 만든 성과였다.

그렇지 않아도 감당할 수 없는 크림백작의 초능력이 일반기체와 함께하자 수백 배로 증가하는 광경에 우주해적들은 입을 딱 벌렸다.

‘방금 보았지?’

‘초능력의 위력을 인형병기가 증폭하고 있다.’

‘설마 초능력자 전용 인형병기인가?’

그렇게 시범을 보여준 크림백작은 냉정한 표정으로 말한다.

“자신의 초능력은 본인이 가장 잘 안다.

그러니 앞으로 모든 시간은 개인훈련이다.

이 주신전 안에서는 죽지 않으니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각자의 초능력을 강화하여 일반기체를 움직여라.”

그리고, 마치 전쟁에 투입했다가 도망쳐온 탈영병들을 즉결처분하기 전에 훈시하는 것처럼 비장한 목소리가 울린다.

“너희는 지옥에서 훈련을 거부하고 탈출을 하다가 죽었다고 들었다.

나는 용자동맹처럼 무르지 않다.

훈련을 포기하거나 명령을 거부하면 산채로 크림으로 만들어서 일반기체의 조종석에 처넣을 것이다.

이렇게 말이다.”

몇 대의 일반기체가 공간이동으로 나타나더니 자신의 조종석을 열어서 속을 보여준다.

딸깍-!

조종석 안에는 백색의 크림으로 덕지덕지 발라져 있었다.

그리고, 조종석과 조종기를 슬라임처럼 끈적거리면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모습을 본 우주해적들은 소름이 쫙 올라왔다.

‘살아있다!’

‘크림 인간이 된 꼴로 말이지!’

바짝 굳은 우주해적들에게 크림백작은 하얀 이를 드러내면서 말한다.

“후후-! 이건 고문이 아니야.

나의 초능력은 신체를 완전히 분해하여 크림으로 만들고도 숨을 붙여놓는다.

그런데 저 크림 상태가 초능력을 강화하고, 중앙신계의 지원의 효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었다.

저 상태에서 자신의 초능력으로 인간형상으로 돌아오면 초능력 경지는 자연스럽게 상승한다.

열등생이나 훈련을 거부하고 탈영하려는 것들에게는 구원이나 마찬가지이지.

솔직히 저 방식이 가장 편하니 추천한다.”

크림백작이 살기나 번들거리는 눈빛으로 노려보자 이제 눈에 띄게 몸을 떠는 우주해적들이었다.

‘영웅동맹은 지옥의 용자동맹보다 더하다.’

‘천국의 영웅동맹은 신사적이라고 하더니 뭐가 이러냐?’

화려함의 극치를 달리는 주변환경과 훈련여건을 보면 분명히 천국이 맞는데 판자촌에 방치되었던 지옥보다 생활이 더 힘들어지니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알아서 개인훈련을 하기 싫으면 언제든지 말해라.

그리고, 다시 와서 확인했는데 일반기체를 못 움직이면 너희는 낙제다.

그러면 당연히 어떻게 되는지 알지?”

따따따따땅-!

크림백작은 아까 꺼냈던 크림통들을 우주해적들 앞에 던져버리고, 그대로 공간이동을 해서 가 버린다.

사아아아아아-!

기분 탓인지 주신전 안에 싸늘한 기운이 넘치는데 개방된 조종석에서 흰 크림이 인간의 형태로 뭉치면서 일어선다.

“오-! 오-!”

섬뜩하기 짝이 없는 음성이 크림인간에게 흘러나온다.

부분으로 전체를 알 수 있는 초능력으로 음성의 의미를 파악한 해적두목은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제길! 영웅동맹도 제정신이 아니다.

더 강해지기 위해서 개조인간이 되기를 강요하는 용자동맹보다 더 미쳐있다.’

해적들은 이럴 때 가장 믿을 만한 상대가 해적두목이라는 사실을 알기에 다급하게 묻는다.

“뭐…뭐라고 합니까?”

해적두목은 크림인간을 질린 눈빛으로 쳐다보면서 말한다.

“위대하신 신을 찬양하라고 한다.”

“!!!”

“!!!”

크림인간의 비참한 모습을 가졌으면서도 그런 소리를 하다니 정상이 아니었다.

그리고, 하나의 결론을 내놓는다.

“설마 세뇌를 당했다는 것입니까?”

“그렇겠지.”

강력한 초능력자들이라서 눈치도 빨랐다.

영웅동맹의 주신전 안에 걸린 강력한 정신개조 권능을 파악했는데 신계자아가 친절하게 정보를 전달해준다.

‘중앙신계의 지원을 강력하게 받는 만큼 정신에 영향을 받는다.’

‘오랜 시간 여기 있으면 맹목적으로 충성을 바치게 변한다.’

‘많은 지원을 받을수록 정도가 심해져.’

중앙신계가 초능력자에게 고위신들처럼 직접지원을 하여 강화를 시켜서 초월자로 만들어주는 대신 그만큼의 개인적인 생각의 자유를 반납하게하는 교육체계였다.

‘무서운 점은 이런 사실을 모두 공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원을 거부하면 영향도 없다.

그러나, 강해지지 않으면 저 꼴이 된다.’

조종석에서 성가를 부르듯이 괴음을 흥얼거리던 크림인간이 문을 닫고서 어딘가로 사라진다.

그런 모습을 보니 장차 자신들의 모습일 것 같아서 다급해지는 우주해적들이었다.

‘여기는 우리가 아는 천국이 아니다.’

‘신계에 강제세뇌를 하는 구역이다.’

‘최대한 빨리 탈출해야 한다.’

그런데 여기도 탈출이 만만치 않았다.

신계자아가 알려준 유일한 출구는 주신전의 정문이었고, 여는 방법은 오로지 강력한 초능력뿐이었다.

‘저 문을 열려면 지금의 일백 배 이상의 초능력이 필요해.’

‘동맹의 일반기체와 초능력으로 융합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크림백작과 영웅동맹의 영웅들은 수시로 들락날락하고 있지만, 자신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잠시 멍해져 있던 그들은 하나둘 자신의 기체로 올라탔다.

‘강해져야만 탈출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기로 한다.’

‘다른 초능력자들이 할 수 있다면 우리도 가능하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던 여왕들은 하나둘 감상을 이야기했다.

가장 먼저 이번 일을 제안한 청춘의 환상 크롬이 간단하게 현황을 적어가면서 말한다.

“크림백작이 잘 해주었어요.

용자동맹에서 일반 기체에 접근조차 거부하던 우주해적들이 자신의 의지로 기체에 탑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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