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854화 (1,764/2,000)

34권 35권

사자왕 가이는 일단 행성을 과학 수준으로 재분류하면서 아픈 머리를 움켜잡았다.

“으으윽! 행성 사이를 이동할 정도의 과학 문명을 보유한 행성은 지성체 나라와 나중에 협상하고, 일단 이동신계를 전부 설치하자.”

“그건 안 돼.”

“잘못하면 지성체들과 전쟁을 벌여야 한다.”

밀어붙이자는 의견에 심각해진 표정의 다른 용자왕들이 과거 실패 사례를 나열하면서 반대한다.

실제로 고도 과학 문명을 가진 행성은 신의 힘을 탐내거나 반대하면서 괴멸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합당하기도 했다.

“그럼 어쩌자는 거야?

어서 수익을 내야 해.

이대로면 간이 신계의 임대료와 창조신계에 세금을 못 내.”

“으으득! 임대료.”

“으윽! 세금!”

지성체 시절에 가계를 내본 경험이 있는 일부 용자왕들은 두 단어에 몸서리쳤다.

그리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우우우-! 그나마 기계신체라서 인건비가 없다는 것이 천만다행이로군.”

용자동맹의 기계신체는 강력한 권능이나 오의를 사용하기 전에는 정기가 아닌 물질을 보급해서 움직인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생활용 정기가 들어가는 다른 정신체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유리하지만 문제는 거기서도 발생한다.

“다른 용자들이 자신의 이름으로 무인 행성을 하나씩 달라고 한다.”

“유인행성은 공동 소유라고 해서 넘어가도 무인행성은 욕심이 나는 모양이야.”

“각자 싸운 공적이 있으니 안 줄 수는 없다.”

막대한 가치를 가진 영역을 주니 무상의 정의가 흔들리고 있었다.

“유인행성을 관리해야 할 용자가 필요한데 지원자가 없어.”

“문제가 많을 것이 분명하니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

“….”

자급자족을 할 수 있는 용자동맹이라서 지배나 관리와 같은 힘든 일은 일부러 나서서 하려 하지 않는다.

원래 흐름에서는 용자동맹은 현세계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다가 강력한 지배층이 출현하여 정복이 시작되면 약자를 지킨다는 정의의 마음으로 모두가 모여서 자발적으로 싸워서 문제가 없었는데 완전히 흐트러진 것이다.

사자왕 가이는 미래 흐름을 읽지는 못하지만, 강렬한 위기감은 느꼈다.

‘무상의 정의는 원래 가진 것이 없어야 가능하다.

용자동맹이 직접 관리해야 할 영역이 생기니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용자동맹의 무상의 정의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것을 느낀 사자왕 가이는 이제 쑤셔오는 머리를 두들기면서 긴급연락을 취하려고 한다.

대상은 물론 중앙신계에 있는 용자동맹의 맹주가 된 천년의 지배 프롬이었다.

“이러다가 용자동맹이 와해한다.

크롬 여왕님께 관리를 이양하거나 천사들을 지원받아야 해.”

고도 과학문명의 지성체와 전쟁이나 정치로 제압하거나, 중세 문명 이하의 지성체를 갓난아기처럼 길러서 적정 인구를 유지하는 일은 전투만 할 수 있는 용자동맹에게는 무리였다.

그러나, 다른 용자왕들이 바로 통신을 끊었다.

“이게 뭐하는 거야?”

“안된다. 가이.”

“모두가 좋아하는 지금 상황에서 영역을 반납할 수 없다.”

“반란이라도 일어날 분위기다.”

“일단은 하는 시늉이라도 해야 해.”

용자왕들도 자신들이 지배층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포기할 수가 없었다.

“도저히 안 되는 줄 알면서 욕심을 부리는 것이 아니다.

“십만 명이나 되는 일반 용자들이 영역을 받았다고 좋아하고 있는데 파멸이 예정되었다고 포기할 수 없다.”

이상할 정도로 높아진 위기감으로 더욱 직감이 올라간 사자왕 가이는 크게 소리쳤다.

“지금 일반 용자들의 불만이 문제가 아니야!

이러다가는 용자동맹의 무상의 정의가 와해 된다.

그리고, 창조신계로 영역이 부실화된 책임의 해명이나 세금 미납자로 끌려간단 말이다!”

다른 용자왕들도 용자동맹이 영역을 직접 지배나 관리를 하면 망한다고 어느 정도 확신을 하고 있었지만, 대책은 있었다.

“이 지역은 최소한의 간섭만 하고, 우리가 따로 벌면 된다.”

“뭐?”

순간 머리가 멍해진 사자왕 가이에게 용자왕들은 차근차근 설명했다.

기계 투신체의 각성으로 오랜 시간 무아지경에 빠졌던 사자왕 가이를 배제하고 용자왕들은 나름대로 사업계획을 만들었다.

원래 용병들이니 복잡하지 않게 바로 간단하게 나온다.

“한번 의뢰를 수행하는데 이 정도 영역을 받았다.

그러니 다음 의뢰는 영역 대신 정기로 받아서 임대료와 세금을 만들자.”

“어차피 가장 큰 문제인 세금은 일만 년에 한 번이잖아?

그 정도는 의뢰 한 번만 뛰면 된다.”

“간이 신계는 은신 기능을 걸고서 몰래 설치하자.

효율은 떨어지겠지만, 반발도 사지 않겠지.”

“우리 영역은 간섭을 최소화면서 현상유지를 목적으로 한다.

그럼 충분히 버틸 수 있어.”

“끄으응-!”

용자왕들이 서로 오랜 대화를 하면서 상의한 방안이기에 사자왕 가이가 당장 반박할 수가 없었다.

‘지성체들이 모르게 간이신계를 설치하여 정기를 최소한만 수집하는 것은 실제로 충돌을 피하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그런데 활성화된 이동신계가 경계신호를 울린다.

삐이이이잉-!

‘인수인계가 끝났습니다.

앞으로의 하실 일을 보고합니다.’

이제까지 이 영역을 관리하고 있던 천족과 이동신계가 떠나면서 보낸 자료가 용자왕들에게 보인다.

‘이동신계에 입력하신 영역의 유인행성과 충돌할 대형 운석이 삼십이 건이 예측됩니다.

직격이 되면 지성체나 생명체의 대규모 소멸이 예상되니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즉각 조치가 필요합니다.’

드디어 쏟아지기 시작한 지배층으로서 업무에 용자왕들의 얼굴이 잠시 굳었으나 운석파괴는 큰 문제가 아니었으니 바로 조치한다.

“영역에 들어오는 위험 운석은 용자들을 보내서 처리한다.”

‘알겠습니다.’

그 이후로 이어지는 반드시 처리해야 할 안건은 맡을 용자들을 분류하면서 시행한다.

그런데 끝이 없으니 점점 입이 벌어졌다.

“뭐가 이렇게 일이 많아?”

“이렇게까지 해야 해?”

“아직 여유가 많잖아?”

한없이 이어지는 업무목록과 위험을 예비하는 기준이 짧게는 수십 년에서 수천 년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니 방대한 업무량에 놀란 용자왕들의 물음에 이동신계의 자아는 간단하게 대답한다.

‘초기의 지성체는 약합니다.

약간의 환경변화로도 전멸해버리니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거기에 드디어 즉각 조치해야 할 문제가 나왔다.

‘과학이 발달 중인 유인행성 한곳이 공해로 인한 환경악화로 행성의 방위기재가 작동하고 있습니다.

괴수 행성신이나 치명적인 바이러스의 발생이 경고되고 있습니다.

예상 희생자는 일억 명에서 증가 중이니 즉각 조치가 필요합니다.’

전염병으로 인한 급격한 인구감소는 관리 소홀로 징계감이었다.

다급하게 문제가 되는 행성을 확인하니 시커먼 매연을 내뿜는 공장이 가득해서 행성 전체가 검게 변해있었다.

심각한 상황임을 파악한 사자왕 가이는 다급하게 지시를 쏟아내려 했다.

“저 오염이 심각한 행성에 용자들을 보내서 저 공장들을 당장 파괴….”

거기까지 말하려던 사자왕 가이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행성을 죽일 정도로 대량의 오염물질을 양산하는 공장들을 파괴하는 것이 정답인데 그렇게 했다가는 바로 전쟁이다.’

무엇보다 일단 약자의 보호를 우선으로 하는 용자동맹의 개념과도 맞지 않았다.

선택할 방법은 하나였다.

“더 오염시켰다가는 행성이 위험하다.

공장을 당장 멈추도록 설득해보자.”

“들을 리가 없잖아?”

공장에서 생산하는 막대한 물자가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해 주는 기본이다.

그런데 오염이 심해 행성과 지성체 전부가 위험하니 작동을 중지시키라고 하면 들을 리가 없었다.

“일단 해보자!

이대로 내버려 두면 저 별은 끝장이다.”

“설득이 안 되면 어떻게 하나?”

사자왕 가이는 잠시 고민을 하다가 결정을 내렸다.

“강제로 집행한다.

저 공장과 탐욕스런 기업가들에 희생될 행성을 되살리고, 대다수 민중의 건강과 안정을 위해서 전부 파괴하겠다.”

“뭔가 이상하지만 내버려 둘 수는 없지.”

“그렇게 하자.”

새로운 영역을 인계받고서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한 용자동맹에 비해서 지옥의 탈출 중에 전부 죽어버린 우주해적들은 전혀 원하지 않은 상대를 보게 된다.

제국의 귀족 시절부터 우주해적이라면 이를 가는 크림백작은 영웅동맹의 주신전에서 부활한 그들 앞에서 살기를 숨기지 않았다.

“어서들 부활해라. 우주해적 신병들.

그거 가져와.”

초능력자로서 대부분 지배층인 다른 일반 영웅들은 기쁜 얼굴로 빈 유리통을 그들 앞에 놓았다.

따따따따따따땅-!

크림백작이 애용하는 크림통을 쳐다본 우주해적들의 얼굴은 흙빛이 되었다.

‘크림통의 크림백작이다!’

‘왜 이 자가 여기 있어?’

수많은 범죄자와 적군을 크림으로 만들어 통에 넣어서 우주해적과 연합에게 공포의 대상이 된 존재가 바로 앞에 있는 것이다.

당장 도망치고 싶었지만, 중앙신계의 지원을 받은 영웅동맹의 일반 영웅들은 발전을 거듭하여 그들의 초능력으로는 도주할 수가 없었다.

따따따따따따땅-!

크림 백작은 빈 크림통의 뚜껑을 일제히 개방시키면서 말한다.

“나는 우주해적과 반역자들을 제일 싫어한다.

죽음이나 감옥도 사치지.”

크림백작이 오른손에 초능력을 집중하자 하얀빛이 유리통과 우주해적들을 감싸면서 전 은하계에 악명높은 인간을 살아있는 크림으로 만드는 초능력이 발동된다.

우우웅-!

원래는 한 명이나 두 명이 한계였으나 중앙신계의 지원으로 강해진 그는 강력한 초능력자이면서 수백 명이 넘는 우주해적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었다.

마음 속의 살기를 숨기지 않으면서 묻는다.

“산 크림이 되어서 크림통에 넣어져 조종장치가 될래 아니면 훈련을 받을래?

나는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

크림백작도 우주해적과 해적두목이 에메랄드여왕의 옛 동료이자 사랑하는 남자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무한 부활의 허락과 은하제국보다 중앙신계에서 자리를 잡기 바라는 그는 거침이 없었다.

여기에 아직 충만한 제국에 대한 충성심이 누군가에게 이를 드러낸다.

“두목은 특별대우를 하겠다.

하체는 산 크림, 상체는 멀쩡하게 남겨서 반반으로 해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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