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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왕들로서는 어떤 직위를 주어도 이기든 지든 개조행성을 받아서 새로운 일족의 일원이 되니 거칠 것이 없었다.
‘일단 선조신들의 심사를 통과할 도전자를 확보하면 된다.’
그러나 서로 비등한 상태라면 신족이 보조하는 지원 효과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아는 제우스는 코웃음을 쳤다.
“흥-! 아직 주신도 얼마 없는 중소신족 주제에 부신왕이 무슨 효과가 있다고 부여해?
훠이-! 돌아가서 일족이나 더 키워라.”
“뭐야?
이 강간의 신왕 주제에 어디서 입을 털어?”
“컥-! 지금 거지의 신왕 주제에 말 다했냐?”
자신을 모셔가기 위해서 신왕들이 당장에라도 싸우려는 모습을 본 남십자성(南十字星) 사우는 세상이 변했음을 알았다.
‘비록 과거에는 명망이 높았으나 현재는 패배해서 피난을 온 객장이다.
그런데 신왕들이 몰려와서 믿을 수 없는 높은 직위를 약속한다.
진정 강자가 지배하는 난세가 왔군.’
어느 일족이든 골라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북두칠성의 투기가 찬란하게 빛나는 괴성 라우의 개인신전을 쳐다본다.
‘남두신군(南斗神君)을 남두일족(南斗一族)으로 바꾸기 위한 지원을 받는 전제조건이 도전자의 자격을 얻는 것이라면 이제 충족되고도 남았다.
이제 개인적인 야망을 추구할 때이다.’
일차 신왕 결정전에 나타난 주신들의 전력을 보면 만반의 준비상태가 필요했기에 지금 싸울 이유는 없었다.
‘이렇게 되면 너와의 결전은 육도윤회 투기장인가?
이번이야말로 승부가 나겠군.’
다른 신족의 도전자가 되어서 참전을 결심한 그의 시선은 행성과 신족의 하늘에 떠 있는 도전자 명단을 쳐다본다.
‘중화신족 북두신군(北斗神君) 괴성(魁星) 라오.’
‘환인신족 제천왕 손오공.’
거기에 자신의 이름을 추가한다.
‘올림푸스신족 남두신군(南斗神君) 남십자성(南十字星) 사우’
그렇게 세 명째의 도전자 이름이 적히자 행성의 지성체들이 열광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무서워만 했으나, 강대한 주신들의 전투는 각성한 초능력자들에게 어떻게 초능력을 개발할지 알려주는 성전(聖傳)과도 같았다.
그리고, 북두(北斗)와 남두(南斗)에 관련된 신들이 나타나자 관련 만화책을 사재기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만화에서 묘사된 등장인물과 비슷한 신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건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다.”
“만화에 나온 모든 기술은 초능력자라면 흉내는 낼 수 있다.”
“우리에게도 이제 투기와 초능력이 있으니 시도해보자.”
그렇게 혹시나 하면서 만화에 나오는 기술이나 초능력을 시험하여 성공하는 사례가 늘어난다.
“분신술이 진짜 되다니?”
“그렇구나! 나는 북두(北斗)의 피를 이어받은 위대한 권사였어!”
“오오! 이 십자가의 투기를 보라.
나야말로 남두(北斗)의 후계자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세계수의 정기와 차원권능, 마도까지 동원하여 모든 인류를 강제 각성시켰다.
그중 원형들의 기억을 가진 존재들이 눈앞에 나타난 강대한 투신에 감화되어서 빠른 속도로 초월자로 진화를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각 원형의 특정 기술을 익혀낸 초능력자들은 스스로 특정한 신의 힘을 이어받은 유파나 후계자로 자청하면서 숫자가 늘어나자 충돌한다.
“나의 북두사권(北斗死拳)이야말로 북두(北斗)의 죽음의 힘을 계승한 진짜다!
고개를 숙여라.”
“가짜 북두(北斗)여!
남두(南斗)의 진정한 힘 앞에 사라져라.”
신왕 결정전에 나온 주신들의 권능을 참고로 하여 맹렬한 기세로 자신의 소속을 정한 초능력자들은 급속히 강해진다.
그리고 광신자처럼 변한 그들의 지원을 받아서 점점 증가하는 투신들의 힘을 파악한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미소를 지었다.
“후후-! 초월자 육성은 잘 되고 있구나.
원형에 비하면 지극히 작은 힘이지만 모이면 그럭저럭 도움이 되겠지.”
죽음이 배제된 행성 표면을 비춘 화면에는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가죽 복장과 머리를 한 근육질의 남성들이 초능력으로 권능을 흉내를 내면서 격돌하고 있었다.
각자 선택하여 모시는 투신과 주신들이 서로 적대하는 세력에 대해서 피할 수 없는 승부가 벌어진 것이다.
특히 이차 결정전에 이름을 올린 주신들을 모시는 초능력자들은 보기만 하면 싸우고 있었다.
“우기기기기기-! 기기기기-!”
“우다다다다다다-! 우라라라-!”
“아초초초초초초초! 죽어라-!”
이제 기합까지 비슷한 초능력 권사들의 결투를 본 초사자왕 울트라 가이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발전이 너무 빠르지 않을까요?”
건물을 부수면 수리할 초능력자가 넘치고, 죽음이 없는 행성이 아니라면 이미 몇 번이나 망했을 정도로 전투는 격렬했다.
그나마, 세계수 등반을 위해서 고위 초능력자들이 빠져나간 것이 다행일 정도로 거리에서 매일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러다가 청혈일족처럼 돌연변이라도 발생할까 염려됩니다.
급작스러운 초월자의 증가는 겨우 정기가 발생하기 시작한 세계에 커다란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그 말에 원탁에서 부지런히 일하던 청혈일족의 여초월자들이 발끈했다.
‘누가 돌연변이야!’‘
‘우리도 정기가 충만한 세계에서는 신족 이상의 완벽하고 아름다운 존재였어.’
‘여주신 이상의 권능을 지원하는 지금 우리를 보면 알지 않나?’
포획을 당한 청혈일족의 지배층들은 원래의 인간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확신하자 모두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굴복했다.
시작님이 여성이니 원래의 초월자로 돌아온 남성은 지옥으로 보내서 일하고, 여성은 원탁에서 권능을 보조하는 중이라서 아주 민감한 상황이었다.
‘새로운 창조주님이 오시기 전까지 어떻게든 인정을 받아야 한다.’
‘가난하고, 위험한 혁명군 노릇은 지긋지긋해.’
다행스럽게 중앙신계에는 고위신족이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열심히 일해서 신족보다 유용하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이인자나 다름없는 초사자왕이 자신들을 언급하며 경고하자 경계의 눈빛을 보낸다.
“….”
“….”
서로 간의 긴장으로 잠시 고요해진 주신전 안에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웃음소리가 울린다.
“후하하하하하-!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고, 강자로부터 약자를 지키는 것이 용자동맹이다.
주변 상황은 고려대상이 전혀 아니지.
그런 너희가 세계를 걱정하다니 참으로 대단하구나.
내가 만들었을 때와는 너무나 다른데 이것도 흐름의 변화인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렇게 변한 것이냐?
너의 기억을 그대로 구현했지만, 자세하게 보지는 않았으니 설명해 보아라.”
“그것이….”
초사자왕 울트라 가이가 담담하게 기계 투신체를 만들고 나서 여기저기 용병으로 파견된 초창기의 일을 이야기했다.
그것은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에게도 충격적인 일이었다.
“기계신체라서 영구 자급자족이 가능하고, 성향이 막무가내라서 세계로 보면 양아치인 너희에게 독립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지배영역을 주었다고?
독립신계 수준의 자율권까지 부여해?
그것이 진짜냐?”
“예.”
용자동맹이 세계의 양아치라니 너무 신랄한 평가였지만, 직접 행성들을 관리해보니 사실이라서 별 감정도 없이 대답한다.
그런데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정말 놀랐다.
“용자동맹이 파견으로 얻은 영역은 스스로 알아서 하라고 맡겨버려?
내가 정말 그랬어?
아니 은하유성 아이언이 진짜 그렇게 했다고?”
“하셨습니다.”
용자동맹은 자급자족이 가능하고 무상의 정의만 주장한다.
지성체와 정기 관리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영역을 관리하면 아수라장이 되는 것은 당연했다.
‘그럼 망하잖아.
신계주신이면서 그것마저 감수했다는 뜻인가?’
용자동맹이 영역을 관리하면 반드시 문제가 발생한다.
그런데도 직접 지배를 허락했다는 말에 어이가 없었다.
초사자왕 울트라 가이는 잠시 과거를 생각하다가 끔찍하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용병의 대가로 얻은 것은 모두 용자동맹의 소유라고 선포하시고 전부 위임하셨습니다.
여왕님들의 개입조차 금지하셨습니다.
덕분에 모든 용자가 정말 지옥을 맛보았지요.”
처음에는 행성과 지성체를 받고서 정말 좋았다.
드디어 무상의 정의가 살아있는 약자들이 서로 도우면서 살 수 있는 이상적인 나라를 만들 생각으로 희망에 부풀기도 했다.
‘이상을 현실로 직접 만들 기회였다.
그러나, 누가 관리를 맡느냐 하는 부분부터 어긋나 버렸다.’
현세계에서 기계 투신체의 첫 각성으로 무아지경의 권무(拳舞)를 펼치다가 제정신으로 돌아온 사자왕 가이를 반기는 것은 서로 대립하는 용자왕과 용자들이었다.
‘흑염군단을 저지해준 공로로 창조신계에서 중앙신계로 다른 은하계의 영역을 배분받았다.
그것이 은하유성 아이언님의 지시로 그대로 용자동맹에게 넘겨진 것이 문제였다.’
은하계 외부의 영역이라서 누군가 직접 가서 관리해야 하는데 서로 가겠다고 난리가 난 것이다.
“뭐야?
이번 보수로 받은 영역은 이동신계를 하나 줄 것이니 우리보고 알아서 관리하라고 하셨다고?”
상황을 파악하면서 일단 모두를 진정시킨 사자왕 가이는 당황스럽기 짝이 없었다.
신계 운영이나 지성체 관리에 대해서는 백지상태인 용자동맹에게는 너무나 커다란 부담이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관리해야 할 지성체가 사는 유인 행성이 일백 개가 넘는다.
이건 안 돼.’
현세계를 총괄지배하는 신족으로서도 쉽게 줄 수 없는 막대한 대가였다.
‘용자동맹이 단일세력으로 흑염군단의 진격을 막은 공적도 크고, 은하유성 아이언님의 휘하세력이니 창조신계가 크게 선심을 쓴 것이다.’
그러나, 신족이 어떻게 행성을 관리하고, 나중에 창조신계로 정기를 바쳐야 하는 앞날을 알고 있는 사자왕 가이는 즉각 거부하려 했다.
“행성관리와 정기생산은 용자동맹에게 절대로 무리다.
행성은 전부 중앙신계에 반납하고 차라리 물자를 받아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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