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840화 (1,750/2,000)

34권 35권

행성에서 바로 볼 수 있을 정도로 큰 글씨는 모두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흑염의 창조대신 성멸이 다시 중앙신계로 돌아가자 모든 소유권이 환인에게 넘어갔음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행성에서 생산된 정기의 일 할만 바치고, 알아서 관리하라.”

그 외의 조건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니 정식으로 신계주신으로 인정받은 환인조차 당황했다.

‘저 개조행성이 이렇게 간단하게 줄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그런데 정말 이렇게 쉽게 주시는가?’

거의 무상으로 넘겨줄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런데 육도윤회 투기장에 올라가기 위한 노력과 싸웠던 위기를 생각하니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간단하지 않았다.

확실히 가치가 있었어.’

다른 도전자의 권능의 일 할을 모두 흡수하여 창조신급 보우 갓 슈발리에가 되어서 최후의 승자가 되었으나 천우신조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았다.

지금 자신이 앉아있는 영광의 의자 밑에 있는 원탁에 세상이 무너진 표정으로 앉아있는 부하가 된 도전자 중에 무시할만한 약자는 전혀 없었다.

‘만약 손오공이 헤라클레스가 탈락할 때까지 본신을 드러내지 않았으면 승리자는 그였을 것이다.

하다못해 헤라클레스가 삼손과 싸우지 않고 다른 도전자를 꺾고서 권능을 흡수했다면 최후의 승자가 되겠지.’

보우 갓 슈발리에가 되어도 이들 전부를 상대로 이기기는 불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신계주신으로서 첫 발언을 했다.

“가장 먼저 제 이 개조행성의 도전자를 뽑아야 합니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님께서 제 일 개조행성을 하나의 신족으로 인정하시고 도전권을 추가로 부여하셨습니다.

누가 나서겠습니까?”

팟-! 팟-!

너가 짖으면 나는 자장가로 알고서 자겠다는 표정으로 얼굴을 원탁에 처박은 도전자들의 몸이 바로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리고, 잠시 겸연쩍은 표정이 되었다가 모두 목청을 높였다.

“내가! 아니 제가 나서겠습니다!”

“저를 보내주십시오!”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

그리고, 은혜도 절대로 잊지 않겠으니 제가 도전자가 되겠습니다.”

순식간에 서로 하겠다는 아수라장이 된 원탁을 보면서 환인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육도윤회 투기장의 패배로 권능의 일 할을 잃었으나, 워낙 재능이 넘치고 정기도 많으니 바로 원상 복귀했다.

조금만 운이 좋았으면 승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으니 억울하기 짝이 없겠지.’

하지만 바로 그 운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아는 환인은 느긋한 어조로 말한다.

“유감스럽게도 누구도 양보하지 않겠군요.

그럼 다시 재결투를 해서 뽑기로 하지요.”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환인은 진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한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님께서는 저의 충성맹세를 직접 받지 않으셨습니다.

대신 새로운 창조주님이 되실 시작님께 충성을 바치는 대가로 육도윤회 투기장의 사용권을 허가하셨습니다.

참으로 과분한 조치이십니다.

다른 명문신족에 비해서 아직 기반이 없는 제 일 개조행성 신족들에 대한 배려이십니다.”

“….”

환인의 말을 도전자들을 바로 이해했다.

출발도 같은 세계수 바닥이었다.

중간을 막고 있는 신족들의 성벽과 꼭대기에 있는 태초신들의 시험을 혼자의 힘과 지혜로 이겨내야 한다는 뜻이었다.

‘기존의 신족 도전자들이 새로 뽑혀서 올려올 것이니 다른 신족의 부하가 된 우리에게 올 지원은 없다.’

‘아무런 지원도 없이 홀로 이겨내야만 하니 강해져서 참전하라는 뜻이군.’

‘여기 있는 열 명이 아무리 강해도 수천만에서 수백만이 넘는 일족의 지원을 능가할 수 없다.’

‘그럼 이기기 위해서는 최소한 창조신급의 강자가 되어야 한다.’

승급하는 방법은 이미 모두 알고 있었다.

‘육도윤회 투기장의 승리자가 되면 창조신급 강자가 된다.’

‘설사 패배해서 권능 일 할을 잃어도 다시 채우면 된다.’

‘중앙신계의 가호와 정기지원만 있으면 단시간에 복구할 수 있어.’

아직 회수되지 않은 금고아를 모두 발동시키면서 도전자들이 일어선다.

“그 방식으로 하지요.”

“그게 좋겠습니다.”

환인은 만면에 미소를 띠면서 육도윤회 투기장의 문을 열었으나 그는 가지 않는다.

창조신급으로 올라선 그에게 주신들의 권능의 일 할은 아무런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다시 육도윤회 투기장이 달아오를 때 뜻밖의 승부 결과에 모든 신왕과 고위신들은 머리를 모아서 고민하고 있었다.

그들 중에서 다 잡은 승리를 놓친 중화신족의 고민은 심각했다.

“제천왕 손오공이 여섯 명의 권능을 흡수했는데 승급하지 못했소.

그런데 환인은 겨우 한 명의 권능만 얻었는데 바로 승급했소이다.

이것이 이번 도전의 승부를 갈랐소.

어떻게들 생각을 하시오?”

최고위신이상의 모든 고위신이 모여서 바글바글한 중화신족의 주신전은 이 문제에 대한 각자의 의견으로 난장판이 되었다.

“재능의 부족 탓이오!”

가장 많은 의견이었으나 바로 파기되었다.

“제천왕 손오공 이상의 재능을 가진 존재는 아무도 없소.”

“….”

아무런 지원도 못 받는 행성신으로 태어나서 천계를 뒤흔들 정도의 강자가 되는 것은 보통 존재는 엄두도 못 낼 일이다.

천계의 최고 지배층인 옥황상제는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승급되지 못한 이유를 듣다가 정리를 시작했다.

“직접 참전하신 황제의 의견을 들어봅시다.”

치우에게 죽어서 아직 허신 상태인 황제는 가서 싸워본 경험으로 나서서 말한다.

“내가 보기에 손오공의 백만분신술이 문제였소.

천족 분신 일백만 명을 동시에 만드는 법술은 확실히 경이롭지만, 그만큼 승급시키기 위해서는 엄청난 권능이 들어가는 법이오.

그리고, 너무 많은 법술을 익힌 것도 승급에 커다란 장애가 되었다 보오.

너무나 그릇이 크고, 많기까지 했으니 여섯 명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소. ”

“일리가 있소.”

황제의 의견에 모든 삼황오제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동의를 표시한다.

그들은 손오공이 워낙 익힌 것이 많고, 고유권능이 강했기에 그걸 모두 창조신급으로 끌어올리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이미 의견일치를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름대로 정한 결론을 내세운다.

“다음 도전자는 궁술만 익힌 환인 부마처럼 한 가지에 매진한 존재를 골라야 승산이 있다고 보오.

창조신급으로 빠른 승급이 승패를 좌우하기 때문이오.”

한 명의 도전자라도 잡아서 창조신급으로 승격하는 순간 승부가 끝나는 것을 직접 보았다.

그러니 중화신족의 모든 주신과 고위신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흐으으음! 그렇기는 하군.”

“확실히 그렇게 결판이 났소.”

옥황상제는 자신이 원하는 결론이 나와서 시원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다음 도전자는 결정되었군.

창신으로 유명한 이랑진군 외에 또 누가 있겠소.”

고위신들에게 깔아놓았던 옥황상제의 지지세력이 호응한다.

“옮소!

이번이야말로 이랑진군이 출전해야 하오.”

“이랑진군은 창술이 주력이니 한 명만 잡아도 승급할 수 있소.”

“제 이 개조행성을 중화신족에게 안겨줄 것이오.”

갑작스러운 의견의 흐름에 이번에는 자신이 반드시 출전하려던 고위 주신들의 눈빛이 살벌하게 변했다.

‘이러려고 전부 모이라 했군.’

‘옥황의 잔머리겠지.’

그러나, 대세가 이랑진군으로 흐르자 묵묵히 침묵하다.

옥황상제도 잘 넘어가려 하자 안도의 한숨을 속으로 내쉬면서 복잡한 심경이 되었다.

‘이렇게 최고위 투신들을 유출하면 신족의 전력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나, 신경을 쓸만한 모든 명문신족에서 하나씩 빠져나가고 있으니 상관없다.’

여기에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참전 대가로 지급하는 정기가 워낙 막대하여 열렬히 환영하는 판국이었다.

그렇게 부드럽게 이랑진군으로 결정되려는 순간 막대한 투기가 발산된다.

“잠깐! 나는 인정하지 못한다!

하나에 집중한 도전자가 승산이 있다면 당연히 도전자는 나다!”

그 말과 동시에 투기가 투신의 환영을 취한다.

푸하하하하하하-!

강대한 투신의 발산에 주변에 있던 고위신들이 당황해서 비명을 지르면서 도망쳤다.

“우아아아아-! 이건 권기(拳氣)다!?”

“허어어억-! 누가 이렇게 강대한 권기(拳氣)를 발산하는 것이냐?”

투기와 함께 일어난 주먹의 환영들이 주변을 난도질하면서 박살을 낸다.

“비켜라!

남자로 태어났는데 하늘을 쥐겠다는 야망도 없는 쥐새끼들!”

고위신만이 아니라 주신까지 투기로 만들어진 주먹들을 이겨내지 못하고 맞아서 날아간다.

“컥-!”

“으악!”

퍼퍼퍼퍼퍼퍽-!

갑자기 일어난 사태에 질겁한 천장들이 놀라서 급히 막아서려 하고, 이랑진군까지 가세한다.

“멈춰라!”

“여기는 옥황상제님의 어전이다!”

천군도 당장 신기를 뽑아 들고서 권기의 회오리를 제어하려 시도했다.

그런데 접촉한 신기가 산산이 조각나면서 부서져 버렸다.

뚜각! 꽈득! 뚜뚝!

“이…이건?”

“큭-! 금강불괴?”

천축신족 인왕의 비기가 나타나서 경악하는데 투신의 환영 속에서 비웃음이 들린다.

“흥! 이게 금강불괴(金剛不壞)라고?

분노는 투기를 일으키고, 투기는 신체를 무엇보다 강하게 한다.

이 정도는 권도(拳道)을 제대로 익힌 투신이라면 누구나 가능한 경지다.

그래서, 너희는 구경꾼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구구구구구구구궁-!

주신을 포함한 모든 고위신들이 질겁해서 도망칠 정도로 모든 것이 권기와 권풍에 휘말려 박살이 나서 휘날렸다.

꽈아아아앙-! 퍼퍼퍼퍼-!

힘이 약한 주신들은 투기의 주먹에 얻어맞고서 벽과 기둥에 처박혀버린다.

몇 남지 않은 고위주신들을 흩어보면서 투신의 환영이 소리쳤다.

“나는 이번이야말로 하늘을 쥐겠다고 결심했다.

내 길을 막으면 모두 부숴버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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