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전성기의 몸으로 부활해서 모든 권능과 머리를 짜내서 전력으로 싸웠다.
옛 숙적과 전투를 해서 승리했고 다시 전투를 앞둔 치우의 마음은 무한한 고양감으로 휩싸였다.
“아직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달려오는 치우를 내려다본 환인은 주저 없이 활시위를 놓아서 세 발의 투기화살을 동시에 날렸다.
슈하하악-!
화살의 궤적은 없었다.
이제까지 환인이 전력을 다해서 날렸던 투명 투기화살이 공간을 도약해서 적에게 명중했다면 보우갓 슈발리에의 화살은 공간 자체를 파괴한다.
“종말의 화살.”
세 발의 투기화살이 사라지는 순간 지옥도의 전부를 찢어발기며 파괴하는 공간폭발이 일어났다.
꽈꽈꽈꽈꽈꽈꽈꽈꽈꽝-!
공간폭발의 중심에 있던 손오공은 바로 분쇄되었고, 그 여파는 치우를 덮쳤다.
“하하하-! 행성만이 아니라 세계를 찢는 화살인가?
진정 대단한 힘이지 않은가?
후하하하하하-!”
커다랗게 웃으면서 분해되는 치우였다.
그리고, 죽은 손오공과 치우의 권능 일 할이 환인에게 보내져 간다.
환인의 등 뒤로 아홉 쌍의 반투명한 빛의 날개가 추가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구구구구구궁-! 후우우우우우-!
육도윤회 투기장이 진동하면서 최후의 승자를 만들어간다.
‘승자! 환단신족 환인.
최종등급 보우갓 슈발리에.
창조신급 주신으로서 승급을 완료하였습니다.’
원하던 결과를 얻은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는 만족한 미소를 지으면서 손뼉을 치기 시작한다.
“좋아!
내가 만든 육도윤회 투기장은 정신체 승급장치로 완벽하다.”
짝짝짝!
가장 강세를 보였던 손오공과 헤라클레스가 탈락해버리자 놀랐던 천족과 용자동맹이이지만, 그들도 일어나서 손뼉을 쳤다.
이 결투를 보고 있던 모든 존재가 새로운 신황 후보의 탄생을 축하했다.
그리고, 이렇게 모두가 축하하며 손뼉을 치는 모습은 현세계에서 흑염군단과 싸우고 있는 용자동맹에게도 보내졌다.
다만 승자가 아닌 패배자에게 보내는 격려의 박수였다는 점이 다를 뿐이었다.
짝짝짝짝짝짝-!
크롬여왕이 조종하고 있는 영웅황제를 호위하듯이 서 있던 현세계의 영웅신들이 손뼉을 치면서 앞으로 공간 이동하기 시작한다.
“저들은 첫 출전인데도 잘 싸웠습니다.”
“덕분에 푹 쉬었습니다.”
“다음은 우리에게 맡기십시오.”
용자동맹 용자왕의 기계신체는 은하유성 아이언이 만든 특수장갑이기에 주신은 파괴할 수 없다.
그런데 양산한 일반기체만이 아니라 용자왕까지 여기저기 파손이 되어서 공간이동이 되어온다.
파파파! 구궁!
재생력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엉망이 된 기계신의 몸체들이 이동 요새인 영웅황제에 겨우 도착했다.
그러나, 접안과 동시에 폭발하는 일반기체도 부지기수로 많았다.
드드드드드드드-! 구구구구구궁-!
조종사의 기계 몸에 걸린 불사불멸(不死不滅)의 권능은 이상이 없었기에 모두 무사했으나 질려버린 표정이 역력했다.
“저들은 우리 과학 무기가 아무것도 안 통해.”
“무슨 신기이기에 직격만 되면 우리 기계신체가 그대로 파괴되는 것이냐?”
“무적이 아니었어.”
자신만만하게 벌렸던 흑염군단과 전투는 용자동맹의 철저한 패배였다.
맹주인 크롬여왕은 조종석에서 전혀 뜻밖의 패배에 충격을 받았다.
그녀는 지워진 흐름에서 용자 동맹이 흑염 도적단을 추방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승리를 자신했는데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흑염군단은 지워진 흐름에서 오십 명의 흑염도적단으로 약탈을 하다가 용자동맹에게 쫓겨났다.
저들은 이제 그런 도적들이 아니야.’
오백억 년 전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흐름 개입으로 오십 명의 흑염 도적단은 일천 명의 흑염군단이 되었다.
여기에 용자동맹과 동등한 특수금속으로 제작된 전신갑옷과 신기로 무장한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절대계의 최정예 세력이었다.
‘흑염 도적단, 아니 흑염군단이 엄청나게 강해져 있어.
이제 어떻게 하지?’
창조신의 일반공격조차 튕겨내는 무적의 기계신체와 용기로 도전했던 용자동맹에게 흑염군단은 철저하게 수준 차이를 보여주었다.
기신일체(機神一體)의 경지로 창조신을 능가하는 용자왕조차 맞상대하다가 밀려버려서 몇 개월을 버티는 정도가 전부였다.
‘어떤 상대와도 싸울 수 있는 용기가 최대의 장점인 용자동맹이 질려버릴 정도로 당했어.’
크롬여왕은 영웅황제를 이용해서 부서진 기계신체들을 수리 및 재창조하면서 복잡한 생각에 빠져들었다.
‘우리가 강해진 이상으로 흑염 도적단도 강해졌구나.
지금의 용자동맹으로는 전혀 상대되지 않아.
도대체 어떻게 싸워야 하지?’
몇 개월 동안 이어졌던 접전은 끝났다.
일천 명의 정예로 구성되어 도전한 용자동맹을 드디어 물리친 흑염군단이 전진하기 시작한다.
전신갑옷과 신기, 방패까지 갖추고, 앞으로 내딛는 발걸음 소리가 완벽하게 일치된 숙련된 군대의 진군이었다.
구궁! 궁궁!
흑염군단이 영웅신의 뛰어난 능력과 더불어서 정신체 군대의 위용을 보이며 전진한다.용자왕들은 몇 달을 싸우면서 혹독하게 당했으니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저들이야말로 진정한 고위 투신들이다.”
“그리고, 정예 군대이지.”
강대한 기계신체와 신력이 깃든 과학병기에 속수무책인 고위신을 얕잡아보던 마음이 완전히 사라진 지는 오래였다.
“아직 용병에 불과한 지금의 우리로는 저들을 이길 수 없다.”
“싸울 방법을 찾아야 해.”
우주 공간에 아무런 진형도 없이 일자로 늘어선 일천 명의 영웅신이 검은 전신갑옷과 신기, 방패를 들고서 나아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맨 앞에서 흑염의 깃발을 든 근원이 새로이 투입해오는 현세계의 영웅신들을 바라보면서 조용히 중얼거렸다.
“조금 단단한 고철 덩어리들 다음에는 다시 애송이들을 투입하는가?
현세계(現世界)는 언제쯤 진리님에게 우리의 진정한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강한 상대를 보내줄지 모르겠군.”
흑염군단의 지휘부(指揮斧)인 파호톤은 진리에게 전리품으로 넘어갔으나, 흑염군단의 상징인 군단 깃발은 근원에게 남았다.
부군단장인 근원의 투기로 휘날리기 시작한 흑염군단의 깃발은 열 배 이상의 전력으로 다시 도전해오는 현세계 영웅신의 군세를 반기면서 불타오른다.
펄럭! 펄럭!
검은 불길이 더욱 선명해진 흑염의 깃발은 시야를 가득 메우면서 돌진해오는 영웅신을 가리킨다.
흑염군단에게 현세계 영웅신들을 적으로 인식을 시킨 것이다.
휘이이이익! 척!
흑염의 깃발이 지시한 적을 향해서 영웅신 모두는 눈동자가 투기와 살기에 불타오르면서 당장 뛰쳐나가고 싶었으나 참아낸다.
아직은 출전 명령이 떨어지지 않은 것이다.
근원은 아직 절 통제되는 흑염군단을 보면서 외쳤다.
“절대계 흑염군단이여 돌진하라!
우리의 가치를 승리로서 증명한다.”
그와 동시에 고삐가 풀린 것처럼 흑염군단의 영웅신들이 돌진한다.
화르르르르르르르-!
흑염의 깃발을 통한 가호가 그들에게 전해진다.
모두가 검게 불타오르는 투기에 휩싸인 그들은 한마음으로 외쳤다.
“비록 돌아가셨으나 아직도 우리를 가호하시는 흑염의 절대자 루카 에일레스님께 영광 있으라!”
도적단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완벽한 군대의 돌격이었다.
초월자와 신족을 가리지 않고 끌어모아서 열 배가 넘는 현세계 영웅신들의 무리가 흔들릴 정도였다.
그러나, 그들도 영웅신이었다.
“제길! 밀리지 마라!”
“이런 병력의 차이가 나는데도 진다면 우리 스스로 이계(異界)로 인정하는 꼴이다!”
곧 힘을 합치면서 대등하게 맞상대를 하기 시작한다.
“용자동맹 덕분에 쉴 만큼 쉬었다.”
“이번에야말로 끝장을 내주마.”
창조신과 영웅신, 그리고 용자왕들과 계속 싸워오면서도 아직도 이렇게 강대한 투기를 뿜어내는 흑염군단에게는 감탄하고 있으나 승산은 그들에게 있었다.
그리고, 싸우는 이유도 흑염군단보다 절실했다.
‘절대계 바람가의 차호님이 시공회랑으로 이 은하계를 통째로 잘라 날려서 흑염군단의 차원권능을 봉쇄하기로 했다.’
‘이것은 우리 현세계의 영구적인 손실이다.’
‘어떻게든 피해지역을 최소화해야 한다.’
세계가 같은 가능성을 가진다면 이번 일로 미세하지만 최약으로 판정되는 것이다.
이런 비상사태에 초월자들까지 전부 끌어들일 정도로 전력을 발휘한 창조신계는 정확하게 흑염군단의 한계를 산정하고 있었다.
“일천 명의 완전무장한 영웅신 군단이 전투를 벌이면 정기소모량이 엄청나다.”
“저들이 강탈한 정기 핵들의 완전 소모도 멀지 않았다.”
“차원권능으로 초장거리 도약만 막으면 된다.”
“브라이트님이 지키고 있는 차원결계에 절대로 접근시키지 마라.”
흑염군단이 차원권능으로 다른 은하계로 도주하지 못하게 차원결계를 치고 있는 브라이트와 우주신들은 영웅신들의 전투를 지켜보며 지시한다.
“모든 영웅신과 창조신들은 적을 항성계로 밀어 넣어라.”
흑염군단의 완벽한 합공에 일시적으로 밀렸으나, 역시 영웅신들답게 바로 힘을 합쳐서 대응하니 백중세였다.
꽈꽈꽈-! 구구구구구구궁-!
열 배가 넘는 병력의 우세로 다시 흑염군단을 후퇴시킨다.
그러나 흑염군단의 무지막지한 무력과 신기의 우세로 상처를 입은 영웅신들이 늘어나자 뒤를 이어서 샤이니가 이끄는 고위 창조신들이 다시 투입한다.
차호가 벌인 세계의 절단은 모든 창조신에게 경각심을 일으켰기에 여기 모인 전력은 현세계 거의 전부라고 해도 좋았다.
“최대한 밀어붙여라.
어떻게든 항성계 미만의 손해로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아무리 흑염군단이 강해도 이런 식의 정예 전력의 축차 투입에는 전진할 수가 없었다.
“크으윽-! 끝이 없군.”
영웅신과 고위 창조신의 전력공격에도 흑염군단의 전신갑옷과 신기는 손상으로 그쳤으나, 속에 있는 신체는 상처를 입는다.
흑염군단의 전력이 하강하기 시작하자 근원은 이를 갈면서 후퇴를 명령했다.
“으득! 상대의 병력이 너무 많다.
전선을 다시 뒤로 물린다.”
흑염의 투기와 살기에 흥분했으나 명령을 따를 이성이 아직은 남아있는 흑염군단이 서서히 후퇴한다.
전과를 확대할 절호의 기회이기는 했지만, 현세계의 전력은 추적하지 않았다.
그들도 한계였다.
“허억! 허억! 지독할 정도로 완벽한 군단 운영이다.
후퇴에도 파고들 틈이 전혀 없어.”
“그보다 무슨 신기와 갑옷이 저렇게 강한가?
창조신의 전력공격에도 부분적인 파괴로 끝난다.”
“그것도 바로 재생되니 대책이 없다.”
이미 횟수를 세기 힘들 정도로 계속 벌어진 전투였다.
그런 와중에 자신들의 신기는 이미 몇 번이나 부서져서 재생했는데 흑염군단의 전신갑옷와 신기는 약간의 파손으로 멈춘다.
그리고, 다음 전투에 나서면 재생되어서 멀쩡해져 나오니 어이가 없는 것이다.
“도대체 누가 저런 강한 신기와 갑옷을 만들었지?”
“그보다 어떻게 대량생산을 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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