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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833화 (1,743/2,000)

34권 35권

분신술로 만든 천족 군대 일백만 명과 치우의 화신체 오십 명이 장렬하게 충돌한다.

주신급의 화신체들은 하위신에도 도달하지 못한 천족의 군대를 말 그대로 찢어발겼다.

꽈지지지지지지지지직-!

맨 앞에 선 치우의 신기와 투기의 파동 앞에 천족들의 피와 살점이 흩날린다.

멀리서 보기만 해도 살이 떨리는 광경이라서 분신술로 만들어진 천족의 군대라도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다.

한 몸처럼 움직이는 주신급 고위신 오십 명의 진격의 저지는 천족 군대에 너무나 가혹했다.

“후…후퇴.”

분신의 명령체계에 있지도 않은 후퇴를 자연스럽게 떠올리면서 천족의 군대가 붕괴하려 한다.

과거 수십 번이나 벌어졌던 전쟁의 재연이었다.

“크하하하하하하-! 약해! 약하구나!

지나신족의 상징을 곰이 아니라 돼지로 바꿔라.”

우우우우우우우오-!

천족의 군대를 가르고, 황제의 전면으로 쳐들어온 치우와 화신체들의 함성이 울려 퍼진다.

“또 도망쳐봐라!

필중 금고아가 너를 인식했다.

이번에는 놓치지 않는다.

곰 대가리!”

피와 살점에 젖은 치우가 여섯 개의 팔을 꺼내서 모든 손에 신기를 휘두르며 황제에게 달려든다.

황제는 과거에서 병력을 미끼로 던져넣고서 후퇴를 했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치우의 신력을 소모하게 하려고 연속적으로 전쟁을 벌였다.

그리고, 정기고갈로 몰아넣기 위해서 배달신족의 지성체들을 초토화했지.

그렇게 얻은 승리는 상처투성이였다.’

제정신으로 돌아오니 도저히 승리라고 할 수 없는 결과였다.

“지금은 다르다!

승부를 보자! 소 대가리!”

황제가 자신의 신검을 꺼내서 치우의 전면을 막아선다.

꽈꽈꽈꽈꽝-!

치우가 가진 여섯 개의 신기와 황제의 신검이 충돌하면서 굉음과 파동이 일어나면서 주변을 날려 보냈다.

중화신족의 전설적인 신왕의 힘은 치우에게 밀리지 않았다.

구구구구구구구궁-!

수많은 적들을 쓰러뜨려 온 자신의 신기들이 겨우 신검 하나에 막히자 치우도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오! 너도 하면 제대로 할 수 있잖아?

그런데 왜 도망만 쳤나?”

그렇게나 바라던 복수의 순간이기에 유쾌하기까지 했다.

더구나, 언제나 도망치던 황제의 뒤통수가 아닌 신기를 들고서 정면승부를 하다니 감격스럽기까지 했다.

기기기기기기-!

여섯 개의 치우의 신기를 한꺼번에 받아낸 황제는 신검을 휘두르면서 소리쳤다.

“왕은 나라를 다스리는 존재이지 전쟁에서 승리하는 존재가 아니다!

배달신족이 패배한 것은 전쟁만 고집한 네놈 탓이다!”

“뭐라?”

화려한 황제의 관과 용포를 벗고서 전신갑옷을 황제의 모습은 분명히 전신이었다.

수많은 신검의 잔영이 치우의 전신을 몰아쳐 간다.

가가가가가가강!

치우의 중갑옷에 신검이 작렬하면서 불꽃을 튕겼으나 상처를 입히지는 못했다.

그러나, 예상했다는 듯이 계속 검을 휘두르면서 외친다.

“왜 동등한 동맹과 내 딸을 거부했나?

너는 왜 평화가 아닌 전쟁만을 원했느냐 말이다!”

뜻밖에 뛰어난 황제의 검술에 놀란 치우는 방어로 들어가면서 대답한다.

“분명 미인계가 당연한데 어떻게 받아들이란 거냐?”

“환인은 받아들였다.

그리고, 잠들기 직전까지 중화신족과 환단신족은 비교적 평화를 유지하면서 살았다.

심지어 외부의 침략에는 힘을 합쳐서 아시아를 완전히 손에 넣었다.

두 일족 모두가 평화와 번영을 구가했단 말이다.”

배달신족의 뒤를 이은 환단신족이 중화신족과 손을 잡고 번영한 역사를 확인했던 치우는 할 말을 잊었다.

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

황제의 신검이 더욱 빨라지면서 치우의 신기와 전신을 난타한다.

드물게 감정을 드러낸 황제가 외치기 시작한다.

“우리도 그럴 수 있었어!

놀라운 주신체 군세를 다루는 너와 대군을 지휘하는데 특화된 내가 힘을 합치면 옥황과 환인보다 더 잘할 수 있었단 말이다!

그때 내 제안대로 힘을 합쳤다면 우린 세계를 손에 넣었을 것이다!”

황제의 힘은 어떤 대군이라고 해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지휘통솔력이었다.

고위신의 지휘는 힘겨웠으나 치우의 권능이 주신체 군세였으니 둘이 합쳐지면 거의 무적이라고 할 수도 있는 조합이었다.

“중화신족의 신왕은 아직도 나였을 것이고, 너도 세계의 절반을 가졌을 것이다!”

“….”

황제가 전면에 나서서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자 치우에 주신체 군세에 압도되어 무너지려던 천족군대가 극적으로 변화한다.

“황제께서 위험하시다!”

“폐하를 지켜라!”

두려움을 잊고서 개미떼처럼 달려드는 천족군대에 치우의 화신체 군세가 발이 묶이기 시작한다.

황제의 지휘통솔의 권능에 의해서 끝없이 달려드는 천족의 군대는 주신급 화신체를 지치게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만큼 천족의 군대의 피해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서로 쓰러지기 시작한다.

가가가가가강-! 꽈꽝-!

권능을 난사하면서 정기를 소모한 주신급 화신체들이 하나둘 쓰러진다.

그러나, 그만큼 천족 군대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었다.

가가가가가가가가가-! 쿠르르르르릉-!

피가 강을 이루고, 시체가 산처럼 쌓여나갔다.

그 위에서 치우와 황제가 둘만의 전투에 들어갔다.

가가가강! 다다다다다당-!

신검을 휘두르는 황제를 상대로 여섯 개로 늘린 신기의 강도가 부족함을 깨달은 치우는 똑같이 신검을 휘두르면서 맞선다.

차아아아아아아앙-! 기기기-!

서로의 목을 노리던 신검이 중간에서 충돌하고 힘겨루기로 들어갔다.

지휘통솔로 통제하고 있는 천족군대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주신체 군세를 상대로 포기하지 않고서 달려들다 전멸해가는 모습을 보는 황제는 참담한 심정이었다.

‘제천왕 손오공이여. 천족군대를 너무나 잘 만들었구나.’

치우의 정기와 신력을 소모하게 하기 위한 희생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기꺼이 전장으로 달려갔던 충성스러운 과거의 신하와 부하들이 떠올랐다.

그리고, 피를 통하는 심정으로 붕괴하는 군대와 군세와 지켜보면서 험악하게 외쳤다.

“자아! 이 참혹한 꼴을 봐라!

이게 내가 음부경(陰符經)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의 결과다.

주신급 화신체 군세를 다루는 너와 무한에 가까운 일반 천족 군대를 지휘하는 내가 진심으로 충돌하면 이렇게 서로 전멸한다.

그리고, 이렇게 악착같이 싸워서 너와 나도 죽고 일족조차 멸망한다.

파국을 불러들인 건 바로 네놈의 그 끝 모를 자존심과 투쟁심이었다.”

이제까지 말없이 황제의 신검을 받아내기만 했던 치우는 반격으로 돌아섰다.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과 이렇게 되었으면 그러지 않았다는 가정이 면죄부가 되지 않는다.

너도 나처럼 참혹하게 죽어야 해.”

“너는 죽는 것으로 끝났다.

하지만 나는 음부경(陰符經)을 사용했다는 오명 때문에 스스로 물러나서 죽은 듯이 살아야 했다!

그것이 죽음보다 나은 것이 무엇이냐?”

과과곽과과과과-!

주신급 화신체들과 천족군대가 서서히 쓰러지는 전장 한가운데서 싸우는 황제와 치우의 살기와 투기가 급증하면서 주변을 파괴한다.

그런데. 손오공의 매우 급한 비명이 울린다.

“안…안돼! 겨우 하나를 흡수하고서 승급이라니?

이건 사기야!”

목소리에 담긴 감정은 숨길 수 없는 공포였다.

잠시 서로의 검을 거두고 떨어진 둘의 눈에 하늘로 서서히 오르는 환인의 모습이 보였다.

구궁! 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궁!

환인의 주신의 증거인 열세 쌍의 빛의 날개를 활짝 펼치고 등 위에는 한 쌍의 반투명한 날개가 휘날린다.

착착착!

손에 쥔 궁술 금고아도 변화되어서 세 개의 화살을 동시에 걸 수 있게 변화되어 있었다.

그리고, 신체 주변에는 화살 모양의 투기가 사정없이 주변으로 쏘아지고 있었다.

두두두두두두-!

환인의 투기 발산에 산과 구름이 구멍이 나서 엉망진창이 되어간다.

“궁기(弓氣)인가?”

“설마 저렇게까지 투기를 실체화할 수 있는가?”

자신들에게도 날라온 투기 화살은 튕겨내보니 다시 집어 들 수 있을 정도로 생생했다.

그리고, 서서히 들린 궁술 금고아에 첫 번째 투기 화살이 활에 걸리자 지옥도의 하늘과 땅이 뒤흔들린다.

우르르르르릉!

두 번째 투기화살이 장착되자 모든 빛이 활에 흡수되어 어둠으로 덮여간다.

파파파파파파-!

세 번째 투기화살이 활에 걸쳐져 쏠 준비가 완료되자 지옥도는 핏빛으로 물들었다.

그리고, 핏빛은 표적을 노리는 것처럼 한곳으로 뭉치기 시작한다.

디디디디디디디디-!

물론 표적은 창백해진 표정으로 도주하는 손오공을 향해서였다.

활을 들어서 화살을 장전하는 것만으로 지옥도를 변화시키는 환인의 모습은 치우와 황제는 잘 알고 있었다.

치우가 나직하게 웃었다.

“쿠후후후후! 종말의 화살인가?

보우 갓 슈발리에!

창조신의 궁신 기사이다.

이제 승부는 끝났다.”

갓 슈발리에는 주신 중에서도 창조신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선택받은 존재만이 될 수 있는 중앙신계의 직속 전투전력이었다.

그 앞에 직업명이 붙는다면 해당 직업에서 더는 오를 수 없는 경지라고 보아도 좋았다.

‘갓 슈발리에 앞에서는 명문일족의 신왕조차 무력하다.’

끼리리리리리리리-!

세 개의 투기화살을 동시에 당겨서 손오공을 노리는 환인의 모습을 보면서 황제는 허탈한 심정이 되었다.

‘여기서 환인이 승급하여 보우 갓 슈발리에가 되다니.

강대한 헤라클레스의 권능을 궁술로서 가장 경지가 높은 환인이 흡수하여 궁신 이상의 존재로 승급하다니 너무나 운이 없었다.

이제 졌구나.’

중앙신계의 지원을 받아서 발동하는 보유 슈발리에의 힘은 주신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거대한 것이었다.

황제는 손오공을 핏빛 표적에 가두고 활시위를 당기는 환인을 보면서 승부를 포기했다.

“다른 신족을 오랑캐라고 누구보다 싫어하던 옥황이 환인은 보자마자 바로 사위로 삼았지.

이제야 그 이유를 알겠군.”

지금 신체는 분신으로 만들어진 임시였기에 손오공이 당하는 순간 사라진다.

그리고, 옥황의 사위인 환인이 최후의 승자가 되는 것도 중화신족에게 나쁜 일은 아니었다.

‘환인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골칫덩어리 제천왕 손오공보다는 말이 통하는 상대이지.’

중앙신계의 온전한 지원을 받는 보우 갓 슈발리에의 공격은 주신이 막을 수 있는 성질이 아니었기에 도울 수도 없었다.

황제는 신검을 검집에 넣고 치우를 똑바로 보면서 말했다.

“내가 존재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없는 것 같다.

모든 화신체 군세를 잃은 너도 그렇겠지.”

“….”

이미 헤라클레스에 의해서 만신창이가 된 손오공이 보우 슈발리에의 공격을 견딜 수 있을 리가 없으니 분신술의 신체를 받은 황제도 죽는다.

그리고, 황제의 통솔을 받은 백만의 천족군대에 모든 화신체를 잃은 치우 역시 싸울 방법이 없었다.

‘저 세 개의 화살이 쏘아지는 순간 승부는 끝난다.

그리고, 나도 다시 잠들겠지.’

치우를 막기 위해서 모든 신령을 분신으로 이동시킨 황제였다.

비록 분신이지만, 죽임을 당하면 엄청난 타격을 받게 되는데 음부경(陰符經)의 비사가 밝혀진 중화신족의 지금 입장으로는 즉각 부활 지원은 불가능했다.

‘정치적으로 나는 죽어있는 것이 중화신족의 이익이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님께서 조치해 주시지 않는 한 언제 부활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여기서 책임자인 내가 마무리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신족들에게 두고두고 비난을 받을 일이었다.

그렇게 마음을 비운 황제는 이제 전멸해버린 천족군대를 흩어보고서 무방비로 섰다.

“내 할 일은 끝났다.

이제 하고 싶은 대로 해라.

치우.”

치우의 살기만이 어린 눈빛이 잠깐 흔들렸으나 손에 쥐고 있던 신검이 그대로 휘둘러졌다.

슈가가가가-!

신검에 베인 황제의 목이 하늘로 치솟았다.

잔혹하게 죽일 줄 알았던 황제의 눈빛이 의문에 싸인 순간 치우는 고개를 돌리고 손오공을 향해서 돌진하면서 외쳤다.

“개조행성은 아직도 아홉 개가 남았다.

도전 기회도 아홉 번이 남았다는 뜻이지.

다음에 모든 것을 걸고서 싸워보자.”

“!?”

분신이 풀려서 죽어가는 황제는 흐릿한 미소를 띠면서 머리카락으로 변해서 사라졌다.

“아아. 그러면 좋겠지.”

치우는 화신체 군세를 모두 잃었기에 최약의 도전자가 되었다.

그러나, 최후의 기회인 손오공의 목을 얻기 위해서 치우는 달린다.

“크하하하하-! 이런 싸움이라니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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