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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접전으로 헤라클레스의 상대가 될 리가 없는 치우가 최전선에 나서서 신기를 휘두른다.
일격에 당할 수 있는 무모한 행동이었지만, 주신의 공격은 무시할 수 없는 헤라클레스는 대응하다가 발이 묶여 버린다.
번개로 이동하다가 신령이 당할 수 있으니 치우의 신기를 주먹으로 받아내면서 외쳤다.
“이 치사한 자식들이 서로 짜고 있었구나!”
꽈지지지징!
헤라클레스의 주먹에 치우의 신기가 충돌하는데 베어지기는 고사하고 엄청난 반발력에 속이 뒤집히는 치우였다.
“으으으윽! 이것이 금강불괴?
어처구니가 없는 방어력이다.”
헤라클레스는 치우를 분명히 몰아붙여 가는데도 다시 극심한 위기감이 몰려온다.
‘분명히 조준되고 있다
그런데 치우의 안개권능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본인밖에 없다.
어떻게 된 거냐?’
같은 신족이 아니면서 인지 감각까지 공유해서 조준하고 있는지 다시 심장을 찌르는 듯한 경고가 전해져온다.
기겁한 헤라클레스가 치우의 신기공격을 맨손으로 막으면서 묻는다.
“언제 권능을 공유했지?
그럴 여유는 없었다.”
육도윤회 투기장에 들어가기 전에 모든 도전자의 수준을 파악했다.
그런 징조가 전혀 없었으니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다.
‘권능을 공유할 정도면 확실히 티가 나야 한다.
헤라클레스의 의문에 치우는 형편없이 밀리면서도 웃으며 말한다.
“후하하하! 원래 나의 배달신족과 환인의 환단신족은 같은 신족이다.
힘을 합치는데 특별한 절차가 필요 없지.”
그 말대로 어떤 절차도 없이 인지감각을 바로 공유한 치우의 눈으로 헤라클레스를 조준을 완료한 환인은 바로 투기화살을 날렸다.
“이것이 단일신족의 힘이다!
우리는 언제든지 하나가 될 수 있다.”
퉁-! 투하하하하하-!
이번 투기화살은 안개를 뚫고서 날아서 정확하게 헤라클레스의 등을 노린다.
“이런 제길!”
“도망 못 친다.”
헤라클레스가 다급하게 피하려 했지만, 악착같이 달려드는 치우의 방해로 무리였다.
투기화살이 등을 꿰뚫고 심장을 파괴하는 부상에 헤라클레스는 피를 토하면서 물러선다.
“컥-!”
헤라클레스의 심장에 투기화살이 적중하여 관통했음을 파악한 치우는 크게 웃었다.
“크하하! 맞았구나!
어떠냐?
이게 바로 위대한 단일 신족의 저력…억!?”
퍽-!
통증이 와서 부위를 찾아보니 자신의 가슴에도 투기 화살이 절반 정도 박혀서 부르르 떨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헤라클레스의 심장을 관통한 바로 그 투기화살이었다.
“으으으윽! 이건 뭐야?”
환인이 자신까지 화살의 궤도에 놓여있는데도 그대로 쏴버린 것이다.
‘설마 나까지 처리하려고?’
단일 신족이라고 하지만, 몇 개의 계열로 나뉘어서 서로 피를 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던 기억을 떠올린다.
그렇지만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주관하는 동맹 계약서까지 있는데 벌어진 사태에 멍해진 치우에게 환인의 의지가 전해진다.
‘아! 정말 죄송합니다. 조상신님.
헤라클레스가 조상신님을 방패로 삼아서 피하려고 해서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놓치기에는 너무 좋은 기회라서 같이 쏘고 말았습니다.’
‘너…너 이 빌어먹을 후손 자식이 무슨 짓이냐?’
가슴에 박힌 투기화살을 뽑아내면서 치우는 분노를 이기지 못해서 배신할 생각으로 이랬는지 추궁하려 했다.
‘감히 나를 미끼로 삼아!
네놈이 지금 나부터 처치하려는 것은 아닌가?’
그런데 당황한 환인의 의지가 먼저 도착한다.
‘방금 이러지 못했으면 헤라클레스는 못 잡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심장에 투기화살 한두 대로는 안 죽는군요.’
주신이라고 해도 심장이 박살이 나면 죽는다.
그런데 심장에 구멍이 난 헤라클레스가 신음하면서 번개로 변해서 도주해버린다.
‘손오공이 우려한 대로 엄청나게 강해져 있습니다.’
‘으윽! 지독한 생명력이군.’
치우는 쫓아가서 끝장을 내고 싶었지만, 헤라클레스의 금강불괴를 파괴하면서 위력이 거의 죽은 투기화살의 타격이 엄청났기에 그러지를 못한다.
‘그럼 이 멍청한 후손아! 결국에는 우리의 손해가 아니냐?
벌써 승부를 볼 생각이냐?’
환인과 치우가 동맹을 맺었다는 사실을 공개한 셈이 되었으니 집중공격을 받을 우려가 있었다.
여기에 환인이 헤라클레스의 심장을 부수어서 약화를 시켰으나 치우도 가슴에 크게 다쳤으니 의미가 없었다.
‘그럴 의도가 절대로 아닙니다.
그 증거로 신황님의 계약서가 저를 징계하지 않고 있습니다.”
배신할 생각조차 징계하는 권능 계약서를 떠올린 치우는 부들부들 떨면서 의지를 보낸다.
‘으으윽! 그럼 사전에 말하고서 쏘란 말이다!
아무런 준비를 하지 못해서 더 큰 타격을 받았다.’
‘그랬다가는 절대로 맞추지 못했습니다.
급소는 최대한 벗어나게 했으니 전투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입니다.’
그 말을 듣고서 신경질적으로 뽑아낸 투기화살을 바닥에 던져버린 치우는 붕대로 응급조치하며 화신체 군세를 점검했다.
‘으윽! 그 짧은 시간에 열이 넘게 당했다.’
삼손에게 봤던 피해가 복구되지 않아서 이제 전투 가능한 화신체의 숫자가 육십 개 정도였다.
‘정면승부를 하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전력이 급감했으니 삼손과 헤라클레스의 무서움을 확실히 알겠군.’
그런데 환인의 경고가 울린다.
‘빨리 이쪽으로 물러나십시오.
거기는 위험합니다.’
‘으응? 그건 또 무슨 소리냐?’
투기화살을 뽑아낸 부상을 붕대로 자기 치유로 응급조치를 취한 치우는 일단 그 말대로 방향을 바꾸어 달리면서 묻는다.
다시 궁술 금고아에 투기화살을 걸어서 조준을 시작한 환인은 인상을 찌푸리면서 말한다.
“저럴 줄 알았으면 손오공을 먼저 저격할 것을 잘 못 했군요.”
“뭐?”
지옥도의 한 곳에서 어마어마한 투기와 신력이 치솟으면서 갑자기 황금기둥과 같은 투기의 파동이 하늘을 관통한다.
꽈아아아아아아아아아-!
삼손을 몰아붙이던 도전자들의 등골이 서늘해질 정도로 강대한 투기와 신력의 파동이 일어났다.
“이…이건 또 뭐야?”
“누가 신력 전력개방을 했다.”
“벌써 승부를 건단 말인가?”
신력 전력개방은 위력적이지만 쓰고 나면 탈진상태가 된다.
그런데 초반에 사용하다니 전투를 멈출 정도로 놀란 도전자들의 귀를 멍해질 정도로 커다란 괴성이 울려 퍼진다.
“크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내 여의봉을 물어내라!
못하겠다면 다 죽여버리겠다.”
손오공이 꺼리던 본신을 드러낸 것이다.
구구구구구궁-!
지옥도의 천장에 맞닿을 정도로 커진 황금기둥 속에서 거대한 황금 손바닥이 도전자들을 후려갈긴다.
“너희도 처먹어봐라!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 唯我獨尊)! 여래신장!”
중화신족의 최대 법술이 발동된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손바닥에서 산 하나는 납작해서 사라지게 할 정도의 압력이 발생하여 도전자들을 제압한다.
구구구구구구구구구궁-!
“허억! 움직일 수가 없다.”
“피해야 해.”
여래신장의 손바닥이 아직 충돌하지 않았는데도 대지에 깊은 손자국을 남겼다.
꽈꽈꽈꽈꽝-!
압력에 제압당해 피하지 못한 도전자들은 양손을 들어 올려서 막아내었다.
무지막지한 압박을 받은 몸이 땅에 박히는 와중에도 기합을 지르면서 밀어 올리려 했으나 버티는 것이 한계였다.
“우와아아아아-!”
“으드드드드득-!”
구구구구구구구궁-!
삼손을 포함한 여섯 명이 손오공의 손바닥 공격에 대지에 묻혀들어간다.
손오공이 황금거인처럼 보이는 거대한 모습을 드러내며 도전자들을 공격하는 모습을 본 환인은 가감 없이 의사를 전달한다.
“여의봉을 잃은 손오공이 미쳐 날뛰려 하고 있습니다.
본신을 드러낸 이상 피하는 것이 최상책입니다.”
“….”
혼자서 중화신족을 뒤 들었다는 최강의 행성신이 본래의 신격을 되찾고 돌이 아닌 신체로서 그 위용을 드러낸다.
그 모습은 황금왕관을 쓴 거대한 거인신이었다.
여섯 명의 도전자들을 일격에 밀어붙여 버리자 자신감이 붙은 손오공의 외침이 쩌렁쩌렁하게 울린다.
“중화신족의 제천왕(齊天王) 대성야(大聖爺)가 원래의 나다!
어딜 감히 덤비느냐?”
“끄으으으으-!”
“마무리를 해주지.”
여섯 명의 도전자를 강하게 억누르고 있는 여래신장을 펼친 오른손등 위에 왼손바닥을 겹쳐 올리며 외쳤다.
“이중 여래신장!”
“!!!”
중화신족의 최강의 법술이라고 할 수 있는 여래신장에 당해서 힘겨워하던 도전자들에게 추가로 갑자기 몇 배의 압력이 가해진다.
‘이건 무리다!’
‘당한다!’
황금거인이 된 손오공의 양 손바닥이 마침내 대지와 맞닿았다.
꽈꽈꽈꽝-!
엄청난 폭음과 함께 천천히 손바닥을 들어 올리자 손바닥 모양의 거대한 산이 생겨난다.
“오행산 봉인.
스스로 봉인이 약해지는 시기인 오백 년은 풀려나지 못한다.”
과거 자신이 당했던 여래신장과 오행산 봉인의 연계로 단숨에 여섯 명을 제압한 손오공은 가부좌를 풀고서 천천히 일어선다.
“감히 내 앞에서 설치더니 꼴들이 아주 좋구나!
모두 나처럼 봉인이나 되어버려라!”
주변을 흩어보면서 다를 도전자를 찾는다.
전력신력 전개로 탈진하기 전에 마무리를 지으려는 것이다.
“이제 끝을 내자.
나와라!”
구궁! 구궁!
여섯 명의 도전자들 봉인한 오행산을 떠나서 주변을 탐색하기 시작한다.
멀리서 보아도 얼굴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커다란 손오공의 모습에 환인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말한다.
“저 크기의 신체를 상대로는 가망이 없습니다.
제 투기화살로 아무리 쏘아도 바늘로 찌른 것 이상의 타격은 줄 수 없습니다.
이제 어쩔까요? 조상신님.”
“…”
환인과 합류한 치우도 손오공의 거대한 거인신 모습에 기가 질려버렸다.
단순하게 크기만 크다면 어떻게 할 수 있는데 선조신 이상으로 밀도가 높은 신체였기 때문이다.
‘주신급 화신체의 공격으로는 피부도 못 건들겠군.
접근도 힘들겠어.’
최고수준의 전신답게 결론도 빨랐다.
가는 한숨을 쉬면서 말한다.
“휴우-! 저런 괴물은 나로서는 무리다.
이번 승부는 포기하고, 황제만 죽인 다음에 나도 옥황상제의 사위나 되어 볼까?
도와주겠느냐?”
“황제와 결투는 제가 주선하겠습니다.
어차피 진짜로 죽지는 않으니 거절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아! 그 정도로 과거의 한을 풀어야겠다.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
“예.”
그렇게 본신을 드러낸 손오공의 압도적인 힘과 위용에 의해서 육도윤회 투기장의 승자가 정해졌다고 모두가 생각했다.
그런데 그 순간 손오공의 왼쪽 무릎의 안쪽에서 폭음이 터져 나온다.
퍼어어어억-! 휘청-! 쿵-!
인왕은 이제 포기했는지 풍성한 머리카락을 기른 헤라클레스가 정권 지르기 자세를 취하며 웃고 있었다.
“푸하하하하-! 감히 내 앞에서 거인신이 되다니?
네가 무덤을 파는구나.”
“뭐…뭐냐?”
삼십 킬로미터가 넘는 본신 크기에 비하면 모기의 앞발과 같은 헤라클레스의 주먹 공격에 자신도 모르게 무릎을 꿇게 된 손오공은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피해를 파악하면서 더욱 놀랐다.
저 작은 주먹에 격타당한 무릎이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파괴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우가가가가가가-! 이…이거 뭐야?”
선조신 이상으로 크고 강한 신체가 인간 크기의 주신의 일격에 금방 회복하지 못할 정도로 크게 다친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현상에 당황한 손오공의 앞에 주먹을 붕붕 돌리는 헤라클레스가 떠오른다.
본신에 비하면 모기만도 못한 크기인데 형용할 수 없는 두려움을 느낀 손오공에게 헤라클레스는 득의의 미소를 지었다.
“크기가 클수록 나의 공격에 더 큰 피해를 입게 된다.
그래서, 거인신과 거대 괴물 처리는 내 전문이다.
나의 권능은 그렇게 만들어졌고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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