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은하유성 아이언의 황금 방어막에 약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파악한 순간부터 부드러웠던 황금 데이터 나이트의 목소리와 태도는 더없이 차가워진다.
조금 전까지 부자 관계로까지 보일 정도로 친숙했단 분위기는 완전히 사라지고 차가운 살기와 투기만 넘실거린다.
“깨달아라!
완벽하지 않은 황금은 존재 가치가 없다.”
이제 양팔로 휘두르는 에반젤리의 날카로운 창끝은 은하유성 아이언의 권갑의 방어까지 뚫고서 신체를 관통한다.
파파파파-! 두두두두두두두두두-!
긴 바늘로 뚫은 것 같은 부상이 아이언의 몸에 무수하게 늘어난다.
그러나, 수련행성의 지독한 수련을 거친 그에게 이 정도 부상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
오히려 눈을 빛내면서 약점을 뚫고 오는 창끝을 주시했다.
그런데 방어막의 약점을 관통하는 공격이라서 제약이 컸다.
‘황금 방어막의 약점 부위를 통과하는 에반젤리의 공격이 느껴지지 않으니 막을수가 없다.
작다고 무시했더니 이런 문제가 있었군.
반성해야겠어.
일단은 살아남고 보자.’
황금 데이터 나이트가 만족할만한 성과나 대책을 보이지 않으면 정말 여기서 죽을 수도 있었다.
우웅! 웅!
다시 전력을 사용하기 시작한 은하유성 아이언의 황금권능이 맥동하면서 신체와 차원권능을 강화한다.
그는 황금 데이터 나이트가 주는 피해보다 재생력이 앞서는 순간 반격에 나설 생각이었다.
푸하하하하하-!
황금빛의 투기 회오리가 아이언의 신체 전부를 휘감으면서 에반젤리의 공격을 모두 튕겨낸다.
“나는 은하를 가르는 별.
은하유성 아이언!
현세계 최강의 초월자이며 영웅신.
나의 상대는 나의 세계에 없도다.”
자신의 존재감을 깨우듯이 영창을 시작하는 아이언이었다.
구구구구구-!
존재감이 급증하는데 황금 데이터 나이트는 기다려주지 않았다.
“근접전에서 정신집중을 해서 더 큰 허점을 보이다니 아직 미숙하구나.”
황금 방어막에 스스로 공격을 인지할 수 없는 빈틈이 발견된 이상 봐줄 이유가 전혀 없었다.
‘권능 방어막에 인지가 미치지 않는 아주 작은 구멍이 나 있다.
약자들이 상대라면 상관없으나 진정한 강자라면 일격에 승부가 날 정도로 큰 결점이다.
보완하지 못하면 버려야 한다.’
독하게 마음을 먹은 황금 데이터 나이트가 뻗은 에반젤리의 창끝은 아이언의 이마를 황금 방어막의 빈틈을 관통하고서 적중하려 한다.
“그것이 너의 한계라면 이것이 마지막이다.”
황금방어막을 관통한 창끝은 그대로 아이언의 이마를 관통해버렸다.
뒷머리에 창끝이 튀어나왔으니 누구라도 치명상이었다.
푸하하하하하-! 투가가가가가강-!
분명히 이마를 뚫고서 머리를 지나간 에반젤리를 잡은 황금 데이터 나이트와 이제까지 아무런 말을 하지 않던 은하유성 아이언의 눈빛이 교차한다.
“….”
“….”
머리 관통은 신령의 상태라도 당연히 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치명상이었다.
그런데 아이언은 이마에 구멍이 뚫렸는데도 비명도 없이 황금 데이터를 쳐다보았다.
창이 아이언의 머리를 지나가서 뒤통수에 창날이 나온 관통한 끔찍한 모습에 프롬 여왕은 비명을 질렀다.
“꺄아아아아-! 안 돼!”
아이언의 유모를 하면서 정기교류와 지원을 받아 강력한 정신체가 되어서 영원한 지배자가 된다는 그녀의 꿈이 무너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나 강력한 존재로 보였던 아이언이 미친 듯이 수련만 하는 이유도 이제야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강한 존재는 강한 대적자를 부른다.
정신체 역시 같구나.’
그녀가 제국을 만들어 여왕이 되자 은하계의 연합이 적이 되었던 것처럼 강대한 아이언에게는 버금가는 강적만이 몰려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아이언에게 작은 약점이 있다면 지금처럼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는 진정한 강자였다.
머리를 관통한 에반젤리의 창끝으로 피가 흘러서 떨어진다.
뚝! 뚝! 뚝!
즉사했는지 미동도 하지 않는 은하유성 아이언을 지켜본 황금 데이터 나이트는 착잡한 말투로 말했다.
“피하지 못했구나.
역시 노력만으로는 안 되는가?”
그는 비록 회색의 절대자가 황금의 절대자의 정보로 만든 황금 데이터 나이트이지만, 모든 기억까지 복사했기에 본체의 슬픔과 고통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완벽하지 않아서 일족을 멸망시켰던 과거에 대해서 얼마나 후회하는지를 말이다.
“나쁘게 생각하지 마라.
여기서 당한다면 어차피 누군가에게 끝장날 운명이다.
더욱 많은 유모를 얻고, 거대한 세력을 만들다가 전부 잃는 슬픔을 겪느니 차라리 이것이 좋은 결말이다.”
최초로 정신체의 한계를 벗어난 자신의 존재로 인하여 절대계를 신족 대신 손에 넣기 직전이었던 황금족이 그의 통제를 벗어나서 몰락한 기억은 너무나 괴로운 것이다.
‘내가 소중해 하던 유모와 후궁, 동료와 부하들이 모두 사라졌다.
남은 것은 나뿐이었어.
복수하고 싶었으나 그럴 수가 없었다.’
황금족이 멸족된 상황에서 신족까지 멸망하면 절대계는 끝장이었다.
그리고,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하여 직접 일족의 복수를 포기하게 된다.
‘황금족이 보였던 추태와 범죄는 멸족조차 부족하다는 평가였지.
한 줌도 안 남은 황금족의 혼혈들이 살아있다는 사실도 내 발목을 잡았다.’
순수한 황금족을 다시 만들기 위해서 긴 세월을 힘과 세력을 기르는 인고의 세월을 겪은 기억을 가진 황금의 절대자는 다시 실수하고 싶지 않아서 철저한 완벽주의자가 된다.
‘황금의 절대자와 황금세력은 누구보다 강하고 완벽해야 한다.
황금족이 나의 통제를 벗어난 이유가 바로 지배자로서 당연하다고 간과했던 오만과 욕망의 폭주였다.
일족이 그 이유로 전부 처단되는 모습을 본 이후로 자신만이 아니라 다른 존재에게도 완벽을 강요할 수밖에 없었다.
절대적인 무력과 완벽한 지배자로서 마침내 창조주조차 손을 댈 수 없는 강대한 세력을 만든 그는 약점이 있는 후계 따위를 용납하지 않는다.
“노력의 재능은 아깝지만 어쩔 수 없구나.
어떤 세계라도 지배층이 약하면 순식간에 사라진다.”
비록 유모들의 도움을 받아서 황금후계까지 왔지만, 치열한 수련행성의 수련을 거쳐서 발전한 은하유성 아이언을 그는 진심으로 아까워했다.
그러나, 그런 안타까운 마음을 품으면서도 약점이 있기에 처단해버린다는 결정은 절대계 정신체의 정점에 어울리는 냉혹한 마음가짐이었다.
‘잘 가거라.
이렇게 소멸하면 부활해도 다시는 오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것이다.’
은하유성 아이언의 이마에서 복제 에반젤리가 뽑혀 나온다.
스으으으으-! 부르르르-!
즉사해버린 것이 확실한 은하유성 아이언의 신체가 진절머리가 쳐지듯이 흔들렸다.
그리고, 왼손이 움직였다.
꽉-! 우드드드!
이마에서 빠져나가려던 에반젤리를 움켜쥔다.
그리고, 왼손의 권갑에 황금투기가 일렁인다.
후우우우우우웅!
정신체에게는 치명적인 두뇌 부상조차 무시하는 아이언의 모습에 경악한 황금 데이터 나이트에게 황금투기 소용돌이가 작렬한다.
“은하유성!”
투하하하하하하하하-!
은하계를 찢어발기는 황금빛의 투기 회오리는 황금 데이터 나이트라고 해도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이런! 놀랍구나.”
에반젤리를 잡은 황금 데이터 나이트는 창을 놓고 회피하는 것보다 황금 방어막으로 막는 것을 선택한다.
파아아아아아아아앙!
시공간을 찢어발기면서 은하계를 가로지르는 별과 정신체를 파괴하는 투기의 회오리가 거대한 혜성의 형태로 집중되어서 황금방어막을 강타한다.
그리고, 황금투기와 황금방어막의 충돌은 거대한 폭발을 낳았다.
과과과과과광-!
비등한 위력이 충돌했는지 거의 상쇄된 투기와 권능의 충격은 그대로 하늘로 치솟는 황금 기둥이 되었다.
그리고, 은하유성 아이언은 에반젤리를 왼손에 들 수 있었다.
황금 데이터 나이트의 신체가 은하유성의 투기 회오리에 밀려나면서 놓쳐버린 것이다.
“….”
자신의 절대기를 빼앗긴 셈이 된 황금 데이터 나이는 잠시 침묵하면서 어느새 복구된 은하유성 아이언의 이마를 쳐다보았다.
강력한 재생력이 실로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이 아이의 경우는 머리 파괴도 안 통하는가?
황금방어막으로 방어하여 비록 상처 하나 입지 않았지만 신기를 놓치다니 이런 치욕은 처음이로군.’
약점이 있어서 처분하려 했던 황금 데이터 나이트였으나, 이마를 관통당하고도 오의를 사용하여 에반젤리를 확보한 모습을 보니 다시 마음이 바꾸었다.
‘수련 행성에서 무자비한 수련을 버티어내다가 재생력만큼은 정신체를 뛰어넘었다.
내가 에반젤리를 놓게 하다니 이 정도 성과를 보일 수 있는 존재는 거의 없다.
십중심은 불가능하겠지만, 후계수준에서는 독보적이다.’
아주 흡족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의 차원권능은 창조력과 회복력에 특화되어있었는데 신체 강화로 바꾸었구나.
아주 잘 생각했다.
황금 권능으로 강화까지 했으니 너를 일격으로 쓰러트릴 존재는 없다.”
은하유성 아이언은 목숨을 걸은 반격으로 얻은 에반젤리를 양손으로 공손하게 들어서 황금 데이터 나이트에게 올렸다.
“제가 부족하여 약점이 생겨 황금의 완벽함에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아니다.
아직 어린 후계에게 벌써 완벽해지길 바라다니 내가 욕심이 많았구나.
신체의 방어력은 완벽해졌고 거기에 재생력이 추가되으니 아주 되었다.
방어막의 약점도 아주 작아졌으니 곧 사라질 것이다.”
다시 확인한 은하유성 아이언의 황금방어막의 약점은 그야말로 바늘 끝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축소되었다.
황금 데이터 나이트의 맹공이 그만큼 무서웠다는 뜻이 되는데 다시 온화한 표정으로 돌아온 그는 칭찬부터 했다.
“이 정도의 약점을 찌를 수 있는 존재는 거의 없다.
벌써 이만큼 줄이다니 대견하다.
그리고, 그 정도 재생력에 이 정도의 약점이라면 오히려 좋은 공격법이 될 것이다.
정진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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