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차원창세신 코아가 시작을 창조주로 모실 개조 행성의 신왕을 뽑는다면서 벌인 선발전은 완전한 혼란이었다.
일족의 전적인 지원으로 모든 재능과 권능을 일깨운 도전자들이 허신들이 접근도 못 할 정도로 강대한 무력을 뽐내면서 격돌한 덕이었다.
동영상으로 그 광경을 본 이대 회색의 절대자는 골치가 아파졌다.
‘이미 주신이라고는 볼 수 없는 초월적인 강자들이 마구 권능을 사용하는가?
저 신왕 결정전은 지성체가 아닌 신왕조차 승부를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수준이 높아졌다.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대상은 공포가 되지.’
절대 충성을 바치게 되어있는 천사들조차 처절한 결투의 광경을 보면서 갈수록 창백해져 간다.
그런데 차원창세신 코아는 아무런 개입이 없이 다른 생각만 골똘하게 하는 모습을 보였다.
‘잘못하면 경외가 아닌 공포의 대상이 되니 저 싸움을 일단 멈추게 해야 한다.
그런데 저 자식은 도대체 혼자서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부하들은 안절부절못하고 있는데 차원창세신 코아는 손가락으로 손잡이를 두들기면서 고민만 하는 중이었다.
‘역시 나답게 분위기 파악을 못 하나?’
천사들만이 아니라 겉에 있던 용자왕과 영웅왕들의 표정도 점점 가열되는 결투를 보면서 개입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표정이었다.
그런 주변 반응을 걸 싹 무시하고 혼자 사색에 잠긴 차원창세신 코아의 모습을 객관적인 입장으로 쳐다보니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난 왜 모두 모아놓고서 왜 혼자만 따로 놀까?
부하들에게 이해하지 못할 존재가 되어서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
이러면 저 멍청이를 선택할 수가 없잖아.’
물론 어차피 순순히 명령을 안 들을 것이 뻔하다고 절대계 회색 영역의 지배층들을 싹 쓸어버리고 경원시 되던 대신족(代神族)을 지배세력으로 삼아서 미친 회색으로 불리는 그가 할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리고, 그런 존재가 우려할 정도로 도전자들은 눈이 뒤집혀서 미친 듯이 웃으면서 싸우는 중이었다.
“크하하하하하!”
“푸하하하하하!”
각 신족의 최고의 투신이자 전신이기에 상대가 없어서 고독하기까지 했던 도전자들이 일족의 완벽한 지원을 받은 상태에서 강적을 만나서 완전히 불타오르고 있었다.
이미 뒤를 생각하지 않는 전력공격의 연속에 육도윤회 투기장이 진동하면서 흔들린다.
구구구구궁! 드드드드드득!
중앙신계의 허공에 띄운 육도윤회 투기장이 내부 충격을 못 견디고 서서히 하강하고 있었다.
모처럼 재미있는 승부의 구경이라고 생각하던 용자왕들이 우려할 정도였다.
‘이거 분위기가 심상치가 않은데?’
‘이러다가 저 투기장이 중앙신계에 떨어질지도 모른다.’
‘그럼 막아야 하지 않나?’
‘주인이신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님께서 그냥 지켜보고만 계신데 어떻게 말이냐?’
그런 우려 섞인 시선 속에서 도전자들의 최초의 승부가 나려 하고 있었다.
인왕 헤라클레스의 번개를 몸에 두른 육탄공격이 삼손의 뼈 갑옷을 박살을 낸 것이다.
제우스가 자신의 고유 신기까지 지원을 보내서 신체에 번개를 휘감고 날린 전력의 머리 박치기로 인하여 삼손의 가슴의 뼈 갑옷이 산산조각이 난다.
구구구구구구궁! 꽈르르르르릉-! 꽈드드드드드드드-!
뼈 갑옷이 부서진 삼손의 가슴에 그대로 머리를 밀어 넣으면서 번개의 타격까지 흘려 넣은 헤라클레스는 간절하게 외쳤다.
“으아아아아! 이제 제발 죽어주라!”
파지지지지지직! 가가가가가각!
헤라클레스의 온 몸에서는 번개가 달리면서 연기를 피어오른다.
제우스의 강력한 번개 신기는 착용자에게도 타격을 주고 있었다.
‘일반적인 물리 공격은 뼈 갑옷이 막으면서 원거리 번개 공격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뼈로 흘려버리니 어쩔 도리가 없다.’
제우스의 번개에 몸이 감전되는 상황에서도 삼손의 덩키 자우본이 또 목을 자르려 조여온다.
스가가가가-!
갈수록 날카로워지는 덩키 자우바의 뼈 칼은 이제 금강불괴의 피부를 베어서 피를 뿌리고 있었다.
“크으으으으!”
물리 공격을 대부분 방어하는 뼈 갑옷을 입고, 머리가 길어질수록 강해지는 초월자인 삼손은 수많은 괴물과 거인을 찢어 죽인 헤라클레스로서도 상상하지 못했던 강적이었다.
‘이 자식의 뼈 갑옷의 강도와 뼈 칼의 날카로움은 완력만큼 상승한다.
더는 강해지기 위해서는 안 돼!
빨리 끝내야 한다.’
더 승부를 길게 끌었다가는 근육과 뼈가 잘려서 목이 날아갈지도 모른다는 절박감으로 한계 이상의 힘을 끌어내며 비명 같은 기합을 질렀다.
“우아아아아아아-!”
헤라클레스의 황금빛 투기가 집결된 대머리가 다시 한번 삼손의 가슴을 두들겼다.
꽝-! 스가가가! 과지지지직!
가슴뼈가 박살이 나면서도 삼손의 양팔에서 자라난 덩키 자우본의 뼈 가위가 헤라클레스의 목을 가위처럼 조이며 베어 갔다.
서거거거-!
‘근육을 파고든다!’
더욱 강해진 덩키 자우본의 공격을 겨우 견디면서 전력으로 양 발차기를 이어서 먹였다.
“크아아아아합-!”
퍼어어어어어어억-! 퓨퓻!
그 순간 두 개의 뼈 가위가 조이던 목에서 피가 솟구쳤다.
드디어 근육까지 잘라낼 정도로 덩키 자우본의 뼈 가위의 절삭력이 성장한 것이다.
“컥컥! 크으으!”
목 옆의 대동맥이 잘려버린 헤라클레스는 다급하게 지혈하느라 추가타를 먹이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꽈지지지지지지직-!
제우스의 번개와 헤라클레스의 필사적인 공격에 삼손의 뼈 갑옷이 산산조각이 나서 휘날리며 피투성이의 맨몸이 드러난다.
땅으로 추격하면서 억울하다는 듯이 지르는 삼손의 외침이 울린다.
“크아아아아아! 내 덩키 자우본이 번개와 물리 공격에 무너지다니?
신격의 차이가 이렇게 크단 말인가?”
삼손의 원통한 외침을 들은 헤라클레스는 이를 갈 수밖에 없었다.
“으득! 신격 차이만이라고?
저 자식을 그냥 확!”
당장 최후의 공격을 넣고 싶었지만, 덩키 자우본의 뼈 가위에 손상된 목은 중상이었다.
“으득! 응급처치만 하고 직접 내 손으로 박살을 내주마.”
헤라클레스가 부상을 각오하며 번개를 두르고 몸을 던진 필사적인 박치기 공격에 뼈 갑옷이 박살이 난 삼손은 방어력을 거의 잃었다.
그리고, 이어진 양발 차기에 전신의 뼈가 모두 부서진 삼손은 추락하면서 간절하게 외쳤다.
“주…주여. 부디 더 힘을 주시옵소서.”
머리가 길어질수록 강해지는 무한한 완력에 비례하여 신체 일부로서 그만큼 강해지는 덩키 자우본의 권능은 결코 인왕 헤라클레스의 금강불괴(金剛不壞)에 뒤지지 않았다.
그런데 올림푸스 신족의 십삼 주신이자 천축신족의 인왕이 된 헤라클레스의 신격에 밀려서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부디 저의 신격을 높여주소서.
그러면 승리를 당신께 바치겠나이다.”
간절히 기도하나, 신격이 오를 기미가 없었다.
‘아아! 역시 안되는가?’
모든 도전자가 이제 신왕과 버금가는 지배층으로 인정받았는데 삼손만이 아직도 신계에 들어가지 못하고 천사와 같이 천국에 머무는 선지자인 채로였다.
가나안 신왕의 선택을 받은 초월자 시절에 적 신족의 미인계에 넘어가서 힘의 근원인 머리카락을 잘려서 노예취급을 받기도 했던 삼손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저를 다시 버리시나이까?”
파지지지직!
전신의 뼈에 으스러지고, 제우스의 번개 신기가 몸을 태우려 하니 이대로 추락하면 죽을 수 있는 치명상이었다.
그런데 허공에 뜬 고위 천사들의 위에서 찬란한 빛이 뿌려지면서 강대한 신언이 흘러나온다.
“나의 선지자이자 영웅신인 삼손이여.
나는 너를 버리지 않는다.
설사 죽어도 삼일 이후에 부활할 것이다.”
“….”
덩키 자우본의 뼈 가위로 헤라클레스의 목을 일부지만 잘랐다.
지성체들에게는 당연히 치명상이지만 창조력이 강한 신족의 특성상 자력 회복이 가능한 경상이었다.
‘뼈를 잘라 목을 떼어내지 못했으니 바로 회복하고서 달려올 것이다.’
헤라클레스의 회복은 길어야 십분 미만이었다.
그러니 사흘 후면 너무 늦다고 대답하려 했으나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에 막혔다.
“우하하하하! 이게 갑자기 웬 떡이냐?
다 죽어가잖아!”
“!!!”
삼손이 목소리가 난 쪽을 급하 쳐다보니 근두운을 탄 손오공이 추락하는 자신을 향해서 여의봉을 꼬나 들고서 곧장 달려들고 있었다.
뜻밖의 난입에 놀란 삼손은 필사적으로 몸을 회복하려 한다.
‘덩키 자우본의 뼈 갑옷이 산산조각이 난 이상 주신의 타격을 견딜 수가 없다!’
뼈 갑옷을 다시 생성하여 다급하게 방어하려는 삼손에게 손오공은 용서 없이 여의봉을 휘둘렀다.
“우카카카카카카-! 역시 막타가 최고야!”
“!!!”
부우우우우우-!
순수한 질량으로 일만 삼천 오백 근의 여의봉을 손오공이 전력으로 삼손의 머리를 박살을 낼 기세로 휘둘러서 적중시켰다.
데에에에엥-!
그런데 머리뼈가 부서지는 소리가 아닌 종을 때린 소리가 울렸다.
“어억-?”
“큭-!”
이제까지 어떤 강적도 정통으로 맞으면 곤죽으로 만든 질량 병기인 여의봉이다.
명확하게 이마에 내려쳤으니 그대로 박살이 나야 했는데 삼손은 이상하게 멀쩡했다.
“어어? 이…이럴 리가 없는데?”
믿을 수 없게도 여의봉이 삼손을 때린 부위가 움푹 들어가 있었다.
심지어 정통으로 얻어맞은 삼손의 이마에는 혹조차 나지 않는다.
“고…고장이 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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