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801화 (1,711/2,000)

34권 35권

그 말에 도전자들은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유일한 희망이던 환인의 화살까지 손가락으로 잡아서 되돌려버리는 초사자왕을 어떻게 상대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다시 궁술 금고아를 당기고 있던 환인은 안도의 웃음을 지으면서 활시위를 놓았다.

“허허. 능력 부족으로 전부 처분되는 최악의 경우는 벗어난 모양이구나.”

“그렇습니다.”

대별도 더 강한 공격을 할 방법이 없기에 기뻐하면서 활을 거두었다.

‘갑자기 이렇게 쉽게 보내주시다니?

무슨 생각이신 것 같으냐?’

‘확인해 보겠습니다.’

대별의 감각이 정문에서 지그시 눈을 감고서 손가락을 두들기고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를 확인한다.

더욱 깊숙이 파악하려는 순간 눈에 벼락을 맞는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웃-! 이런!’

‘조심해라!’

상위 존재의 본질을 함부로 직시해서는 안 된다.’

눈물이 대별의 눈에서 흘러나온다.

차원창세신 코아의 권능 방어막에 당한 흔적이었다.

주르르르르!

그러나, 곧 침착한 목소리로 응답한다.

‘괜…괜찮습니다.

잠시 놀란 것뿐입니다.’

다행스럽게 눈에 피가 새어 나오지 않자 안심한 환인은 궁술 금고아를 팔찌로 돌리고서 중앙신계의 정문으로 향한다.

‘환단일족을 부탁한다.

이제 신왕은 너다.’

‘예. 아바마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붕대를 꺼내서 눈을 두른 대별은 천천히 걸어가는 환인을 배웅한다.

환인은 수많은 분신 화살을 쏘느라 지친 소별의 어깨를 두들겨주고서, 도전자들과 같이 걸어간다.

그런데 아주 은밀한 의지를 대별에게 전달하였다.

‘환단일족이 도저히 관리할 수 없다면 소별에게 바로 넘기거라.

그리고 너는 다음 도전에 참여하거라.

개조행성은 아직 아홉 개나 남았으니 충분한 기회다.’

‘아바마마.’

신왕으로서 일족을 버리고 패배한다면 남의 부하가 될 각오와 용자동맹의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 위험을 각오하고서 개조행성의 신왕에 도전하라는 말이었다.

대별은 도전자가 될 주신이 아무도 없자 환인의 얼굴에서 아주 잠깐 스쳤던 실망이 떠올랐다.

‘그때 이미 결정하셨구나.’

환인은 뒤돌아보지 않고서 정면만을 쳐다보았다.

생각에 빠진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를 쳐다보는 눈빛에는 이제까지 없었던 열기가 피어올랐다.

‘인간들은 국가가 망해도 국민이 산다면 얼마든지 다시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신족에게는 정반대다.

신왕이 될 강대한 주신만 있다면 일족은 바로 만들 수 있다.’

환인은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모든 신을 부활시키고, 지역우주를 청혈의 일족을 쓸어버렸는데도 자기 욕심대로만 움직이는 것을 멈추지 않은 일족의 주신들을 회상한다.

도전자를 내지 않으면 일족이 멸족될지도 모르는데 서로 가라고 외치는 모습에서 환인은 깔끔하게 기대를 접었다.

‘이렇게 환경이 변했는데 변화를 거부하는 일족은 개조행성의 신왕이 된 이후에 흡수해도 늦지 않다.

그러나, 너와 소별은 신황이 될 자질이 있다.

강한 신황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지금 상황을 보면 알겠지.

일족이 너를 따르지 않으면 개조행성으로 가서 신왕이 되어 신황의 길을 가거라.

물론 너의 선택에 맡기겠다.’

‘….’

뒤를 돌아보지 않은 환인은 용자동맹의 깃발을 지나서 중앙신계의 정문을 통과한다.

우우우우우-! 파아아아-!

최후의 승자를 결판을 지을 육도윤회 투기장이 빛의 길을 만들어서 환영한다.

모든 도전자는 굳은 얼굴로 하늘에 만들어진 빛의 길을 걸어서 투기장으로 향한다.

방금까지 같이 싸웠던 그들의 간격이 자연스럽게 벌어지면서 경계를 시작한다.

환인도 간격을 넓히면서 도전자 전부를 시야에 넣었다.

도전자들은 모두 사자왕과 처음 싸울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존재감이 올라있었다.

‘모두 만만치 않구나.

이 아비가 비록 개조행성의 신왕이 되지 못할지라도 너희의 앞길을 닦아놓을 것이다.’

그렇게 모두가 필승의 각오를 하고서 육도윤회 투기장으로 오른다.

입구에는 간단한 규칙이 적혀있었다.

‘한 번에 열 명의 주신 도전자를 받는다.’

‘결투에서 패배하면 일 할의 권능을 승리자에게 빼앗기면서 부하가 된다.’

‘승자는 패배자들의 일 할의 권능을 넘겨받아서 신왕으로 가는 길을 간다.’

‘최종 승자는 개조행성의 신왕이 된다.’

‘이 계약은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주관한다.’

사전에 통보와 한치의 틀림이 없는 규칙이었고, 열 개의 명패와 손자국이 적혀있었다.

모든 도전자가 굳은 얼굴로 명패에 자신의 이름을 적고서 손바닥으로 권능을 주입한다.

그때마다 중앙신계의 음성이 울린다.

“계약되었습니다.

포기하시려면 지금입니다.”

“가겠다.”

도전자들은 여기까지 오면서 선조신과 싸우거나 재물을 바치고, 사자왕과 사투를 거듭해야 했다.

일족의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했던 중앙신계의 정문을 통과하여 투기장에 겨우 도착했는데 물러서는 도전자는 아무도 없었다.

팟-! 팟-!

도전자들이 육도윤회 투기장의 맨 위의 천도에 올라선다.

원형의 끝에 각자의 위치를 잡은 그들은 서로의 권능과 움직임에 집중한다.

용자왕과의 싸움으로 서로의 바닥까지 알게 되었으므로 요행 따위는 바랄 수 없는 전투였다.

그리고, 주신전으로 이동하여 어떻게 하면 은하유성 아이언의 황금후계 권능을 빼먹을지 고민을 시작한 차원창세신 코아를 대신하여 잔다르크 천사가 영웅왕을 타고서 진행을 나선다.

황금의 장갑이 찬란한 영웅왕의 입에서 웅장한 여성의 음성이 행성 전체에 울려 퍼진다.

“위대하신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지시를 전달합니다.

신왕 선발방식은 서바이벌입니다

육도윤회 투기장을 전부 전장으로 사용하셔서 최후의 승자에게 개조행성의 신왕을 허가하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은 모든 행성인류와 신족에게 공개되니 부디 명예로운 전투를 치르시기를 바랍니다.”

“!?”

둘씩 겨루어서 승자가 올라가는 토너먼트나 전부 한꺼번에 싸우는 배틀로얄을 예상했던 도전자들은 예상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외부와 완전히 격리된 위성 크기의 육도윤회 투기장이라면 오히려 공정한 전투방법이었기에 투지를 불사른다.

‘최소한 선발방식에는 부정이 개입될 여지가 없다.’

우우우우웅!

각자의 앞에 육도윤회 투기장의 여러 곳으로 보내지는 검은 구멍이 열리면서 차원창세신 코아의 음성이 울렸다.

“숨어서 기습하라.

찾아서 파괴하라.

최후의 생존자가 곧 승리자다.”

최후의 생존자가 승자라는 더하거나 뺄 필요가 없는 간략한 규칙에 도전자들은 어느새 완전히 회복된 자신들의 신기를 빼 들고서 어둠으로 몸을 날린다.

그런 그들을 차원창세신 코아는 축복했다.

“승자에게 영광이 있으라.

개조행성의 신왕은 새로운 창조주님을 모시고 이 세계를 청혈의 일족으로부터 전부 되찾을 것이다.”

육도윤회 투기장이 투명해지면서 내부를 비추고, 도전자들의 모습을 밖에 비춘다.

가장 밑바닥인 지옥도에 도착한 그들을 열 개의 거대한 화면이 얼굴을 비쳤다.

그리고, 차원창세신 코아의 거대한 얼굴이 육도윤회 투기장 옆에 나타나더니 이마의 신령연옥이 빛난다.

“내가 모시는 분의 지침에 따라서 패배자들에게도 기회를 주겠다.

잊힌 존재들이여 나서거라.”

그 말과 동시에 신령연옥이 개방되면서 지역우주를 소멸시키면서 회수해왔던 허신들이 모두 풀려났다.

그들의 목적지도 도전자들과 같은 지옥도였다.

“너희가 도전자를 잡는다면 새로운 도전자가 되리라.”

우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

신체가 없지만 강력한 허신들의 외침이 육도윤회 투기장의 지옥도를 채워간다.

그리고, 허신 모두가 비장한 표정으로 차원창세신 코아를 쳐다보았다.

“약속은 지킨다.

너희가 새로운 도전자가 된다면 일족까지 모두 부활시켜 주겠다.”

‘핫-! 위대한 신황이시여.’

힘찬 음성과 함께 허신들이 도전자들을 향해서 몰려간다.

이 허신들이 최소가 주신급의 강자라는 사실을 파악한 도전자들은 갑자기 필사적인 표정이 되어 이를 악물면서 바로 다른 도전자들을 향해서 움직인다.

그들의 뇌리로 차원창세신 코아의 음성이 울린 탓이다.

‘허신조차 당하지 못하는 주신을 도전자를 올려보낸 일족에게 어떤 벌을 내릴까?

부활시켜 준 수만큼 죽이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 않겠느냐?’

냉혹하기 짝이 없는 절대 독재자의 선언에 도전자들은 쫓아오는 허신들을 피해서 도전자들끼리 충돌한다.

그런데 각자가 가장 많이 파악했던 상대부터 노리게 되었다.

헤라클레스가 사자왕의 꼬리창을 같이 잡고 휘둘렀던 삼손에게 덤벼든다.

“미안하지만 너의 머리띠는 내가 가져가겠다.

나의 힘이 되어라.”

“아아! 이럴 거라고 생각은 했다.”

같은 힘의 권능과 완력 금고아를 가진 상대를 이기게 되면 힘의 증가는 더 커진다.

그러니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삼손도 같은 생각을 했기에 마주 달려오면서 외친다.

“거기를 박살 내주지.”

천사들이 돕지 않으면 들지도 못했던 길어진 머리카락은 머리띠에서부터 사라진 상태였다.

잘린 것이 아니라 완력 금고아 머리띠가 수납하고 있음을 파악한 헤라클레스는 혀를 차면서도 돌진을 멈추지 않았다.

“쳇! 약점이 사라졌구나.”

“그래서 후회되냐?

물러서기는 늦었다.”

삼손의 힘을 상징하는 머리카락은 큰 약점이었는데 거의 없어진 사실에 아쉬워하는 헤라클레스였다.

하지만, 이미 서로를 인지 감각에 목표물로 파악한 이상 후퇴는 없었다.

우오오오오오옹-!

그런 그들을 지옥의 악령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기세로 허신들이 몰려든다.

그러나, 둘은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너희는 귀찮다!”

“비켜라!”

거대한 투신의 환영이 허신들을 튕겨버린다.

파아아아-! 푸하하하!

몰려드는 허신들을 투기 방출로 날려버린 헤라클레스와 삼손은 약속대련을 하듯이 서로의 양손을 잡고서 힘겨루기로 들어갔다.

언제나처럼 가장 자신이 있는 분야로 상대를 압살하려는 것이다.

“우아아아아아!”

“크으으으으으!”

힘의 신들이 전력을 내자 근육과 관절이 한계를 넘어서 팽창과 수축을 하는 소리가 지옥도를 울렸다.

우지지지지지지지-! 뿌드드드드득-!

지옥도의 허공에 거대한 투신의 환영이 일어나면서 사투를 시작한다.

투기의 충돌만으로도 허신들이 접근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그들의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진화했는지 삼손의 길어진 머리카락을 돌돌 말아서 수납한 완력 금고아 머리띠와 이제 하체의 빛의 원처럼 빛나는 헤라클레스의 완력 금고아 정조대가 황금빛을 내뿜는다.

“완력 금고아!”

“완력 금고아!”

그렇지 않아도 이 이상은 없을 정도로 근육질로 변한 신체에 황금빛이 일렁이면서 격한 수축과 팽창을 반복한다.

초월신기인 금고아에 의해서이지만 자신의 신격과 완력이 주신의 경지를 뛰어넘어 창조신의 격에 도착했음을 인식한 두 힘의 신은 희열의 외침을 터트렸다.

“크하하하-! 이것이 바로 신황의 힘이구나!

이제 누가 나를 당할쏘냐?”

“푸하하하-! 세계가 너무나 나약해 보인다.

나는 최강이다.”

그런데 헤라클레스와 삼손은 누구도 열세에 처하지 않았다.

완력 금고아로 열 배로 끌어올려 진 힘조차 대등한 것이다.

‘나와 거의 같다.’

‘증폭해도 똑같다고?’

둘 다 주신으로서 가질 수 있는 완력의 한계에 도달했다는 뜻이었다.

당연히 최고의 힘의 신의 자리를 양보할 수 없는 자존심이 불꽃을 튕겼다.

“이 시건방진 초월자 자식! 올림푸스신족 십삼주신 앞에 고개를 숙여라.”

주신을 증명하는 열세 쌍의 빛의 날개가 찬란하게 빛난다.

신왕 제우스를 제외하고 최고의 지배층인 십삼주신이 되었기에 더없이 빛났다.

그러나, 삼손은 지지 않고서 소리쳤다.

“반신 주제에 까불지 마라!

이번 일이 아니면 너도 저 손오공처럼 마구간의 말이나 영원히 돌보는 신세였어!

그에 비하면 나는 선지자로서 공을 세워 가나안신족 장군이 되었다.

신왕의 사생아인 너와는 시작부터가 달라.”

“닥쳐! 나도 올림푸스신족을 구원한 공으로 천사를 지휘하는 장군인 힘의 신이 되었다.

네 말대로 신계에서도 말똥을 치워야 했다면 차라리 인간으로서 죽었다!”

열두 개의 시련 중에서 엄청난 크기의 마구간의 말똥을 치워야 했던 과거를 떠올린 헤라클레스는 흥분해서 소리치면서 주먹을 내질렀다.

퍼어억! 퍼어어억!

삼손도 똑같은 자세로 주먹을 휘둘렀기에 엄청난 타격음이 울린다.

“내가 신왕이 되면 너는 말똥이나 치워라!”

“과수원이나 다스리게 해주지.”

그 말은 백만 분신술로 허신들을 견제하면서 자신은 변신술로 숨어서 도전자들의 허점을 노리던 손오공에게도 똑똑히 전달되었다.

천계에서 최하위 관리인 마구간 지기와 과수원 지기를 했던 과거는 손오공으로서 생각만 해도 괴로운 흑역사였다.

‘저 자식들이 아무런 상관이 없는 나를 은근히 모욕하네!

신왕이 된 내가 부러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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