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대별의 침착한 대꾸와 함께 사자왕의 최후포효(最後咆哮)가 폭발했다.
투하하하하하하하하-!
음파공격에 방어력을 집중한 방어막도 막을 수가 없었다.
모든 신족의 군대가 폭풍에 휘말린 낙엽처럼 뒤로 날려진다.
“우와아아아아아-!”
“카아아아아-!”
대열의 가장 끝에 있던 원거리 공격진까지 쓸어버리는 음파공격에 대별과 소별의 활시위가 빠르게 왕복한다.
퉁-! 퉁-! 퉁-!
화살이 쏘아지는 소리는 작았지만, 발사되는 투기의 화살의 수는 수천 발이 넘었다.
푸슈슈슈슈-!
소별이 쏜 투기화살은 하늘을 가르는 그물처럼 완벽한 대형을 만들었고, 그 사이를 대별이 투기화살이 채운다.
그렇게 투기화살들은 빛나는 막들이 되어서 사자왕의 최후포효(最後咆哮)를 막아내었다.
투우우우우우웅-!
앞으로 날려진 투기화살로 만든 방어막들은 어떻게든 버티고 있던 도전자와 주신들의 앞에 날라와서 그들을 지켰다.
“이러면 궁막(弓膜)인가?”
“정말 신기한 것을 보는군.”
그런데 이것으로도 위력을 견딜 수가 없어서 뒤로 정신없이 날려진다.
그러나, 궁막(弓膜)의 방어를 받지 못한 고위신들이 아주 저 멀리 날아가는 모습을 보니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검신들이 검을 휘둘러서 방어막을 만드는 광경은 많이 보았지만 설마 화살로도 만들 수 있을 줄은 몰랐다.”
“궁신의 능력이 놀랍군.”
그렇게 사자왕의 최후포효(最後咆哮)는 주신 미만의 모든 신족을 멀리 추방하는 것으로 끝냈다.
슈하하하하하하-!
뒤이어서 일어난 먼지구름이 신족의 시야를 가리는데 사자왕의 목소리가 울렸다.
“내가 주신에게는 통하지도 않을 음파공격을 왜 했는지 아나? ”
그 말을 들은 환인의 인상이 굳었지만 바로 묻는다.
“왜 그런 것이오?”
아직 충분한 시간을 벌지 못했기에 시간이 필요했다.
‘행성 신족의 최정예군대를 순식간에 날려버리는 강자를 기계신이라고 무시할 수 없다.’
정중한 예의를 갖춘 말에 사자왕의 기계신체는 흔쾌하게 대답했다.
“변신할 공간과 여유를 얻기 위해서지.
이 과정이 조금 시간이 걸리는데 주신 정도면 악착같이 달려들어서 아주 귀찮아서 말이야 고안한 오의이다.”
“!?”
그러자 음파공격에 가려졌던 굉음이 그제야 들려왔다.
차캉-! 창-! 끼리리리-! 쿵!
그것은 금속과 금속이 충돌하고 이어지는 소리였다.
슈우우우우-!
먼지구름에서 두 배 이상 커진 사자왕의 덩치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겨우 이백 미터가 넘을 정도로만 커졌지만, 수 킬로미터가 넘는 본신을 가진 행성신인 육마왕조차 기가 질릴 정도로 막강한 존재감이 밀려왔다.
“….”
“….”
치가 떨리는 투기와 살기에 도전자와 주신들은 방금 음파공격에 당해서 날려진 신족군대가 부러워질 지경이었다.
“왜 내 가슴 갑옷에 사자 머리가 달린 줄 알고 있나?
용자왕들만이 가슴에 자신과 가장 닮았다고 생각하는 맹수의 머리가 부착되어 있지.
왜 그럴까?”
사자왕의 이번 질문에는 환인조차 답을 할 수 없었다.
오로지 언제인가 나타날 약점에 쏘아 넣을 단 한 번의 치명타를 준비할 뿐이었다.
“이건 장식이 아니다.
바로 이 변신을 위해서다.”
먼지구름이 걷히면서 사자가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울린다.
무엇이라도 물어 끊을 것 같은 톱날과 같은 이빨과 휘두르면 행성이라도 갈기갈기 찢는 발톱이 하얗게 빛난다.
크르르르르! 번쩍! 번쩍! 쫘좌자자자자-!
파랗게 빛나는 칼의 갈기와 황금빛으로 빛나는 강철의 신체를 가진 파괴의 화신과 같은 황금 기계사자는 오만한 표정으로 도전자들을 내려다본다.
“신멸수신(神滅獸神) 사자왕 형태.
내가 활동하던 세계의 모든 강자를 공포에 떨게 했던 용자동맹의 기계 파괴신 형태다.
모두 제대로 싸울 준비는 되었나?”
말은 곱게 하는데 당장 미쳐 날뛸 것 같은 살의가 전해진다.
높아진 경지 덕에 결과가 바로 예측되어서 기가 질려버린 손오공은 자신도 모르게 더듬거리면서 말했다.
“우…우리 쪽 사자가 전력을 내면 어느 정도 대처가 가능….”
아까 사자후(獅子吼)를 써서 어느 정도 위력을 중화시켰던 이산대성 사타왕(移山大聖 獅駝王)을 찾았는데 이미 전투 불능이었다.
사자왕의 최후포효(最後咆哮)를 처음으로 막아서 위력을 뒤집어쓴 탓이었다.
“….”
인간 형태에서 맹수 형태로 변형되어서 상승한 기동력과 공격을 추정하고, 바짝 얼어붙은 도전자와 주신들을 향해서 황금 기계사자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먼저 사과부터 하지.
신멸수신(神滅獸神) 형태로 전투에 들어가면 적이 몰살되기 전까지는 이성이 완전히 사라진다.
끔찍하게 당해서 먹히기 싫다면 지금이라도 포기를 권한다.”
황금 기계사자의 입에서 흘러나온 음성에는 진심이 가득 담겨있었다.
그리고, 주문처럼 명령어가 흘러나온다.
“무상의 정의가 실현된 나라라면 우리는 지킨다.
모든 존재가 행복하게 사는 세계를 위해서라면 우리는 기꺼이 짐승이 되어 신을 물어뜯어 죽이리라.”
황금 기계사자의 눈에서 서서히 이성이 사라지고, 광기의 황금빛이 번뜩인다.
“세계와 여왕폐하를 위하여.”
그 말과 동시에 사자의 동작은 한순간 멈추었다.
이성이 완벽하게 봉인되고, 맹수의 전투본능이 지배를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환인의 활시위가 튕겼다.
“기다렸다.”
그동안 힘을 모으고 있던 투명한 투기화살이 흔적도 없이 발사된다.
쉬이이이이-! 꽝-!
황금 사자의 눈에서 불꽃이 튀면서 그대로 뒤로 살짝 밀린다.
그러나, 관통되지는 않았는지 멀쩡한 눈동자로 환인을 노려보면서 으르렁 거렸다.
우르르르르르르릉-!
환인의 투명 투기화살이 얼마나 막강한 위력을 가졌는지 잘 아는 대별과 소별은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다.
“이럴 수가 있나?”
“아바마마의 화살이 관통되지 않다니?
이미 투명 투기화살로 사자왕의 장갑을 시험해본 환인은 바로 다음 사격을 준비한다.
“놀라지 말고 견제에 나서거라.”
궁술 금고아가 원형으로 휘어진다.
휘아아아아아-!
그야말로 그림과 같은 완벽한 자세로 활을 쏘는 자세를 만든 환인은 궁술 금고아의 활시위를 더욱 당기면서 말한다.
“역시 맹수 형태로 변하는 갑옷이었군.
이성이 없다면 아무리 강해도 결국은 짐승이다.
완전히 전환되는 이때를 기다렸다.”
전력을 내기 시작한 환인의 상체의 근육이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른다.
거기에 따라서 궁술 금고아는 원형을 벗어나서 타원형으로 바뀌면서 더욱 막대한 위력을 품어간다.
기이이이이이이익-!
궁술 금고아의 활 몸이 한껏 당겨지면서 굉음을 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환인의 상의가 그대로 터져나갔다.
퍼어어어어엉-!
상체의 근육 팽창에 전신 갑옷이 견디지 못한 것이다.
어떤 투신보다 우락부락한 상체 근육을 드러낸 환인은 미소를 지으면서 말한다.
“뭘 그렇게 당황해하시오?
이제 사자 사냥을 시작합시다.
모두 과거에 많이 해보았겠지요?”
호리호리하던 환인의 상체가 더 없는 근육질로 변하자 살짝 기가 질린 도전자들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신기를 휘두르면서 나섰다.
조금 크고 재질도 다르지만 사자는 도전자들의 두려움의 대상이 될 수 없었다.
아공간에서 둔기를 꺼낸 삼손은 크게 외치면서 선두에 섰다.
“나는 반신의 어린 시절에 사자의 입을 양손으로 잡고서 찢어버렸지.
얼마나 큰 사자였는지 나중에 가보니 입에 커다란 벌집이 있더군.
벌꿀이 참 맛있었지.”
헤라클레스도 지지 않고서 커다란 둔기를 꺼내서 돌진한다.
“내가 목을 졸라 죽인 사자는 불사의 괴물이었다.
너도 똑같이 죽여주지.”
영웅은 맹수를 잡고 괴물을 퇴치하며 명성을 쌓는다.
그런 수많은 사냥과 시련을 뚫고서 신의 자리에 도착한 그들에게 인간이 아닌 괴물은 절호의 사냥감이었다.
후우우우우-! 위이이이이잉-!
칼날이 안 들어가는 강철의 몸이기에 모두 둔기를 휘두른다.
주신 이상의 강자이면서 초월신기를 가지고 전력으로 휘두른 둔기들이 신멸수신(神滅獸神)의 형태인 사자왕의 거체를 강타했다.
투가가가가가강-! 과가가가가강-!
현실을 강화하여 기적을 만드는 주신의 권능이 부르는 막대한 물리력이 이백 미터가 넘는 크기의 강철의 거구를 하늘로 띄어 올렸다.
그러나, 신축성 있는 채찍처럼 휘둘러지는 날카로운 금속의 꼬리가 집중공격을 펼치려는 주신들의 심장을 하나하나 꿰뚫으려 한다.
수많은 꼬리창의 잔영이 포위하고 덤벼들려는 주신들을 노린다.
파파파파파파-!
이 꼬리창의 최초의 희생자는 올림푸스 신족의 전쟁신 아레스였다.
신멸수신(神滅獸神)의 사자왕은 맹수의 감각으로 가장 약한 존재부터 사냥한 것이다.
“컥-!”
날카로운 창끝이 달린 금속 꼬리는 신창처럼 주신의 신체를 수월하게 관통했다.
그리고, 그대로 바로 휘둘러오자 도전자들은 혀를 차면서 거리를 벌린다.
“쳇! 어떻게 일격도 못 견디냐?”
“저 자식 어디의 주신이야?”
둔기의 공격으로 자세를 흩트리면서 기세를 올렸는데 추가로 공격하면 꼬리창에 꿰인 아레스가 위험했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주요권능을 강화하는 초월신기를 사용하니 대적할 만했기에 여기저기서 대화가 튀어나온다.
“주신이 맞기는 해?”
어떤 도전자가 정체를 알아보고서 외친다.
“올림푸스 신족의 전쟁신 아레스다.”
그러자 바로 살벌한 평가가 나온다.
“아! 아레스? 반신들에게 처맞고 다닌다는 그 약골 말이지?
그럼 이해가 간다.”
“대장장이신의 마누라와 바람을 피우는 현장에서 신기에 제압당해서 다른 주신들에게 개망신을 당했다던 멍청이가 맞지?”
“전쟁신을 둘이나 임명할 때부터 알아봤다.”
“전쟁신이 저러니 행성신들에게 몇 번이나 신계가 털렸지.”
너무나 쉽게 인질로 잡힌 셈이니 살벌한 평가였다.
승리의 방패로 겨우 꼬리창의 공격을 막은 아테나로서는 속에서 불길이 치솟는 말들이었다.
‘소문이 다 나 있었구나!’
악평도 문제지만, 다른 주신들은 다 막는 꼬리창의 공격에 반응조차 못 하는 몰골을 보았기에 실로 할 말이 없었다.
‘수련은 하지 않고서 유부녀와 놀아나더니 이런 수치를 보여?
가만두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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