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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포식자에서 신계운영을 위한 사냥감으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
엄청난 사태에 경악하는 그들의 귀로 차원창세신 코아의 차가운 목소리가 전해진다.
“생존본능은 있더구나.
계속 이렇게 죽이다 보면 최하위 개체도 알아서 이성을 되찾겠지.
모든 청혈의 일족이 이성이 되돌아올 때까지 너희는 중앙신계의 연료이자 행성의 비료가 된다.
그런 운명이 싫다면 빨리 전부 제정신이 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철컹-!
그 말과 동시에 이 세계의 법칙이 되어버린다.
그렇게 청혈의 일족의 운명을 마음대로 결정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느긋하게 말을 이어간다.
“일단 내 초월자 분신들이 조종하는 용자동맹과 싸워 봐라.
살아남은 존재가 있다면 대화를 하겠다.”
“!?”
중앙신계의 하늘에 무수한 차원창세신 코아의 분신들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파파파파파파파파파파-!
일만이 넘는 최고위신 급의 분신을 불러낸 차원창세신 코아의 권능에 치우의 입이 딱 벌려졌다.
‘중앙신계에 나와 손오공이 편입되어 있으니 신계 주신이자 신황이신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분신과 화신체를 쓰는 것은 이상한 일은 아니다.
백만 명의 분신을 불러내는 손오공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불러낸 분신의 수준 자체가 너무 달랐다.
‘나는 최하위 신인데 신황님의 분신은 전부 최고위 신이다.
이건 도대체가 비교 자체가 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창조신, 아니 신황님의 진정한 권능이구나.’
그렇게 도전자들이 넋을 잃어갈 때 중앙신계에서 환호성과 함께 용자동맹의 기계신체들이 날아오른다.
“잠시 조종사가 되시겠다고 하신다.”
“드디어 용자동맹의 정식 출전이다!”
“모두 가자!”
기다렸다는 듯이 하늘로 날아올라서 합체하는 용자동맹의 기계신체들에게 차원창세신 코아의 명령이 떨어진다.
“될 수 있으면 살려서 압송하라.
시체보다 효율이 더 높다.”
“핫-!”
우우우우-!
기본 장비인 변신 전함의 함대까지 날아올랐다.
중앙신계의 하늘은 십만 대가 넘는 변신 전함의 대함대와 갑판에 올라선 일반기체로 가득 찼다.
과거를 기억하는 용자동맹의 외침이 울려 퍼진다.
“세계와 여왕 폐하를 위하여-!”
“무자비한 강자들에게 무상의 정의를 집행하리라!”
완벽한 전투태세인 용자동맹의 대군을 지나가게 하려고 차원문이 더욱 커진다.
파아아아앙-!
용자동맹의 용자왕과 일반 용자들이 몰려들자 어느 정도 이성이 돌아온 은색 청혈의 일족들은 비명을 지르면서 도주를 시작했다.
항상 포식자였던 그들에게 연료와 비료가 되는 운명은 처참하기 짝이 없었다.
끼이이이이이이익-!
영웅황제와 힘겨운 전투를 벌이던 금색 청혈 일족들이 다급하게 외쳤다.
“카아아! 도망치지 마라.”
“끼이이! 전력은 우리가 위다.”
그런데 소용이 없었다.
상위 개체가 아무리 통제력을 강화해도 공포에 사로잡힌 하위 개체들은 전부 흩어져서 도망친다.
기이이이이-! 두두두두두두두두-!
저렇게 갈려서 연료와 비료는 되기 싫다는 두려움이 싸워야 한다는 강제력을 압도한 것이다.
너무나 빠른 군세의 붕괴는 영웅황제를 막으려던 금색 청혈의 일족이 전멸하여 지휘력이 상실된 탓이 컸다.
마지막 지배자급 황금 청혈일족을 양손으로 으깨버린 영웅황제는 혀를 차면서 손을 털었다.
“쳇-! 진짜 손만 더러워졌군.”
남은 청혈 일족의 도주도 쉽지 않았다.
초월자로서 거의 정점에 도달한 차원창세신 코아였기에 분신조차 너무나 강력했다.
그런 강자를 조종사로 받아들인 용자동맹의 모든 기계신체는 최대한의 위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이 벌레들을 전부 잡아서 새로운 세계의 기초로 삼는다.”
“다른 은하계에 소식을 전할 단 한 마리만 놓아줘라.”
현세계를 제패했던 전성기 시절의 힘을 발휘하는 용자동맹 앞에 별의 폭발을 견디어내는 생체장갑과 위성 크기의 신체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구궁-! 파아아-! 끼에에에에-!
청혈의 일족은 변신 전함의 빔 포와 미사일의 연사에 생체장갑이 파괴되고, 코아가 기계신체에 제압되어서 중앙신계의 정제소로 처넣어졌다.
처음에 기세 좋게 쳐들어오던 모습은 사라지고, 지금은 사냥당하는 신세였다.
가가가가가-! 카아아아아-! 과가가가! 퉤에에에에-!
끝없이 계속 끌려와서 분쇄되는 청혈의 일족의 비명이 요란하게 울린다.
“끼아아아-! 살려줘!”
“카아! 이렇게 죽을 수 없다.”
이성을 어느 정도 갖춘 은빛 상위 개체가 지르는 비명과 애원은 정문에서 도전을 준비 중이던 모든 신족에게 들렸고 자신들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너무 끔찍하군.’
‘저것들이 창조신을 삼키고, 창조신계를 멸망시켰다는 벌레 괴물들이 정말 맞는가?’
‘너무 약하잖아?’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당하고 있는 청혈의 일족의 모습이 자신들의 미래와 겹쳐 보인 것이다.
‘잘 봐두자.’
‘잘못하면 우리도 저렇게 될지 모른다.’
그들의 불안을 실체화시키는 한마디가 들려왔다.
“나를 실망하게 하지 마라.
별로 안 좋은 일이 생길 것이다.
이제 마지막 도전을 시작하라.”
“!!!”
“!!!”
마지막 기회라는 말을 들은 환인은 올 것이 왔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도전자 모두를 하나하나 보면서 말한다.
“드디어 이런 때가 왔군요.
제가 보기에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님께서 도전자에게 원하는 모습은 진정한 신왕이오.
원래 신족은 세계의 지배자가 아닌 관리자이지요.
신왕의 어떤 존재인지는 모두 알고 계시겠지만, 다시 설명하겠소.”
치우를 보면서 또박또박 말했다.
“신왕은 투쟁보다 협상을 우선하여 전력을 증가시킨다.
적과 아군은 모두 창조주님의 세력이다.
쓸데없는 전쟁은 세계를 약화를 시키기에 피해야 한다.”
“….”
투기를 발산하던 치우는 입술을 찌푸리면서 팔짱을 꼈다.
처음에 이 소리를 들었다면 당장 결판을 보자고 달려들었겠지만, 마지막 도전이라는 소리까지 들은 이상 그럴 수가 없었다.
치우가 반발하는 기색이 없자, 손오공을 보면서 말한다.
“신왕은 이익보다 신뢰를 우선한다.
모든 언행은 창조주님을 대리하기 때문이다.
약속을 어기거나 거짓을 말하면 창조주님의 권위를 실추기에 해서는 안 된다.”
“….”
일족의 신뢰를 배신하지 않기 위해서 백방으로 노력하다가 제천왕의 직위를 가지게 된 손오공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기에 아무런 변명도 하지 않았다.
환인의 눈이 헤라클레스를 향하자 내심 긴장한 헤라클레스였는데 다음 행동에 할 말을 잃었다.
“신왕은 명분이 없이 함부로 살생하거나 범죄를 저질러서는 안 된다.
살생을 허가받은 마신족이 아니라면 직위와 관계없이 기본적인 사항이니 추가적인 말을 하지 않겠소.
다만 모든 행동은 신계에 영원히 기록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시오.
특히 지성체와 불미스런 문제를 일으킨 신왕은 어떤 권능을 가져도 신황이 될 수 없소.
죄를 지으면 가중처벌을 받게 되오.”
“….”
반신 시절에 멋대로 벌였던 행동을 다시 생각한 헤라클레스로서 저절로 아찔해진다.
그렇게 도전자들에게 개조 금고아와 연관되어 하나하나 알려준 환인은 자신의 궁술 금고아를 활로 변형시켜서 탁자에 놓았다.
“나 역시 신왕으로서 잘했다고는 말을 하지 못하오.
분명 환단신족은 발전시켰지만, 운이 아주 좋았소.
내가 아닌 누구라도 할 수 있었지.
그러나, 단 하나만은 확언하오.
자식 농사만은 아주 잘 지었다는 것이지.
이제 들어오너라.”
스으으으으-!
환인의 뒤에 두 명의 주신이 모습을 드러낸다.
갑작스러운 등장에 도전자들은 내심 놀랐다.
‘으음? 언제 들어왔지?’
‘놀랍군.
환인과 비슷할 정도로 강하다.’
비슷한 얼굴을 보아서 혈족이 분명한데 기세가 남달랐다.
드드드드-!
그들이 뿌리는 날카로운 투기가 주신전 안을 흔든다.
‘이건 검기(劍氣)인가?’
‘궁기(弓氣)다.’
각자 등에 메고 있는 거대한 장궁과 화살통 외에 신기가 없으니 궁신이 확실해보였다.
환인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면서 뒤를 돌아보면서 말했다.
“내 유일한 자랑은 아들들이오.
조금 큰 아이는 후계인 대별이고, 작은 아이는 소별이라오.
앞으로 중요한 일의 동료가 되실 분들이니 인사를 드려라.”
“예! 아버님!”
두 주신은 절도있는 동작으로 양손을 맞잡으며 살짝 고개를 숙인다.
“환단신족 후계 대별이 인사드립니다.”
“환단신족 총사령관 소별도 인사드립니다.”
그와 동시에 활과 화살에서 투기가 응축되면서 활을 쏘는 투신의 환영을 만든다.
슈우우우우우우우-!
증명서처럼 펼쳐진 열세 쌍의 빛의 날개는 완전한 주신임을 보였다.
‘후계인데도 저 정도의 투기 유형화를 보이는가?’
‘투기 화살의 위력이 엄청나겠군.’
환인과 비슷한 경지의 궁신들의 등장에 도전자들은 기뻐해야 할지 경계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바로 이어서 작전이 설명된다.
“원거리 공격을 나와 이 아이들이 맡아서 반드시 저 사자와 코끼리를 잡아내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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