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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예측하지 못한 대답에 관절이 어긋난 상태에서도 미쳐 날뛰려는 치우를 조심스럽게 부축한 치우는 중앙신계의 영역을 벗어난다.
“자자! 그렇게 화내지 마시고 다음 전투를 준비하시죠.”
“총동맹이 그렇게 쉬운 일인 줄 아느냐?”
“어떻게든 해보죠.”
그런 대화를 나누며 멀어지자 사자왕의 기계신체가 톱날 대검을 해제하는 모습을 본 환인은 접촉부위로 아주 작은 의지를 보냈다.
‘원하시는 대로 다시 갑니다.
일단 사과부터 하겠습니다.’
‘응? 으어어어어-!’
파-!
그것은 그야말로 보이지도 않는 움직임이었다.
치우를 부축하며 막 세계수 줄기로 뛰어내리려던 환인이 갑자기 돌아서며 거대한 빛의 활을 꺼냄과 동시에 활시위를 튕긴다.
슉-!
겉에 있던 치우는 너무나 빠른 그 동작에 말려들어서 저절로 비명이 나왔다.
‘뭐야? 우와아아아-!’
환인이 빛의 활을 꺼내어서 시위를 튕긴 동작은 너무나 빨랐다.
그래서, 사자참마신검(獅子斬魔神劍)을 분해하여 다시 손목에 손잡이를 수납하려고 기체 일부를 변형하던 사자왕의 기계신체의 반응이 늦었다.
“!?”
화살로는 믿을 수 없는 위력을 가진 투명한 무엇인가가 쏘아졌음을 파악한 사자왕의 기계신체는 반사적으로 몸을 피한다.
바로 눈을 노리고 날라왔기에 자연스러운 반응이었다.
‘놀라운 속도의 투기 화살이다!
이건 눈에 직격이 되면 위험하다!’
다행히 너무 빠르게 쏘아서 조준이 잘못이 되었는지 고개만 돌려도 빗나갈 화살이었다.
가볍게 고개를 돌리려는 사자왕의 기계신체였는데 처음으로 경고의 반응이 올라온다.
섬뜩-!
‘화살이 그대로 통과하면 바로 정문 안쪽이다.’
현세계에서 최고 수준의 존재감을 가졌던 자신을 설계도와 자료만으로 그대로 구현한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거주하는 중앙신계에 화살이 들어가게 할 수는 없었다.
‘이건 피하면 안 된다!
쳐내야 해.’
바로 팔을 휘둘러서 투명한 투기의 화살을 튕겨내려 시도했다.
보이지는 않았지만, 오랜 전투경험이 궤도를 읽어낸다.
‘제발 맞아라!’
머리 위로 올려진 팔의 장갑에 커다란 충격이 몰려오면서 뭔가가 머리를 스치고서 지나간다.
퉁-! 슈파파파파파파-!
“끅-!”
충돌부위에서 엄청난 여파가 밀려오면서 기계신체를 뒤흔든다.
장갑이 부서지지 않았으나 만만치 않은 위력이라 처음으로 도전자에게 위협을 느낀 사자왕의 기계신체는 경악했다.
‘이건 위험했다.
창조신조차 관통할만한 투기의 화살이라니?
특별한 초월 신기라도 가지고 있는가?
그래도, 이 약한 세계의 주신이 이런 위력의 공격을 하다니 믿을 수 없구나.’
일단은 공격을 잘 피해낸 사자왕의 귀로 이제야 활을 튕긴 소리와 활이 쏘아지는 소리가 울린다.
퉁-! 슈하하하하하하하-!
바로 이어서 중앙신계의 정문 바로 옆에 사람 크기만 한 화살이 적중되는 소리가 뒤를 이었다.
꽝-! 부르르르르!
일단은 중앙신계 안으로 화살이 날아드는 참사를 면한 사자왕의 기계신체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휴-! 겨우 막았군.’
드드드드드-! 쩌저저저적-!
크기는 크지만, 겨우 화살 하나가 박혔는데 중앙신계의 정문이 뒤흔들린다.
그리고, 주변으로 번져가는 균열과 진동이 지금 공격이 어느 정도 위력이었는지 알려주었다.
거대한 빛의 활을 든 채 쏘는 자세를 취한 환인은 그제야 고요한 목소리로 영창을 시작한다.
“활시위를 당기는 나의 손은 빛보다 빠르다.
쏘아진 순간부터 세계를 바꾸리라.”
화살이 광속을 넘어선 초고속으로 발사되었음을 인식한 사자왕의 기계신체는 후폭풍을 대비했다.
그리고, 내심 놀랐다.
‘설마 내가 주신을 상대로 방어막을 사용하게 될 줄이야?
이게 도대체 얼마 만인가?’
용자동맹의 기계신체는 기본적으로 주신으로는 파괴할 수 없다.
그러니, 주신들과의 싸움에서 방어를 해보는 행위 자체가 무상의 정의와 여왕들의 수호를 앞세운 무수한 전쟁에서도 흔하지 않은 일이었다.
그렇지만 빛의 속도로 뛰어넘은 투사체의 후폭풍이 얼마가 강력한지 알기에 재구현 이후에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방어막까지 올린다.
‘조종사가 없기에 투기의 위력이 약하다.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
우우웅-! 꽈가가가가가가강-!
빛의 활을 들고 활시위를 당긴 자세의 환인과 전면을 모두 막는 원형 방어막을 발동시킨 사자왕의 사이의 공간이 미친 듯이 뒤틀리면서 폭발하기 시작한다.초광속으로 지나간 투기의 화살이 지나긴 여파치고는 어이가 없을 정도로 강력했다.
‘겨우 한발의 화살이 쏘아진 현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위력이다.
도대체 어떤 신기를 발동했기에 이런 위력을 구현할 수 있는가?
설마 신황께서 내리신 금고아가 활은 아니겠지?’
도전자들의 한심한 능력에 탄식하던 차원창세신 코아가 초월 신기를 내린 사실을 모르는 존재는 중앙신계에 없었다.
‘그런데 어떤 권능을 증폭하는지는 모른다.’
끝도 없는 무력과 창조력을 보이면서 지역우주를 적과 함께 쓸어버리는 독심을 가진 신황에게 물어볼 간 큰 존재는 없었다.
띠띠띠디-!
어떤 초월 신기인지 확인하려는 사자왕의 기계신체의 반응과는 달리 환인의 낭랑한 영창소리가 천지가 붕괴가 되는 듯한 굉음 속에서도 똑똑하게 울린다.
“나의 화살은 인리(人理)를 벗어난다.
해와 달을 떨어뜨리고 세계를 바꾸리라.”
한발의 화살을 쏘면서 영창에서 세계가 말할 정도로 참으로 대단한 위력이었다.
사자왕의 기계신체는 현세계에서 벌였던 수많은 전투 속에서 활로서 지금과 같은 현상을 일으키는 신기와 권능을 발휘하는 적을 추가로 검색했다.
‘창조신계의 창조신들만이 가능했군.
그러나, 그들도 아무런 준비 동작도 없이 단 하나의 화살로 이렇게 강하게 쏠 수는 없었다.
어떤 초월 신기를 가졌는가?’
환인이 들고 있는 커다란 빛의 활을 조사한 결과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단순한 권능으로 만든 빛의 활?
등급조차 나오지 않는다.’
어떤 증폭효과도 없는 단지 무식하게 단단하고 강한 활이라는 분석결과였다.
믿을 수 없으나 이어서 환인의 투신으로서 능력이 나온다.
“신족에서 최고 수준의 궁신이라고?
순수한 활과 화살로써 세계의 법칙까지 바꾸는 존재인가?
그것은 겨우 행성의 주신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경지다!
도대체 어떻게 수련을 했기에 이 정도의 경지에 오를 수가 있지.”
“활쏘기는 환단신족이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취미입니다.
오랜 시간 즐기다 보니 이렇게 되더군요.”
“취미로 그 경지에 올랐다?”
대화로 한 방 먹은 셈이 된 사자왕의 기계신체는 살벌한 투기를 피어 올렸다.
“후후! 내가 만났던 다른 궁신들이 들으면 반응이 참으로 재미있을 답변이군.
그들이 어떻게 쓰러졌는지 가르쳐주지.”
왼손을 들어 올리면서 영창 하듯이 명령어를 실행시킨다.
“프로텍트 실드 프롬 미사일”
모든 원거리 공격을 무력화시키는 마도가 부여된 검은 원형의 방패가 사자왕의 왼손에서 펼쳐지며 전면을 가린다.
우웅-!
자신이 활의 권능을 보이면 기계신이 바로 대응을 해올 것으로 예상한 환인이었으나 이렇게 마도의 방패를 사용할지는 몰라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저건 또 뭐야?’
사자왕의 기계신체는 어떤 원거리 공격도 막는 마도의 방패를 불러내었다.
환인은 이제까지 절대로 빗나가지 않았던 화살이 적중되는 심상이 그려지지 않았다.
‘인지 자체를 막는 방패인가?
이제 아무리 쏘아도 적중될 것 같지가 않군.
그러나 반드시 틈이 생긴다.’
더욱 강하게 활시위를 당겨서 조준한다.
끼이이이이-! 지지지지지-!
만월처럼 휘어진 빛의 활에 무지막지한 신력이 응축되어 투기의 화살이 드러난다.
얼마든지 쏴보라는 듯이 마도의 방패를 앞으로 내미는 사자왕의 기계신체에서 숨이 막힐 것 같은 기세가 뿜어져 나온다.
‘분명 능력치로 보면 단숨에 쓰러트릴 수 있는 적이다.
그러나, 이런 최고 수준의 궁신과 검신에게는 정말 많이 당했지.
이들은 신격이나 기본 능력 이상의 위력을 발휘한다.’
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엄청난 타격을 입고서 영웅황제의 수리공장에 들어갔던 아픈 기억이 방심을 용납하지 못하게 한다.
‘이제 화살이 어디서 날아올지 모른다.
탐지영역을 넓혀야 한다.’
아무런 권능을 사용하지 않고 단순한 동작으로 현실을 조작하는 투신들과 싸웠던 과거 전투경험으로 탐지범위를 넓히는 모습에 환인이 다급하게 외쳤다.
“아! 진짜! 제가 들킨 것 같지는 않은데 정말 운이 없으시군요.
조상신님을 믿고서 비장의 수단까지 동원했는데 뭐하십니까?
어서 일어나서 뛰십시오!”
“뭐라!?”
그 말에 기겁하여 고개만 돌려 뒤를 본 사자왕의 기계신체는 황당한 광경을 보았다.
스르르르-! 툭-!
처음 쏘아져서 정문 옆에 박힌 화살이 스스로 빠져서 떨어지더니 치우의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치우를 화살로 변형시켜서 쏘았다는 말인가?
같은 주신을 화살로 변화시켜서 쐈다고!?
그것이 주신에게 가능한 일인가?’
같은 수준의 주신을 변화시켜서 투명한 투기 화살로 위장해서 쏜 사실에 놀랄 시간이 없었다.
기이이이이-!
활시위를 최대한 당긴 환인이 다시 조언을 시작한 것이다.
“도저히 못 하시겠다면 구르기라도 하십시오!
보시는 대로 이 수법은 다시는 안 통합니다.
지금이야말로 진짜 유일한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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