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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771화 (1,681/2,000)

34권 35권

가공할만한 완력을 주는 대신에 욕망을 철저하게 제약하는 신기였다.

더구나, 신왕 제우스가 몰래 요청한 일족을 위한 통제기능까지 들어있으니 이건 함정과 같은 신기였다.

그런 위험한 신기를 빨리 끼우라는 제우스의 부추김에 헤라클레스의 분노는 폭발했다.

“하-! 진짜 못해 먹겠네!

내가 뭘 잘못 했다고 정조대와 구속구를 채워-!

이걸 그냥 확!”

힘이 세다고 멍청하지 않다.

성기에 끼우는 이 신기가 어떤 제어기능을 가졌는지는 바로 파악할 수 있었다.

‘힘을 주는 대신에 고자로 만든다는 뜻이냐?

어떤 망할 녀석이 이딴 신기를 만들어서 뿌려?’

성질이 나서 팔찌를 꽉 쥔 헤라클레스였는데 제우스와 십이대신은 말리지 않고서 고개를 살래살래 흔들었다.

자신들도 몇 번 당했기에 다음에 벌어질 일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결국에 터졌다.’

‘이제 나오겠군.’

산을 집어 던지고, 산맥을 깨부수는 힘의 신인 헤라클레스의 완력인데도 팔찌는 끄덕하지 않는다.

구우우우우-!

오히려 투기가 방출되는 반발력이 일어나서 헤라클레스의 손을 날려버렸다.

투가가가강-! 우우우우웅-!

허공에 떠서 웅장한 떨림을 보내는 팔찌를 본 순간 헤라클레스는 큰 충격을 받았다.

파괴하려는 순간 신기 자체에 어마어마한 완력이 발동되었는데 그 힘이 자신을 압도해버린 것이다.

“이…이럴 수가 있나?

신기의 투기가 내 힘을 이겨내?”

정확하게 말하면 팔찌에서 일어난 투기의 파동이 헤라클레스의 완력을 능가했다.

후우우우우-!

팔찌를 감싸는 투기는 강대한 어떤 투신의 환영처럼 일렁거린다.

이제까지 보아왔던 신기와는 격이 다른 보물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헤라클레스는 욕심이 있었으나 부착 위치가 성기라는 사실이 생각나자 저절로 이가 악물려진다.

‘으득! 힘을 증가시키는 투기의 갑옷을 부여하는 신기인가?

최대 열 배의 힘의 증폭이 사실이라면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된다.

그렇게만 되면 나를 이길 신은 올림푸스 신족에서 없다.

어? 그걸 알면서 왜 나에게 주지?’

헤라클레스의 시선을 마주치자 모두 고개를 돌리는 십이대신을 보니 어떤 상황이 벌어졌는지 파악이 되었다.

‘아마 서로 가지겠다고 난리를 치다가 사용방법과 이 제약을 알고서 물러난 모양이구나.

그러면 그렇지.’

단순한 투기로 올림푸스 신족의 최고의 완력을 가진 헤라클레스조차 튕겨낼 정도면 실제로 벗거나 파괴할 방법은 없다고 보아야 했다.

거기에 권력욕의 화신이 제우스가 자신의 위치를 위협할 이런 보물을 넘겨주는 것도 지극히 수상했다.

‘으드드드드-! 왜 내 차례가 왔나 했더니 신계에 절대 충성을 강요하면서 한번 착용하면 자신의 의지대로 벗을 수 없는 극악한 물건인가 보군.

그러나, 효과를 보면 포기할 수는 없다.’

신왕 제우스는 아직도 고민하는지 팔찌와 자신의 하체를 번갈아 보고 있다.

그러다가 골치가 아픈지 이마를 자신의 손으로 치면서 혼잣말을 하고 있었다.

탁탁탁!

“포기하자. 제발 포기….”

제우스의 고뇌에 찬 중얼거림은 헤라클레스에게 다시 한번 제약사항을 읽게 하였다.

‘제한사항은 욕망을 느끼거나 발기하면 바로 조여서 끊어버린다.

어떤 고위 남신의 성기이든 잘라버리고, 여신이라면 질을 터트려버린다.

그다음에 바로 재생시켜서 반복하니 저건 내가 쓸 수 있는 신기가 아니야.’

이러면 남녀를 불문하고, 특히 욕망이 강한 올림푸스 신족은 감히 착용할 엄두를 낼 수가 없었다.

가장 먼저 제약을 파악한 제우스는 자신의 욕망과 권력욕이 누구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이 신기를 넘긴 것이다.

물론 헤라클레스에게 완전히 준 지금도 엄청나게 망설이며 고뇌하는 중이다.

“일단 잘릴 것을 각오하고, 착용할까?

아니야!

분명히 계속 잘린다.”

욕망과 욕심 속에서 헤매니 주신이면서 눈 주변이 푹 들어가 있을 정도였다.

‘저 심정이 이해가 간다.

이건 내가 쓸 수 있는 신기가 아니야.’

제우스의 아들인 헤라클레스도 욕망을 추구하는 면에서 만만치 않았기에 포기 쪽으로 흐르는데 허공에서 음성이 울린다.

“완력 금고아.

위대하신 신계 주신님이 올림푸스 신족이 만들어 바친 신기를 보완하여 하사하신 앞으로 힘을 상징할 초월의 신기다.

착용자가 투기장에서 승리한다면 창조주님을 직접 모시는 신왕의 증거가 될지도 모르는 보물이지.”

차원문을 열고서 나타난 존재는 용자동맹의 용자왕이었다.

우우우우웅-!

사자의 머리가 아닌 호랑이의 머리가 가슴에 달린 용자왕은 완력 금고아를 양손으로 공손하게 감싸면서 말한다.

“단지 욕망을 제거한다는 제어만으로 이렇게 경원시 될 초월 신기가 아니다.

위력이 큰 만큼 강한 제약이 달려있음은 당연하다.

더러운 욕망을 이길 자신이 없어서 포기했는가?

하긴 너 같은 깡패 따위에는 아까운 보물이지.”

“뭐라고?”

갑옷의 가슴 부위에 달린 머리가 사자가 아니니 정문을 지키던 무지막지하게 강력한 기계신이 아니라는 사실을 파악한 헤라클레스는 고함을 치면서 살기를 뿌렸다.

“허어억-!”

그런데, 바로 얼굴이 새하얗게 변했다.

그 이상의 살기가 바로 덮쳐온 것이다.

“나는 용자동맹의 용자왕 맹호왕이다.

겨우 주신 주제에 용자왕인 내게 살기를 보냈느냐?

싸우다 죽을 각오를 하고서 벌인 짓이겠지?”

그리고, 둘 사이의 공간이 갈라지면서 다섯 줄기의 빛의 선이 난무한다.

스가가가-! 사아아아아아!

여기 있는 누구도 이 기계신이 움직였는지 몰랐는데 오른손가락에 돋아난 날카로운 금속 손톱이 헤라클레스의 목을 움켜잡아서 들어 올려 버린다.

“커어어-!”

헤라클레스를 단숨에 제압해버린 용자왕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한다.

“단순한 속도라면 나 맹호왕은 사자왕에게 지지 않는다.

그리고, 인류를 위협하는 적에게 더욱 잔인하지.”

“컥-!”

맹호왕의 왼손 금속 손톱이 가볍게 심장이 있는 가슴을 그어갔다.

“으으윽-!”

스으으으-!

겨우 스치는 정도였는데 강대한 투신의 피부가 갈라지면서 피가 솟구친다.

맹호왕은 금속 얼굴이 실망한 표정을 만들면서 말한다.

“주신치고는 실로 나약한 신체로군.

그러나, 용서는 없다.”

“크으으-!”

우우우웅-! 우지지직-!

헤라클레스는 자신의 목을 움켜쥔 맹호왕의 손을 풀기 위해서 양손으로 손가락을 잡아 벌리며 맹렬하게 저항했다.

드드드드-!

그러나, 소용이 없었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만든 맹호왕의 완력은 그보다 훨씬 위였고, 장갑은 흠집조차 나지 않는다.

“용자왕인 나의 신체와 힘은 주신으로는 상대할 수 없다.

앞으로는 피부와 근육, 뼈가 전부 분리될 각오를 하고서 덤비거라.”

으드드드득-!

손목을 움켜쥔 양손은 너무 무리한 힘의 발휘에 뼈가 어긋나는 굉음만 울릴 뿐이었다.

힘의 신이 전력이 기울여도 아무런 흔적이 남지 않는 자신의 손목과 발을 쳐다보면서 아무 감정이 없는 목소리로 말한다.

“이제 완력 금고아에 왜 이런 제약이 걸렸는지 설명해주겠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님은 올림푸스 신족과 도전자 헤라클레스의 신령기록을 전부 확인해보셨다.

그리고, 욕망제어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시고 제어를 거신 것이다.

나도 자료를 보았는데 너희는 아주 가관이더구나.

욕망에 극히 충실하니 이게 신족인지 마신족인지 구별되지 않을 정도다.

원래대로라면 마신족으로 전환해야 한다.”

“흠-!”

“허허-!”

“으윽!”

적나라한 평가에 신왕 제우스와 십이대신은 당혹스러운 반응을 연발했다.

저 무서운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가 자신들의 과거 악행을 전부 알고 있다니 소름까지 올라온다.

신황이니 당연히 신족의 편을 들겠지만, 신족의 수가 너무 많아서 앞으로 몸조심해야 할 판국이라는 사실을 서서히 깨달아가는 중이었다.

십이대신과 제우스를 차가운 눈빛으로 흩어본 맹호왕은 질식하여 얼굴이 새하얗게 변한 헤라클레스를 노려보았다.

“네가 특히 심했다.

어린 시절에는 타고난 반신의 힘으로 스승 살해부터 시작해서 대량학살을 했더구나.

성장해서는 종족을 가리지 않고서 수 없는 여성을 강간하며 더러운 욕망을 마음껏 채웠다.”

“그…그건. 광증이 도져서였소.”

“우리 용자동맹은 강대한 정신체가 분노조절 장애가 있다면 세계를 위해서 즉각 처단한다.”

“허어어억?”

“정신병이 아니라면 사춘기의 질풍노도인가?

어느 쪽이든 도전자가 아니었다면 당장 찢어 죽이고 싶을 정도다.

넌 용자동맹이 활동하는 시대였다면 일 순위의 척결대상이다.”

과거 악행이 영웅의 시련으로서 포장되었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에 할 말이 없었다.

스가가가-!

그런데 목을 움켜쥔 맹호왕의 오른손의 손톱이 그대로 헤라클레스의 목을 절단하면서 조여든다.

“으아아아아-!”

더없이 강력한 근육도 소용없이 단숨에 파고드는 금속 손톱이 주는 고통에 헤라클레스는 비명을 질렀다.

“술에 취해서든 분노조절 장애이든 앞으로 그런 짓을 하면 절대로 용서치 않는다.

지성체의 번영을 지키는 용자동맹의 용자왕인 맹호왕인 나의 손에 갈기갈기 찢겨서 모든 신족에게 경고로 보내질 것이다.

일단 맛보기를 보여주마.”

“크아아아-!”

힘의 신의 강대한 근육과 뼈가 아무런 소용이 없다.

맹호왕의 금속 손톱이 두부처럼 절단해서 날려버린다.

투가가가-!

가슴을 난도질하던 왼손의 손톱도 가슴을 파고들어서 심장을 관통해버렸다.

퍼어어어-! 두두둑-!

목이 잘리고, 심장을 파괴당한 헤라클레스의 몸이 축 늘어진다.

올림푸스 신족에서 최강의 완력을 가진 힘의 신이 아무것도 못 하고, 처형당하는 끔찍한 광경에 신왕 제우스와 십이대신은 진저리를 쳤다.

‘으윽! 정말 상대가 안 되는군.’

‘무슨 기계신이 저렇게 강해?’

행성에 통째로 걸린 불사불멸(不死不滅)의 힘으로 다시 살아날 것을 알기에 아버지인 제우스조차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헤라클레스가 착용을 거부하거나 난동을 부릴 것을 대비하여 중앙신계에 도움을 요청한 것을 내심 후회하는 중이었다.

‘이…이거 너무 차이가 심하잖아?’

용자동맹의 기계신들과 현재 신족과는 엄청난 격차가 있음을 확인한 심정은 착잡하기만 했다.

털썩-!

벌써 부활하기 시작한 헤라클레스의 시체를 던져버린 맹호왕은 허공에 떠 있는 완력 금고아에 손을 뻗으면서 말한다.

“완력 금고아의 착용자가 올림푸스 신족 중에서 아무도 없다면 내가 다시 가져가겠다.

너희에게는 제약이 없는 적당한 우월신기가 내려질 것이다.”

“!!!”

신왕 제우스는 완력 금고아가 없으면 헤라클레스가 절대로 신왕 선출전에서 이길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친분이 있는 신왕에게서 이미 비슷한 초월 신기를 받았고, 착용까지 시켰다는 자랑을 들었기 때문이다.

“잠시만 기다리시오!

내가 다시 설득해보겠소.”

다급하게 나선 신왕 제우스의 말에 맹호왕은 완력 금고아를 그에게 던져주면서 경고한다.

“올림푸스 신족의 신령기록을 보니 지성체 강간과 반신 양성이 신왕인 네가 시작해서 벌어진 짓이더구나.

부족한 신의 수를 보충하고 반신들의 힘과 숫자를 증가시켜 행성신들을 처단하기 위해서지만 너무 과도했다는 평가다.”

“….”

사냥감을 노리는 맹호왕의 눈빛에서 너무나 무력하게 죽어간 헤라클레스와 자신이 겹쳐지자 간담이 서늘해지는 제우스였다.

“과거의 일이니 넘어가겠지만, 이제는 조심해라.

지성체의 수호자인 용자동맹이 너희를 항상 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라.”

용자동맹에 대해서 이미 어느 정도 파악했는데 직접 보니 상식을 초월하는 금속 몸체와 강함에 경악하는 중이었다.

‘조종자가 없는 상태에서도 주신 이하의 모든 권능을 견디어낸다.

다른 일족의 도전자가 모든 속성을 동원해서 공격했는데도 도색조차 안 벗겨졌었다.

그럼 나의 번개도 당연히 안 통하겠지?

당연히 지겠구나.

이걸 어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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