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767화 (1,677/2,000)

34권 35권

차호의 아들은 대신족(代神族)의 오리진이다.

주우주의 절반을 삼켜버린 강대한 종족 탄생이 눈앞이라고 직감한 아이언은 갑자기 아찔해진다.

휘이이이이이-!

‘뭐지? 이건?’

갑자기 발동된 차원권능이 보여준 모습은 참으로 당황스러웠다.

거기에는 주우주를 제패한 행성 크기의 대신족(代神族)이 사라지고, 인간 크기의 신족들이 화기애애하게 대화하고 있었다.

그리고, 상석에서 존경을 받던 고위 신족의 신체가 빛나면서 행성 모양의 대신족(代神族)이 되는 변신을 보는 순간 일이 아주 잘못되었음을 파악했다.

‘신족이 대신족(代神族)으로 변신한다고?

이게 뭔가?’

원래 대신족(代神族)은 진리에게 도전했거나 패배한 신족의 창조신과 마신왕을 재료로 다시 만들어진 종족이다.

행성 모양의 신체는 구속구여서 창조대신이 되거나 완전히 용서를 받기 전에는 벗을 수 없는데 일반 신족이 변신해서 우주 공간에 신력포를 쏘아댄다.

그런데 문제가 거기서 발생했다.

분명 주신으로 보이는 대신족(代神族)의 신력포를 마신들이 정면에서 버티고 있었다.

‘약해! 약하잖아-!’

대신족(代神族)의 주신은 최소한 창조신급 주신이 아니면 일 대 일로 상대할 수 없이 강력하다고 했다.

그런데 방금 신족이 변한 대신족(代神族)은 적어도 수십 명의 신족과 마신족이 싸워야 토벌할 수 있는 그런 강대한 존재가 아니었다.

‘용병신으로 활동하던 차원의 마도신에게 거의 절망과 같은 강함을 보였다던 대신족(代神族)이 형편없이 약해졌다.

이게 무슨 의미이지?’

겨우 두세 명의 마신과 싸우면서 고전하는 대신족(代神族) 주신의 모습을 본 은하유성 아이언의 간담이 싸늘해졌다.

‘설…설마? 차호님이 아직 거신족의 신체가 준비가 덜 되었다고 했었지?

차호님이 결혼을 일찍 하시면 대신족(代神族)이 저 꼴이 되어버린다는 말인가?’

더 큰 문제는 대신족(代神族)과 자신의 운명은 떼어놓을 수가 없다는 점이었다.

‘직접 싸우면 목숨이 간당간당했지만, 힘든 용병신 시절에 그나마 좋은 대가를 받아서 숨을 돌리게 해주었고 했다.’

대신족(代神族)의 의뢰는 대가가 무척 크고, 도움이 될만한 강자와의 인연을 만들어주었다고 기록되어 있었다.

‘다른 주우주와 전투를 벌일 때 결정적인 도움을 준 전율의 진군(戰慄의 進軍)까지 만나게 해주었다고 쓰여 있었다.

그녀가 없다면 이길 수 없었다고 판단했었지.

그런 모든 인연이 사라진다.’

대신족(代神族)이 저렇게 약화 되어서 현재 신족을 대체할 차세대 신족이 아니라 신족의 일족에 불과할 정도로 바뀌어버리면 어떤 영향이 올지 계산해본다.

부르르르르-!

정보행성 코아와 연동된 차원권능이 몸이 떨린 정도로 충격적인 결론을 내려준다.

‘대신족(代神族)이 없다면 내 행성의 신계에 위기는 없다.

그럼 나는 절대로 신계 주신이 될 수 없다.

임관조차 하지 못해.

지금의 나는 사라질 확률이 극히 높다.’

신계 주신이 아닌 용병신이 아무리 강해도 창조주를 대신하는 진리대리는 막중한 임무를 받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영원체인 차호가 결혼을 빨리하는 것만으로도 수백 개의 주우주의 운명과 자신이 지워질지 모르는 어마어마한 변경이 생기는 것이다.

모처럼 식은땀을 흘리는 아이언에게 차호는 위치를 기록하는 차원권능을 각인한 파호톤을 맡기면서 말한다.

“흑염 군단과 혼자서 싸우려면 익숙해져야 하니 맡길게요.

이제 어디로 가도 찾을 수는 있지만 절대로 잃어버리지 말아요.

아직 결혼하기는 싫답니다.”

“…예.”

파호톤을 받아든 아이언의 손은 모처럼 무거움을 느꼈다.

지금 그의 손에 들린 파호톤에 수백 개 주우주 신족의 운명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만약 전투 중에 파호톤을 잃는다면 차호님은 거신족 신체의 준비 없이 빨리 결혼하신다.

그럼 신족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기존의 대신족(代神族)은 사라진다.

파호톤을 차호님의 손에서 흑염 군단의 전투 이후에 잠시 떠나게 하면 수많은 신족을 살릴 수 있다.’

만약 미래의 신족이 알면 어떻게든 빼앗으려 할 정도로 중요한 분기였다.

대신족(代神族)에게 멸망한 수많은 주우주의 신족을 생각하면 당연히 분실로 처리해야 했다.

‘방법도 쉽다.

차원권능으로 시공의 구멍을 열고 파호톤을 던져넣으면 된다.

그러면 아무리 차호 님이라고 해도 단시간 내에 회수는 불가능하다.

진리님께 책임을 추궁받으시고 결혼하시면 대신족(代神族)의 위협은 사라진다.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신족과 마신족이 구원받는 것이다.’

이건 은하유성 아이언에게도 선택의 순간이었다.

저절로 손에 힘이 들어가서 수백개 주우주 신족과 마신족의 운명을 좌우하게 할 파호톤을 움켜쥐었다.

‘그렇게 되면 내가 지워진다.’

구우우우우-!

그렇게 은하유성 아이언이 갑자기 나타난 선택에 괴로워할 때 차원창세신 코아는 지극히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신왕들을 갈구고 있었다.

이유는 개조 행성의 신왕 도전자들의 부진 때문이었다.

“이 멍청한 것들아! 조종사가 없는 기계신 하나를 어쩌지 못하다니?”

사자왕의 기계신체에 도전자들이 혹독하게 당하고 나서 아무도 도전하지 않는 한심한 상황이 차원창세신 코아를 노엽게 한 것이다.

“너희가 진정 세계의 관리자로서 존재할 가치가 있느냐?

창조주님을 모시는 신족이면서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이 나약함은 도대체 뭐냐?”

일족에서 신격이 가장 높은 선조신들까지 신황 차원창세신 앞에 엎드려 절하는 모습을 본 신왕과 고대신들은 이제 연락이 오자마자 자동으로 엎드려서 덜덜 떨고만 있었다.

‘무슨 존재감이 이렇게 강하지?’

‘설마 듣기만 했던 창조신황의 신격인가?’

화면 너머지만 차원창세신 코아의 투기와 살기는 어지간한 신은 기절시키기 충분했다.

파아아아아-! 드드드드-!

실제로 대가 약한 관리신들은 화면에 차원창세신 코아가 나타나자마자 전부 게거품을 물면서 쓰러졌다.

그리고, 그 숫자는 점점 늘어나는 중이었다.

“분명히 말하겠다.

죽어서 숨어있던 너희를 내가 전부 부활시켰다.

그러기 위해서 엄청난 정기를 투자했지.

그런 나를 실망하게 한다면 용서는 없다.”

살기가 강해지니 이제 투신조차 화면에서 전달되는 존재감을 못 이기고, 폭풍에 휘날리는 갈대처럼 픽픽 쓰러지는 모습은 공포였다.

“투신 주제에 한 번 죽었다고 벌벌 떨면서 도전을 하지 않아?

그러고서 너희가 무슨 신인가?”

풀썩! 풀썩-!

실로 부끄러운 부하들의 추태를 느꼈지만, 화를 낼 겨를도 없었다.

스스로 강하다고 자부했던 고대신과 신왕마저 흐려지는 의식을 붙잡으며 이 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관대한 나라도 용서는 한 번뿐이다.

나약하기 짝이 없는 너희 전부를 희생시켜서 만족스러운 개조 행성의 신왕을 얻을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노라.”

살벌하기 짝이 없는 협박이자 경고였는데 분명히 시행할 의지가 흘러넘쳤다.

그리고, 최후의 선고가 떨어진다.

“명심하라.

다음 도전에 단 한 명도 정문을 통과하지 못한다면 모든 신족의 거처는 육도윤회(六道輪廻) 투기장 속이다.

그러고도 개조 행성의 신왕을 탄생시키지 못한다면 너희는 그 속에서 전부 소멸할 것이다.

위대한 창조주님을 모실 기회는 이번에 내가 회수한 신족에게 넘어간다.”

“!!!”

“!!!”

사자왕 기계신체는 지금 신족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다는 판정이 나와 있었다.

그러니 실질적인 멸족 예고에 뭐라고 말을 하기도 전에 화면이 사라진다.

딱-!

정적을 되찾은 알현실에는 기절해버린 관리신들과 투신들이 신음을 흘리고 있었고, 겨우 정신을 유지한 몇몇 투신들이 휘청거리면서 일어선다.

창조신장을 넘어서는 신격을 마주하고도 가까스로 의식을 유지한 진정한 강자들이었다.

“으으으-!”

“허어어억-!”

순식간에 청문회에서 아수라장이 된 천계의 알현실에는 멋대로 정체를 공개한 손오공도 껴있었다.

그도 차원창세신 코아의 투기와 살기는 버거웠으나 겨우 몸을 일으켜 세운다.

‘제…제길! 이거 정말 잘못 걸린 것 같다.

정말 몽땅 처분할 기세잖아?’

창조신이라고 하더니 마신왕 이상의 살기였다.

그리고, 단지 기세에 주신들이 나가떨어지니 벌레 괴물들에게 당할 리가 없어 보였다.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저렇게 강하다면 이 항성계는 안전해.

그럼 어떻게든 내가 신왕이 되어야 한다.’

혼자서는 절대 무리이니 자신에게 도움이 될만한 투신들의 상태를 확인하다가 자기 다음으로 일어나는 이랑진군을 보고서 반색했다.

역시 천계에서 최고 수준의 투신답게 멀쩡했다.

“괜찮냐? 조카야?

너까지 쓰러지면 이 천계는 정말 끝장이다.”

그나마 믿을만한 투신인 이랑진군을 챙기려는 손오공이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에는 살의가 넘쳤다.

“크으으으윽-! 이 도둑 원숭이!

나를 조카라고 부르지 마!”

손오공이 신왕 도전은 이제 자기가 하겠다고 고집을 부려서 기회를 얻지 못한 이랑진군의 분노는 컸고, 이번 일로 자존심을 상해있었다.

‘엎드려 있다가 가장 먼저 일어선 것은 손오공이다.

상태도 가장 양호하다.

역시 나보다 강하다는 뜻인가?’

다른 천장들의 상태는 아주 좋지 않았고, 힘겹게 하나둘 몸을 새우면서 더없이 창백한 안색인 옥황상제를 쳐다보았다.

표정을 보니 벌레 괴물을 피해서 잠들었다가 겨우 부활했더니 더한 괴물을 만나서 절망한 표정이었다.

제일 먼저 안정을 되찾은 손오공은 심각한 어조로 말했다.

“형님!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할까요?

정문의 철 인형은 고사하고, 선조신님들조차 돌파하지도 못하고 있지 않소.

이럴 때는 일족의 신왕답게 가서 아버님께 직접 사죄하시는 것이 좋….”

“윽!”

반고는 막장인 다른 선조신들과 다르게 비교적 좋은 아버지였다.

그러니 정기예산 문제로 어쩔 수 없이 배신하면서도 굉장히 마음이 쓰렸는데 자식들을 믿고 있다가 당한 반고의 처지를 생각하면 분노는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자상한 아버지가 화를 내면 더 무섭지.

내가 가면 끝장이다.

예지를 아무리 해보아도 한입에 삼켜지는 자신의 모습만 그려진다.’

반드시 죽을 장소로 가라는 손오공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든 옥황상제는 얼굴이 시뻘게져서 외친다.

“이 못된 천둥벌거숭이 원숭이 자식아!

나보고 먹혀 죽으라는 거냐?

그리고, 사적이든 공적이든 형님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했지!

너도 동의한 주제에 행성신으로 제멋대로 살다가 신으로 돌아오자마자 태도를 바꾸냐?

이게 무슨 짓이야?”

“헹-! 혈연을 끊는 게 구두 약속으로 쉽게 이루어지나?

지금 내 신령과 일체화된 이 신체의 신격과 신력을 확인하면 내가 동생이 확실히 맞지 않소?

신령 검사만 아니라 신체까지 혈족 검사를 다시 해보겠소?”

“이이이-! 그때 신령 검사를 하는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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