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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762화 (1,672/2,000)

34권 35권

아픈 곳을 찔린 이랑진군의 인상이 험악하게 일그러지자 손오공은 뒤의 군대를 살피면서 더욱 비아냥거린다.

“이러면 너라고 다를 것 같지는 않은데?

나처럼 강행 돌파할 생각이냐?

설마 뒤에서 눈치나 보았던 피라미들을 믿는 것은 아니겠지?

실패할 것이 당연하니 뒤에서 관전이나 하지그래?”

“….”

도저히 손오공이 물러날 생각이 없어 보이자 이랑진군은 아공간에서 두루마리 하나를 꺼내서 던져주었다.

“받아라!

옥황상제께서 드디어 허락하셨다.”

자동으로 펼쳐진 두루마리를 읽어본 손오공은 혀를 찼다.

그 내용은 제천대성부(齊天大聖府)를 행성신으로 채워도 좋다는 허가였다.

아무리 해도 신족들이 부하로 오지 않자 궁여지책으로 요구했는데 계속 거부되다가 겨우 허락이 떨어진 것이다.

“쳇-! 이거나 먹고 떨어지라 이거냐?”

위험부담이 엄청나지만 개조행성 신왕의 도전권과 비교할 수 없는 권리였다.

그러나, 이랑진군은 코웃음을 치면서 대답했다.

“흥! 육마왕까지 허용해도 말이냐?”

“!?”

손오공은 천계가 행성신 모집을 승인해주어도 하위 행성신만 용납한다고 생각했었다.

‘육마왕까지 허용해주면 행성신 모집에 제약이 거의 없다는 말이다.

나와 동급 이상의 행성신들이 힘을 합쳐서 천계 내에서 난동을 부리면 엄청난 위협이다.

기존의 천계라면 절대로 허락할 수 없는 일인데 왜 용인했지?’

이유는 바로 깨달을 수 있었다.

‘아! 그렇군.

고대신들도 부활했으니 반란을 제압할 자신이 생겼다는 뜻이로군.’

고대신들은 천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으나 강력한 존재감을 풍기면서 스스로를 강화하고 있었다.

그들이 있으니 이제 행성신은 얼마든지 제압할 수 있는 자신감으로 나온 조치임을 이해한 손오공에게 이랑진군은 요구한다.

“물론 천계에 받아들이는 조건이 있다.

제천대성부(齊天大聖府)에 포함할 행성신들은 손오공 너와 같이 나의 돌파를 도와주어야 한다.”

칠마왕이 힘을 합치면 거인신들의 방어를 돌파하고서 정문에 도착할 수 있다.

그러나, 너무나 많은 힘을 써서 철 인형을 통과할 수 없게 된다.

천계의 군대를 동원해도 비슷한 결과를 우려한 이랑진군이 칠마왕의 힘으로 정문까지 모셔달라는 요구에 손오공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조건을 달 줄은 알았다.

그게 전부냐?

더 없냐?

이런 것 말이다.”

과거에 썼던 금고아가 있던 머리를 만지작거리자 이랑진군은 낭패의 표정을 지으면서 대답한다.

실제로 옥황상제와 관리신들은 확실한 목줄을 걸기 원했다.

“제천대성부의 행성신들은 너처럼 천계에 확실하게 공적과 충성심을 입증할 때까지 금고아를 써야 한다.”

“내 의형제에게 그 지독한 금제를 전부 하겠다 이거냐?

그걸 나보고 받아들이라고?

어디까지 나를 광대로 만들 셈인가?”

은은한 살기를 내뿜는 손오공을 이랑진군은 달랬다.

거인신들을 직접 보니 자신의 군부를 총동원해도 과연 통과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겼기 때문이다.

손오공의 경우처럼 설사 정문에 통과할 수 있어도 녹초가 되면 다른 도전자들을 이길 수가 없었다.

“일시적인 조치다.

개조행성의 정리가 끝나면 모두 풀어준다고 약속하셨다.

금고아의 통제권도 너에게 맡기셨다.

너와 육마왕에게는 저 행성이 너무 좁겠지?

내가 신왕이 되면 섭섭지 않게 대해주마.”

“흥-! 잘도 말하는구나.”

그런데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

‘기존 행성이 좁은 것은 거인신만의 문제가 아니라 강력한 행성신일수록 심각하다.’

자신을 도운 의형제들이 행성신들이 개조행성으로 이주할 수 있게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은 손오공은 승낙하는 쪽으로 생각이 바꾼다.

‘중화신족의 전력지원을 받은 이랑진군이라면 개조행성의 신왕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제천대성부(齊天大聖府)를 칠마왕과 휘하의 행성신으로 채우면 어차피 행성 정리는 우리가 맡게 된다.’

육마왕과 힘을 합치면 천계에서도 수위에 드는 전력이기에 지금처럼 무시당할 리도 없었다.

‘다른 군부를 서서히 제압하면서 개조행성에 자리를 잡을 수 있지.

금고아의 통제권을 내가 받으면 나중에 자연스럽게 풀 수도 있다.’

이건 그 좀생이인 옥황상제로서는 드물게 통근 거래였다.

그래서 승낙하려는 순간 은밀한 의지가 전해진다.

‘너의 운명의 선택 분기로구나.

신왕으로의 도전인가?

아니면 안정적인 신하가 될 것인가?

무엇을 선택해야 미래의 네가 만족할까?’

‘!!!’

이제 어떤 신족도 거역할 수 없는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의 의지였다.

부드러우면서 신령을 뒤흔드는 의지에 손오공은 휘청거렸다.

‘끅! 신…신황님.’

이제까지 개인적으로 의지를 보낸 적이 없었다.

그리고, 처음 겪은 엄청난 신격에 신령이 흔들린 것이다.

‘편한 길로 가는 것도 좋겠지.

그러나, 창조주가 되실 시작님을 모실 너희는 패배하거나 포기하지 않는 한 영원히 산다.

그러니 미래의 너에게 원한을 살만한 선택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무척 피곤한 일이다.’

알아듣기 힘든 말이지만, 무슨 의도인지는 파악이 되었다.

‘신황께서는 내가 도전하기를 바라십니까?

다른 도전자들은 모르나 이제 저는 혼자입니다.

더구나 저는 행성신이기에 주변에서 절대로 신왕이 되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제천대성부(齊天大聖府)에 행성신들을 받아들이는 대신에 금고아를 씌우고, 이랑진군을 도우라는 명령은 이제 육마왕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그럼 반고조차 돌파할 수 없기에 포기하려는 손오공에게 차원창세신 코아의 의지가 이어진다.

‘행성신이면 좋은 출발점이구나.

나는 지성체였으며 흑마도사였다.’

‘!!!’

위대한 신족의 신황의 출신 고백에 놀란 손오공에게 담담한 음성이 이어진다.

‘내가 모시는 분의 은총으로 신격을 얻어서 긴 수련 끝에 차원의 마도신이 되었지.

그러나, 세계를 좀 먹는 흑마도사의 정점도 되어버렸다.

카르마의 부정을 받게 된 나에게 공기는 독이 되었으며 태양은 육체를 태웠다.

이름까지 봉인하며 용병신으로 활동하여 긍정의 카르마를 채우며 악착같이 살아남았도다.

아무런 대가를 받지 못했지만, 내가 구한 행성과 신족의 수는 많지만 허덕이기만 했지.’

왜 이런 이야기를 자신에게 하는지 의아할 정도로 처참한 감정이 전해진다.

‘마도신으로서 주신급으로 강해진 나에게 내 고향 행성의 지성체들과 신족은 토벌령을 발동했다.

내 주변의 모든 초월자를 물리치고, 전쟁의 신마저 잡아낸 나에게 신계는 손을 내밀었다.

나는 카르마의 부정을 벗어나기 위해서 기쁘게 잡았지.

그리고, 위기에 빠진 신족을 구해내면서 신계주신에 올랐다. ’

담담한 의지는 거기서 잠시 끊겼다.

‘아무런 세력도 없이 홀로 신계에 임관된 나는 자신을 낮추고 살아남는 법부터 배워야 했다.

아무리 화가 나고 분노해도 꾹 참고서 내가 신계의 도움이 되는 것을 증명해야만 기회가 왔다.

신족이 고전 중이던 대적을 처단하고, 공물을 바치며 유지하던 치욕스러운 연합을 끊어내었다.

기존의 기득권 반발을 못 이긴 신계주신이 신계를 포기하려 할 때 인수하고 창조신까지 올랐다.

이 모든 것은 용병신으로 살면서 겪었던 수모와 늘어난 인내가 가능하게 했다. ’

자신과 유사한 삶의 설명에 어느새 손오공을 깊숙이 동화되면서 묻는다.

‘그럼 여기서 숙이는 것이 옮지 않습니까?’

‘승진할 기회는 양보하지 않았다.

흑마도사 출신이 나에게 신왕이 될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테니 말이다.

너도 잘 판단하거라.

투신의 원형 중 하나인 이 세계의 손오공이여.

기회는 여러 번 주어지지 않는다.’

거기서 차원창세신 코아의 의지는 끊겼다.

그리고, 멍한 표정이 된 손오공은 대답을 기다리는 이랑진군과 줄기를 막고 있는 거인신들을 쳐다보면서 혼잣말을 한다.

“다시 못 올 신계주신이 될 기회인가?

맞기는 하군.”

흑마도사 출신인 차원창세신 코아가 아니라면 어떤 신황도 자신에게 행성을 맡길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든 손오공을 거대한 본신을 풀었다.

파파파파파-!

본래의 인간 크기로 바꾼 손오공은 이랑진군에게 외쳤다.

“이봐! 이랑진군!

왜 중화신족이 끝까지 나를 회유하려 했던 이유를 아나?

그리고, 다른 대륙의 신족처럼 행성신들을 왜 몰살시키지 않았는지 말이야?”

“뭐냐?

알게 뭐냐?”

육마왕에게 금고아를 씌워서 선조신 돌파를 지원하라는 제안을 거부당한 사실을 파악한 이랑진군의 날카롭게 대답한다.

손오공은 미소를 지으면서 행성으로 몸을 날렸다.

“왜 그랬는지 보여주겠다.”

“응?”

권능으로 나는 것이 아닌 무방비의 낙하였다.

대기권을 돌파하면서 발생한 마찰열로 손오공의 전신이 불에 타기 시작한다.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마치 불의 유성처럼 떨어지는 손오공의 모습에 천계의 군대와 거신들이 놀라는데 마치 영창과 같은 신언이 울린다.

“나는 화과산의 바위에서 태어난 돌 원숭이.

땅의 정기와 태양의 정수를 받아서 태어난 행성의 화신.

내가 태어나는 순간 행성은 진정한 수호자의 탄생을 반겼노라.”

이제 완전히 불덩어리가 된 손오공의 음성이었다.

구구구구구구구구-!

중국대륙으로 불타며 떨어지는 손오공의 모습을 본 우마왕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이제야 막내아우님의 진정한 모습을 보겠군.”

가세! 아우님들”

“예! 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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