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756화 (1,666/2,000)

34권 35권

개인수련으로 바쁜 아이언 대신에 용자동맹의 지휘권은 크롬 여왕에게 주어졌다.

은하제국의 여왕인 그녀의 첫 명령이 부패 귀족의 처단이라니 용자왕들은 선뜻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

“….”

“….”

용자왕들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처단할 부패귀족 사진만을 보는데 중앙신계의 인공지능은 추가로 한마디를 하고서 끝낸다.

‘세부방법은 원하시는 대로 하시랍니다.

그러나, 심판이 늦어질수록 은하제국 국민의 고통이 커지면서 인구증가가 늦추어집니다.

그런 이유로 크롬 여왕님께서 용자동맹에게 맡기셨으니 무상의 정의로 신속히 처리해주십시오.’

따지고 보면 숙청인데 지극히 당연하다는 듯한 사무적인 통보에 용자왕들은 기막힌 표정을 지었다.

‘이들은 분명 악명높은 귀족들이 맞아.’

‘소문만으로도 죽어 마땅한 것들이지.

제국의 여왕조차 함부로 처단할 수 없는 고위귀족을 용자동맹의 정의로 심판하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다.

거기에 자신들에게 그럴 힘이 넘쳤다.

‘강제소집된 개조 인간들은 갑옷을 입고서 모두 기계신체로 변했다.’

‘용자왕이 아니더라도 일반 용자기체와 기간틱 배틀쉽만 있으면 행성 제압은 손쉽다.’

‘일백 대만 몰려가면 어떤 고위 기계 귀족이라도 처리할 수 있지.’

‘전투는 문제가 안 돼.’

‘출전만 하면 낙승이다.’

그런데 정말 이렇게 숙청부대로서 은하제국 여왕의 지시를 따라서 움직여야 하는지가 의문이었다.

그런데 그들의 등 뒤로 동맹의 용자들이 발을 구르면서 출전을 재촉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궁! 궁! 궁! 궁!

용자동맹인 아이언에게 엄청난 힘을 얻었고, 은하제국의 여왕에게 부패세력의 척결이라는 명분까지 얻었기에 엄청나게 흥분하고 있었다.

“우리는 더는 개조인간 용병이 아니다!

무상의 정의로 약자를 구원하는 용자가 될 것이다!

용자들이여 가자!

가혹한 악의 귀족들에게 핍박받는 국민이 우리를 기다린다!”

드디어 핍박받는 민중을 구원한다는 사실에 완전히 매료된 사자왕 가이는 그들 모두를 이끌고 있었다.

“우리는 그들의 희망이자 용기의 상징이 될 것이다.”

“우오오오오! 용자동맹이여 영원하여라!”

저러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용자왕들이지만, 이미 대세는 정해져 있었다.

아이언에게 완전한 자율권과 지옥의 통행 권한을 받아서 당장 철혈의 요새에서 뛰쳐나갈 것 같은 사자왕 가이의 기세는 이미 막을 수 없을 정도였다.

‘젠장! 공짜만 아니라면 나쁜 일은 아닌데 말이야.’

‘전쟁터의 용병보다야 훨씬 낫지.’

‘생필품을 만들어서 가족에게 충분히 보냈으니 그걸로 위안으로 삼고 하자.’

기긴틱 배틀쉽의 창조능력은 돈이나 보석과 같은 사치품은 만들 수 없었다.

하지만, 옷이나 식량, 의약품과 같은 기초 생필품은 얼마든지 찍어낼 수 있기에 대량으로 만들어서 가족에게 발송한 것이다.

돈이 아니라 물건을 받고 황당해하던 가족의 얼굴이 생각난 용자왕들은 인상을 찌푸려졌다.

그런데 창조한 생필품을 팔아서 돈을 만들려고 했다가 갑옷까지 압수당하고, 지옥으로 강제훈련을 나간 용자들을 생각하면 그것이 최선이었다.

‘아이언님과 크롬 여왕님은 직접 관리하는 우리도 모를 정도로 은밀하게 벌인 범죄도 잡아내셨다.

마치 누가 사고를 칠 줄 아시는 모양이야.’

‘미래를 읽는다면 그것이 바로 권능이겠지.’

‘그럼 우리에게 적용한 무상의 정의도 맞는다는 소리다.’

‘실제로 이제 그렇게 거부감이 들지는 않아.’

‘가족에게 생필품만 주어도 연명은 되니 말이야.’

본의는 아니지만, 신계와 제국의 숙청부대가 된 현실을 받아들인 용자동맹은 무섭게 움직였다.

은하제국 초기에 생길 수밖에 없는 변경의 군벌 귀족들을 단숨에 뿌리를 뽑아버린 것이다.

그것도 밑바탕이 되는 국민을 이용한 완전한 제초작업이었다.

큰소리를 칠만한 함대를 만들기 위해서 과도한 세금을 물려서 국민에게 원망을 산 그들은 국민과 용자동맹의 습격에 일체의 기반을 잃고서 도주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기간틱 배틀쉽의 창조능력으로 만든 무진장의 생필품을 무상으로 피폐한 난민들에게 뿌려서 지지를 얻은 용자동맹은 실로 무적이었다.

“푸하하하하하-! 보아라!

이게 바로 무상의 정의가 가진 힘이다.”

가장 방해가 되는 악덕 귀족의 불법 사설 군대를 혼자서 뭉개버린 사자왕이 뿔뿔이 도주하는 함대를 보면서 외쳤다.

“놓치지 마라! 용자들이여!”

그 말과 동시에 공간에서 튀어나온 기간틱 배틀쉽이 일제히 포화를 퍼부어댔다.

꽈꽈꽈꽈꽈꽈꽈꽝-!

절묘한 포격술로 항해를 못 하게 만든 함대는 일반 용자기체에 제압되고, 이어서 나타난 영웅동맹에게 인계되었다.

군인은 기억을 지운 다음에 다시 제국군에 입대시키고, 함대도 함대의 여왕인 에메랄드 공주에게 귀중한 자원이라서 수리해서 바로 은하제국에 넘기면서 처리한다.

“수고하셨습니다.

과연 용자동맹이십니다.”

영웅동맹의 조종사들은 초능력자로 내정되어 운영하고 있었으나 천국에서 철저한 인성교육부터 받아서 예의가 넘쳐흘렀다.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초능력자는 심화학습에 들어가고 기계신체의 통제를 인공지능이 맡고 있었기에 완벽한 대처능력이었다.

서로 반목하던 지워진 흐름과는 달리 영웅동맹이 건네는 정중한 인사와 찬사에 겸연쩍은 표정으로 대답하는 용자들도 많았다.

용자왕들은 이제 익숙해진 일반용자에게 넌지시 물었다.

“저희가 할 일을 한 것뿐입니다.

천국의 황금의 요새 사정은 어떻습니까?”

영웅동맹에게는 천국에 황금의 요새라 불리는 고대신전 모양의 요새가 주어졌다.

그리고, 고위 천사들을 교사로 삼아서 철저한 교습이 이어졌다.

매일 이어지는 공부와 수련을 다시 떠올린 일반영웅은 긴 한숨을 쉬면서 말한다.

“후우우우-! 요새라기보다는 군사학교입니다.

매일 초능력 단련과 기체조종, 예절공부의 연속입니다.

수준이 떨어지면 잠도 재우지 않습니다.

불만이나 욕을 한마디라도 하면 찬송가를 수없이 불러야 합니다.”

“허어? 그 정도입니까?”

겨우 합격하여서 가끔 나올 수 있는 영웅동맹의 일반영웅은 용자동맹을 부러운 눈길로 쳐다보면서 물었다.

“용자왕님들과 비견될만한 영웅왕이 탄생해서 저희를 신계의 완벽한 방어군으로 만들 때까지 출전을 허락하지 않으시겠답니다.

용자동맹은 어떻게 이렇게 신뢰를 얻으셨는지 모르지만, 참으로 부럽습니다.

아직 일반 용자도 완료되지 못하고 있으니 저희는 언제 은하계에 나설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하하. 그런가요?”

미래를 생각하면 자유로운 지옥보다는 통제받는 천국이 낫다고 생각하는 용자왕들은 진심으로 바꾸기를 원하고 있었다.

‘용자동맹은 지옥에 바로 실전투입이고, 영웅동맹은 천국에서 고급간부 교육이냐?’

‘우리도 천국 교육을 받고 싶다고 청원을 넣어볼까?’

‘이거 너무 차이가 심하잖아?’

‘이러다가 진짜 소모품이 되는 것 아니야?’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

우리가 너무 컸어.’

은하제국 초기의 혼란기에 벌써 부패하기 시작한 귀족들을 완벽하게 처단하는 용자동맹의 위용에 여기저기서 찬사가 쏟아지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동물의 머리를 가슴에 붙인 용자동맹의 인형 병기와 전함이 나타날 때마다 몰려와서 환호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런 의심도 사라졌다.

“오오오-! 용자동맹이다.”

“드디어 인류의 구세주가 오셨다!”

부패한 귀족들이 강제로 부과하는 과중한 세금에 먹고살기도 힘든 국민에게 생필품을 뿌려주고, 그것마저 빼앗으려는 군대를 막아서는 용자동맹은 당연히 환영받았다.

가장 선두에 선 사자왕 가이는 서서히 힘없는 민중들의 전설이 되어갔다.

나날이 강해지는 사자왕 가이의 신격과 힘을 느낀 용자왕들은 점점 불안감이 커진다.

‘이제 우리의 이름은 크롬 여왕님이나 은하대공 아이언님보다 높다.’

‘정말 이래도 되나?’

용자동맹과 사자왕 가이를 새로운 지배자로 만들어 독립하자는 소리까지 민중에게서 나오고 있으니 불안하기 짝이 없는 용자왕들이었다.

힘없이 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은하제국이나 중앙신계의 무서운 힘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용자동맹의 대부분의 힘을 만들어준 중앙신계와 아이언님에게 진짜 반란군으로 찍히는 날이면 끝장이다.’

‘맨몸으로 지옥으로 쫓겨날 것이 당연하다.’

그렇게 갈수록 높아지는 위명에 용자왕들이 불안해할 때 크롬 여왕은 은하제국과 중앙신계가 연합하여 만들어낸 작품을 쳐다보고 있었다.

“이제 완성이야.”

그것은 전장 일백 킬로미터의 인형병기였다.

머리 위에는 신력의 원이 회전하고, 머리에는 스물여섯 쌍의 뿔의 왕관이 씌워졌다.

활짝 펼쳐진 스물여섯 쌍의 금속의 날개는 망토처럼 전신을 휘감고 있었다.

우우우우우우웅-! 휘이이이이잉-! 파아아아아-!

신력과 마력, 투기가 공명하는 초거대 인형병기를 본 크롬 여왕의 눈은 감격에 젖었다.

“이제까지 아이언님만이 만들어낼 수 있다는 영웅왕과 용자왕급의 전투형 기계신체를 드디어 여왕들의 손으로 만들고 말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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