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744화 (1,654/2,000)

34권 35권

쫓아내는 것만으로 화를 억누르지 못하던 반고였기에 다시 돌도끼를 꺼내서 공간을 도약해서 휘두른다.

세계수에서 뿜어지는 무진장한 정기로 본신 상태에서도 여의봉을 꺼낼 수 있게 된 손오공도 이를 악물고서 달려들었다.

꽈꽝-! 꽈아아아아-!

반고와 손오공 사이에서 돌도끼와 여의봉이 충돌한다.

“몇 번 본 수법이다!

이제 안 통해!

고대신들에게 배신당하고 소멸하였다가 재생했으면 천계로 가서 깽판이나 놔라!

내 앞길을 막지 말란 말이다!

이 미친 늙은이야!”

“행성 일에 개입하지 말라는 신황님의 명령만 아니었다면 이미 그렇게 했다.

우주에서 신족에게 까불지 마라!

돌 원숭이!”

서로에게 욕설을 뱉으면서 싸우기 시작한 반고와 손오공의 결투를 지켜보고 있던 차원창세신 코아는 나직하게 웃었다.

“후후후후후후! 외계의 손오공이라?

투신의 원형 중 하나이기는 한데 여기서는 그저 운 좋은 도둑에 배신자 취급인가?

선택을 잘못해서 꼬였지만, 황금 후보까지 되었던 주우주의 손오공과 좋은 비교가 되는군.”

황금착각으로 칭호를 붙여주었던 황금 후보였던 주우주의 손오공을 생각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면밀하게 비교분석을 하고서 고개를 흔들었다.

“너무 약해.

역시 진리님의 통제와 가호를 받아야지 잘 커.

그래도 모든 것을 동원하면 개조 행성의 신왕 정도는 될지도 모르겠군.

시작님을 보좌할 행성 신계 주신 열 명 중 하나를 저런 꼴통으로 채우는 것도 재미있겠지.”

그렇게 무책임한 말을 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저 멀리 다가오는 거대 벌레군단을 차원권능으로 지켜보았다.

“쯧! 느리네.

저것들이 여기까지 와야 본격적으로 시작할 텐데 곤란하군.”

차원권능이 있는 자신에게는 단숨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인데 권능까지 퇴화하기 시작한 청혈의 파괴신들에게는 무진장 긴 거리였다.

“원래 초월자였으니 아무리 권능이 퇴화했어도 서로 힘을 합치면 장거리 공간이동까지 가능하다.

그런데 오히려 서로 싸우는가?

최소한의 지휘체계도 붕괴가 되었다는 뜻이군.”

은하계에 흩어져있던 청혈의 파괴신들이 여기로 몰려들면서 밀집되고 있다.

그런데 오래간만에 정기가 풍부한 먹음직스러운 먹이에 눈이 뒤집혔는지 서로 싸우고 난리였다.

“자기들끼리 승부를 보기 전에는 못 오겠어.”

작은 벌레를 큰 벌레가 삼키고, 큰 벌레는 작은 벌레들에게 뜯어먹힌다.

어디를 보아도 이성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없는 모습에 차원창세신 코아는 인상을 찌푸리고 중얼거린다.

“서로 잡아먹기까지 하니 완전히 짐승 이하야.

이제 어쩐다.

이러면 여유가 많이 생겼는데 말이야.”

설마 같은 일족까지 동족상잔을 하느라 지체될 줄 몰랐던 차원창세신 코아는 영광의 의자의 손잡이를 손가락을 두들기면서 고민에 잠겼다.

톡톡! 톡톡!

고민할 때의 버릇이 나온 그의 눈이 가늘어졌다.

시작을 창조주로 만들기 위한 수많은 과정과 변수를 점검한 차원창세신 코아의 결론은 쉽게 내려졌다.

“시작님에게 가장 급한 것은 창조력이다.

아직 지성체이시니 차원권능은 무리이군.

정보행성 코아로부터 대수(大手)의 자료를 추출하여 추가로 분석해달라고 해서 받아야겠어.”

각자의 분야에서 영원체를 능가하는 십중심 중 창조력의 정점인 대수(大手)의 자료는 일대 회색의 절대자에 의해 거의 분석이 완료되어있는 상태였다.

‘지성체가 습득할 정도는 아니지.

다시 접속해서 자료를 파악한다.’

혼자라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갈 수 있는 차원창세신 코아의 신령이 정보행성 코아의 책의 탑 지역에 도착한다.

파아아아아-! 탁-!

신족 출신 십중심의 책탑은 거의 부작용이 없고, 공개였기에 제약이 없었다.

가볍게 대수의 탑 위에 내려선 코아는 황금 책탑을 쳐다보면서 혀를 찼다.

거기에는 또 선객들이 있었다.

‘시간대가 너무나 다른지 잘 안 보여.

서로 껴안고 있는 희미한 인영으로만 보이는군.’

서로의 몸을 겹치면서 무엇을 하고 있는데 파악하기는 쉬웠다.

“쯧쯧! 나 자신 중에 어떤 녀석인지 모르지만 어린 모양이군.”

여성에게 안긴 체구를 보면 소년신 정도였기에 나온 추론이다.

소년신을 받아들이고 있는 여성의 특징도 워낙 특별하니 상대가 누군지도 파악할 수 있었다.

‘저 장엄한 가슴을 다시 보게 되었군.

삭월의 시즈지와 소년신인 나인가?

그럼 현세계에 엉망진창이 되어서 떨어져서 부활했을 때겠군.’

시즈지의 일반여성의 세 배 크기이면서 완벽한 반구형의 가슴을 보는 차원창세신 코아의 심정을 착잡하기만 했다.

모유도 모유병으로 겨우 얻어먹었기 때문이다.

“영양실조로 초능력자도 겨우 된 상태에서 용케도 설득했구나.

이것도 과거인 나의 행동으로 인한 미래의 변화이겠지?

고생은 내가 하는데 이득은 엉뚱한 녀석이 보는군.”

차원창세신 코아는 지금의 은하유성 아이언이 흑염의 가호와 정보행성 코아의 도움을 받아서 멀쩡한 상태로 떨어졌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

단지 자신이 과거로 와서 변화된 흐름으로 생긴 일인 줄 알고 이해할 뿐이었다.

“삭월의 시즈지를 하복부 신력원에 직접 접속해서 정보행성 코아로 데리고 오다니?

황금 책탑을 오르는데 좋은 방법이기는 하지만 황당한 짓을 하는군.”

황금 책탑을 오르면서 부족한 재능을 유모이자 후궁으로 삼은 삭월의 시즈지의 도움을 받아서 보충해서 완성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보안이 걸려있던 중층부를 지나서 상층부를 향하는 모습을 보니 인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혼자서는 재능이 부족하여 못하니 둘 이상이 힘이 합친다.

아주 괜찮은 방법이야.

그런데 나는 못 했지.

정보행성 코아는 없었고, 내 몸 하나 간수 하기도 힘들었다.

유모를 키우거나 힘을 합친다는 생각은 꿈도 꿀 수 없었어.’

분명한 해결책이나 자신이 아이언일 때는 여건상 불가능했기에 속에서 뭔가가 부글부글 끌어 오른다.

“으음! 미래 자식은 뭐하길래 이걸 봐 주는 거야?

일대 회색의 절대자가 심혈을 기울여서 만든 십중심의 분석자료다.

우리가 이렇게 여기저기 십중심의 자료를 뿌리면 가만히 안 있을 텐데 말이야.”

현자답게 줄을 잘 탄 일대 회색의 절대자는 일천억 년 이후의 절대계에서도 정보행성 이데아와 함께 멀쩡하게 잘 살아있었다.

그가 십중심의 책탑 자료를 얼마나 중시했는지 잘 아는 차원창세신 코아로서는 이런 유출이 불안하기만 했다.

추가 접속자가 한 명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삭월의 시즈지만이 아니다.

다른 존재가 또 있다.’

아직 흔적이 남아있는 흐릿한 인영 중에 시즈지와 체형이 다른 여성이 있었다.

‘한 명이 더 있어.

그녀가 직접 접속하려다 흔적을 남겨서 저들을 발견할 수 있었지.

아마 적합자라서 유모로 삼았던 여왕 중 하나이겠지.’

흑염의 직감도 완전히 모르는 상태나 상황에서는 발동되지 않는다.

크롬공주가 현자의 재능으로 정보행성 코아의 핵심에 스스로 접속하려 했기에 저들의 존재를 확실하게 파악한 것이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경험자였기에 저 당시의 현세계에서 아이언과 그런 관계와 재능을 가진 존재를 바로 유추한다.

‘현자의 재능이면 크롬이나 프롬이다.

그녀들도 여기 드나든단 말인가?

저런 꼴로?’

삭월의 시즈지로 추정되는 여체가 아주 흐릿한 모습으로 움직인다.

그런데, 여기에 같이 데려오기 위해서 저 아이언이 하복부 신력원에 접속해야 한다는 사실은 너무나 잘 알았다.

‘하복부 신력원을 직렬연결하지 않으면 못 데려온다.

그걸 본인이 승낙해야 하지.

그럼 다른 유모들도 전부 허락했나?

부럽군.’

자신의 경우에는 시체 부활을 한 덕분에 외모와 능력이 최악인 상황이었다.

그 덕분에 여왕들을 유모로 삼기 위해서 사정사정하거나 반강제로 해서 원망을 받았던 차원창세신 코아로서는 지독하게 불쾌해진다.

‘나의 경우에는 수유조차 억지로 해야 했다.

그럼 바뀐 흐름에서는 상당히 상태가 좋아진 모양이구나.

이런 상황은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는군.’

부족한 재능을 남의 도움을 받아 채워서 황금 권능을 배우는 방식과 그 상대가 과거에 진한 아쉬움을 남겼던 여왕들이었으니 더욱 마땅치 않았다.

그렇다고 방해할 생각은 없었다.

단지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할까 고민할 뿐이다.

“쳇! 끝없이 바뀔 미래가 어찌 되든지 알게 무엇인가?

어차피 여기서 실패하면 모두가 끝이다.”

곧 머리를 흔들면서 대수(大手)의 책탑에 권능을 보낸다.

“아이언 시절에 이미 한번 실패했으니 진리님을 뵐 면목도 없다.

지금에 집중하자!

집중해!”

차원창세신 코아의 차원권능의 분석력이 대수(大手)의 책탑을 개방시킨다.

손가락이 곱게 펴져서 기도하는 형태였던 커다란 책탑이 양쪽으로 벌려진다.

화아아아아아아-!

가운데에 숨겨진 창조력의 권능의 핵심내용이 책의 형태로 바뀌어 찬란한 빛을 뿌리면서 황금 책의 탑으로 날아간다.

“지성체도 익힐 수 있을 정도로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정리한 자료다.

그걸 보면 어지간한 재능을 가져도 입문할 수 있다.”

자신으로 인하여 달라진 아이언이 과거에 미묘한 관계였던 유모들과 잘 지내면서 하복부 신력원까지 허락받아서 여기까지 데려오는 모습은 지극히 불쾌했다.

하지만 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전부 하기로 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거침이 없었다.

“지난 과거의 인연이 어떻게 변했든 상관없다.

현재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겠지.”

황금 책탑으로 날려 보낸 대수(大手) 권능의 핵심요약본 표지에는 이런 추신을 적어놓았다.

‘삭월의 시즈지는 대수(大手)의 자질이 있다.

그녀에게 이걸 익히게 하면서 재해석을 하고 등록시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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