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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자신이 활성화 시킨 중국 대륙을 쳐다본 반고는 미친 듯이 웃었다.
“크하하하하하하하! 그런 짓을 하고도 아무런 사과나 보상을 못 하겠다?
천계는 내가 축복을 내린 대륙으로 만족하는가?
그 이상을 바라면 나에게 다시 팔과 다리를 잘라서 개조 행성에 바치라고 하는 것이냐?
그럴 수는 없지.
아무런 조치가 없어도 하루에 삼 미터가 자라는 내 몸이라도 아껴야 했어.
이제 피 한 방울도 줄 수 없다!”
돌도끼를 움켜쥔 반고는 서서히 머리 위로 들어 올리면서 손오공에게 말했다.
“똑똑히 들어라!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 척박한 사막과 같은 대지를 살리기 위해서 팔과 다리를 스스로 잘라낸 나다.
그런데 재생을 기다리지 못하고 꼼짝 못 하는 내 몸과 머리를 갈아서 대륙에 뿌려버린 것이 너희 중화신족의 삼황 놈들이다!
아주 그럴듯하게 포장했지만,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에?”
먼 과거에 설마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몰랐던 손오공은 망한 표정을 지었다.
‘중화신족의 고대신들이 대륙을 위해서 신체를 희생한 선조신의 목을 쳤다고?
어떤 신족보다 완전한 막장이잖아?
그런데 명분을 중시하는 신족이 그런 짓을 할 리가 있나?
으윽! 아니군.’
평소 중화신족의 행실을 생각해보니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행성신의 영웅신이었던 나에게 긴고아를 씌우고, 동족 토벌로 부려먹었던 중화신족이다.
그놈들의 선조라면 그러고도 남는다.’
확실하게 벌어진 일로 보이니 아무런 대꾸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렇게 중요한 일에 보내면서 어떤 도움도 주지 않고 자꾸 뒤로 빠지려던 옥황상제의 모습도 생각이 났다.
‘순순히 통행증을 만들어 줄 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이것들은 알고 있었어!
중화신족의 대표로 여기 올라오면 무슨 꼴을 당할지 말이야.’
반고의 상황과 현재 중화신족의 대응을 생각해보면 협상의 여지는 전혀 없어 보였다.
“내가 바란 것은 진심 어린 사죄와 보상이다.
그런데 아무것도 모르는 행성신을 보내서 도움을 달라?
행성의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고, 과거 원한은 지시가 있을 때까지 멈추라는 신황님의 명령만 없었으면 내가 직접 전부 쳐 죽였다.
황족의 직계나 혈족도 아닌 행성신인 네가 기어올라서 깝죽대는 꼴을 보니 내 손으로 중화신족을 전멸시키지 못하는 것이 천추의 한이다.”
대충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한 손오공은 다급하게 부탁으로 돌아갔다.
행성신 중 가장 커다란 자신보다 세배 이상 크고, 지금도 권능으로 거대화되고 있는 반고는 무력으로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반…반고님! 저는 그때 없었습니다!
그때 반란을 벌였던 삼황(三皇)과 같은 고대신들은 이미 소멸했습니다.
그러니 진정하시고 같이 미래를…억!?”
거기까지 이야기하던 손오공은 말실수했다는 심정이 되었다.
천계에 자신이 모르는 신들이 엄청나게 증가한 사실이 생각난 것이다.
‘반고가 돌아왔으니 고대신들도 모두 원래대로 돌아왔다.
소멸 된 고대신들도 모두 재생되었다.
그럼 당사자인 삼황들도 원래의 위치로 돌아와 있구나.’
천계의 가장 깊숙한 곳에서 느껴지던 심상치 않은 기운들의 정체를 파악한 손오공은 다급하게 말을 바꾸었다.
“제가 개조 행성의 신왕이 되게 도움을 주시면 반고님을 시해했던 삼황을 몽땅 잡아다가 바치겠습니다.
“호오? 네가 할 수 있느냐?
재생된 삼황은 옥황상제 이상의 위치다.
그리고, 나 때문에 절대로 개인 신전에서 나오지 않을 것이다.”
전혀 뜻밖의 제안에 반고가 흥미를 보이자 손오공은 재빨리 추가 공약을 했다.
단독 돌파는 절대로 무리이니 잔머리를 사용한 것이다.
“죽을 짓을 했으면 벌을 받아야지요.
제가 신왕이 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눈앞에 대령하겠습니다.”
“….”
손오공이 신왕이 된 이후에 삼황을 끌고 오겠다는 소리에 반고의 얼굴이 굳어지고, 거인신들은 고개를 흔들었다.
절래! 절래!
저건 글렀다는 표정이었다.
반고도 잠시 고개를 숙이다가 울화를 터트렸다.
“이 멍청한 놈! 지배층에게 구두 약속만큼 의미 없는 것이 없다.
그리고, 감히 후급으로 대가를 지급을 하겠다니?
네가 나보다 위냐?”
분노를 폭발시킨 반고의 돌도끼가 다시 하늘과 땅을 가르면서 손오공의 머리를 후려치듯이 내려친다.
산맥보다 거대한 돌도끼가 공간을 접어서 덮치는 공격이었다.
‘또! 그거다!’
데에에에에에에엥-!
종이 울리는 소리와 함께 역시 못 피한 손오공의 비명이 요란하게 울렸다.
“우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
데구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 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
줄기를 따라서 요란하게 굴러떨어지는 손오공의 돌 원숭이 괴수 본신은 충격을 못 이겼다.
과과과과과과과과과-!
본신이 급속하게 해체되면서 신족의 인간 몸을 드러낸다.
정신을 못 차리고 계속 떨어지는 손오공에게 반고의 외침이 울린다.
“외상이나 어음도 안 받는다!
여기를 통과하고 싶으면 삼황부터 먼저 끌고 와라!”
겨우 기어올랐다가 무참하게 나가떨어지니 입에서 잊었던 괴성이 떠진다.
“끼이이이이익-!”
그나마 홀로 떨어지는 최악은 아니었다.
다른 직계나 혈족도 다른 선조신들에게 밀려서 용서 없이 밀려서 추락하고 있었다.
파파파파-! 파아아아아!
유성처럼 떨어지는 그들에게 거인신들의 함성과 같은 울림이 전해진다.
“너희에게 배신당한 선조신인 우리가 바로 새로운 신왕을 걸러내는 잣대이자 기준이다!”
“서로가 만족스러운 거래를 하던가 아니면 힘으로 통과해라.”
“이것이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의지다!”
일족이 준비한 보상을 다 챙기고 모르는 체하는 선조신들에게 분노한 직계도 있었다.
그들은 차마 외칠 수 없으니 의지를 보낸다.
‘이러실 수가 있습니까?
일족은 최대한의 성의를 보였습니다!’
선조신들은 그들에게 은밀한 의지를 보낸다.
‘나중에 몰래 들어와라.’
‘정성이 부족해.
이 정도로는 공개적으로 보내주기에 무척 곤란하다.’
‘다른 선조신들의 비위를 맞추거나 매수를 시도해라.’
‘예?’
대놓고 다른 선조신들의 비위를 맞추라는 말에 어이가 없어진 직계에 경험에서 우러나온 준엄한 충고가 전해진다.
‘힘이 부족하면 아부나 계략이다!
이것도 신왕이 걸어야 할 길 중 하나다.’
‘알…알겠습니다.’
다른 선조신들의 감시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변명과 함께 지침까지 내려주니 다음을 기약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줄기 요새에서 감시하고 있던 일족의 도움을 받아서 멈출 수 있었다.
“떨어지신다!”
“받아내라!”
직계와 혈족들은 모두 중간에서 일족의 도움을 받아서 구출되었다.
털썩! 좌아아아아-!
그러나, 손오공을 돕는 존재는 없었다.중화신족의 요새에서 쳐다보고 있었지만 모두 외면하는 중이었다.
다른 경쟁자들이 구출을 받는 모습을 본 손오공으로는 팔짝 뛸 노릇이었다.
“야! 이놈들아! 나는 왜 안도와!”
과거 천계에서 날뛰던 손오공에게 혼쭐이 났던 중화신족 요새의 천병과 천신들의 외면은 당연한 일이다.
천계 줄기 요새 책임자인 중화신족의 후계조차 이번 도전은 버리기로 했다는 옥황상제의 지시를 받았으니 도울 생각이 없었다.
후계의 몫이었던 선단과 영단을 빼앗긴 과거를 생각하면 공격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굉장한 인내였다.
“원숭이 도적놈! 중화신족은 이번 도전을 버렸다.
삼황님과 옥황상제님께서 선조신님들의 분노를 잠재울 대책을 새우고 계신다.
너는 그동안 시간을 버는 역할이다.”
“카아아아아-!”
그 말에 진짜로 눈이 뒤집힌 손오공이 괴성과 함께 세계수의 잎과 줄기 사이로 사라지는 모습을 본 후계는 시선을 위로 돌렸다.
“넌 바다에서 머리부터 식혀라.
우리는 저분들의 하강을 막기도 벅차다.”
이미 세계수에 신계를 만든 각 신족에게 상층부 줄기 요새는 분노한 선조신들을 막아서는 최전선이기도 했다.
팍! 우둑! 구구궁!
“우가각! 허억! 켁!”
손오공은 세계수의 나무와 줄기에 여러 번 충돌하면서 바다에 떨어지고 만다.
풍덩! 퍼어어어억!
바닷속의 땅에 거꾸로 처박힌 손오공은 더는 참지 못했다.
부르르르르-! 파파파파파-!
근두운을 불러서 하늘로 치솟는 손오공의 눈에서는 황금빛의 광선이 치솟고, 입에서는 용암과 같은 불을 뿜는다.
드디어 행성신의 흉성을 드러내면서 줄기 위로 내달린다.
“카아아아아아아아아앙-! 신족 놈들!
모두 가만두지 않겠다.”
미친 듯이 괴성을 지르면서 여의봉을 휘두르면서 하늘로 치소는 손오공의 뒤에서는 순천대성(順天大聖)이라고 적힌 깃발이 휘날렸다.
줄기 요새를 지키고 있던 신족들이 공포에 질릴 정도의 투기와 살기를 발하는 그는 다시 본신으로 반고에게 달려들었다.
“반고! 이 미친 늙은이야! 내 개조 행성에 산산이 조각을 내서 뿌려주마!”
“이 돌 원숭이 괴수가 감히 누구에게 정면으로 덤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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