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739화 (1,649/2,000)

34권 35권

정보행성 코아가 시간의 흐름을 초월하여 분열된 흐름의 자신들을 연결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

‘지금처럼 강제로 분석력을 발동할 정도로 영향이 크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접속을 포기할 수가 없다.’

자신이 넣은 책의 탑부터 시작해서 갑자기 전해진 초고도 과학 문명의 전함과 인형병기의 설계도 같은 굉장한 자료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나 혼자 삼킬 수는 없고, 버리기도 아까우니 골치로군.”

외계를 경영해야 할 지금 자신의 가장 큰 전력은 창조력이나 마력이 아닌 정보행성 코아가 가진 방대한 자료와 권능임을 자각하고 있었다.

“그래! 그래! 가져가라!

어디 얼마나 굉장한 권능이기에 모두의 분석능력을 집결시켰는지 보자.”

저항할 수도 있지만, 얌전히 분석능력을 집중시킨다.

그리고, 잠시 후 정보행성 코아에 올려진 분석자료는 놀라운 것이었다.

“차원공통원소가 이런 것이었나?

세계의 창조 정도가 아니었어.

모든 세계의 기초를 압도하는 새로운 상위요소로군.”

차원공통원소는 미래 회색과 자신들이 합친 분석력으로도 완전한 해석은 불가능하다고 통보되었다.

그러나, 수 없는 도전 끝에 어느 정도 드러난 차원공통원소의 실체는 이제까지 가졌던 의문과 불확실성을 해소해주고 있었다.

저절로 음침한 웃음이 흘러나온다.

“크크크크큭! 기가 막히는군.

기존의 권능에 아무 부작용 없이 작용하는 이런 권능이 존재하다니?

기본 규칙 위에 새로운 규칙을 얼마든지 추가할 수 있다.

흑염의 절대자가 일시적으로 부활했던 것도 차원공통원소가 힘을 바라는 나를 위해서 그가 죽었다는 사실을 덮어버렸기 때문이다.”

다양한 권능과 마도, 투기를 사용하기에 차원공통원소를 적용하면 어느 정도의 위력을 발휘할지 짐작할 수 있었다.

예측된 결과는 환희를 불러왔다.

“차원공통원소를 추가해서 권능과 마도를 다시 작성해 약점만 잘 찌르면 십중심의 절대 권능에도 밀리지 않을 수 있다.

잘만 쓰면 모든 세계의 질서를 파훼하고, 제압할 수 있구나.

이래서 내가 차원창세신 코아였군.

모든 세계의 질서를 무너트리고, 발전으로 이끄는 존재라 이거지?”

불확실성이 제거되었으니 그동안 혹시나 하면서 사용하지 않던 차원공통원소를 전부 개방시킨다.

“어딘가의 나여! 이번 선물은 고맙게 받겠다.

그 대신 내 책의 탑에서 벌인 난장판을 용서해주마.”

책의 탑에 갈 때마다 늘어나는 누군가의 난잡한 음행의 흔적을 보면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정보행성 코아에서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거야?

그것도 현세계에 있던 내 유모들이 상대라니?

아무리 나라고 해도 용서할 수준이 한참 넘었다.

그러나, 이 정도 권능을 얻을 수 있다면 참아줄 만하다.

차원공통원소를 흡수한 달의 신계가 굉음을 내면서 확장을 시작한다.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는 영향력의 확장을 느끼면서 차원창세신 코아는 웃음을 터트렸다.

“푸하하하하-! 이렇게 공교로울 수가 있나?

그렇지 않아도 정기가 자발적으로 발생하지 않으며 어떤 종족도 한계를 넘을 수 없다는 외계의 법칙을 기본부터 뜯어고칠 필요가 있던 판국이다.

이러면 사양하지 않고 팍팍 저질러주마.”

차원공통원소를 흡수한 신계라고 적힌 달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구구구구구구구궁-!

이미 위성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커진 신계는 일반 행성 일만 배 이상의 개조 행성들까지 가뿐하게 뛰어넘는 크기로 자라났다.

파파파파파파-!

그리고, 신계에서 길게 뻗어 나간 빛줄기는 개조 행성들과 시작의 행성을 삼키듯이 휘감아서 고리처럼 연결된다.

연속되는 기적에 단련된 인류도 항성계 규모를 연상시키는 이번 변화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늘에 신계만 보인다!”

“저건 뭐지?”

개조 행성보다 커진 달에 중앙 신계라 적혀지면서 위성 크기의 신계를 열 개를 뱉어내듯이 만들어내 개조 행성들에 붙였다.

그리고,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모든 지성체와 정신체의 의식을 뒤흔드는 신언이 울려 퍼진다.

‘모든 신족과 행성신은 들어라.

위대하신 창조주님에게 권한을 위임받아서 은하계를 관리하는 신황인 창조신으로서 칙령을 내린다.’

‘!!!’

‘!!!’

갑자기 터무니없이 강대해진 존재감에 모든 정신체가 일제히 굴복했다.

지위 고하를 가라지 않고서 엎드린 그들에게 드디어 고대하던 명령이 떨어졌다.

‘내가 모시는 분의 지침에 따라서 강자에게 영광을 부여하겠다.

각 일족 최강의 투신과 최고의 창조력을 가진 여신을 선출하여 중앙 신계로 보내라.

나는 그들 중 승자를 선택하여 개조 행성의 신왕으로 삼아서 행성 신계와 개조 행성을 맡기겠노라.’

이 선언은 행성 전체에 걸린 부활의 권능으로 끝없는 전쟁을 벌이면서 서서히 지쳐가던 모든 일족의 투신들에게 벼락과 같은 환희를 안겨주는 말이었다.

그리고, 최고의 창조력을 가진 여신이라는 말에서 모든 여신의 눈빛이 뜨겁게 빛났다.

‘신족의 황족이 아니더라도 드디어 신왕이 되는 길이 열렸다.’

그런데 더욱 충격적인 선언이 뒤따른다.

‘약자들에게도 기회를 주겠노라.

최약의 투신과 최저의 창조력을 가진 여신이라도 스스로가 원한다면 중앙 신계로 보내라.

나는 그들에게 앞으로 창조주가 되실 분을 모실 기회를 줄 것이다.’

‘!!!’

차후에 창조주가 될 존재를 모신다는 것은 엄청난 기회였다.

그러나, 다음 말에 대부분이 포기했다.

‘패자는 승자의 부하가 된다.

모든 정신체에게 기회는 공평하게 부여될 것이다.

내 밑에서 버틸 수만 있다면 말이다.’

도발과 같은 칙령이 끝나자 신족과 행성신은 바로 전쟁을 끝내고 긴급회의에 들어갔다.

모든 고위신이 모인 회의장은 참으로 조용하며 수장의 혼잣말만 울렸다.

“각 일족에서 최강의 신과 최고의 여신을 보내라.

승자는 신왕이 되고 패자들은 그의 부하가 된다.

참으로 단순명쾌해서 좋군.

수장이라도 지는 날이면 바닥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가?

패배하고서 부하가 되는 것을 거부하면 소멸하거나 말소되겠지.”

행성 신계의 수장이 될 수 있는 주신은 얼마 없다.

개조 행성이 열 개나 되니 가만히 있어도 하나는 자신에게 부여될 것으로 생각하던 수장의 얼굴은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신왕의 될 기회라고 좋아하던 고위신들도 엄청난 부담에 모두 어찌할 바를 몰랐다.

수장은 그런 고위신들을 쳐다보다가 이를 악물면서 고개를 위로 올렸다.

거기에는 어떤 행성보다 커다란 중앙 신계와 목걸이처럼 황금빛의 고리로 둘러싸인 열 개의 개조 행성들이 보였다.

후우우우우우웅-!

개조 행성들을 휘감은 황금빛의 고리는 보기만 해도 신체가 저릴 정도로 강한 정기가 흘러넘치고 있었다.

그리고, 수만 그루의 세계수가 일제히 성장하며 녹색의 대지로 바꾸어간다.

이미 이 행성과는 비교할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한 개조 행성은 적당한 지성체를 만난다면 몇조가 넘는 정기를 생산할 수 있는 보물창고였다.

“으득!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지.

신황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위대한 창조력으로 모든 행성과 지성체에 정기가 발생하고 있다.

일만 배 규모의 개조 행성을 놓치면 우리 일족에게 미래는 없다.

하류 일족이 될 수 없으니 최강의 투신과 최고의 여신을 보낸다.

영광을 손에 넣을 것이다. ”

“옛!”

드디어 참전으로 수장의 결정이 떨어졌다.

그런데 수장의 옆에 있던 고위신들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

방금 말의 허실을 깨달은 것이다.

‘패배하면 승자의 부하가 된다.

거부하면 신황님의 처벌이 기다리니 반드시 해야만 하지.’

‘다른 일족들도 최선을 다할 것이니 승패는 미지수다.’

‘승자는 단 한 명이고, 패배자는 아홉 이상이니 확률은 일 할미만이겠군.’

‘그런데 이 자식이 수장이면서 자기가 간다는 소리를 죽어도 안 하네.’

‘도박을 싫어하는 성향은 여전하군.

끝까지 안 가겠어.’

‘아마도 요행을 바라는 심정으로 다른 투신을 보내겠지.’

부지런히 부하들의 사기를 울리는 수장을 지켜본 고위신들은 한마디씩을 한다.

“일족의 수장다운 참으로 대단한 결심이십니다.”

“무운을 빌겠습니다.”

“신기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최선을 다해서 만들어드리겠습니다.”

그 말에 한참 열성적으로 연설하던 수장의 말이 멈추었다.

툭!

이미 일족에서 최고의 위치인 수장이 남의 부하가 되는 위험부담을 감수할 수는 없었다.

‘역시 늙은 여우들답게 바로 나의 마음을 파악하는군.

승자는 무한한 번영을 약속할 개조 행성의 신왕이 되지만, 패자는 그 밑에서 죽도록 고생하면서 개척해야 한다.

그럴 수는 없지.’’

바로 무시무시한 얼굴로 고위신들을 노려보면서 외친다.

“나보고 개조 행성까지 가지라고?

그대들은 다 늙어서 어찌 이렇게 욕심이 많은가?

이런 좋은 기회는 당연히 젊은 신들에게 양보해야지!

“허-!”

“억-!”

전혀 뜻밖의 명분에 고위신들은 역시 수장이라고 감탄하면서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

‘에잉! 고인 물 같으니라!’

‘그렇게 젊은이에게 기회를 주고 싶으면 수장을 관두고 가장 늙은 네가 나가야지.’

‘역시 수장다운 명분이다.’

잘못하면 자신들에게 출전하라는 말이 떨어질 수 있으니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

잠시 멍해진 일족을 보면서 수장은 특유의 말발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흠! 물론 위험하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그러나,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고 했다.”

서서히 다시 달아오르는 분위기에 고위신들은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모르는 소리!

젊어서 고생하면 늙으면 병신이 된다.’

‘몸은 골병들고 마음은 너덜너덜해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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