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735화 (1,645/2,000)

34권 35권

뉴스 화면에 이야기 속에 나오는 뿔난 악마가 화사하게 웃으면서 인사를 하자 시작의 얼굴과 옆의 부모들의 표정이 기묘하게 변해 버렸다.

시작은 서서히 의문이 생기고 있었다.

‘여기가 내가 살던 평범한 세계가 맞나?

혹시 다른 평행세계가 아닐까?’

그런데 변치않은 가족이 곁에 있으니 맞는 것 같았다.

‘세계를 박살 내는 십중심과 같은 강자는 거의 없지만, 점점 상식과는 동떨어지고 있어.’

염라대왕은 열기 띤 음성으로 투표에서 지지호소를 부탁하듯이 연설을 시작한다.

그럴수록 듣는 사람들의 표정은 더욱 굳어져갔다.

“저희 동무 지옥은 용서하지 못할 흉악 범죄자에게 인류가 생각할 수 있는 최대한의 고통을 부여하여 정기와 마력을 짜냅니다.

궁극적으로는 모든 죄인을 회개시켜서 다시 선한 인간으로 만들어 바로 죗값을 치르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놀랍게도 죽어서가 아니라 살아서 바로바로 이루어집니다.

과거의 지옥은 죽어서 회개하기에 피해자 보상이 될 수 없으나, 저희 동무 지옥은 살아서 회개시키기에 확실한 보상이 보장됩니다.

더구나, 함부로 죽여서 지옥에 끌고 가지 않으며 인류의 법의 심판을 우선시합니다.

저희 동무 지옥의 뛰어남은 범죄율 하락을 보시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저희는 인류에게 분명히 공헌하고 있습니다.”

독재자는 염라대왕이 되어서 굉장히 만족하고 있는지 열띤 홍보였다.

악마인 염라대왕이 설마 이렇게 나올지 몰랐던 아나운서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마치 대통령 후보 연설을 보는 느낌에 냉정해지려던 시작도 멍해지는 기분이었다.

“이제부터 흉악한 사형수는 쓸데없이 교도소에서 가두어서 세금을 낭비하지 말고, 동무 지옥으로 보내주세요.

유죄가 확실하다면 무료로 회개시켜드립니다.

마력이나 특수한 정기가 필요하신 신님들의 개별주문 또한 받아서 처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동무 지옥은 모든 종교에 부합되며 신족과 인류를 모두를 만족하게 하는 통합지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를 든 천사가 인터뷰 시간이 다 되었다고 눈짓을 주자 염라대왕은 양손을 펼치면서 외친다.

“무엇보다 저희 동무 지옥은 차원창세신 코아님께서 직접 만드신 지옥입니다!

어떤 지옥보다 정통성이 있고, 절대적으로 우월합니다.

인권을 생각해서 못 죽이는 범죄자에게 귀한 세금을 낭비하지 마시고 저희에게 넘기세요.

지금 전속계약을 신청하시면 특별히 사형수만이 아니라 중범죄자도 처리해드립니다.

저희 동무 지옥에서 무료로 징역 기한 동안 잘 관리해드립니다.

무기 징역은 특히 우대합니다.

이렇게 장점이 많은 동무 지옥에 모든 인류의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이건 악마의 왕이 아니라 지옥 상품을 팔려는 기업가 같은 모습이었다.

실제로 지옥 광고영상까지 흘러나온다.

“이제 과거 지옥과는 비교할 수 없이 지극히 높은 효과를 자랑하는 신생 동무 지옥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그 말과 함께 나라 전체를 마치 거대 유원지처럼 꾸며놓은 동무 지옥의 모습이 광활하게 보였다.

거기에 칼로 만들어진 산과 활활 타오르는 불 저수지에 떨어지는 사형수와 그 위에서 환호하는 악마들의 모습들이 흘러나온다.

“헉!”

지옥의 생생한 모습이 나오자 이번에는 아나운서도 당황했는지 손짓으로 영상을 끄라고 했다.

광고영상을 끈 염라대왕은 흐뭇한 웃음을 지으면서 말한다.

“저희 동무 지옥은 언제나 범죄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회개한 이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십시오.

저희 동무지옥은 어떤 범죄자라도 누구나 용서받을 수 있습니다.

살아서 지옥을 보고, 죽어서 천국에 갑니다.”

악마들과 어깨동무를 한 채 억지웃음을 짖고 있는 험악한 범죄자들의 모습을 끝으로 인터뷰 영상이 끝나간다.

“여러분의 친절한 친구이자 이웃!

동무 지옥의 염라대왕이었습니다.

모두! 고우 투 헤븐!”

엄청나게 기분이 좋아 보이는 염라대왕의 마무리 발언과 함께 동무 지옥의 송출 영상이 끝난다.

팟!

이제 어지럽다는 표정을 숨길 수 없는 아나운서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잠…잠시 방송사고가 있었습니다.

사…사회 소식입니다.

각국에서 과거의 혁명가들이 부활하여 정당을 새로 만들고 있습니다.

불법 이민자나 사회 불만 세력을 포섭하여 게릴라를 조직한 반국가적이며 폭력적인 일부 혁명가들에 대한 긴급 체포명령이 떨어졌다.

특히 유럽과 러시아에서는 세계전쟁을 일으킨 독재자들이 부활하여 파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주변 국가에서 자신들을 침략한 독재자를 당장 내놓으라고 요구를 하자 내정간섭이라고 반대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향수를 잊지 못한 일부 국민과 지지자들의 도움으로 도피하면서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는 첩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부활한 자에 대한 과거의 죄를 명분으로 법적 구속과 처벌이 의미가 있는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도저히 현실 세계로는 볼 수 없는 아주 엉망진창인 뉴스를 본 시작은 식사를 마치고, 가방을 들고 일어선다.

분명히 자신의 요구대로 인류에게 어떤 피해도 없이 진행되고 있기에 애써 신경을 끊었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그래라.”

“조심하렴.”

텔레비전에서 다른 나라는 난리지만, 시작의 나라는 조용했다.

부모들도 자신의 나라는 이상할 정도로 조용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집 밖을 나선 시작의 눈에는 하늘을 날아서 출근하는 직장인과 학생들이 보였다.

부우우우우우웅-!

하늘 가득히 근사한 자세로 날아 당기는 사람들을 본 순간 저절로 머리가 아파졌다.

‘이미 이건 평범과는 거리가 멀어!’

인류는 확실히 개선되고 있으니 손을 떼라고 할 수가 없었다.

‘전쟁을 없애달라고 부탁했다가 국경선에 수십 킬로미터가 넘는 행성신들이 날뛰는 모습을 보게 되었으니 섣불리 요구도 못 해.’

그녀는 고개를 흔들었다.

“나는 공부나 열심히 해야지.”

시작은 두통이 밀려오는 이마를 꾹 누르면서 학교에 가는데 머리 위의 허공에는 수많은 천사가 대기하는 중이었다.

그들은 차원창세신 코아가 직접 가려 뽑은 중앙 신계의 천사들이었고, 일을 잘하면 장래 신족이 된다는 언질을 받고서 호위를 맡고 있었다.

“시작님께서 학교로 가십니다.”

“모두 비상대기태세.”

“저분께 접근하는 모든 존재를 감시한다.”

“약간의 위협도 용납하지 마라.”

시작이 지금은 아무 힘도 없지만, 장차 차원창세신 코아보다 상위 존재가 된다는 말을 들었기에 과도한 호위는 이루어진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엄포를 놓았기 때문이다.

“시작님께 문제가 발생하면 너희는 모두 타천사가 된다.”

“!!!”

타천사들이 제대로 권능도 못 쓰고 부활한 왕을 모신다고 고생하는 모습을 보았으니 모두 필사적으로 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게 차원창세신 코아가 시작의 외계 행성을 뒤집으면서 부지런히 세력을 키우고 있을 때 은하유성 아이언의 현세계는 급속하게 안정화되었다.

완전한 기계 인간이 되었다가 육체로 부활한 프롬 여왕은 천국에서 초월자가 되는 수련을 받고 있었다.

그동안 제국을 지배하게 된 크롬 여왕은 변신 전함의 함대와 중앙 신계의 지원을 받아서 순식간에 은하계를 통일했다.

신계가 찍어낸 수십만 대가 넘는 변신 전함의 함대 앞에서 버틸 전력이 없었다.

“이건 뭐야?”

“황당하기 짝이 없군.”

제국과 수십 년을 넘게 싸운 연합이 너무나 쉽게 무너져서 모두가 허탈해할 지경이었다.

이 공적으로 정식으로 여왕이 된 크롬은 은하계에 선언했다.

“이제부터 제국은 은하제국으로 명명합니다.”

은하제국에 반발하는 저항세력은 유일하게 맞상대를 하는 에메랄드 공주의 해적세력과 결집했다.

그러나, 지워진 흐름에서 은하계 과학 문명의 정화나 다름없는 변신 전함의 대함대와 제국, 중앙 신계의 합쳐진 힘 앞에서는 아무리 함대의 여왕이라고 해도 버틸 수가 없었다.

여기에 삭월의 시즈지의 지시로 천족과 마족들이 전부 동원되어 저항세력의 지배층을 제압해버리니 너무나 허무하게 무너져버린다.

“함대를 바치면서 항복하면 제국의 귀족으로 받아들여 주신다는 말씀인가?”

“공적을 새우면 늙지 않는 육체까지 제공해주신다면 고민할 필요도 없지.”

함대 지배의 초능력으로 변신 전함 함대를 이겨왔던 저항군이라서 참가했더니 너무 전력 차이가 커서 미래가 없었다.

“한 함대를 부수면 두 함대가 나타난다.”

“도대체 어디서 저렇게 찍어내는 거야?”

인공지능으로 운영되는 함대라서 인적손해도 나지 않는다.

끝도 없는 물량 공세에 은하제국 저항세력의 여왕과 같은 존재가 되었던 에메랄드 여왕은 지지자들의 배신으로 자신의 퀸 엘리자베스호와 함께 나포되어 버렸다.

아무리 그녀라고 해도 보급을 못 받은 상태에서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이 배신자들! 세력을 바꾸어도 하는 짓은 똑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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