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730화 (1,640/2,000)

34권 35권

다시 왕의 자리를 되돌려달라고 하면 웃어넘길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선거로 수상이나 대통령의 자리를 노린다면 어떻게 결론이 나올지는 뻔했다.

‘과거 나라를 제국으로 이끌었던 위대한 왕에게 모든 국민이 열광하는 모습이 보인다.’

‘과거의 위대한 왕을 정치가인 우리가 어떻게 선거에서 이기라는 거야?’

그런데 영국 총리가 갑자기 걸려온 비상전화를 받고서 갑자기 수십 년을 늙어가는 노인의 목소리로 말했다.

“타천사가 된 원탁의 기사들이나 과거 영웅들이 아직 남아있는 자신들의 가문으로 돌아가 가주가 되었다는군.

그들이 사문화된 귀족원을 소집해서 아서 왕에게 왕위 승계를 요구하고 있어.”

“뭐야?”

“다른 귀족들과 왕실에서 지금 엄청난 소요가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것이 논란거리가 되나?”

아서왕과 현재의 영국왕실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

전설적인 업적을 가졌으나 신화 속의 과거의 왕이 현재의 왕을 요구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특정 물건 덕분에 어느 정도 통하고 있다는 사실이 문제였다.

“아서왕의 증거로 엑스칼리버를 내세웠다.

갑작스러운 영국을 상징하는 보물의 등장에 왕실과 의회가 심각한 논의를 하고 있다.”

전설의 왕이 신화의 무기인 보물을 들고서 복귀했으니 신과 괴물들이 날뛰는 바다를 가진 지금의 인류에게는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었다.

그리고, 이미 과학무기가 신과 괴물들의 권능에는 별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파악했기에 더욱 그러했다.

“전설의 왕의 부활에 신화의 성물들이 재등장하는가?”

“완전히 엉망진창이로군.”

신과 괴물들에게 분명 유효할 신화 속의 무기들을 포기하거나 빼앗을 수 없는 정부와 왕실들이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는 중이라는 뜻이었다.

이미 몇 번 접촉했는지 여기저기서 비상신호만 울렸다.

“기부하실 생각은 전혀 없겠지.”

“왕의 증거를 원하면 목부터 내놓으라고 외치다는데?”

과거의 왕들에게 인권의 개념 따위는 없고, 아직 민주주의에 대해 모르니 사자를 보내도 협상의 여지가 없었다.

오로지 원래의 왕권과 영토를 되찾기 위해서 분주하게 움직이는데 놀랄 정도로 교활하고 빨랐다.

점차 폭주하는 본국과의 연락과 조치에 정신없는 수장들을 지켜본 간디천사는 신계에 급히 연락했다.

‘왕들이 가지고 있다는 성물들이 진짜입니까?

잔 다르크 천사장님.’

간디 천사가 아무리 생각해도 신화 속의 보물들이 나타났다는 사실을 믿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잠시 안겨서 애무를 받은 것만으로 신계에서 유일한 상급 천사가 되어 천사장이 잔 다르크 천사의 대답이 바로 돌아온다.

‘타천사들과 인간의 왕들이 가진 보물은 차원창세신 코아님께서 시간의 흐름에서 가져오신 진짜입니다.

만약 지성체가 따로 보관하고 있는 물건들이 있다면 그것들은 가짜가 됩니다.

그분의 권능을 의심하지 마십시오.

천사라고 해도 신벌을 받게 됩니다.

간디 천사.’

‘그…그렇군요.’

상급 천사가 된 이후로 높아진 존재감은 간디 천사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다.

그리고, 말속에 섞인 범접할 수 없는 위엄과 단호함에 잠시 몸을 떤 간디 천사는 다시 옥수수를 꺼내 들면서 의지로 묻는다.

‘각성한 인류를 이끌고 싸울 왕과 전사들이 준비되었습니다.

이제 인류는 세계수를 향해서 나아가겠지요.

그럼 신계의 다음 과정은 무엇인가요?

살짝 귀띔이라도 해주시겠습니까?

아무런 정보도 없이 국가 대표들을 자문하기는 힘들군요.’

비밀도 아니라는 듯이 바로 대답이 돌아왔다.

‘행성신들에게 모든 나라의 국경과 분쟁지역을 점령하게 할 것입니다.

이제 이 땅에서 인간끼리의 전쟁은 사라집니다.’

‘!?’

이제까지 바다만 통제하던 신족과 행성신의 지배영역이 대륙으로 넓어진다는 뜻이었다.

간디 천사는 과학무기가 통하지 않는 거대한 괴수의 모습을 한 그들이 국경에서 어슬렁거리는 모습을 본 인류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차원창세신 코아님께서는 불필요한 전쟁이나 다툼을 원하시지 않습니다.

그분께서 오신 이상 인류는 이제 필요가 없는 영역 다툼을 그만두고 개조 행성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그렇기는 합니다만 뭔가 이상합니다.

이렇게 번거롭게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권능으로 강제로 조정하시거나 저희에게 직접 이끌라고 명령하시면 되지 않습니까?’

차원창세신 코아는 신화 속의 신과 괴수들을 현대로 돌아오게 했다.

먼 과거에 살던 왕과 영웅들을 수없이 부활시키고, 행성 자체에 죽음이라는 개념을 없애버리는 강대한 존재였다.

부활한 천사만으로도 얼마든지 인류를 완전히 정복해서 관리할 수 있는데 이렇게 번거로운 절차를 밟는 이유가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다.

그 의문에 잔 다르크 냉정하게 선을 그었다.

‘모든 것은 위대하신 신의 뜻입니다.

그분께서는 평화로운 세계 속에서 급격한 진화를 바라십니다.

국가 수장들에게 그분의 의지를 잘 전달하십시오.

세계수에 오르라는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더한 시련이 다가올 것입니다.’

‘하오나 신족과 행성신들이 막아서고 있습니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합니까?’

연환계를 사용하여 서로 묶은 항공모함 함대가 화공으로 신족이 돌려보낸 유조선과 유람선에 충돌하여 침몰하는 광경은 지금도 선명했다.

더구나, 행성신들이 일으키는 해일을 생각하면 어떤 함대도 돌파 불가능해 보였다.

‘그것 또한 극복할 수 있는 시련입니다.

각성한 인류의 전력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잔 다르크 천사의 의지가 끊기자 간디 천사는 생각에 빠진다.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 전쟁을 일으킨다.

이런 점이 너무 이상하다는 것입니다.

천사장님.’

아직 평범한 생활을 바라는 시작의 존재와 그녀의 요구를 차원창세신 코아가 충실히 따르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천사들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조치였다.

그리고, 며칠을 밤을 새우며 벼락치기 공부로 시험을 끝낸 시작은 멍한 표정으로 터벅터벅 걸어서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이제 자신의 방인 것처럼 시작의 방의 소파에 앉아서 텔레비전의 뉴스를 보고 있던 차원창세신 코아는 바로 일어나서 인사했다.

“시험은 잘 보셨습니까?

시작님.”

“망쳤어요.”

인류 최고의 재능을 가진 시작이었는데도 전혀 만족스럽지 않은 시험에 울상을 지었다.

‘암기과목은 책에서 나온 것을 그대로 적어서 어느 정도 점수가 나왔어.

하지만, 아직 공부하지 못한 부분에서 제출된 응용문제는 대응할 수가 없어.’

여기에 일 년 정도 공부에서 손을 떼었기에 많은 기억을 잃었다.

그래서 며칠의 밤샘공부만으로는 대응할 시간이 부족해서 급격한 성적 상승은 완전히 실패였다.

“또 중간 정도일까요?”

“이런! 제가 조치를 하겠습니다.

오늘 행성신을 동원하면 시작님이 의심받지 않으실 것입니다.”

행성신들을 진군시켜서 아직 채점 중인 학교를 뭉개버리면 재시험이라는 말이었다.

정확하게 말하지 않으면 차원창세신 코아가 무슨 짓을 할지 대충 예상한 시작은 고개를 저으면서 침대에 얼굴을 묻었다.

“모의고사이니 됐어요.

다음 정식 시험부터 잘 보면 돼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보고를 드린 대로 행성신들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오늘 밤까지 모두 자리를 잡을 것입니다.”

그 말에 시작은 고개를 돌려서 다짐하듯이 말한다.

“행성신들은 국경 외에 다른 지역으로 움직이면 안 돼요.

민간인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하세요.”

“지성체들이 먼저 덤비지 않는 한 안전할 것입니다.”

슬슬 시작하려는 참혹한 인간의 전쟁을 알게 된 시작은 망설이다가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막을 대책을 물었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행성신들을 국경에 배치하는 방안을 제시하였고, 시작은 한참 고민하다가 행성신들이 국경을 점유하는 것이 전쟁보다는 낫겠다는 생각에 승인한 것이다.

그 말과 동시에 며칠 밤을 세운 여파로 곤히 잠든 시작에게 이불을 덮어준 차원창세신 코아는 신계로 돌아가면서 말한다.

“가급적 길게 소박하고 행복한 꿈을 꾸십시오.

시작님.”

신계에 도착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행성신들의 수장들을 호출했다.

자신들을 부활시켰고, 거대 행성을 장난감처럼 다루는 모습에 압도당한 그들은 모두 충실한 부하가 되어있었다.

엎드려서 연락을 받는 그들에게 행성 국가들의 국경선이 그려진 지도를 던져주면서 명령한다.

“국경선과 이 지역들을 부하들을 보내서 점령하고 무장한 지성체는 누구도 통과시키지 마라.

앞으로 지성체끼리 싸우기 위한 군대는 없앤다.

명령을 따르지 않거나 공격을 하면 철저하게 분쇄하라.”

“명!”

“핫!”

“옛!”

행성신들에게는 과거 활동하던 각자의 영역이 있었기에 조치는 바로 되었다.

그날 신족을 직접 상대하고 있는 지배층을 제외한 모든 행성신은 대륙으로 몰려가서 국경과 분쟁지역에 자리를 잡았다.

바다의 분쟁지역인 암초에 지은 인공섬과 해군기지를 지어놓았으면 해일과 지진을 일으키고, 몸으로 통째로 밀어서 심해로 만들어 버리고 둥지로 삼는다.

그 광경을 본 해당 국가의 수장은 분노를 터트리면서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면서 외쳤다.

“이런 젠장! 결국에는 인민의 신성한 국토까지 밀고 들어오는구나.

더는 못 참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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