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723화 (1,633/2,000)

34권 35권

외계 지배층은 아무리 보아도 보기만 해도 소름 끼치는 거대한 벌레 이상이 아니었다.

지성체 행성을 통째로 삼키는 괴물과 같은 존재들을 모두 전멸시켜 달라고 이야기할까 생각했던 시작은 내심이 들키자 놀랐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지성체가 가득 찬 행성을 찾아서 포식하는 욕망만 남은 외계 벌레 지배층들이 왜 시작에게 도움이 되는지 설명하기 시작한다.

“세계를 지배하려면 창조만이 아니라 파괴도 필요합니다.

불필요한 과도한 성장을 억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초식동물이 늘어나면 초원이 사막이 되어서 멸망하기에 잡아먹는 육식동물이 필요한 법입니다.

통제받지 않는 지성체의 과도한 증가는 세계를 그렇게 파멸시킵니다.

제가 부활시킨 신족과 마신족이 제자리를 찾아도 외계를 전부 점령할 정도가 되라면 장구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공백을 저들이 충분히 메울 것입니다.”

“….”

행성 인류에서 최상의 재능을 가지게 된 시작은 무슨 말인지 분명 이해했으나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다.

불편한 기색이 역력한 시작에게 차원창세신 코아는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며 말한다.

“창조주가 되실 시작님이 직접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모든 것은 제가 주관해서 처리할 것이니 창조주의 능력을 갖추시고 자리에 오르시면 됩니다.

공석이 된 창조주의 자리이니 아무런 반대도 저항도 없습니다.

그러니 편안하게 생활하시며 시간을 보내시면 모든 것이 이루어져 있을 것입니다.”

“으음! 알아서 하세요.”

평범한 여고생인 거대 벌레와 같은 외계 지배층과의 전투나 그들에게 모성을 잃고서 헤매는 표류 종족의 운명은 너무나 무서웠다.

여기에 언제 먹힐지 몰라서 불안에 떠는 현재 외계의 지성체들의 불행까지 겹치면 더는 견디기 힘든 시작은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작을 설득시킨 차원창세신 코아는 표류 종족들이 본격적으로 하려는지 중형 우주선까지 강하를 시작하는 모습을 올려다본다.

대부분 중형이상의 이민선은 행성 표면에서 재이륙 기능이 없어서 저렇게 되면 다시 우주로 갈 수 없는데 과감한 조치를 하는 모습을 보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벌써 각 종족에 영웅이 생겼나?

급하기는 한 모양이군.

이거 진짜로 밀릴지도 모르겠는데?”

차원창세신 코아의 생각대로 표류 종족들에게 이제까지 아무런 두각을 나타내지 않던 인물들이 갑자기 엄청난 존재감을 뿜어내면서 수장을 갈아치우는 중이었다.

이 일은 시작의 행성에서 가져온 정기가 가득 찬 물과 공기를 마신 순간 일어났다.

파아아아아-! 파아아아!

모든 승무원이 통제되던 물과 공기를 마음껏 마시고 흡입한 순간 여기저기서 초능력을 각성하는 빛이 번쩍였다.

그리고, 압도적인 초능력을 보인 인물은 마치 무엇인가에 이끌리듯이 수장의 자리를 요구했으며 모두에게 받아들여졌다.

인구수가 적은 이민 우주선일수록 지배층의 교체는 신속했으며 아무런 반발이 없었다.

멸족을 피하고 싶은 종족의 무의식이 원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의 최초 결정은 하나였다.

“행성으로 모두 내려간다!”

“더는 아무런 희망도 없는 우주를 헤맬 수 없다.”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말씀대로 저 세계수를 올라서 개조 행성에 정착한다.”

신족과 행성신이 일으키는 엄청난 폭풍과 해일은 아무리 발달 된 과학문명을 가진 표류종족이라고 해도 대형 장비를 투입할 수가 없었다.

더구나, 세계수의 줄기를 오르기 위해서는 초능력이 더 필요한데 강화하기 위해서는 물과 공기만으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파악한 그들의 선택은 모선의 강화와 충돌이라는 배수진이었다.

구구구구구구구궁-! 과과과과과과과과과-!

방어막의 구멍을 통과한 중형 우주선이 거대한 폭풍을 뚫고서 세계수로 떨어지듯이 전진한다.

부서질 듯이 진동하는 우주선 속에서 완전무장한 군인과 충격에 대비한 민간인들이 모두 긴장한 눈빛으로 점점 커지는 세계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거대한 충격이 덮친다.

꽈아아아아아아아아아-!

활주로는 당연히 없다.

그나마 평평한 뿌리를 찾아서 동체착륙을 시도한 우주선은 다시는 날아오르지 못할 정도로 망가져 간다.

드드드드드-!

이런 극단적인 조치를 결정한 새로운 지도자와 지배층은 더욱 강해지는 초능력으로 어떻게든 폭발과 붕괴는 막아내었다.

“견디어라!”

“암흑의 우주에서 말라죽는 것보다 행성에서 죽겠다.”

구구구구구구! 구구구구구구궁!

반파된 우주선이 세계수에 도착하는 모습은 차원창세신 코아에 의해서 모든 종족이 지켜볼 수 있었다.

그리고, 우주선의 파괴된 문을 강제로 열고서 나타난 지도자와 종족이 양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모습이 비친다.

“위대하신 차원창세신 코아이시여.

당신께서 명령하신 대로 여기에 왔나이다!

모든 것을 걸고서 명령을 시행한 저희 종족을 어여삐 보아주소서.”

기도와 함께 바로 내려진 차원창세신 코아의 축복은 모두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성과에는 보상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너희는 내가 외계에 존재하는 한 멸족하지 않을 것이다.”

“!!!”

역사에는 차원창세신 코아가 온 다섯째 날에 외계 종족들이 나타나 세계수에 먼저 도달했다고 기록된다.

그리고, 종족보존을 약속받으니 모든 종족의 필사적인 도전이 시작되었다.

‘대등반의 시대(大登攀의 時代)’

초능력을 각성한 인류와 신족, 행성신들까지 전부 얽혀버린 도전의 시대가 열렸다.

계속되는 돌발사태에 행성 인류의 지배층들의 안색은 시커멓게 죽어갈 지경이었다.

차원창세신 코아란 존재가 나타나서 겨우 며칠만 흘렀을 뿐인데 이미 그 전의 세계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기억이 희미해질 지경이었다.

수장들은 지치고 힘든 표정으로 어느새 퍼지기 시작한 차원창세신 코아가 온 이후의 자료서를 읽는다.

“첫째 날에 달이 두 개가 되고 바다에 거대한 나무가 자라면서 신과 괴물이 부활했다.”

“둘째 날에 핵전쟁이 일어났다가 무효화 되었다.”

“셋째 날에 모든 인류는 초능력을 얻었고, 천국과 지옥을 직접 보게 되었다.”

“넷째 날에 천사를 통해서 신성 지배체제로 전환했다.”

“다섯째 날에 외계 종족들이 지구의 물과 공기를 빼앗고, 세계수로 강하하기까지 했다.”

여기까지 읽어가던 수장들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변했다.

이런 급변사태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고 본국에서 벌떼처럼 시위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바닷물과 공기가 외계 종족의 우주선으로 빨려 들어가고, 길이가 수백 킬로미터가 넘는 우주선들이 세계수로 강하하는 장면을 본 국민들의 반응은 심각했다.

아무런 대책을 못 내놓으면 당장 탄핵을 시키자는 분위기였다.

“이런 제길! 핵무기도 안 통하는데 우리보고 어쩌라고?”

“방어막에 막혀서 외계 우주선들에게 어떤 공격도 할 수 없어.”

“통과시켜달라고 협상하려고 해도 상대가 행성을 주무르는 창조신님이란 말이다!”

“방어막 때문에 달에 날아갈 수도 없는데 어떻게 무슨 말을 해?”

그들이 보기에 차원창세신 코아는 무력이나 대화가 통할 상대가 절대로 아니었다.

이미 절반 이상의 인구가 독실한 신자가 되어버린 상황에서 전면전이라는 극단적인 선택도 불가능했다.

그래서 답답해하는 모두에게 세계수가 있는 바닷물을 정수한 물이 제공되었다.

세계수에 가까운 물일수록 초능력 강화와 육체 회복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파악하고서 항공모함을 보내서 최대한 내부 지역에서 끌어온 물이었다.

은은한 황금빛이 도는 세계수의 물은 심상치 않은 기운을 보였다.

주우우우우우우-! 벌컥! 벌컥!

답도 없는 문제를 고민하느라 피곤과 과로에 찌든 수장들이 반가운 기색으로 한껏 들이키고 원기를 회복한다.

이제까지 얼굴 시장이라고 비웃음을 당하던 국가연합의 수장이 모처럼 목소리를 높였다.

“자자! 이제 대책을 내놓읍시다.”

세계수의 정황은 하늘에 이십사 시간 방영되었기에 이민 우주선을 세계수에 동체 착륙시킨 외계 종족이 하는 일은 모두 알 수 있었다.

이것도 신의 기적이라는 형식으로 비밀이라는 것이 없어졌으니 수장들의 머리가 더욱 아파지고 있었다.

“저 외계인들이 세계수에 도시를 만들어 버렸소!”

영웅을 얻은 표류 종족이 모든 것을 건 도전은 일단은 차원창세신 코아의 가호를 얻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커다란 섬과 대륙 크기로 커진 세계수의 뿌리에 이민선에 실려있던 자재로 도시를 새우고 본격적인 등반에 나선 것이다.

강력한 초능력에 종족의 무의식과 지원을 등에 업은 영웅들은 단 하루 만에 수 킬로미터를 올라가면서 나무줄기마다 중간 전진기지를 설치하고 있었다.

“올라가는 속도가 심상치 않소이다.”

“공기가 희박한데도 잘도 버티는군.”

아직도 성장을 계곡하고 있는 세계수의 높이는 이미 일천 킬로미터를 넘어섰으니 쉽게 줄기를 점령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러나, 우주를 방황할 정도로 발달 된 표류종족의 과학문명과 초능력이 합쳐지면 불가능은 아니었다.

이미 천사를 통해서 저들의 정체를 아는 수장들로서는 자신들은 시작도 못 한 상황이니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젠장! 저 괴물들은 뭘 하고 있나?”

“영역 침범을 당했는데 왜 안 잡아먹어!”

“우리 행성의 신들이시라면 어떻게 해주셔야 하는 것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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