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오브 서바이버-1717화 미리보기

갓 오브 서바이버-1717화 (1,627/2,000)

34권 35권

반역이란 소리에 절반 정도의 고위신들이 동작을 멈추었는데 나머지 절반은 더욱 가속해서 오른다.

주신들이 확인해 보니 처음 보는 존재까지 있었다.

분명히 인간의 신앙으로 잠시 신격을 얻었으나 곧 잊힌 원시 지역신들이었다.

“영역도 조직도 없던 잡신들 주제에 어딜 감히 욕심을 내느냐!”

“도대체 어떻게 저런 것까지 모두 부활한 것인가?”

주신들은 차원창세신 코아가 허신의 상태이거나 개념만 남아서 소멸 직전인 신들까지 모두 부활시켰다는 사실까지는 몰랐다.

그래서, 신이라고 불렸던 모든 존재가 지금도 행성 각지에서 새까맣게 정기가 풍부한 세계수 주변으로 밀려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바로 전략을 바꾸었을 것이다.

거기까지는 몰랐지만, 불길함을 깨달은 주신들은 일제히 자신들의 세력부터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역시 대륙의 일부를 장악했던 강자답게 하루 이틀로 끝날 상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물러서라!

정기가 부활한 이상 내가 다시 왕이다!”

“모이거라.

거부한다면 신계의 명부에서 삭제할 것이다.”

오랜 방치의 결과로 겨우 절반 정도의 세력만이 모인다.

과거 신하였지만 야망을 품고 있던 고위신들이 계속 세계수를 기어오르고 있고, 다른 주신과 싸우면서 원시 지역신까지 저지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결국, 분노가 폭발했다.

“모두 죽이리라.”

“재가 되어라.”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잠시 서로의 공격을 멈추고, 세계수를 오르는 반역자들에게 전력을 집중한다.

슈가가가가가가! 파지지지지지직!

외눈박이의 털옷을 입은 노신이 쏘아대는 수많은 창이 하늘을 날아다니며 세계수를 오르려던 신들을 관통해 죽인다.

하늘거리는 천 옷을 입은 노신이 번개를 연달아 쏘아대서 정지명령을 거부하는 신들을 태워버렸다.

“우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악!”

신격과 권능의 차이는 컸기에 모두 죽임을 당한다.

그런데, 심장에 구멍이 뚫리거나 번개에 타서 세계수 밑으로 추락하던 그들에게 세계수에서 뿜어진 황금빛이 축복처럼 전해한다.

창에 부서진 심장과 머리가 순식간에 복원되고, 번개에 타서 재가 신체도 되돌아온다.

파악! 파아아악!

신체가 재가 되었어도 되살아나는 모습에 주신들도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헉! 창조력인가?”

“저건 순수한 마력이다!”

부활과 재생의 권능의 일종으로 보이는데 방해할만한 필살과 소멸의 권능이 주신들에게 있을 리가 없었다.

다시 살아난 신들이 세계수를 오르기 시작하자 결국 결투를 일시적으로 멈추기로 합의한 주신들은 세계수의 상부에 결계를 치고서 대기할 수밖에 없었다.

“제길! 진짜로 안 죽는구나.”

“이러면 끝이 없어!”

서로 먼저 올라가겠다고 싸우다가 엉뚱한 잡신이 신계에 도착하여 행성 주신이 되면 그야말로 끝장이었다.

그렇다고 경쟁자에게 뒤통수를 보여줄 수는 없으니 세계수 줄기를 통째로 둘러서 성벽을 쌓는 것으로 일단은 휴전했다.

“일단 막고 보자!”

“협상하자!”

되돌아온 정기로 인한 흥분상태에서 벗어난 주신들은 세계수 줄기에 영역을 확보하자 다시 복속을 신청하는 고위신들을 재빨리 받아들이면서 시간을 벌려 했다.

그런데 지극히 불길한 느낌이 그들을 강타한다.

“이게 뭐야?”

“설…설마?”

차원창세신 코아는 신체를 잃고서 육체에 빙의 중이던 허신만이 아니라 개념만 남았던 원시 고대신들까지 남김없이 되살렸다.

그 강대한 창조력이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는 불길한 예감이 모든 신의 뇌리를 친다.

행성을 손에 넣기 위해서 치열하게 싸워야 했던 강대한 적들의 모습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이럴 수가? 설마 그들까지 되살리셨는가?’

‘왜? 무슨 이유로 신족의 적까지 부활시킬 이유가 있는가?’

풍부한 정기로 신들에게 다시 발동된 권능이 예지한 미래는 빗나가지 않았다.

파파파파파파파! 궁궁! 구궁! 꾸와와아아아아아악!

바다 위를 달리던 신들을 해저 밑에서 치솟은 터무니없이 커다란 뱀의 입이 삼킨다.

그리고, 크기로는 산에도 지지 않는 가지각색의 동물의 머리가 바다에서 하늘로 치솟으며 신들을 삼켰다.

과거 신들이 오랜 전투 끝에 처치한 괴물이나 괴수라고 불리던 모든 행성신이 되살아난 것이다.

“행성신들마저 되살아났다!”

“진짜 벌어졌다!”

주신이 소멸까지 각오하고 겨우 처단했던 숙적까지 모습을 다시 나타내자 허탈한 웃음까지 흘러나왔다.

부활만으로 끝나지 않았음을 예지한 것이다.

“와하하하하-! 이게 무슨 난리냐?”

“저것들도 여기서는 죽지 않는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물론 조건은 똑같았다.

무방비로 바다를 달리던 신들을 기습으로 삼킨 행성신들은 곧 후회하면서 비명을 질렀다.

“케에에에에엑!”

“크아아아아!”

바로 부활한 신들이 배 속을 뚫고서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지성이 떨어지는 거대 괴수들 위에 타서 조종하고 있던 거인들이 당황해서 소리쳤다.

“으득! 삼키지 말고 씹어서 뱉어!”

“먹지 마!

죽이지 말고 제압해야 한다.”

거인들의 지휘대로 거체로 권능을 무효화시키면서, 입과 손으로는 물거나 으깨면서 세계수를 향한다.

행성신에 속하는 거인족들이 괴물들을 이끌면서 외치는 함성이 그들의 목적을 알려준다.

“위대하신 차원창세신 코아께서는 행성 대표가 될 기회를 거인족에게도 공평하게 주셨다.”

“모두 저 침략자이며 약탈자인 저들을 몰아내고, 우리의 행성을 되찾자!”

거인족의 발언에 당연히 주신들은 발끈했다.

“너희를 되살린 분이 신족의 지배자인 창조신이시다!”

“파괴밖에 할 줄 모르는 것들이 행성을 받아서 뭘 할 수 있는가?”

“원시 지성체로는 발전을 위한 정기가 부족해!”

그런데 만만치 않은 대답이 돌아온다.

“창조와 발전을 할 줄 안다는 명분으로 지배자를 차지한 너희가 관리한 행성이 이 꼴이다!

그러니 이번에는 우리 차례다!”

정기가 고갈된 세계가 된 것은 주신들의 잘못이 아니었다.

까마득한 상층부에서 발생 된 초대형 사고로 완전히 법칙이 변한 탓이기에 터무니없는 중상모략에 발끈한 주신들은 외쳤다.

“저것들부터 처단한다.”

“우리 원한은 나중에 처리하자.”

공통의 적을 찾은 주신들은 바로 연합하여 공격을 시작한다.

주신들이 힘을 합쳐서 세계수의 길목을 틀어막자 신계로 올라갈 가망이 없다고 판단한 모든 신은 각자 휘하에 들어가서 전투를 시작했다.

행성신들을 이기지 못하면 신계를 얻어도 아무런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죽여주마!”

“잔재주만 발달한 조그만 것들이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

세계수를 기어오르는 거대 괴물들과 상층부를 차지한 권능을 되찾은 신들의 싸움은 지독하게 격렬했다.

순식간에 피바다로 변하는 세계수 주변을 멀찌감치서 지켜보던 모든 인간은 더듬거리면서 중얼거린다.

“돌…돌아가자.”

“우리가 낄 데가 아니야.”

세계수가 계속 자라난다.

마침내 가장 커다란 바다를 덮어버리고, 부활한 신족과 행성신들의 전장으로 바뀌어서 인류의 영역을 벗어나게 한다.

각 나라의 군함이 출동했으나 항공모함조차 한입에 삼킬 것 같은 거대 괴수들이 수없이 날뛰는 전장에 가까이 갈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그리고, 날지 못하는 거인족들이 서서히 밀릴 때 하늘에 거대한 그림자들이 드리워진다.

“저…저건 또 뭐야?”

“용?”

현재에서는 환상으로 치부되나 신들의 숙적이라고까지 불리던 강대한 용족이 전부 부활하고 나서 오랜 논의 끝에 마침내 참전한 것이다.

신족의 적인 행성신에게 먼저 도착한다면 행성 주신의 자리를 주겠다는 약속이 거짓이 아니라고 판단한 그들은 거칠 것이 없었다.

하늘을 날지 못하는 거인족을 상대로 공중을 완전히 제압하여 우세하던 신족에게 날벼락과 같은 사건이었다.

“이이! 이런 미친! 전부 되살리셨구나!”

“고위신들은 거인족보다 용족을 쳐라!”

황급히 전력을 둘로 나눈 신족에게 용족의 브레스가 일제히 작렬한다.

크롸롸롸롸라라라라라-! 푸하하하하하하하-!

하늘을 뒤덮고 작렬하는 수많은 브레스에 고위신들이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증발했다가 바로 부활한다.

이번에는 회심의 공격을 한 용족들이 놀랄 차례였다.

“부활권능!?”

“우우우우! 역시 함정인가?”

처음 신족이 행성을 침략했을 때도 본 적이 없는 엄청난 권능이었다.

주신급 고위신들의 완전 부활을 지켜본 주신들은 각자 선두에 나서면서 외쳤다.

“창조신님의 가호를 보았느냐?

물러서지 마라!

비겁자는 신계에서 추방한다.”

“창조신님이 전투를 지켜보고 계신다.

세계수의 영역 아래에서는 누구도 죽지 않는다.

신격이 하락할 일도 없으니 전력을 다해라.”

신만이 아니라 고대의 강자들을 전부 부활시킨 창조신의 의도를 어느 정도 파악한 주신들은 필사적으로 달려든다.

그러나 부활의 충격으로 멍해진 고위신들의 눈에서 살기가 치솟으면서 용족을 향해 공격을 시작했다.

“여기서 추한 모습을 보이면 신족은 끝장이다.”

“우리의 손으로 부활한 이 행성을 다시 손에 넣는다.”

“앞으로 식사는 도마뱀 구이다!”

권능으로 초고속으로 날며 공격할 수 있는 고위신들이 용족을 격추하기 시작한다.

잠시 놀란 용족도 산산조각이 난 동족이 바다에 떨어지기도 전에 완전히 부활하자 투지를 되찾았다.

“약속대로 부활의 조건은 같다.”

“신족을 죽여라!”

“행성을 지키자!”

급속도로 성장한 세계수는 바다 위의 대륙처럼 보일 정도로 커졌다.

바다 위에 솟구친 뿌리와 바다로 늘어진 긴 줄기에서는 어떻게든 상륙을 저지하려는 신족과 거인족과 괴수들이 충돌한다.

우와아아아아아! 파파파파파-!

그들이 흘리는 피는 세계수의 주변의 바다를 붉게 물들고, 더욱 자라나는 양분이 되었다.

이야기로 들었던 신과 괴수의 전투에 기겁한 인류는 감히 공격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벌벌 떨었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온 지 단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방송으로 그 사태를 본 시작은 당연히 차원창세신 코아를 호출한다.

“저 괴물들을 다 뭐예요?

별 이상이 없게 하겠다면서 이건 말도 안 돼요!

당장 멈추세요.”

전부 생각이 있어서 일을 벌인 차원창세신 코아는 당연히 천연덕스러운 대답을 했다.

“괴물이 아니라 행성신입니다.

시작님이 나중에 부하로 쓰실 것들이죠.

신들도 그렇고 전부가 참으로 눈 뜨고 보기가 싫을 정도로 모자라서 특훈으로 단련시키고 있습니다.

세계수의 범위를 넘어서서 지성체 영역에 들어가면 힘을 잃으니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거대 괴수나 초자연적인 신들이 대륙에 넘어와서 벌인 행패를 걱정했는데 제약을 걸었다니 참으로 다행이었다.

그리고, 은근한 어조로 말한다.

“부활해서 저렇게 기뻐하고 있는데 전부 다시 죽이면 불쌍하지 않으십니까?

행성신들은 넘어갈 수도 있지만, 신들도 전부 죽는데 괜찮으십니까?”

“아!”

부활을 취소하면 죽음밖에 없다.

괴수만이 아니라 아무리 보아도 인간으로 보이는 신들까지 전멸시킬 수는 없는 시작이었다.

그런데 텔레비전 화면에서 유인 우주선의 발사에 앞서서 무인 탐사선이 발사되는 광경이 보였다.

인류는 아무리 보아도 돌파가 무리인 세계수는 완전히 포기하고, 우주선 쪽으로 바뀐 것이다.

가장 먼저 신계에 도착하기 위해서 강대국들이 각자 쏘아 올린 로켓은 상당한 수량이었다.

유인 우주선의 준비는 시간이 걸리니 무인 우주선부터 최대한 빠르게 준비했기에 거의 동시에 솟아오른다.

그리고, 하늘에서 전부 폭발했다.

구구구구구구구궁! 꽈꽈꽝!

기세 좋게 올라가던 로켓들이 무엇인가에 충돌하여 납작해져 박살이 나는 광경이 화면에 보였다.

모든 우주 로켓이 불꽃에 휩싸여서 사라지는 모습을 본 시작은 드디어 입을 딱 벌릴 수밖에 없었다.

“….”

만약 저기에 인간이 타고 있다면 어떤 참사가 발생했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옆에서 사근사근 어조로 설명을 시작했다.

“우주에서 무작위로 날라오는 혜성이나 위성으로부터 행성을 지키는 방어막입니다.

지성체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한 신계의 기본기능 중 하나이지요.

제가 고쳐서 다시 만들었으니 태양 속에서도 멀쩡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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