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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715화 (1,625/2,000)

34권 35권

광기마저 느껴지는 차원창세신 코아의 의지는 외계로 가는 문이 완전히 닫히면서 끊겼다.

잠시 침묵한 십중심들은 생각만 해도 골치가 아프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영역으로 떠났다.

앞으로 다가올지 모르는 세계의 제약조차 벗어난 침략을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외계에서는 차원창세신 코아가 도시의 불빛과 매연으로 별이 거의 없이 달만 보이는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웃고 있었다.

“크하하하하하하-! 참으로 어둠이 눈부시구나!

신이 나 이외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이렇게 감동적일줄은 몰랐다!”

차원공통원소로 인하여 자신의 신체가 녹기는커녕 오히려 최적화되자 기쁨을 감출 수 없어서 한참을 웃는다.

외계의 진출을 가로막고 있던 정기흡수가 무효화 된 이상 자신을 막을 존재는 진정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으응?”

그러다가 묘한 시선들을 느끼고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찰칵! 찰칵! 찰칵!

밝은 불빛과 괴음이 여기저기서 터진다.

어느새 주변에 몰려온 지성체들이 자그마한 네모난 장치를 내밀고서 신기한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와! 굉장한 서양 미남이야.

저렇게 빛나는 검은색 로브도 처음 봐!”

“등의 원은 마법진을 그린 건가?

“머리도 흑발이면서 황금빛이네.

어떻게 염색했을까?”

“무슨 코스프레인가?

어떤 게임의 캐릭터인가요?”

“광고에요?

언제 출시해요?”

쏟아지는 질문에 잠시 당황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최우선으로 보호해야 할 대상을 찾았다.

‘이것들은 뭐야?

그보다 시작님이 어디 계시지?’

호위 대상은 바로 찾았다.

둥글게 원을 그리면서 주변에 몰려든 지성체 사이로 창피한지 얼굴이 붉어진 시작이 빨리 다른 곳으로 가지고 손짓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구경거리가 된 사실을 깨달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벗겨진 로브를 다시 써서 얼굴을 가리면서 말한다.

“아아! 시작님! 방금 말은 이유가 있어서 한 일입니다.

오해하지 마십시오.”

쉽게 창조주가 되고 정식으로 인정받아서 반란 걱정도 적어진 십중심이라면 다음에는 영역확보를 위해서 다른 세계로 침략을 노리기 마련이었다.

‘나를 추방했던 황금의 절대자가 돌아오면 열한 번째로 예외를 인정하겠다는 제안은 전쟁 의지를 명확히 보여주었기에 그냥은 넘어갈 수가 없었다.’

평화보다는 세계의 변화를 최소화하여야 돌아가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아도 눈에 띄는 차원창세신 코아가 미친 듯이 웃으면서 파괴와 창조를 외쳐서 몰려든 시민들로 인하여 당황한 시작은 입장이 달랐다.

주변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자신까지 사진을 찍어대니 등을 떠밀 수밖에 없었다.

“어서 집으로 가요.

그리고, 여기서 사고는 절대로 치지 마세요.”

주변에 즐비한 유리와 거울로 본래의 평범한 얼굴로 돌아온 사실을 확인한 시작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다.

‘그래도 바로 옆에 다시 고쳐줄 존재가 있으니 안심이야.

신체가 녹아서 유령이 될 수 있다고 겁을 주더니 팔팔하잖아?

괜히 걱정했어.’

자신의 보호자가 힘이 넘치는 것은 미래를 위해서는 좋았다.

그런데 주변을 생각하지 않는 행동이나 말을 들어보니 데리고 있기가 정말 만만찮다는 사실을 파악해서 고민 중이었다.

“정말입니다.

다른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시작의 마음 변화를 파악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등을 떠밀리면서 부지런히 변명 중이었다.

“제가 시작님이 사시는 행성과 지성체들에게 무슨 짓을 하겠습니까?

바라시지 않는 한 손가락 하나도 대지 않겠습니다.

부디 믿어주십시오.”

“아! 몰라요!

제발 집에 가서 이야기해요.”

찰칵! 찰칵!

그런 광경은 지나가던 시민들이 부지런히 찍고 있었다.

무엇이 이 세계로 넘어왔는지 모르고서 말이다.

시작이 집에 돌아왔을 때 작은 소란이 있었다.

외계에서는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았지만, 절대계에서는 일 년 이상이 흘렀기에 너무 반가워하는 시작을 부모가 이상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뒤에 따라온 검은 로브를 뒤집어쓴 장신의 남자도 문제였다.

수상한 복장도 그렇지만, 로브로 가린 얼굴에서 빛나는 황금빛의 눈빛은 아무리 보아도 평범하지가 않았다.

“누…누구신지요?”

몰래 사귄 특이한 취미를 가진 외국인 남자친구라고 예상하고 한 질문에 전혀 의외의 답변이 들려왔다.

“상급 창조신 차원창세신 코아입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시작 부모님.”

“창조신이라고요?”

“….”

지극히 솔직한 차원창세신 코아의 소개에 멍해진 부모를 보고서 망했다는 표정을 지은 시작이었다.

당장 외국에서 온 친구 정도라고 이야기하라고 의지를 보내자 정색한 대답이 돌아온다.

“시작님. 강자는 약자에게 거짓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속이지 않습니다.

눈치를 보아서도 안 됩니다.

세계에 기여 하는 바를 생각하면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

절대계와 주우주를 가리지 않고, 모든 세계 불변의 법칙은 강자가 약자보다 소중하다는 점이었다.

그중에서도 상위 개체와 하위 개체의 격차가 극심한 정신체에게 물러날 수 없는 기준이었다.

‘강자는 영광스러워야 한다.’

‘약자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진리가 다스리는 절대계와 주우주의 철칙을 떠올린 차원창세신 코아는 양손을 모으면서 말한다.

“창조주가 되실 분이니 창조신으로서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강자에게 모든 영광을 부여하시고, 약자에게는 기회를 주십시오.

그리고, 누구보다 강해지시옵소서.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창조주의 법칙입니다.”

권능의 날개를 펼치면서 신격을 개방하자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존재감이 주변을 장악하기 시작한다.

모든 법칙에서 자유로운 시작은 상관없으나 부모는 사정이 달랐다.

풀썩! 풀썩!

보자마자 정신을 잃으면서 쓰러지자 가볍게 공중에 띄워서 소파에 눕힌 차원창세신 코아는 고개를 숙이며 말한다.

“그럼 원하시는 대로 외모부터 조치하겠습니다.

일단 드러나지 않는 몸매부터 시작하지요.”

차원창세신 코아의 이마의 신령연옥에서 빛줄기가 시작의 이마로 스며든다.

“나는 세상에서 단 하나의 특별한 존재이다.”

파앗! 스르르르!

법칙이 조정되면서 신체가 조정되기 시작한다.

평범한 몸매에서 절대계에서 가졌던 여성미의 극치인 완벽한 굴곡을 가지게 된 시작이 기뻐하는데 차원창세신 코아는 경고한다.

“급작스러운 변화는 외부에 충격이 있을 수 있느니 얼굴은 서서히 변화하게 해놓았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상당히 위험하시니 신체 능력을 인간 기준에서 최대치로 끌어놓았습니다.

육체의 힘을 여기 동물로 비교하면 고릴라 수준이니 어지간한 인간을 세게 때리시면 즉사합니다.

주의하십시오.”

“고…고릴라.”

고릴라의 근력은 인간보다 여덟 배 이상 강하다.

갑자기 지상최강의 여성이 된 시작이 황당해하는데 주의는 멈추지 않는다.

“지능도 최대치로 늘려놓았습니다.

인간이 만든 지식이라면 이제부터 모든 것을 기억하시고 이해하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기초지식만 충분히 쌓으신다면 수준도 가리지 않습니다.

꾸준히 공부하시면서 재료와 시간만 있으시다면 우주선도 혼자 만드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두뇌도 천재 중의 천재로 개선해 놓았다는 말이었다.

갑자기 원하던 두 가지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얻은 시작에게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면서 말한다.

“지금 부여받으신 능력이면 이 행성에서는 다시 없을 최상의 재능입니다.

그러나, 서서히 현재 상태를 개선하시는 것을 추천을 드립니다.

어느 세계이든 강자나 천재에게 내려지는 시련은 가혹한 법입니다.

얼마 남지 않은 평범한 생활에서 영원토록 추억이 될 행복을 찾으십시오.”

경험에서 나온 조언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인 시작을 쳐다본 차원창세신 코아는 뒷걸음으로 물러나며 말한다.

“그럼 저는 시작님이 이 행성의 주신이 되실 준비를 하겠습니다.

몇 가지 소란이 있을 것이오나 지성체들에게는 별다른 피해는 없을 것이니 신경은 쓰지 마십시오.

무슨 일이 있으시면 저의 이름을 부르시면 바로 오겠나이다.”

“예.”

진짜 자신을 창조주로 만들 생각임을 파악한 시작이 혼란스러워할 때 집을 벗어난 차원창세신 코아는 한껏 권능의 날개를 펼쳤다.

파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상급 창조신의 신격을 담은 빛의 날개들이 한없이 커지면서 행성을 덮어간다.

스물여섯 쌍의 빛의 날개로 행성 전부를 장악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하늘로 치솟으면서 중얼거렸다.

“지성체 인구의 수가 팔십억인데 발생하는 정기가 제로라니?

이렇게 비참한 행성이 있나?

역시 악명높은 외계답군.”

정기가 부족하여 영양실조로 빌빌거리게 하였던 이계의 오백억 년 전인 현세계와도 비교할 수 없는 참혹한 현실이었다.

더구나, 과학 문명으로 인한 오염까지 심각하여 이대로 진행되면 일천 년 이후면 폐기를 해야 할 정도였다.

“과학문명의 오염 덕분에 행성의 생명력도 거의 고갈 수준이다.

시작님의 행성이 아니면 당장 처분대상이군.

환경오염의 수준을 보면 차라리 새로 시작하는 것이 낫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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