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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계의 흐름을 완전히 초기화시켜버리는 시작의 존재는 황금의 절대자에게 가장 큰 수단이었다.
그래서, 원래 흐름에서는 시작을 앞세워 모든 십중심을 하나로 모으는 과정에 그녀는 영문도 잘 모르면서 동행하며 엄청난 고생을 해야 했다.
‘십중심의 빠른 집결을 위해서 황금의 절대자가 앞장서서 마구 끌고 다녔지.
여성으로서 매력을 느낀 이번에는 지금은 애지중지하면서 황궁에서 지내게 하며 그렇게 하지 않았어.
내가 있기는 했지만 참 대우가 하늘과 땅 차이다.
하여간 남자나 여자나 잘생기고, 이쁘고 볼 일이지.
이렇게 삶의 질이 달라지니 말이야.’
시작이 절세미녀의 모습이 아니었으면 신족조차 위험한 마수가 우글거리는 밀림과 지독한 범죄자를 가둔 감옥 행성, 영원체 거주구까지 같이 침투했어야 했었다.
‘권능도 마력도 없는 지성체가 견딜 여행이 아니지.
공간이동 여파에도 소멸할 수 있는 지성체가 끝까지 살아남아서 성공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군.
생각해보니 고위 정신체조차 소멸할 수 있는 위험하기 짝이 없는 장소로 아무 힘도 없는 지성체 여자아이를 잘도 끌고 다녔군.’
그런 사실을 다시 떠올린 차원창세신 코아는 혀를 찼다.
‘쯧! 십중심들이 호위를 해주지 않았다면 목숨이 수백 개라도 부족했겠다.
하여간 선천적인 강자들은 약자의 마음을 몰라.
자신들의 기준만으로 살아.
그래도 이게 기회다.’
역시 여성이라고 외모 이야기가 나오자 눈빛이 달라져 있었다.
그렇게 드디어 앞으로의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는 신뢰를 어느 정도 회복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차근차근 설명했다.
‘거짓이 아닙니다.
증거로 아마도 황금 회장님이나 다른 사장님들은 시작님에게 고맙다고 말하면서 무엇이든지 대가를 말하라고 했을 것입니다.
다만 세계의 질서를 뒤흔들지 않을 범위라고 제약을 두었겠지요.
그리고, 뭘 말할지 몰라 하는 시작님에게 대충 보물 몇 가지를 넘겨주면서 끝냈을 것입니다.
창조주가 되었으면서 정말 끝까지 쪼잔하기 짝이 없습니다.
저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
완벽한 사실이었다.
창조주가 된 십중심들은 모두 흐름에서 독립된 시작을 어려워하면서 최소한의 친목을 유지하기를 원해 물질적인 대가를 지급했다.
‘외계로 돌아가서 얼마든지 화려한 생활을 누릴 정도로 물질적인 보상을 이미 받았는데 그것이 작다니?
원래 검소한 생활만 하던 시작이었으니 십중심이 준 물질적인 보상이 부족하다고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차원창세신 코아는 그녀의 마음을 사정없이 흔들기 시작한다.
‘시작님이 없으셨다면 창조주에 대한 반역을 시도하지도 못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셨다고 하지만, 존재만으로 가장 큰 공로를 세우신 것입니다.’
깊숙이 허리를 숙이면서 신력을 담아서 말한다.
‘생명의 보상은 생명으로만 합니다.
그러니 창조주가 되게 해준 보상은 창조주가 되게 도와주는 것밖에 없습니다.’
외부 감시를 느낀 탓에 인사를 다시 했다.
“절대계를 대표하여 시작님을 호위하게 된 차원창세신 코아입니다.
외계에서도 최대한 잘 모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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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황금의 절대자가 차원창세신 코아를 조심하라는 말은 들었지만, 지금은 머리에는 단 한 가지의 문제가 소용돌이쳤다.
‘내 세계로 돌아가면 얼굴과 몸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다고?
그…그건 죽어도 싫어.’
본 모습도 추녀는 절대로 아니었다.
그러나, 고위 정신체만이 아니라 황금의 절대자조차 매료시켰던 완벽한 미모에 적응한 그녀에게는 원래 모습과 생활로 돌아가라는 것은 고문이나 다름없었다.
그런 마음을 파악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부드럽게 의지를 전달한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 모습으로 조정한 것이 바로 접니다.
처음에는 원래대로 돌아가나 서서히 지금 모습으로 변화하게 수를 쓰겠습니다.’
‘정…정말인가요?’
‘그럼요.
제게는 쉬운 일입니다.’
이제 대화를 주도하게 된 차원창세신 코아는 느긋하게 말을 이어갔다.
“창조주의 체면과 신분 때문에 자체적인 제약이 많은 십중심 사장님들입니다.
임시 직원에 혼자인 저는 처지가 매우 다릅니다.
소원은 불가능은 없다는 각오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루어 드리겠습니다.
십중심 사장님들이 창조주가 된 공적의 대부분은 시작님이십니다.
그러니 얼마든지 원하십시오.”
“….”
누군가가 듣고 있다는 전제에서도 과격하기 짝이 없는 발언이었다.
그리고, 시작의 마음을 뒤흔들리기에 충분했다.
“잘 부탁드려요.”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창조주가 되게 해주겠다는 말은 믿지 못하겠지만, 최소한 자신의 얼굴을 지금과 비슷하게 유지하게 해 줄 능력은 있어 보였기에 나온 대답이었다.
‘정말 내 모습을 아무 대가 없이 이렇게 만들어 주었다면 약간은 신뢰할 수 있어.’
절세미녀가 되어서 얻은 화려한 삶을 포기하기 싫은 그녀는 지금 외모로 돌아가면 발생할 소란이나 위험도 고민했었다.
‘여기서 최강이라는 황금의 절대자 아리오리나조차 경계할 정도의 강대한 존재라면 든든하기는 해.’
그렇게 나름대로 시작과의 관계와 외계에서 할 일을 정리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다시 검은 로브를 쓰면서 말한다.
“그럼 외계에서 이루고 싶은 소원을 일백 가지를 생각하시면서 계십시오.
절대계의 기준으로 전부 결정하시고, 제 준비가 끝나면 바로 떠나시지요.”
“드디어 돌아가는군요.”
“예. 가실 시간입니다.”
“….”
드디어 천국처럼 마냥 좋기만 하던 절대계의 생활에서 다시 학생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이 들자 우울해진 시작이었다.
그러나, 우주를 파괴하는 존재들이 활동하는 절대계의 무서움과 애타게 찾고 있을 가족을 생각하면서 돌아갈 마음을 먹었다.
“알았어요. 차원창세신 코아님.”
“이제부터는 ‘코아’라고만 불러주십시오.”
검은 로브로 얼굴을 가렸지만, 더없이 정중한 모습에 묻는 수밖에 없었다.
“십중심님들은 외계로 돌아가면 저는 평범한 여자아이로 돌아간다고 하더군요.
절대계의 흐름에 저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해요.
그런 저에게 왜 이렇게까지 해주시나요?”
앞으로 같이 있을 시작으로서는 당연한 질문이었다.
‘다시 생각해보아도 처음의 창조주로 만들어 주겠다는 제안부터 외모의 개선까지 모두 아무런 대가나 속셈 없이 베풀어졌어.’
차원창세신 코아의 말대로 절세미녀가 아니라서 황금의 절대자가 호감을 느끼지 않았을 때 발생했을 상황에 대해서 생각해보니 소름이 오싹 끼칠 정도였다.
“계약의 준수입니다.
그리고, 임무의 수행이지요.”
지극히 원론적인 대답이 돌아오자 시작으로서도 더는 의심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차원창세신 코아와 시작의 만남이 이루어질 때 은하유성 아이언은 드디어 황금 책의 탑에 다시 도전할 수 있었다.
정보행성 코아에 보관된 복제 에반젤리에 도전한 그를 지원하는 여성은 한 명이 아니었다.
삭월(朔月)의 시즈지와 프롬 여왕을 유모를 받아들이려 하는지 설명을 들은 시즈지의 간절한 설득으로 동행한 크롬 공주가 바로 옆에 붙어있었다.
그렇게 두 명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은 아이언은 복제 에반젤리를 꽉 움켜쥐었다.
“간다!
이번에야말로 뽑아주마!”
출전 시간은 점점 다가오는데 앞을 가로막고 황금 책탑의 위로 보내지 않는 복제 에반젤리의 접수가 최우선이었다.
꽈과과과과-! 꾹-!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창조력과 아이언의 창조력이 결합하여 황금 권능을 최대한 끌어올린다.
서로의 머리카락이 순수한 황금빛으로 바뀌면서, 권능의 날개가 전개된다.
파아아아아아-!
기준 이상의 황금 권능을 느낀 복제 에반젤리가 아이언을 시험하기 시작한 다.
창끝이 뱀처럼 휘면서 창신을 잡은 오른손의 팔뚝을 수없이 찔러버린다.
꽈꽈꽈꽈꽈꽈꽈! 파파파파-!
수련 행성으로 단련된 신체는 에반젤리라도 쉽사리 부상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차 했으면 구멍투성이로 관통되었을 뻔한 아이언은 신음이 저절로 나왔다.
‘으으으윽! 역시 그냥은 안 넘어가는군.’
복제 에반젤리의 창신이 손목을 몇 바퀴나 감고서 조여온다.
우두두두두두두둑!
수련행성으로 단련된 피부와 근육, 황금 권능으로 강화된 뼈가 아니었다면 단숨에 으스러질 정도의 강력한 조임이었다.
우지지지지지직!
창신이 조금씩 위로 감으면서 올라올 때마다 단숨에 시커멓게 변색이 되어가는 오른팔을 보고서 어이가 없어졌다.
‘이런 미친! 내 신체 능력과 권능은 현세계에서 최고이다.
거기에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창조력까지 더했는데 버티는 것이 전부라고?
도대체 이게 무슨 수련 탑이냐?
처형장이지.’
끼이익! 끼기기기긱!
창신의 수축에 눌린 손가락과 팔뚝이 지금이라도 으스러질 것처럼 굉음을 낸다.
형용할 수 없는 고통에 당장 창신을 내던지며 벗어나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삭월(朔月)의 시즈지와 크롬 공주를 이렇게 동시에 데려오는 데 무척 힘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기회는 두 번 다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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