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709화 (1,619/2,000)

34권 35권

십중심의 얼굴에서 핏기가 완전히 사라진다.

사상 초유의 광역축복과 광역저주에 걸려서 압도적인 전력이 열세로 뒤집혀 버린 것이다.

느긋하게 전자담배에 전원을 작동시킨 창조마신황 코아는 쾌활한 어조로 말했다.

“후후! 세계가 파멸될 수 있으니 십중심 사장님들은 창조주님과 전면전을 할 수 없지요.

그러니 대리인 저도 손을 대지 않겠습니다.

그런데 일 할을 주기가 아까우신 모양이군요.

그럼 부하들끼리 싸움을 붙여서 얼마나 살아남나 볼까요?

모두가 전멸한다면 대등한 협상 상대로 인정하시겠지요.

황금 회장님.”

황금의 절대자는 측근이 일 써클이 강제 하락해버린 모습을 보면서 묻는다.

“회색! 해제할 수 없습니까?”

“이건 정신체에게 가능한 권능이 아니다.

많은 준비가 필요해.”

간단하게 정리하면 당장 못한다는 뜻이었다.

구구구구궁! 우우우우웅!

갑자기 창조신과 마신왕으로 승급해버린 십만을 넘어서는 주신과 마신들이 기세를 올린다.

써클이 하락하여 버린 십중심 정예 군세들이 낭패라는 표정으로 서서히 물러나는 모습을 본 흑염의 절대자는 뒤를 보며 소리쳤다.

“근원! 흑염 군단의 상태는 어떠냐?

영웅신들이 설마 똑같이 당하지는 않았겠지?”

십중심의 선봉이며 제일의 정예가 흑염 군단이었다.

일 써클이 승급되어 점점 전진해오는 주신과 마신들에게 대항하기 위해서 선두로 나서는 모습을 보았으니 다급하기까지 했다.

실시간으로 군단의 상태를 전달받은 근원은 황급하게 보고했다.

“광역저주에 절반 정도가 당했습니다!

회피한 나머지도 권능의 날개의 발동횟수가 급감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문제가 아닙니다.

이 상태에서는 전투는 안 됩니다!”

“왜?”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창조마신황 코아가 해주었다.

“호오? 그걸 눈치를 채다니 역시 영웅신이군요.

차원권능의 부가효과로 아군에 필중(必中)이 걸리고, 일반공격이 전부 치명타로 변합니다.

적군의 경우에는 명중에 혼란을 걸어버리고, 치명타는 일반공격이 되어버리죠.

열 배가 넘는 대군이 상대라면 아무리 영웅신 군단이라고 해도 안 될 겁니다.”

“큭!”

영웅신들의 전투에 뛰어난 이유는 상대의 약점을 금방 파악해서 치명적인 공격을 가한다는 점이다.

‘적의 공격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공격은 반드시 명중시킨다는 점이 영웅신의 장점이다.’

‘아군에게 필중과 치명타, 적군에게 혼란과 치명 무효화인가?’

이건 영웅신의 뛰어난 신체 능력과 재능으로 이룬 신체 능력과 약점을 바로 찾아내는 감각이 광역지원 권능에 무효로 하여 일반적인 투신들과 동일 선상에 놓였다는 뜻이었다.

‘정예와 일반의 차이를 없애버리는 권능이로군.’

‘그럼 이제 숫자 싸움이다.’

그럼 불리했다.

아무리 십중심이 칠 할을 점유하고 있고, 정예들을 키워왔어도 일반적인 주신과 마신보다 많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흑염 군단마저 서서히 물러나자 발끈한 흑염의 절대자가 외쳤다.

“이 자식아! 우리를 잘 돕다가 이렇게 난리를 쳐!

십중심의 반란을 돕는 것이 너의 임무라며?

이제 은하계도 주고, 얼마든지 있으라는데 이렇게 나온다 이거냐?

대충 안 할래?”

이 말이 억지라는 사실은 모두가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소란에 정체불명인 차원창세신 코아라는 불안요소를 없애서 완벽한 지배를 굳히려고 외계 추방을 결정한 황금의 절대자가 가장 당혹스럽기 짝이 없었다.

창조마신황 코아는 전자담배의 반투명한 연기를 뿜으면서 말한다.

“후우우우! 임무 완료를 하기도 전에 외계로 쫓겨나게 생겼는데 그럼 어떻게 합니까?

전부 동의했다면서요?”

“난 반대했다.

그러니 당연히….”

자신이나 바람의 절대자에게 와서 도움을 요청하면 되지 않느냐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바람의 절대자조차 창조마신황 코아가 보인 잠재력에 놀라서 추방 찬성파로 돌아섰다.

그럼 나 혼자로군.’

그렇게 되면 대책이 없기는 했다.

“혼자서는 황금 회장님과 다른 사장님의 의사를 막으실 수 있으십니까?

저는 지금은 잘 포장되어서 외계로 보내질 수는 없습니다.”

“제길! 해보자!”

더는 대화가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은 흑염의 절대자는 창조마신황 코아가 준 파호톤을 들어서 원탁에 꽂았다.

꽝-!

황금의 절대자가 불변(不變)의 권능으로 만든 원탁에 손잡이가 그대로 박혀 들어간다.

그리고, 위협적인 태도로 외친다.

“어쩔 거냐? 모두!

지금 한판 붙으면 이길 수는 있다.

정예는 대부분 죽겠지만, 승자는 우리다.

결정만 하면 선봉인 흑염 군단이 앞장서지.”

“으윽!”

“으음!”

상황이 이렇게 불리하게 되었다는 점에 불만이 있지만, 원래 전투를 바라던 흑염의 절대자에게 나쁜 일이 아니었다.

황금의 절대자는 심각한 얼굴로 에반젤리의 깃발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창조신의 군세를 흡수할 고민을 하고 있다고 파악한 창조마신황 코아는 설명을 추가했다.

“제 광역지원 권능을 깃발에 흡수하시고 나서 크게 실망하실 것 같아서 사전에 설명을 드립니다.

창조신의 군세는 하나가 아닌 다중 권능의 발동 효과입니다.

깃발로 흡수하셔도 효과는 절반 이하입니다.

아마 발동조차 안 될 겁니다.

이후의 전투에서 저처럼 사용하실 수 없습니다.”

“!?”

세력에 속한 주신과 마신 정도의 투신이라면 십중심이 일곱 배 이상이었다.

그러니 지금 깃발에 담긴 영원을 버리고, 부하들에게 창조신의 군세를 걸었을 경우의 전력과 심각하게 비교하던 황금의 절대자는 다중 권능이라는 소리에 포기했다.

‘에반젤리의 깃발이 어떤 권능도 흡수할 수 있으나 담을 수 있는 것은 하나다.

여러 개의 권능이 융합되지 않은 다중 권능은 다수로 판정하여 하나만 흡수하지.

용케도 눈치를 챘구나.’

이렇게 수많은 권능으로 하는 대응이 상대의 권능을 흡수하여 발동하는 에반젤리의 깃발에 저항하는 유일한 방법이나 마찬가지였다.

영원한 전쟁을 앞둔 지금 절대계 창조주와 직접 싸워서 얻어낸 영원을 버릴 수는 없기도 했다.

창조마신황 코아같은 다중 권능 사용자는 황금의 절대자가 유일하게 약한 상대였다.

‘에반젤리의 깃발이 결정타가 되지 못한다.

그래서, 하나의 권능으로 정점에 도달한 존재보다 이렇게 다양한 권능을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존재가 내게는 더욱 까다롭다.

이래서 추방하려고 했는데 늦어버렸군.’

약점을 찔린 것과 마찬가지인 황금의 절대자는 광역축복으로 창조신과 마신왕이 된 주신과 마신들을 보았다.

‘분명 진짜 창조신과 마신왕에게는 못 미치지만, 필중과 치명타로 근접하고 있다.’

기세에 못 이기고, 광역저주에 당황하여 서서히 후퇴하는 정예 군단의 모습도 보았다.

‘써클이 하락한다고 해도 아군의 경지가 더 높다.

그러나, 혼란과 치명 무효화라면 의미가 없군.’

창조신의 군세라는 광역 축복이 걸린 신족의 주신과 마신들의 전력은 광역저주가 걸린 십중심의 정예와 대등했다.

‘전투를 벌리면 공멸한다.

그런데 저쪽에는 창조신과 마신왕들이 남아있다.

얼마나 합류했는지 모르나, 그들이 창조신장과 마신황제급으로 상승한다면 쉽게는 정복하지 못한다.’

광역 축복으로 십사 써클이 되었다고 눈앞에서 은은한 투기를 피어오르는 창조신장과 마신황제는 십중심이 보면 가소로웠다.

‘그러나, 광역저주에 걸려버린 측근들에게는 벅찬 상대다.’

이어지는 창조마신황 코아가 하는 말이 결정타였다.

“반대세력이 도망치거나 추방할 곳이 있는 것이 반발을 줄일 겁니다.

몽땅 죽이시기보다 창조주 쪽으로 추방하시면 편하실 것입니다.

황금 회장님.”

“….”

그 말대로 창조주의 평판을 생각하면 반대파라고 모두 말소시킬 수는 없었다.

‘영구봉인 수용소도 한계가 있으니 신족 영역으로 추방도 좋은 방편이다.

내게 저항한 반대파가 신족에게 간다고 해도 충성을 바치는 것은 아니지.’

천성적인 반골들이니 오히려 신족과 마신족의 단합을 흔들어 줄 수 있었다.

탁! 스스슥!

결심을 마친 황금의 절대자는 아무런 말 없이 서명했다.

모든 서명을 마치고, 자신에게 돌아온 연장전 협정서를 확인한 창조마신황 코아는 그대로 절대계 창조주에게 보낸다.

그리고, 일어서서 정중하게 허리를 숙이며 말한다.

“정식 창조주님이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이 협정에서 분명 십중심에게는 손해가 없었다.

‘몰살시키면 곤란한 신족이나 마신족의 처절한 반항은 피했다.’

‘여기에 절대계 창조주가 정식으로 인정한 창조주의 자격을 아무런 피해 없이 손에 넣었으니 값진 성과다.’

그러나, 거의 전부가 자신의 노력이 아닌 정체 모를 창조신에 의해서 움직였으니 입맛이 쓸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십중심의 반란을 거의 피해 없이 이룬 창조마신황 코아는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에게 말했다.

“너희는 이제 돌아들 가거라.

창조주님의 의뢰는 끝났다.

이제 나는 차원창세신 코아로 돌아가서 외계로 간다.”

“코아님!”

신족과 마신족이 전부 소멸을 각오한 십중심의 반란에서 원래 영역을 지키고 뒤를 기약하게 되었으니 불만이 없었다.

그리고, 통합 지배권을 창조마신황 코아에게 준다고 하여 생겼던 불만도 이제 사라졌기에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면서 말한다.

“부디 무사히 돌아오시기를 바랍니다.”

“반드시 이기고 오십시오.”

이미 이야기는 되어있었기에 간략한 인사를 나누고, 둘이 떠나자 창조마신황 코아는 다시 혼자가 되었다.

그리고, 창조주가 부여한 창조마신황의 신격을 해제하기 시작된다.

우우우우우웅-! 파아아아아아-!

오십 네 쌍의 권능의 날개가 줄어든다.

그리고, 이마를 둘러쌌던 마신황제의 보석 뿔이 사라지고 검은 로브를 입은 원래의 차원창세신 코아가 나타난다.

이어서 태평한 어조로 말한다.

“개인 의뢰가 완료되었습니다.

황금 세력에 복귀하겠습니다.

황금 회장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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