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회색의 절대자가 자신을 제외한 모든 현자를 책벌레 취급하는데 그렇게 자연스러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창조마신황 코아에게 신기의 자폭 여부를 직접 시험하거나 질문하라는 소리에 움찔 놀란 흑염의 절대자는 고개를 저었다.
“젠장! 맞는 말이군.
신기를 만든 당사자를 신기로 공격하면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지.”
흑염 후계를 가치가 없다가 대놓고 말하기에 발끈했는데 인제 와서 생각해보니 괜히 관계만 악화시킨 격이었다.
“이러면 괜히 앞장을 섰나?
아직 받을 것이 많은데 말이야.”
그 혼잣말에 일대 회색의 절대자는 눈을 빛내면서 말한다.
“지금이라도 네가 책의 탑을 오르겠다면 그 녀석이 지원하는 정도는 얼마든지 해주마.
원한다면 흑염 영역을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수준으로 만들어주겠다.”
나름대로 신경을 쓴 제안인데 흑염의 절대자는 오히려 발끈했다.
“아직도 포기 안 했어?네놈이 하는 제안은 듣기에는 달콤하지만, 내 직감으로는 항상 최악이라고 말했잖아?
누구를 죽일 고생을 시키려고?
그따위 시련은 내게 필요 없어.
나 혼자서도 충분히 강해질 수 있어.”
“흥! 언제인가 자신과 눈앞의 이익만을 챙기는 너의 절대 직감 때문에 후회할 날이 올 거다.
생각이 바뀌면 말해라.
내 책의 탑은 너에게는 항상 열려있다.
너라면 책을 읽으면서 오르기만 하면 된다.”
“공부 안 해! 이 자식아!”
회색의 거듭된 냉정하게 거절한 흑염의 절대자가 황금 본성의 개인 신전으로 이동하자 황금의 절대자와 남은 십중심도 모두 돌아간다.
마지막 남은 황금의 절대자가 사라진 차원문을 보면서 황금빛의 시선으로 쳐다보면서 사라지지 정적을 찾았다.
그렇게 십중심 쪽은 일단락되었으나 창조주 세력은 분주하기 짝이 없었다.
신족 본성 침공을 예방한 창조마신황 코아의 험악한 명령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일단은 신족 영역과 이 할의 지지 세력에게 공통된 문서가 통보된다.
“전쟁에 중립은 없다.
창조주님의 영역에 있으면서 소집에 응하지 않거나 참전하지 않는 모든 일족과 종족은 명확히 입장표명을 해라.
창조주님을 따르겠다면 모든 지배층은 신마족 연합군에 참가하고, 십중심 편에 서겠다면 바로 떠나라.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본성까지 통째로 먹어버리겠다.”
이미 십중심이 지키던 황금 본성이 창조마신황 코아의 거신체 분신에게 먹힐 뻔했다는 소문은 퍼진지 오래였다.
다급하게 십중심에게 보호를 요청하는 종족도 있었으나, 대부분 그러지 못할 이유가 있었기에 지배층들이 신족 본성에 집결한다.
‘황금족을 멸족시킨 데 참가한 우리를 황금의 절대자가 용서할 수 없다.’
‘일족의 영역을 빼앗은 황금 세력에게 고개를 숙일 수 없다.’
각자의 이유를 가지고 신족의 본성에 집결한 그들이 본 것은 소문에 들었던 행성보다 일만 배는 큰 거신체였다.
‘역시 터무니없이 크다!’
‘십중심과 정면으로 맞상대하고도 살아남았다니 대단하군.’
‘그런데 아직 복원이 완벽하지는 않아.’
창조대신 성멸(星滅)은 목과 몸통만이 있고, 팔과 다리는 없는 상태였다.
다른 부위를 어떻게든 복원하려는 창조마신황 코아에게 정기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식은땀만 흘리는 창조신장에게 일갈하고 있었다.
“신족의 창조신계에서 정기와 창조력이 부족하다고?
겨우 이 정도 예산도 없어?
이게 무슨 말이냐?”
창조마신황 코아가 창조신계의 영광의 자리에 앉아서 외치는 소리는 주신전을 쩌렁쩌렁하게 울린다.
“창조를 맡는 신족이 약한 것은 용서할 수 있다.
그런데 여유 정기가 없다면 신족이 무슨 존재의미가 있나?
모두 정리해고를 당하고 싶으냐?”
“….”
지극히 맞는 말이어서 고개만 숙이는 창조신장과 고위 창조신들이었다.
오랜 열세로 못 벌었다는 말을 반복하는 신족을 고소한 눈빛으로 쳐다보던 마신황제는 의기양양하게 일어나서 외쳤다.
“창조대신 성멸(星滅)님을 복원할 정기는 제가 벌어오겠습니다.
말 안 듣는 놈들의 행성을 정리하면 충분히 나올 것입니다.”
마신족이 가진 행성을 통째로 정기로 바꾸는 권능을 써서 가져오겠다는 뜻이었다.
이미 황금 본성을 삼킨 적이 있으니 당연히 허락할 줄 알았는데 뜻밖의 대답이 돌아온다.
“마신족의 행성 포식은 안 돼!
여론이 너무 나빠지니 생각도 하지 마라.
만약 시도라도 하면 마신족은 전원 봉인한다.”
“에?”
창조주님을 따르지 않으면 황금 본성만이 아니라 중도세력의 본성까지 먹어치우겠다고 선언한 창조마신황 코아가 이렇게 강경하게 나오자 당황한 마신황제였다.
담뱃대를 물고서 황금 연기를 허공으로 뽑아내기 시작한 창조마신황 코아는 간략하게 설명했다.
“후우우우! 행성 포식을 나 혼자서 하는 것과 마신족을 동원하는 것은 의미가 다르다.
이번 협상은 절대계의 정신체들에게 얼마의 지지를 끌어내느냐로 결과가 결정된다.
비난은 나에게만 집중해야 한다.
내가 허가되지 않은 짓을 하지 마라.
명심하라.”
“독립 영역은 이미 결정된 것이 아닙니까?”
차원문이 닫히기 전에 회색의 절대자가 자신의 영역을 신족에게 독립영역으로 제공하겠다고 했으니 모든 조건을 거의 달성된 사항이었다.
그런데 창조마신황 코아는 코웃음을 쳤다.
“흥! 동시 소멸이 불가능하니 번갈아 소멸했던 사실을 잊었느냐?
십중심은 독립영역 대신에 나를 외계로 보내려고 한다.
내가 외계로 가면 순순히 계약을 이행할 십중심들이 아니다.
독립권을 교묘하게 비틀어서 또 무슨 제약을 해올지 모르지.
그보다 내가 떠나면 너희는 어쩌려고?
십중심이 시비를 걸어오면 무슨 수로 막을 것이냐?
대책은 있느냐?”
“….”
“….”
대신(大神)의 고유권능인 우주대신(宇宙大神)의 압도적인 크기와 위력을 직접 보았는데 동등한 존재가 열 명이나 되면 버틸 도리가 없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십중심의 간섭에서 벗어날 수 있는 독립영역이 명확하게 보이니 명확한 입장을 결정한 창조신장이 간절한 어조로 묻는다.
지이이이이이잉-!
창조마신황 코아는 주신전의 원형 천장을 열면서 목과 몸통만 남은 창조대신 성멸(星滅)을 보여준다.
“정면승부는 무리겠지만, 최소한 공멸할 수는 있다는 인식을 십중심에게 주어야 한다.
종전이나 평화의 유지는 결국 힘이다.
내가 외계로 간 이후에 십중심의 부당한 간섭을 막으려면 창조대신 성멸(星滅) 정도의 힘이 필요할 것이다.
이 정도의 힘이 없다면 독립권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하!”
창조마신황 코아가 외계로 떠나면 창조대신 성멸(星滅)의 조종권을 자신들에게 넘겨준다고 이해한 창조신장과 마신황제는 힘차게 대답했다.
“인수일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
모든 정기와 권능을 집결시켜서 어떻게든 더욱 강한 성멸(星滅)을 완성한다.”
“모든 신족과 마신족의 전력을 기울여서 돕겠습니다.”
모처럼 하나가 된 신족과 마신족은 중도세력을 급속도로 창조주 편으로 돌리고 있었다.
그렇게 차원창세신 코아가 창조마신황 코아가 되어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은하유성 아이언은 다른 의미로 곤란했다.
그의 눈앞에는 제국의 본성을 치기 위해서 몰려온 대함대가 가득했다.
“쳇! 이것도 바뀌었군.”
프롬 여왕이 완전한 기계 인간이 되어서 벌인 실정으로 은하계의 모든 세력이 연합해서 몰려든 것이다.
거기에 선두는 완전한 해적의 복장을 한 에메랄드 공주였다.
“함대 지배의 초능력으로 제국의 함대를 연파한 공적으로, 이제는 해적의 여왕만이 아니라 모든 대항세력의 지도자가 되었나?
싹 쓸어버리는 것은 일도 아닌데 골치 아프게 되었네.”
아무리 수가 많은 연합함대라도 은하유성(銀河流星) 한방이면 전멸이다.
그렇게 하면 에메랄드 공주와 적대관계가 되니 제국 본성으로 가는 길목만을 막고서 이렇게 대치하고 있는 도중이었다.
아무리 수가 많은 연합함대라도 은하유성(銀河流星) 한방이면 전멸이다.
그렇게 하면 에메랄드 공주와 적대관계가 되니 제국 본성으로 가는 길목만을 막고서 이렇게 대치하고 있는 도중이었다.
우주 공간에서 대치하고 있는 제국과 연합의 함대는 이미 몇 차례의 교전을 펼쳤으나 피해는 아이언의 개입으로 미비한 상태였다.
격전이 벌어지려고 할 때마다 중간에 나타나서 아주 약한 투기방출로 밀어버렸기 때문이다.
“쳇! 저리 가.”
아이언의 손가락이 튕길 때마다 저 멀리 날아가는 연합의 함대로서는 미칠 노릇이었다.
초능력자에게 유효한 전함의 일제사격이나 초능력자의 특공도 아무런 효과가 없던 것이다.
“공격이 아무것도 안 통한다.”
“제국 쪽으로의 공간이동도 막혀있어.”
장거리 도약을 해서 제국 본성으로 가려는 시도도 했으나, 철저하게 공간좌표가 막혀서 실패한다.
거기에 점점 적어지는 제국의 함대도 당혹스러웠다.
“그렇게 필사적으로 저지하려던 제국 함대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전선이나 식민 해성에서 모두 물러났어.”
“본성에 집결하여 총반격을 노린다고 한다.”
연합이 생산력이 제국보다 앞서지만, 과학기술의 수준은 제국이다 높다.
그런 제국이 전면적으로 후퇴하고, 함대를 재정비하려 하자 깜짝 놀란 연합함대였다.
“또 무슨 신기술을 만들었는지 모른다.”
“어서 제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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