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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700화 (1,610/2,000)

34권 35권

바로 대신(大神)만 통과할 수 있는 차원문이 열리는데 뭔가 울컥해지는 기분이 드는 십중심이었다.

‘이게 뭐하는 짓인가?’

‘우리는 가두어도 대신(大神)은 자유라고?’

‘왜 대신(大神)만 특별취급인가?’

성질이 난 흑염의 절대자가 외쳤다.

“야! 나는 왜 안 돼?

상식적으로 아버지일지도 모르고, 흑염 권능의 오리진인 내가 가장 먼저잖아.

기준이 도대체 뭐냐?

이건 차별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흑염 후계는 저에게 별 이익이 없어서 사양하겠습니다.

왜 차별하냐고요?

왼쪽 가슴의 양심에 왼손을 대고, 머리의 이성에 오른손을 붙이고 물어보십시오.

이제까지 얼마나 죽이셨습니까?

그리고, 몇 명을 살리셨습니까?

이제 창조주가 되실 것인데 앞으로 부술 별보다 만들 별이 많다고 자신하십니까?

이런데도 대우받을 자격이 있느냐고 말입니다.”

“윽!”

흑염의 절대자는 어릴 때 마수의 밀림에 버려졌으나 절대적인 힘과 권능으로 원하는 대로 살아왔다.

그러니 태어나서 누군가를 구한 적이 당연히 있을 리가 없었다.

“무엇보다 지금 밖으로 나오시면 무엇부터 하실 겁니까? 사장님들.”

“….”

다른 십중심들은 당연하게 반대세력인 신족과 위협적인 창조마신황 코아부터 때려잡을 생각이니 할 말을 잃었다.

‘그럼 대신(大神)은 다르단 말인가?’

‘대신(大神)이 창조주의 편에 붙는다면 큰일이다.’

십중심의 의심 섞인 시선이 이번에는 자신에게 오자 헛기침을 하면서 고유권능의 발동을 취소하면서 말한다.

“흐흠! 다시 말하겠는데 나는 이미 십중심에 합류했네.

인제 와서 창조주님의 편을 들지는 못하지.”

“정식 창조신은 영원체에게 해가 가는 일을 하지 못한다.

그러니 언제 창조주의 편에 들지 모르니 외계로 내보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추방 명분이었습니다.

이 점을 고려하면 모든 신족의 최고봉이자 창조주님의 가장 심복이셨던 우주신의 수장께서 가장 먼저 나가셔야 합니다.

여기에 하실 말씀이 없으십니까?”

“허허허허허-! 이것 참!

입장이 곤란하군.”

십중심의 반란을 위해서 나름대로 각오하고, 반동이 큰 고유권능까지 사용하려던 대신(大神)이었다.

그런데 아주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나만 나길 수 있는 전용 차원문이 주어졌다면 무리할 이유는 없지.’

대신(大神)의 고유권능을 사용하면 장기간 잠이 들어야 하는데 제약이 있다.

안정적이라면 큰 문제가 없는데 지금처럼 격변의 시기에는 치명적인 제약이었다.

‘될 수 있는 대로 고유 권능의 사용은 피해야 한다.’

그러나 배신의 의심까지 받자 연신 긴 흰 수염을 쓰다듬으면서 난감해하던 대신(大神)은 시원하게 말했다.

“이러면 아무리 설명해도 변명이 되어버리겠군.

내가 나가서 창조마신황 코아에게서 황금 본성을 원래대로 되돌리겠네.”

“대신(大神)께서 그러실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제가 하겠습니다.”

혀와 독액의 바다를 막고 있는 일원의 방패막을 지원하던 황금의 절대자는 에반젤리의 깃발을 움켜잡았다.

그렇게나 꺼리던 깃발까지 사용하여 이 난국을 타개할 각오를 했음을 안 대신(大神)은 고개를 저었다.

“그거야말로 아끼시게.

비장의 수단을 여기서 사용해서는 안 되네.”

“….”

창조주의 권능마저 흡수하여 발동할 수 있는 에반젤리의 깃발은 어떤 고전도 뒤집을 수 있는 회심의 한 수였다.

‘워낙 강대한 권능이니 제약이 있겠지.

아마도 흡수한 권능의 등급이나 횟수의 제안이나 교체주기 정도일까?

창조마신황을 격퇴하기 위해서 사용해 버리면 영원체들과 결전 때 사용하지 못할 수가 있다.

그러니 에반젤리의 깃발의 사용만은 피해야 한다.’

정신체들의 상위 존재로서 영원불멸의 권능을 가진 영원체들의 무서운 힘을 너무나 잘 아는 대신(大神)으로서는 만전을 위해서 포기할 수 없는 힘이었다.

“대수(大手)가 있으니 오래 잠들지는 않을 것일세.

최대한 빨리 끝내면 인수날 전에는 일어날 수 있겠나?”

모두의 시선이 반투명한 장막을 두른 대수(大手)에게 모이자 영롱한 목소리가 울린다.

“가능해요.”

그렇게 정리가 끝나자 일선(一線)은 양손을 모아 쥐고, 약지 손가락만을 앞으로 하여서 이빨 사이를 노린다.

아까처럼 위험지역을 돌파하는 동안 최대한 부상을 방지하여 빨리 끝내기 위해서 길을 열 작정이었다.

“레이-!”

위이이이이잉!

손가락 끝에서 눈부신 파괴의 빛줄기가 뿜어져 나오려는데 다시 창조마신황 코아의 음성이 울린다.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차원문은 아직 안 닫았습니다.

제 앞으로 열어드릴 테니 그쪽으로 나오십시오.”

“윽!”

일선(一線)의 절대기 레이는 다른 십중심들의 절대기에 비하면 소모성이 강한 절대기였다.

영원체들과 결전을 눈앞에 둔 지금은 될 수 있는 대로 사용하지 말아야 했기에 급하게 취소한 일선(一線)은 아까 열렸던 차원문을 쳐다보았다.

그 말대로 그대로 열려 있었다.

“음!”

대신(大神)이 협상을 거부하면서 전투를 선택했으니 당연히 차원문은 닫히리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분명히 차원문 너머로 로브를 쓴 창조마신황의 코아의 얼굴이 보인다.

‘함정인가?’

차원 이동은 편리하지만, 다른 세계로 튕겨 나갈 수 있는 위험은 항시 존재하고 있다.

그러니 남이 열어놓은 차원문은 함부로 사용하지 않는데 지금 적으로 돌아선 창조마신황 코아가 구현했으니 당연한 의심이었다.

“저는 계약과 약속은 반드시 지킵니다.

대신(大神) 사장님을 인수날까지 잠들게 할 수 있다면 충분한 한 방을 먹인 셈이죠.

절대계 창조주님과 계약이 거의 완료되는 것입니다.”

“….”

“….”

만약 시간을 끌어서 대신(大神)이 절대계 인수일까지 계속 잠들면 발생하는 문제를 떠올린 십중심들이 난감해한다.

‘신족이나 중도세력들의 반발이 거세지겠군.’

‘그보다 영원체들과 협상할 대신(大神)이 사라지면 큰 손해다.’

비록 창조주의 반란에 가담했으나, 절대계의 모든 기초를 만들어낸 우주신의 수장인 대신(大神)의 위치는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유일한 협상의 창구이자 조정자로서 권력이 강화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협상의 주체인 창조주나 영원체들을 대신(大神)만큼 잘 아는 존재는 없다는 점이었다.

‘이제까지 절대계 창조주의 행동과 생각을 예측해서 상황을 유리하게 이끌어온 대신(大神)이 잠들어버리면 불리한 협상을 해야 한다.’

십중심인 자신과 감히 정면대결을 바라면서 열린 차원문을 바라본 대신(大神)은 깨달았다는 듯이 묻는다.

“그렇군.

왜 갑자기 거신화를 해서 공격해 왔나 했더니 처음부터 나를 노렸나?

황금 본성이나 세력의 처단은 목적이 아닌 수단이었어.”

대신(大神)의 추측에 다른 십중심들은 놀랐다.

행성의 수백 배 크기의 거신의 구현에 놀랐지만, 설마 대신을 목표로 삼았다고는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처음부터 황금 본성을 없애거나 이길 생각이 없었군.

단지 나의 고유권능을 사용하게 해서 인수날 이후까지 잠들게 하는 것이 진정한 목적인가?

절대계와 영원체를 가장 잘 아는 나 대신 다른 십중심이 나서게 해서 인수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서 말이야.”

“전부를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인수일은 지금이라도 바꾸면 되네.”

“그래 주시면 저야 좋습니다.

시간만 더 주시면 일 할인 창조주 세력을 삼 할까지 올려놓겠습니다.

그리고, 영원체님들도 전부 전쟁으로 모시지요.

그분들을 총동원해서 전방과 후방을 가리지 않는 전면 전쟁을 일으키겠습니다.”

“!!!”

삼천 명이나 되는 영원체가 전부 참전한다면 아무리 십중심이라도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전후방을 가리지 않고서 초토화 작전으로 나오면 큰일이었다.

“영원체님들은 아무런 대가 없이 움직이지 않으시네.

절대계가 멸망해도 말이야.”

영원체들이 무엇을 중시하는지 잘 아는 대신(大神)다운 답변이었으나 창조마신황 코아도 만만치 않았다.

“끌어들인 수단은 이미 마련해 놓았습니다.

제가 오리진급의 차원권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잊으시면 곤란합니다.

그걸로 아주 흥미로운 장난감을 준비해드리면 됩니다.

창조주 연습을 할 수 있는 조그마한 가상 우주를 드리면 모두 참전하실 겁니다.”

“으음!”

가상 우주가 무엇인지 차원권능을 언급했으니 바로 파악한 대신은 고개를 내저으며 황금의 절대자에게 말한다.

“정말 우리가 잘못 판단했군.

이렇게 위협적인 존재라면 추방하지 않고, 오히려 아군으로서 남겨두어야 했네.”

“….”

이미 후회하기 시작한 황금의 절대자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러자 대신(大神)은 대수(大手)에게 묻는다.

“인수일에 기상하려면 내가 고유권능을 사용해서 얼마의 시간 안에 쓰러트려야 하나?”

대수(大手)는 잠시 생각을 하다가 조심스럽게 대답한다.

“최대 구십 구 초로군요.

그 이상을 넘어가시면 제가 도와도 인수날 전까지 일어나시는 것은 무리예요.”

“구십 구 초인가?”

차원문 너머로 보이는 로브를 쓴 창조마신황 코아의 거신체를 지켜본 대신(大神)은 망설임 없이 걸어 들어갔다.

“십 초면 충분하네.”

자신감이 넘치는 말이었으나, 창조마신황 코아는 음흉한 웃음으로 반겼다.

“후후후후! 드디어 걸리셨군요.

이걸로 창조주님의 인계 협상 상대는 황금 회장님이 될 것입니다.

그분의 능력이야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적이 너무 많으시지요.

황금 세력에게 이권을 빼앗긴 일족이나 세력들은 모두 창조주님의 편을 들 것입니다.”

“으음!”

그 말대로 황금 세력이 절대계의 오 할을 넘는 지역을 장악하면서 생긴 원한은 무시하지 못할 정도였다.

어떤 세력이나 일족에게도 명망 높은 대신(大神)이 아니라면 순조로운 인수는 될 수 없었다.

“그렇게 되지는 않을 걸세.

그대를 십 초안에 쓰러트리고, 협상 장소에는 원래대로 내가 서겠네.”

대신(大神)이 차원문을 통과하면서 하는 대답에 창조마신황 코아는 기쁜 어조로 받는다.

“쉽지 않으실 것입니다.

저는 끈질기기로 말하면 절대 권능 이상입니다.

그동안 익혀온 전부를 동원하면 누가 상대라도 버티기는 자신이 있습니다.

대신(大神) 사장님도 구십 구 초에 저를 쓰러트리면서 황금 본성을 무사히 되돌려 받으실 수 없습니다.

깨어나시면 인수 협상이 끝나있을 것입니다.”

“이계의 소설에 이런 말이 있지.

부처님 손바닥 위의 원숭이라고 말이야.

요괴인 원숭이가 수많은 재주를 발휘하며 땅끝까지 달리고, 하늘 끝까지 날았어도 신의 손바닥 안을 벗어나지 못했어.

아무리 권능이 많아도 완벽한 하나를 이기지 못한다는 뜻이지.

그게 자네의 약점이네.”

많은 것을 익혔지만, 원판에 비교하면 전부가 어설픈 흉내에 불과하다는 점이 창조마신황 코아가 가장 아프게 생각하는 부분이었다.

분한 심정을 황금 본성을 강하게 깨무는 것으로 표현한다.

까드드드득!

황금 권능으로 강화된 파이의 방패막이 으스러지려는 소리에 흠칫 놀란 대신(大神)에게 행성보다 수십 배나 커다란 얼굴을 들이대면서 말한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황금 본성은 언제든지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의 반란사태에 전혀 영향을 끼칠 수 없는 약자들이기에 봐준 것입니다.”

십중심의 정예를 하찮게 여기는 말투였으나 결코 오만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존재감을 내뿜는다.

“그래도 이들 덕분에 우주신의 수장이신 대신과 일 대 일 승부를 겨룰 수 있게 되다니 영광입니다.

구십 구 초를 버티면 저의 승리로 조건을 만든 점은 이해해 주십시오.

십중심을 상대로 그 이상의 결과를 바랄 수가 없더군요.

대신 구십 구초가 지나면 황금 본성은 이대로 두고서 후퇴하겠습니다.”

“받아들이겠네.

이런 강자가 창조신이라니 자랑스럽군.”

십중심이 되지 못한 어떤 우주신도 도달하지 못한 강대한 거신체가 눈앞에 있었다.

그리고, 비록 세계는 다르나 멸족의 우려 때문에 반란까지 고려하게 만든 약한 신세대 신족이라는 점에서 진심으로 만족한 대신(大神)은 자신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누르면서 영창을 외친다.

“시작하세. 우주대신(宇宙大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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