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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골치 아프게 하던 일족 하나를 깔끔하게 정리했다는 차원창세신 코아의 보고를 받은 적이 있던 황금의 절대자는 경악했다.
‘설마 일족과 영역을 통째로 소멸시켜버렸는가?
도대체 무슨 권능이기에 항성계를 한 번에 지울 수가 있지?’
항성계를 고위 정신체와 함께 소멸시킬 수 있다니 근접전과 일 대 일의 결투에 집중된 십중심으로서는 놀라운 권능이었다.
근원은 권능의 날개를 전부 발동하면서 공간이동의 준비를 한다.
“어서 흩어져야 합니다.
여기에는 십중심의 중요전력이 전부 모여있습니다.적으로 돌아선 그분에게는 가장 최우선 타격목표이며 손쉬운 표적입니다.
만약 황금 본성에 집중해서 전멸세계(全滅世界)를 발동하는 날이면 십중심님은 무사해도 저희는 전멸입니다.”
“!!!”
“!!!”
항성계 규모에서 주신을 소멸시킬 수 있는 광역파괴권능이 항성에만 집중된다면 영웅신이라도 버티기 힘들다는 말이었다.
이제야 전력을 집중시킨 위험을 깨달은 십중심의 귀로 누군가의 신언이 울린다.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는 잡아먹힌다.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 그다음을 아십니까?”
“!!!”
“!!!”
차원창세신 코아의 목소리임을 파악한 십중심과 모두가 일순 굳었다.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정도로 강대한 존재감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위성 크기의 차원문이 열리자 잊었던 위기감이 되살아난다.
“이건 창조주인가?”
“역시 그쪽으로 넘어갔는가?”
“이 기세는 창조신장과 마신황제를 뛰어넘고 있다.”
“저 크기의 차원문이면 신족과 마신족을 전부 이끌고 온다.”
“주신까지 소멸시키는 전멸세계(全滅世界)를 당한 이후라면 최악이로군.”
창조주의 전면적인 가호를 받은 신족과 마신족이 얼마나 강해지는 잘 알고 있는 십중심들은 낭패의 표정을 지으면서 명령을 쏟아내었다.
“전부 장거리 공간이동으로 황금 본성을 벗어나라!”
“전멸세계(全滅世界)가 온다.”
만약 항성계를 완전소멸시키는 권능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이런 병력집중은 자살행위였다.
엄청난 세월을 들여서 육성한 정예가 한 번에 날아갈 위기에 처해서 당황한 십중심에게 흑염의 절대자의 일갈이 쏘아졌다.
“내 직감으로는 그건 아니다!
좀 더 커다란 뭔가다.
그리고, 이미 녀석의 차원권능으로 초장거리 공간이동이 막혔다.
여기를 벗어날 수 없으니 방어나 강화하라!”
다급하게 외부를 확인하자 차원권능으로 공간좌표가 비틀려있음을 파악한 십중심들은 신음할 수 밖에 없다.
“으윽! 언제 이렇게 되어있었지?
“진짜로 해볼 작정으로 오는 모양이군.”
이 정도 정예를 다시 키우려면 얼마만 한 시간과 정기를 소모해야 하는지 잘 아는 십중심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회색! 이 차원권능을 분석해서 파훼해라.”
“지금 여기 모인 병력은 절대로 잃어서는 안 된다!”
자신들 혼자라면 탈출할 수 있겠지만, 현자 외의 다른 계열은 이런 복잡한 차원권능의 방해를 뚫고서 대군을 옮길 수가 없었다.
이제까지 침통한 표정으로 아무런 말을 하지 않던 회색은 차갑게 대꾸했다.
“이미 하고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늦을 것 같으니 일원(一圓)이 행성 전체에 권능 방패막을 추가로 쳐라.
시간을 벌어주면 어떻게든 해주마.”
“알았다!”
그 말과 거의 동시에 일원(一圓)이 자신의 절대기 파이를 꺼내 들었다.
그것은 원형의 방패였으며 신력을 집중하자 수많은 원이 방출된다.
파이이이이이이이이이잉-! 지지지지지지지징-!
모든 권능과 충격을 막아내는 수많은 빛의 방패가 황금 본성 전부를 휘감은 것은 순식간이었다.
전멸세계(全滅世界)를 방어할 수 있게 되어서 한숨 돌린 그들에게 다시 신언이 울린다.
“주인에게 배신당하고 살아남은 사냥개가 무엇을 하는지 아십니까?
황금 회장님과 여러 사장님들.”
“….”
드드드드드드드-!
위성 크기의 차원문이 열리면서 차원창세신 코아의 로브를 쓴 거대한 얼굴이 드러나자 흑염의 절대자도 기가 막혀서 헛웃음을 지었다.
“허허허허! 저건 또 뭐야?
다른 세계에서 왔다더니 상상도 못 할 괴물이 되어서 돌아왔군.
이러니 내 직감이 먹통이었지.”
행성보다 수십 배로 커지면서 다가오는 창조마신황 코아의 모습에 십중심이 대응하지 못하는 순간 커다란 의지가 황금 본성을 뒤흔들었다.
“바로 주인을 사냥한답니다.
반드시 기억하십시오. 바람 어르신.”
“!”
차원창세신 코아가 갑자기 거대화되어 나타나서 무슨 짓을 하려는지 모르지만, 현재의 대비로는 도저히 막을 방법이 없음을 깨달은 흑염의 절대자는 욕설을 내뱉었다.
“제길! 불안요소를 제거하려다가 몽땅 망하겠다.
겨우 은하계 하나 아끼다가 이게 무슨 꼴이냐?”
행성보다 수백배가 거대한 신에 대한 대비가 되어있을 리가 없다.
터무니없이 거대한 입이 벌어지면서 일원(一圓)의 파이가 방패막으로 방어하는 황금 본성이 통째로 삼켜지는 꼴을 지켜보아야 했다.
모여든 십중심 지지 세력에게는 마른하늘에 떨어진 날벼락과 같은 사태였다.
“이게 뭔가!”
“먹하고 있다!”
입속에 들어간 황금 본성에 순식간에 깔린 어둠보다 더욱 무서운 공격이 퍼부어지기 시작한다.
꽈득! 꿀꺽!
마치 사탕을 깨부수려는 것처럼 이빨이 아래위에서 내리쳐진 것이다.
꽈드드득! 와지지지지지직!
엄청난 물리력이 파이의 방패막을 통해서 전해지자 방어로서 정점인 일원(一圓)이라고 해도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크으으으으윽-!”
‘당했다.
파이를 전개하면서 전멸세계(全滅世界)를 방어하려고 권능방어에 중점을 둔 것이 실수였다.’
더구나 이 정도 크기의 적이 씹어 삼키려는 물리력을 상대해본 적도 없었다.
‘커억! 우주신을 능가하는 힘을 지닌 신체인가?
깨무는 힘을 견딜 수가 없다.’
지지지지지지-! 우지지지지직!
어금니 사이에 낀 파이의 방패막이 금이 갔으나, 간신히 막아낸 일원(一圓)이었는데 바로 두 번째의 공격이 덮쳐오는 것을 보자 눈이 커졌다.
“액체?
저건 못 버틴다!
으윽!”
위성 영역까지 휘저을 엄청난 크기의 혀가 녹색의 타액으로 뒤덮어서 황금 본성을 휘감아온다.
슈가가가가가가가-! 슈하하하하하-!
혀가 황금 본성을 물샐틈없이 휘감았다.
그리고, 품어진 타액이 파이의 방패막이 금 간 곳에 스며들자 녹아드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슈하하하하-!
아무리 타격을 받았다고 하지만, 파이가 만들어낸 방패막이 뒤흔들리면서 서서히 녹아내리기 시작한다.
파하하하하하-!
자체발광을 시작한 황금 본성의 하늘 위로 뒤덮인 파이의 방패막이 혀와 녹색 액체에 휘감겨 무너지는 모습이 모두에게 확실하게 보인다.
고위 정신체에게도 위험하기 짝이 없는 독액이 행성 전부를 뒤덮고 있었다.
“맙소사! 십중심님의 절대기를 융해시키고 있다!”
“그럼 저것에 닿으면 신체도 무조건 녹는다.”
이미 승리했다고 생각하면서 축제 분위기였던 정예와 지지세력의 마음에 한기가 어린다.
십중심에게 이런 존재를 누가 보냈는지 확인하지 않아도 모두 알고 있었다.
“역시 창조주님답다.”
“숨겨놓으신 전력이 있으셨구나.”
십중심 지지세력이 사정없이 흔들린다.
그리고, 행성을 휘감으며 조이는 혀의 모습을 본 회색의 절대자는 더는 평정을 유지할 수 없었다.
“이런 젠장! 뭐 이따위 차원권능이 다 있나?
핵심에 있는 차원공통원소는 뭐길래 내 분석력까지 안 통해?
더구나 정보행성 이데아의 연결까지 끊어지다니?”
창조마신황 코아에게 황금 본성이 먹힌 순간 정보행성 이데아의 접속도 끊어져 버렸다.
덕분에 차원권능의 해석이 끝부분에서 막혀버린 것이다.
‘세계들의 백 도어로 유지되는 내 접속이 강제로 절단되었다.
그럼 이 거대 신체는 일반적인 신체가 아니야.
독자적인 세계라고 보아야 해.’
십중심이 집결해 있는데 덤비는 존재가 있어서 지지세력이 뒤흔들린다.
그리고, 창조주가 드디어 미쳤는지 외부의 존재에게 저런 신격을 허락하는 있을 수 없는 사태에 빠르게 대책을 수립해간다.
“차원창세신 코아의 지금 신격은 십사 써클이다.
차원권능의 해제에 시간이 더 걸린다.
그리고, 저 망할 녀석이 외부로 나가는 도약을 막는데 차원권능 전부를 쏟아붓고 있어.
외부에서 들어오기는 쉬워도 내부에서 탈출은 무리다.
더구나, 이 신체는 철저하게 외부 세계와 격리되어 있기에 우리도 공간이동이 불가능해.
일단 입에서 나가야만 해.”
“!!!”
십중심조차 입 안에서 공간이동으로 빠져나갈 수 없다는 판정이었다.
권능의 분석과 파훼에서 따라올 존재가 없는 회색의 절대자의 단언이었기에 십중심들은 의심하지 않고, 빠르게 대책을 수립해간다.
“타액이 십중심의 절대기가 만든 방어벽을 녹이다니?
설마 우유 바다의 한 방울인가?”
“그런 극독으로 어떻게 신체를 유지할 수가 있지?
“색깔을 보니 아니군.
하지만, 이건 그 이상의 권능조차 녹이는 극독이다!
“저런 거체가 발휘하는 물리력도 치명적이지만 이게 더 위험해.”
파이가 만들어낸 방패막의 균열을 무참하게 녹이던 창조마신황의 타액이 마침내 최종방어선까지 닿기 시작한다.
슈르르르르르륵-!
절대계에서 최고 수준으로 견고한 황금 본성의 방어막이 용암에 닿은 빙산처럼 녹기 시작하자 십중심들도 다급하게 외쳤다.
“저 극독이 한 방울이라도 황금 본성에 떨어지면 생명체는 전멸한다.
“무조건 완벽하게 막아라! 황금!
“이건 너밖에 없다.”
모두가 명령형으로 외쳤지만 황금의 절대자는 두말하지 않고 따랐다.
‘여기서 정예와 지지세력을 전부 잃었다가는 절대계를 관리할 수가 없다.’
잘못하면 인수까지 취소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도 있으니 바로 시행한다.
“황금 시대!”
황금 권능의 불변(不變)이 황금 본성 전부를 뒤덮는다.
화우우우우우우우우웅!
방패막 틈 사이로 떨어지는 녹색 액체에 황금빛은 녹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외부로 밀어내면서 무너지려던 파이의 방패막을 지지한다.
여기에 녹색 독액의 침식작용까지 막아낸다.
치이이이이이-! 치이익!
독액의 융해반응이 멈추어 버린다.
이제 평범한 녹색 액체의 바다가 황금 본성의 주변을 감싸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역시 황금의 절대자님!”
“막아냈다!”
정예들의 환호 속에서 십중심들도 잠시 숨을 돌리는데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우와아아아아아-!
다시 창조마신황 코아의 이빨이 다시 황금 본성을 깨물었다.
짜증이 난 목소리가 모두의 뇌리를 울렸다.
“에라이! 뭐가 이리 단단해?
이 정도 했으면 좀 부서져라!”
어금니 사이에 고정된 황금 본성이 요란한 소리를 낸다.
과지지지지지직!
황금의 불변(不變)으로 강화된 파이의 방패막은 혀와 이빨, 타액의 공격까지 이상 없이 막아내었다.
그런데 추가로 영창이 울린다.
“좌표 완전 고정 완료.
신력 무한복원 시작!
차원신멸포(次元神滅砲) 무한 연사!”
수만 발이 넘는 황금빛의 빛줄기가 불변(不變)으로 강화된 파이의 방패막을 공간 도약한다.
파파파파파파파파파파파파파파-!
황금 본성의 표면으로 무차별로 내려꽂힌다.
그런데 빛의 폭우가 십중심이 있는 주신전을 피해서 다른 지역을 전부 노리자 창조마신황 코아의 목적을 모두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우리가 아닌 정예와 세력만을 노리고 있다!”
“막아야 한다!
저 공격은 우리 외의 존재들은 감당할 수 없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폭우처럼 쏟아지는 무시무시한 위력의 신멸포의 연사를 막아낼 존재는 정예 중에서도 거의 없었다.
개인 전투에 치중된 십중심도 마땅하게 대응할 방법이 없었는데 검편의 절대자의 몸이 주신전의 지붕을 가르면서 위로 치솟는다.
“내가 하겠다!
차아아아아-!”
공중에서 바로 발도의 자세를 취한다.
스르르르르르르릉-!
모두의 귀에 박쥐의 검이 뽑히는 소리가 울렸다.
사아아아아아아아아아-!
시리도록 차갑게 빛나는 박쥐의 검이 날아오르는 환상이 보인다.
그리고, 연속적으로 발동된 초고속의 발검술이 행성표면에 떨어지는 빛줄기를 남김없이 베어서 소멸시킨다.
솨사사사사사사사사사-!
빛의 폭우가 박쥐의 검이 날아다니는 모습에 가려서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끝없이 쏟아지고 있는데 행성표면에는 단 하나도 닿지 않게 하니 기적과 같은 검술이었다.
와아아아아-! 우와아아아-!
놀라운 초고속 발검술이 아니었으면 순식간에 전멸당할 뻔했던 지지세력들이 지르는 환호가 울렸지만, 정작 검편의 절대자는 당황하고 있었다.
‘이럴 수가?
신력포에 실린 신력의 밀도가 너무나 높다.
더구나 이런 연속사격이라면 내 박쥐의 검이라도 오래는 못 견딘다.
으윽!’
지지지지지지지지징-!
다수의 신멸포를 베어가는 박쥐의 검에서 점점 굉음이 들린다.
‘무리가 가고 있다는 증거다!’
전해지는 충격이 심상치 않음을 깨달은 검편은 다급하게 외쳤다.
“소마(笑魔)! 가면을 벗어라!
전부 지워버려.”
소마(笑魔)가 가면을 벗으면 존재 자체를 지우는 마력의 빛이 방출되는데 그걸 사용하라는 말이었다.
‘방어의 절대기 파이조차 으깨는 이빨과 혀다.
거기에 권능까지 녹이는 독액의 바다에 이런 위력의 신력포까지 무한대로 쏟아내는 상대에게 그 수밖에 없다.’
소마(笑魔)도 이미 상황을 파악했는지 중성적인 목소리로 대답하며 웃는 가면을 오른손으로 잡아간다.
“알고 있다.”
살포시 들어 올린 웃는 가면의 사이로 검은 마력의 빛이 용솟음친다.
완전히 벗으면 이런 거체라도 이빨이나 혀만이 아니라 머리까지 통째로 날릴 수 있음을 아는 모든 이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끝났다.’
‘위험했어.’
‘창조신이 이런 공격을 해오다니 어이가 없군.
파! 파파!
가면의 빛이 막 방출되려는 순간 창조마신황 코아의 추가 영창이 울린다.
“여기 아무리 노력해도 행복할 수 없는 삶을 저주하는 존재들이 모여있구나!
그래!
여기가 곧 절망이자 파멸의 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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