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694화 (1,604/2,000)

34권 35권

영원체의 능력을 뛰어넘은 십중심은 창조신장과 마신황제가 완전히 합쳐져서 몇 배의 능력을 발휘해도 이기지 못한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았다.

그리고, 일반 십사 써클보다 두 배의 권능을 동시에 발휘해도 십중심의 고유권능에는 도달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아니 안타까움이 더했다.

“너 정도의 능력에 신족과 마신족의 세력이 멀쩡했다면 가능성이 있었을지 모른다.

너무나 늦게 왔구나.”

창조마신황이 된 코아는 하늘에 보이는 신족과 마신족의 군세를 둘러보면서 말한다.

“다시 말씀드리건대 저 혼자서 협상을 할 것입니다.

저들은 단지 저의 뒤에 서서 분위기만 잡아주면 됩니다.

아무리 해도 불안하시다면 제가 재소집을 하겠습니다.

그 방법이 너무 과격하거나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엄청난 자신감인데 헛소리로 들리지 않는다.

단지 신격을 높여서 권능과 마도를 담을 수 있는 용량과 동시 발동수를 높여주었을 뿐인데 놀라울 정도로 향상된 능력과 존재감에 절대계 창조주는 놀랐다.

“너의 신체 한계를 풀지 않았는데도 이 정도인가?

그리고, 오십 세 개의 권능의 날개가 모두 각각 다른 권능으로 전력 가동하고 있다.

너는 도대체 도대체 몇 개의 권능과 마도를 익히고 있는 것인가?”

“저와 싸워왔던 정신체와 초월자가 쓰던 힘 중에서 익힐 수 있는 것들은 거의 전부를 습득해두었습니다.

덕분에 마도신으로는 항상 신격 부족과 각종 제한에 허덕였는데 이제 자유로워진 기분이군요.”

팟! 슉!

권능의 날개를 점멸하면서 자유자재로 권능과 마력을 발동하다가 취소한 창조마신황 코아가 환하게 웃으면서 말한다.

“후후후! 이제 십중심이 상대로도 쉽게 질 것 같지는 않군요.

이 편안함은 마치 원래 저의 자리로 돌아온 것만 같습니다.

이런 걸 경험하게 해주시다니 정말 감사드립니다.”

“….”

절대계 창조주는 창조마신황 코아에게서 십중심과는 전혀 다른 위험하면서 불안한 느낌을 받았다.

‘마지막 실낱과 같은 희망이 아니었다.

황금 세력의 해결사 노릇을 하던 차원창세신 코아는 십중심조차 무시를 못 하는 실력자로 인증이 된 존재다.

창조마신황의 신격도 그런 강자가 나를 돕겠다기에 자포자기에 같이 망해보자는 심정으로 한 결정이었는데 정답이었는가?’

절대계 창조주는 인수일이 가까워지는데 바람의 절대자에게 당한 죽음의 상처로 개인 신전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

대리자를 보내야 하는데 십중심과 맞설만한 존재가 없었기에 해준 조치였다.

‘나 대신 나설 협상에 나설 창조신장이 도저히 못 미더웠다.

그래서, 십중심을 곤란하게 만들만한 강자가 필요해서 이렇게 했는데 이건 너무 강하다.’

전력으로 부여한 최상위 신격인 창조마신황의 강함은 예상을 초월하는 한참 중이었다.

오십 세 쌍의 권능의 날개를 전개하면서 창조마신황 코아가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며 말한다.

“저 정도면 인수일에 십중심에게 보여주기 전력으로 충분합니다.

허세라는 사실을 눈치를 챌 수 있으니 가볍게 한 방을 먹이고 오겠습니다.

전투의 허락을 부탁드리옵니다.”

“!!!”

절대계의 어떤 고위 정신체나 일족도 도전을 포기한 십중심과 한판 붙어보겠다는 뜻으로 들렸는데 너무나 편안한 목소리라서 환상 같았다.

‘황금 세력에 있었으니 십중심의 능력을 잘 알 것이다.

힘의 차이를 알면서 덤비다니?

도망칠 자신이 있다는 것인가?

그럴 리가?’

십사 써클이 되면 이미 이성이 감정을 완전히 장악하여 합리적인 결정만을 내린다.

그런데도 능력이 부족한데도 단지 협상을 유리하기 만들기 위해서 자신의 목숨이 위험한 무력 도발을 하겠다니 실로 무서울 정도로 용맹성이었다.

온 몸에서 뿜어내고 있는 투기는 창조주조차 힘들 정도였다.

‘엄청난 투지다.

감정이 거의 사라졌어도 이 정도로 거센가?

원래 성향이 광전사나 폭주계열이었던 모양이구나.’

이런 무모한 정신체에게 가장 높은 신격과 신족과 마신족을 총괄하는 직위를 내린 결정이 잘한 일인지 의문이 가기 시작하는 절대계 창조주였다.

그리고, 불안감이 커진다.

‘설마 십중심과 창조마신황의 전투로 절대계가 무너지지는 않겠지.’

지금처럼 압도적인 전력 차이가 나면 아예 싸움을 포기하게 되니 전쟁은 나지 않는다.

십중심의 개인 무력도 감당하기 힘든데 엄청난 세력까지 갖추자 모두가 포기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절대계 자체 전력으로는 십중심을 이길 방법은 없다.’

‘그러면 어느 정도 양보하고 사는 것도 좋겠지.’

절대계 창조주마저 그렇게 생각했는데 창조마신황의 투기를 느끼자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나도 굴욕적인 항복과 인계가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한번 전력으로 싸워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겨우 정신체가 뿜어내는 투기와 존재감인데도 영향을 받았는지 모처럼 마음이 떨릴 정도로 흥분이 되고 있었다.

그러나, 곧 냉정을 되찾는다.

‘아! 그래서는 안 돼.

십중심 정도의 강대한 힘을 가진 존재나 세력들이 싸우면 세계는 끝장이다.

오로지 공멸뿐이다.’

영원체들을 능가하는 십중심과 방금 자신이 만들어낸 창조마신황이 세력을 이끌고, 전력으로 싸우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은 쉬웠다.

‘최후의 승자는 십중심이나, 절대계는 없다.’

절대계 창조주가 도저히 이길 수 없다고 말하며 십중심과 싸워서 영역을 되찾는 것을 거부했던 다른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에게 느낀 감정은 커다란 실망이었다.

그런데 최후를 알면서도 출전을 바라는 창조마신황의 존재에게는 투지가 전염되듯이 전해졌다.

‘십중심에게 일격을 먹인 이후에 협상을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다.

잠시지만, 완전한 창조주의 자리를 넘기더라도 최소한 수치스럽지는 않겠군.’

이미 영원체들 사이에서 절대계를 정리하자는 말이 대세가 되는 상황에서 전면전도 시도해볼 만한 일이었다.

‘절대계가 망할 수도 있는데 어떻게 할까?

내가 지배하는 세계가 보조해주던 권능을 잃는 것은 아쉽다.

하지만, 삼 할밖에 지배 못 하는 지금도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굉장히 번거롭겠지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각오까지 굳힌 절대계 창조주는 허락한다.

“신족과 마신족을 이끄는 너의 의지가 그러하다면 나도 투쟁을 포기하지 않겠다.

가거라! 창조마신황 코아여.

가서 창조주의 진정한 분노가 무엇인지 십중심에게 가르쳐주어라.

그러면 절대계의 일 할은 너의 것이 될 것이다.”

어차피 가져가지도 못할 보상보다 고대하던 출전명령에 기쁜 미소를 지은 창조마신황 코아는 힘차게 대답했다.

“영역을 주신다면 잘 받겠습니다.

그럼 살짝 맛만 보아주고, 바로 돌아오겠습니다.”

산책하듯이 너무나 당당하게 영원체 거주구를 떠나는 창조마신황 코아였다.

그리고, 신족과 마신족을 강대한 존재감과 투기로 억누르며 하는 연설을 들은 절대계 창조주는 실로 오래간만에 웃음을 터트렸다.

“후! 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래! 노예가 되는 것보다 전쟁이 좋다고?

그렇다! 싸우지도 않고, 굴종을 선택한 존재에게 미래는 없지.

이러면 나도 힘을 내야겠군.”

절대계 창조주의 기운이 갑자기 강해지면서 바람의 절대자의 죽음의 기운을 밀어내기 시작한다.

팟! 팟! 파파파!

무색의 죽음의 기운과 창조주가 가진 무지갯빛의 영원 권능의 빛이 싸우기 시작한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강도로 죽음의 기운을 배제하기 시작한 절대계 창조주의 눈빛에는 원한보다 투지가 강해져 있었다.

“기다려라. 배은망덕하면서 힘만 센 십중심들아!

어차피 지겠지만, 다시 한번 싸워보자꾸나.

그리고, 그렇게나 절대계를 원한다면 가져봐라.

그 순간이 진정한 전투의 시작이다.

창조주들의 세계가 그렇게 만만치 않다는 것을 신령의 소멸로 가르쳐주마.”

그렇게 절대계 창조주가 다시 투지를 불태울 때 창조마신황 코아는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의 앞에 서서 잔잔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창조주로부터 받은 창조마신황의 권위와 앞으로의 목표를 차근차근 이야기하자 창조신장은 고개를 숙였다.

“역시 이렇게 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절대계 창조신장은 처음 차원창세신 코아를 만났을 때 자신보다 강한 정식 창조신이라는 사실을 파악하고서 이렇게 되리라고 예상을 했었다.

‘십중심과 싸울만한 강자가 절실한 상황이었으니 어쩔 수 없다.

신족과 마신족이 완벽히 다스릴 수 있는 영역은 이미 일 할미만이다.

십중심 세력과 그들을 지지하는 중도세력에 밀려서 갈수록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신족의 멸망까지 우려되는 워낙 다급한 상황이니 막거나 방해할 생각이 없었다.

완벽한 독립권을 얻어 신족 영역을 구축할 수만 있다면 목숨을 걸 가치가 있었다.

“절대계 일 할이라도 지킬 수 있다면 신족은 저부터 최하위 천족까지 창조마신황 코아의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부디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이런 점에서 창조주의 분노를 집행하지 못해서 신족에게 정기를 지원받고 있는 마신족은 더욱 절실했다.

무엇보다 마신황제는 창조마신황의 지휘에 따르면 마음껏 날뛰어도 좋다는 창조주의 허락이 내려져서 기뻐하면서 외친다.

“십중심과 대등하게 싸울 수만 있다면 얼마 안 되는 마신족은 전부 목숨을 바치겠습니다.”

역대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의 원인 모를 반복 소멸은 이들에게는 분노이자 공포였다.

전면전을 피하다 결국 창조주 교체까지 왔으니 언제 자신도 그렇게 될지 몰라서 싸울 엄두도 내지 못했던 과거가 너무나 아프게 다가왔다.

창조마신황 코아는 이제 겨우 십만에 도달한 신족과 마신족의 연합 군세를 흩어보면서 낭랑한 음성으로 말한다.

“누군가는 어떤 대가를 주어도 평화를 지키는 일이 전쟁보다 낫다고 한다.

그렇게 했던 결과가 바로 이것이다.

신족은 절대계의 구 할을 빼앗기고, 지금은 십중심의 눈치만 보는 위치로 전락했다.

평화를 주장하던 자들은 이제 저들의 편에 서서 우리의 굴종을 외친다.

강자를 따르는 것이 희생을 줄이는 순리이자 대세라고 말이다.”

오십 세 쌍의 권능의 날개를 펼쳐서 신마 연합군의 시야 전부를 휘감으면서 연설하는 창조마신황의 기세는 실로 놀라울 정도였다.

어느새 영원체 거주구의 영원체들도 그 광경을 흥미로운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저것이 창조마신황! 정신체 중 최고의 신격인가?”

“신체 한계가 풀리지 않았는데도 대단하군.”

“절대계 창조주가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곱게는 넘겨줄 수 없다는 뜻이겠지.”

영원체들의 관심을 느끼면서 모든 신족과 마신족을 굽어보던 창조마신황의 신언이 모두의 신령에 울린다.

“이제 적의 편이 된 평화주의자들에게 묻는다.

전쟁을 피하려다 전부 빼앗기고, 겨우 남은 일 할까지 전부 바친 다음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노예로서 살아야 하냐고?

그렇게 목숨만을 연명해서 과연 미래가 있을 것 같냐고?

그럴 리가 없다.

파멸만이 남는다.”

황금빛의 투기가 가득한 눈빛이 모든 신족과 마신족을 스쳐 간다.

“오직 단 한 분! 영원불멸의 영원체 창조주님만을 모시던 우리 신족과 마신족이다!

그런데 바뀔 창조주는 같은 정신체다!

그것도 열 명이나 모시게 되었으니 진정 영광스럽고 좋아지겠는가?

그럴 리가 없지!

열 명으로 늘어난 십중심 창조주는 열 배 이상의 정기를 신족에게 요구할 것이다.”

“!?”

“!?”

창조주가 늘어나면 그만큼 바쳐야 할 정기가 늘어난다는 생각을 누구도 전혀 하지 못했다.

그러니 아직 망설이던 모든 신과 마신들의 벼락을 맞은 느낌이었다.

특히 정확한 액수와 사정을 아는 창조신장과 마신황제는 신령이 뒤틀릴 정도로 경악했다.

‘십중심이 창조주가 되면 신족이 바쳐야 할 정기가 열 배로 늘어나다니?

왜 우리가 그렇게 해야 하나?’

‘맞…맞아! 창조주님에게는 신족이 정련해서 바치는 순수 정기가 필요하다.

지금 십중심 세력 중에는 대수(大手)외에는 힘든 일이니 분명 우리에게 요구할 것이다.’

‘맙소사! 그걸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바칠 순수 정기가 열 배가 된다고?

그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

‘절대계의 규모가 이대로인데 창조주만 열 명이 되는 날이면 세계와 정신체는 끝장이다.

외계처럼 세계 자체가 정기 고갈이 되어버린다.’

십중심이 절대계의 창조주가 되면 불러올 최악의 사태를 깨달은 모든 신족과 마신족의 눈빛에 살기에 어린다.

창조마신황에게서 발동하는 안주하지 않는 폭주의 권능이 억눌러있던 그들의 투지를 깨운다.

“십중심의 노예가 된 우리는 무리한 요구라도 절대로 거부할 수 없다.

전부를 빼앗기고, 서서히 말라 죽어가겠지.

그렇게 치욕스럽게 같은 정신체의 노예로서 혹사를 당하다가 말라 비틀어져 소멸할 것이다.

나는 그럴 바에는 차라리 싸우다 사라지겠노라.”

검은 우주에 안주하지 않는 폭주에 감응된 신족과 마신족의 눈빛이 섬뜩하게 빛나기 시작한다.

우우우우우우우웅-! 와아아아아아아-!

평화로운 인계 후에 올 신족과 마신족의 참담한 미래를 조금이나마 알게 된 그들은 확실히 깨달았다.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굴복하면 절대계 창조주와 십중심 모두에게 버림받는다.’

‘양쪽에게 갈취당해 멸족당하는 운명만이 기다린다.’

상납할 순수 정기가 열 배가 된다는 사실에 분노한 창조신장부터 나섰다.

“비록 전멸할지라도 저희 신족이 앞장서겠습니다.”

“뒤는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이 꼴이 되었는데도 평화를 주장하는 것들부터 먹어치우고 시작하지요.”

절대적인 금기인 동족 포식의 제안까지 나오는 살벌한 분위기에서 창조마신황 코아는 오른손을 들었다.

뚝!

그 순간 모든 소란이 그쳤다.

고요한 침묵 속에서 창조마신황 코아는 선언했다.

“지금 십중심 세력과 신마 연합군이 정면대결을 하면 절대계는 멸망한다.

그래서, 싸움도 협상도 전부 나 혼자서 한다.

너희는 나의 뒤에서 지켜보아라.

영원체 창조주님의 가호를 받은 신족과 마신족이 어떤 가능성을 가졌는지 말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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