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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십중심들은 확실히 동감하는데 황금의 절대자만은 석연치 않은 표정을 지었다.
‘나도 다른 세계에서 온 차원창세신 코아가 절대계 신족이나 마신족의 대표가 될 수 있다고 믿지는 않는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는 아주 약간의 가능성이 있다.’
십중심들의 반란으로 궁지에 몰린 창조주가 정상적인 판단을 내리지 않을 수 있다는 가정이었다.
‘언제나 승리만 했던 당신들은 모릅니다.
절망과 복수에 빠진 존재가 얼마나 비이성적인 존재가 되는지를 말입니다.’
황금 일족이 창조주를 대리하는 신족과 마신족에게 멸족당하자 복수를 맹세한 황금의 절대자는 그 심정을 너무나 잘 알았다.
그러니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
‘홀로 남은 나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신족과 마신족을 약화해왔다.
완전히 통제를 벗어난 영웅신들이 벌인 종족전쟁을 기회로 십중심을 만들게 유도하고, 정신체로서 한계를 풀었다.
금기였던 외계의 존재까지 불러들였다.
이 모든 것이 이성적으로 한 일이 아니었다.
과정 중에 조금만 실수해도 절대계는 파멸이었으나 멈출 수가 없었어.’
수많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반란 성공 직전까지 도달한 그로서는 절대계 창조주의 이성도 믿을 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정확했다.
절대계 창조주는 차원창세신 코아가 제안한 십중심 제압계획을 듣고서 분노했지만 받아들이고 있었다.
“내 힘이 닿는 곳이 아직 삼 할이다.
그런데 구 할의 영역을 창조주로서 최소한의 권리조차 남기지 않고, 전부 넘기라니?
이게 무슨 소리냐?”
“십중심에게 창조주로서 부담을 추가하기 위해서입니다.
힘은 영원체를 뛰어넘었으나 다른 부분은 아직 정신체인 그들은 반드시 자멸합니다.
“으음! 그렇기는 하다.
창조주로서 부담은 단지 힘만으로 해결된 문제가 아니다.”
세계의 창조주에게 부여되는 부담은 영원불멸의 권능을 가진 영원체가 아니면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어마어마했다.
‘절대계의 지배권을 넘겨야 해서 화가 나서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내가 한계를 풀어준 것은 신체 능력뿐이니 반드시 십중심은 미친다.’
어쩐지 해결의 실마리를 본 듯했지만, 순순히 넘겨주어야 한다니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를 정도로 분노한다.
그러나, 이어지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현재 신족과 마신족이 완전 지배하고 있는 일 할의 영역만 자치권을 인정받고서 기다리시기만 하면 반드시 승리합니다.
십중심이 미쳐서 서로 싸우다가 자멸하면 구할을 고스란히 되돌려 받을 수 있습니다.
그것도 십중심이 경쟁적으로 발전시킨 보다 진화된 절대계를 말입니다.”
“으음!”
잠시의 치욕을 참으면 모든 것이 그 이상으로 되돌아온다는 계획이었다.
반역한 십중심을 절대계의 창조주들로 인정해야 한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결국은 승낙했다.
“좋다!
그렇게 하자.”
“이 협상을 위해서 병풍으로 세울 전력이 필요합니다.
회의 동안 신족과 마신족의 주신과 창조신, 마신과 마신왕을 전부 제 휘하로 넣어주십시오.”
“알겠다.
신족과 마신족의 지휘권을 전부 넘겨주겠다.
창조신장과 마신황제도 뜻대로 하라.”
신족과 마신족을 통째로 넘기겠다는 말이었다.
십중심과 전면전으로 싸우지 않고서 세계를 쉽게 넘기려는 절대계 창조주답지 않게 아주 화끈하게 나오자 차원창세신 코아가 묻는다.
“괜찮으시겠습니까?
저는 다른 세계의 창조신입니다.
신족과 마신족이 반발할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아무리 정식 창조신이라고 해도 방금 만난 존재에게 부여할 직위가 아니었다.
그러나, 절대계 창조주는 단호하게 대답한다.
“십중심은 혼자의 몸으로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다.
신족과 마신족에게는 절대계 전역을 주었는데도 거의 전부를 잃어서 이 꼴이 되었다.
나를 대리하는 권한과 권능을 부여한 창조신장과 마신황제는 반항조차 못 하고, 번갈아 가면서 소멸했다.
그 결과 나의 힘은 약화 되어서 이 꼴이 되었다.
그런데도 아직 범인이 누군지도 모른다.”
흥분하니 또 덜렁거리는 팔다리를 억지로 이어붙인 절대계 창조주는 이를 갈았다.
으드드드득!
“부하들은 겁에 질려 숨고, 수장이라는 것들은 약해서 도움을 요청할 여유도 없이 변변한 저항조차 못 하면서 소멸했다.
창조주에게 이런 수치를 당하게 하다니 무능의 극치다.
그 이후 겁에 질려서 한 번도 십중심과 싸우지 않고, 영역을 내준 그들은 내 손으로 직접 끝장내기 직전이었다.
마지막 기회를 주는 것으로 통보하겠다.”
절대계 창조주의 눈빛에서는 살기가 줄기줄기 뿜어져 나왔다.
‘신족과 마신족에 대한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시군.
하긴 싸우지도 않고, 항복만 했다면 내가 창조주라도 대신족(代神族)으로 바꾸어버리고 싶겠다.
이때의 여파가 상당히 컸던 모양이야.’
십중심의 반란 이후에 미래의 절대계에 창조신장과 마신황제가 영구공석이라는 사실을 떠올린 차원창세신 코아는 조용히 고개를 숙이면서 말한다.
“상급 창조신 차원창세신 코아가 절대계 창조주님의 명령을 받아 신족과 마신족을 이끌겠습니다.
기한은 십중심과의 지배권 이양이 협상이 끝나는 순간이며 그때까지 모든 신족과 마신족의 생살여탈권을 가지겠습니다.”
“절대계 창조주의 권한으로 차원창세신 코아를 이 순간부터 절대계의 정식 창조신으로 인정한다.
내가 내리는 직위는 십중심을 억누르라는 의미로 질서와 파괴를 모두 주관하는 창조마신황 코아이다.
창조신장과 마신황제를 이끄는 상위직위로서 신설한다.
혼돈을 파괴하여 질서를 가져오라.”
“!!!”
창조주의 선언은 절대계의 규칙이 된다.
지배력이 떨어져서 삼 할밖에 반영이 안 되었지만, 적극적인 지원은 차원창세신 코아의 신격을 변화시키기는 충분할 정도였다.
“아쉽게도 십중심의 반역 문제으로 인하여 정신체의 한계를 풀어주는 행위는 영구히 금지되었다.
그러나, 내가 내린 창조마신황은 정신체로서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신격이다.
십중심에게는 손색이 있으나, 쉽게 밀리지는 않을 것이다.”
“오-! 오오-!”
이계(異界)에서 일 할의 영역을 가진 진리의 대리이자 이계 창조주에게 받았던 신격의 미진했던 부분이 단숨에 채워졌다.
‘여기서 창조신장급으로만 막혀있던 신격이 일순간 창조신장 이상으로 급상승한다.
이것이 창조신장과 마신황제가 가진 창조주가 부여한 십사 써클!’
자력으로 온전하게 얻은 십사 써클이 아니나 최소한 열 배가 넘는 신격의 상승이었다.
늘어난 인지에 맞추어서 연산력과 세계의 이해가 가장 중요한 차원권능이 급격하게 진화하고 있었다.
‘나의 차원권능과 마도가 변화한다.
모든 제약이 풀리고 있어!’
우우우우우웅-! 화아아아아아아-!
차원창세신 코아의 열세 쌍의 빛의 날개와 암흑의 날개가 전력으로 전개되면서 신체 전부를 휘감는다.
몇 번이나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의 신격을 부여해왔던 절대계 창조주는 이런 급격한 진화에 놀라면서 기뻐했다.
“오오! 이 정도면 기대해도 될지 모르겠구나.
세력도 바로 넘겨주겠다.
절대계의 창조주가 명령한다.
모이거라!”
차원창세신 코아가 승격된 신격에 맞추어서 마력과 신력이 급속도로 증폭되는 모습을 보면서 절대계 창조신은 신족과 마신족의 소환을 시작한다.
그러나, 너무나 실망스러운 응답 수준에 안색이 굳어지면서 한탄했다.
“하아. 창조신장과 마신황제가 통제할 수 있는 전력이 겨우 이 정도라니?
힘을 우선시하는 마신족은 소마(笑魔)에게 몰렸고, 신족조차 대신(大神)과 우주신 출신의 십중심에게 대부분 갔구나.”
파파파파파-! 파파파파파-!
창조주의 소환에 응답하여 창조신장과 마신황제가 인솔하는 신과 마신들이 영원체 거주구 주변으로 초장거리 공간이동을 해오는 광경이 천장에 비추어진다.
“나를 진정으로 따르는 존재들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모두 긁어모은다 해도 십중심의 세력에 비하면 일백 분의 일도 안 된다.
십중심과 정면승부를 한다면 더 적어지겠지.”
절대적인 충성을 맹세하던 무한에 가까웠던 신과 마신, 정신체들이 생각이 났으나 그들은 이미 없었다.
‘아무리 강한 상대라도 물러서지 않는 진정한 전신과 투신들은 종족전쟁의 와중에 대부분 사라졌다.
남은 것은 관리신이나, 전쟁을 해본 적이 없는 존재뿐이다.
이래서는 십중심과 맞상대하기 위한 소환에 얼마나 올지 예측할 수 없다.’
소환에 응하는 존재는 점점 늘어나고 있으나 과거에 비하면 너무나 적었다.
창조주의 소환은 원래대로라면 모든 투신과 전신이 빠르게 집결하게 되어있는데 지금은 신족과 마신족조차 망설이고 있는지 먼저 도착한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조차 당황해하고 있었다.
‘하늘의 별처럼 많아야 할 전력이 바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적다.’
울화통에 터지려는 심정을 꾹 참은 절대계 창조주는 나직하게 말했다.
“나의 소집에 응한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신족이며 마신족이다.
아무리 열세에 처해도 창조주를 혼자서 대리하는 창조마신황의 말에 존재를 걸고 싸울 것이다.
모두 너에게 줄 것이니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아라.”
황금 본성에 집결한 반란세력에 비하면 너무나 수가 적으며 수준도 낮았기에 이기거나 더 큰 이익을 가져오라고 하지 못한다.
누구보다 우선시해야 하는 창조주의 집결명령에서 나온 이런 부실한 반응이 지금 절대계가 누구의 손에 있는지 정확히 보여주고 있었다.
‘정신체들이 나의 명령을 무시할 정도로 십중심의 존재가 너무나 거대해졌다.
이러면 역시 절대계의 인계는 피할 수 없어.
그들이 자멸할 때까지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
겨우 이 정도 전력으로 일 할의 자치권이나마 인정받을 수 있을까?
함부로 독립권을 요구했다 전부를 빼앗기지 않을까?’
너무나 적게 소집된 전력에 절대계의 창조주가 의기소침해졌다.
그런데 승격을 끝내가는 차원창세신 코아의 자신감이 넘치는 음성이 울린다.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정식 창조신이지만, 정체와 목적이 불분명한 저를 십중심과는 달리 믿어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많이 지원해 주셨기에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파아아아아아아아-!
찬란한 황금빛과 함께 스물여섯 쌍의 암흑의 날개와 같은 숫자의 빛의 날개가 전개된다.
그 존재감은 창조주조차 탄성을 지를 정도였다.
“총 오십 세 쌍의 권능의 날개라고?
대단하구나!”
차원창세신 코아는 검붉게 타오르는 한 쌍의 투기 날개를 휘광처럼 둘렀다.
그리고, 흑 금발이 번쩍이는 머리 주변에는 황제의 관처럼 높이 솟은 무지갯빛의 보석 뿔이 빛났다.
빛과 암흑의 날개의 수는 동시에 발동할 수 있는 권능의 숫자이기도 했으니 최소한 두 배 이상 강해진 것은 틀림이 없었다.
‘창조신장의 두 배라고?
신격이 온전한 십사 써클이 아니니 위력은 십중심에게 도달하지 못한다.
그러나, 권능의 동시 발동 숫자만큼은 우세해 보인다.
어떻게 한계가 막혀있는 정신체가 이 정도 힘을 가질 수 있지?’
그렇게 창조신장과 마신황제가 합쳐진 모습이 된 차원창세신 코아는 정중한 음성으로 보고한다.
“절대계 창조마신황 코아가 처음으로 인사드립니다.
이제 십중심과 협상하고 협박하는 정도는 혼자로도 충분합니다.
그러니 모인 전력이 적다고 걱정하지 마옵소서.”
“그래도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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