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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690화 (1,600/2,000)

34권 35권

서로에게 존칭을 붙이지만 어떤 친근감도 느껴지지 않는다.

이 둘은 사적인 관계는 일절 없고, 공식적인 상호존중에서 벗어나지 않는 건조한 관계 정도였기 때문이다.

오히려 흑염의 절대자가 어린 시절에 바람의 절대자의 영웅신 심판을 피하려고 떠돌아다녔던 과거를 생각하면 적대적이기까지 했다.

“과거의 계속을 해볼 텐가?

이제 난 다 컸는데 말이야.”

“….”

검은색의 전신 갑옷의 바지 부분을 입었지만, 근육질의 상체를 드러낸 루카 에일레스가 오른쪽 어깨에 메고 있던 거대한 도끼를 양손으로 쥔다.

“지금의 내가 누군가에게 시험이나 시련을 받을 존재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야.

나를 시험하려 너도 시험받을 것이다.”

“!”

흑염 권능이 심장을 울리고, 하늘로 추켜올린 양손 도끼는 황금의 본성을 두 조각낼 기세로 크게 느껴진다.

두두두두두두둥! 구구구구구구구구구궁!

십중심에게도 기적처럼 느껴지는 완력과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느낀 바람의 절대자는 정중하게 인사를 한다.

“파워 오브 엠블렘이 아닌 무사(武士)로서 받아들이겠습니다.”

지이이이잉! 차아아앙!

태극천검(太極天劍)이 정확히 절반으로 나누어진다.

분리된 파란색의 도와 빨간색의 도를 양손으로 쥔 바람의 절대자는 활짝 펴서 세상 전부를 품에 안았다.

화아아아아-!

단지 도를 쥔 양손이 좌우 양쪽을 가리킬 뿐인데 세계 전부가 검에 빨려드는 느낌을 받은 흑염의 절대자는 감탄했다.

“하! 이건 또 어떤 오의야?

내 절대 직감으로도 파악이 안 돼?”

준비는 되었지만, 어설프게 공격했다가는 두 개의 도에 두 조각나는 모습을 직감으로 파악했기에 함부로 들어가지 못한다.

“이거 설마 전력이냐?

영광이로군.”

그렇게 흑염의 절대자의 공격을 묶은 바람의 절대자도 찬사를 보낸다.

“저 역시 영광입니다.

이것은 천지인 삼분도(天地人 三分刀)라고 합니다.

단순한 본능으로 그 정도까지 강해질 수 있다니 놀랍군요.”

바람의 절대자도 함부로 공격하지 못했다.

흑염의 절대자를 양단하는 순간 저렇게 허점이 많게 치켜 들은 양날 도끼가 모든 방어 오의를 쳐부수면서 자신을 두 조각을 내는 모습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사사사사사사사사(死死死死死死死死)! 화르르르르르르르르르륵!

서로 마주 보고 투기를 올리는 둘은 왜 갑자기 이렇게 싸워야 하는지 의문을 가지지 않는다.

단지 기회가 생겼으니 서로의 강함을 겨룰 뿐이었다.

“후우우우우우-!”

“오오오오오오-!”

기합이 울리며 서로의 투기가 한없이 높아지면서 신기에 집중된다.

화르르르르르르르-!

그러자 흑염의 절대자가 양손으로 쥐고 있던 거대화된 양손 도끼가 이번에는 응축되듯이 작아진다.

바람의 절대자가 신기의 상태를 보니 주변의 흑염 권능을 빨아들여서 완벽하게 수용하는 중이었다.

‘저럴 수가!?

흑염 권능에 견디는 신기가 존재하다니?’

바람의 절대자는 파괴의 정점인 흑염의 절대자의 투기를 담을 수 있는 신기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것은 아주 작은 틈이 되었고, 흑염의 절대자는 놓치지 않는다.

“오! 보였다!”

절대적인 완력과 직감으로 내려찍는 일격의 위력은 어떤 오의도 뛰어넘는다.

인식에서 순간적으로 사라진 양손 도끼가 바람의 절대자의 신체를 가르는데 어떤 시간조차 필요하지 않았다.

“파호톤! 갈라버려!”

“!!!”

슈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각-!

허점을 찔린 바람의 절대자가 분리된 태극천검(太極天劍)을 휘두를 여력도 없이 두 조각나는 광경을 본 흑염의 절대자는 크게 웃었다.

“푸하하하하하! 이제야 한 방을 먹였구나!”

구구구구구구구궁!

양손 도끼를 다시 하늘을 향해서 치켜든 흑염의 절대자는 양단된 바람의 절대자를 노려보면서 외친다.

“속임수는 내 절대 직감 앞에 안 통해!

파워 오브 엠블렘답게 정면으로 와라!”

그 말에 막 쓰러지려던 바람의 절대자의 신체가 환상처럼 흐려지면서 사라진다.

인식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모습에 인상을 구긴 흑염의 절대자는 순간 자신의 뒤에서 들린 목소리에 기겁했다.

“그렇게 하지요.”

“!!!”

어느새 자신의 목을 노리고, 가위처럼 조여드는 두 칼날에 욕설을 내뱉으면서 그대로 양손 도끼를 뒤로 휘둘렀다.

“으윽! 제길!”

“허어?”

바람의 절대자는 완전히 뒤를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흑염의 절대자의 어깨관절이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둘려지면서 양손 도끼를 그대로 공격해오자 어이가 없었다.

‘역방향인데도 아까와 다름이 없다.

힘만이 아니라 유연성까지 절대적인가?’

바람가의 오의라면 이보다 더한 유연성을 가지게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힘까지 동시에 보유할 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기에 놀란 바람의 절대자는 다시 이마를 찍어오는 양날 도끼에 검을 휘둘렀다.

사사사사사사사사(死死死死死死死死)! 투가가가가가가강!

거꾸로 휘둘러진 흑염의 절대자의 양손 도끼와 분리된 태극천검(太極天劍)은 충돌한 순간 굉음을 내면서 서로를 튕겨냈다.

파파파파! 슈우우웅!

근육질 거인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유연한 몸으로 공중에서 반 회전한 흑염의 절대자는 멀쩡한 양손 도끼를 쓰다듬으면서 말한다.

“어떠냐?

내 파호톤은 쓸만한가?”

태극천검(太極天劍)에 충돌된 날에 아무 손상이 없음은 확인한 바람의 절대자는 순수하게 감탄했다.

“좋군요.

아주 대단합니다.”

태극천검(太極天劍)이 가문 대대로 내려오면서 연단된 절대기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이렇게 전력으로 충돌하고도 손상이 없다니 정말 놀라운 신기였다.

그러나, 다시 양손을 펼치면서 공격을 준비한다.

‘신기를 들은 흑염의 절대자는 정말 까다롭군.

공격범위가 너무 넓어.’

다시 공격할 기세였는데 흑염의 절대자는 히죽거리면서 양손 도끼를 오른쪽 어깨에 멘다.

그리고, 하체를 보호하는 갑옷을 두들기면서 말한다.

“이건 저 녀석이 만들어 준거야.

전신 갑옷도 주었는데 영 불편해서 바지만 입었지.”

“그러시겠군요.”

방금 어깨를 반대로 회전시켜 도끼를 내려찍던 놀라운 움직임을 생각하면 어떤 갑옷도 방해될 수밖에 없었다.

탕탕!

양손 도끼의 날로 자신의 갑옷 바지를 치면서 말한다.

“흑염 군단의 전용 신기의 품질을 다른 현자들에게 문의를 해보니 십중심의 절대기를 제외하고는 비교할 상대가 없다는 판정이 나왔다.

착용자의 신력에 비례하는 놀라운 강도와 변형에 복원기능이 달린 데다가 성장형이더군.

그런데 이럴 걸 일천 벌이나 받았단 말이야.

흑염 정석도 너무 싸기에 잔금을 치러주려고 왔지.

이 정도 해주었으면 대충 적당하니 이제 마음대로 해.”

그렇게 말하면서 흑염의 절대자가 싸우는 태세를 풀자 바람의 절대자는 아직도 잘 돌고 있는 차원창세신 코아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분리된 태극천검(太極天劍)을 하나로 합쳤다.

차착!

하나가 된 검을 등에 메고서 긴 한숨을 쉬면서 말한다.

“후우! 저만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쁜 놈으로 만드시는군요.

저는 파워 오브 엠블렘으로서 위험한 존재를 사전에 제거할 의무가 있습니다.”

파워 오브 엠블렘이 종족전쟁을 일으킨 영웅신들을 처단하기 위해서 만들어졌기에 이것은 당연한 대응이었다.

“정말 제 공격을 버틸 정도의 신기와 전신 갑옷을 일천 벌이나 만들어 주었다면 말씀대로 흑염 정석의 가치조차 웃돕니다.

이런 위험한 신기를 양산할 수 있는 창조신이 위협이 아니라면 무엇입니까?

이건 저의 의무입니다.”

그러나, 흑염의 절대자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훗! 그 의무가 혹시 사냥 끝났다고 사냥개를 잡아먹는 주인보다 나은 것인가?

나는 차이를 전혀 모르겠는데?”

“….”

의무감보다 양심을 찌르는 흑염의 절대자의 신랄한 말에 인상을 굳힌 바람의 절대자는 한쪽을 바라보면서 말한다.

“저는 차원창세신 코아의 추방에 찬성합니다.

지금 당장 시행하는 것이 좋겠군요.”

“푸후후후! 역시 집단을 이루면 인정이 없어.

그럼 찬성하는 십중심이 아홉 명인가?

이거 누구라도 살아남을 방법이 없겠어.”

흑염의 절대자는 어깨에 멘 양손 도끼를 양손으로 걸치면서 같은 장소를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전투태세를 갖춘 모든 십중심들이 있었고, 중앙에는 에반젤리를 들고 있는 황금의 절대자가 서 있었다.

“이제야 제 의도를 아셨으니 다행입니다.”

그들은 십중심 두 명이 전투하는데 그 사이에 차원창세신 코아가 있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달려온 것이다.

황금의 절대자는 선두로 나서면서 담담하게 말한다.

“차원창세신 코아를 외계로 추방하기 전에 하나 수정을 하겠습니다.

저는 차원창세신 코아의 주인이 아닙니다.

필요가 없다고 처단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냥감은 전부 받아먹었으면서 할 말이 아닌데?

솔직히 나는 저 녀석이 아니었으면 합류할 생각이 없었어.

버려진 사냥개가 되기 싫어서 반란을 벌이면서 똑같은 짓을 하는 너희가 싫었다.”

흑염의 절대자의 시선이 모두를 흩으면서 파호톤을 땅에 박는다.

꽝-! 우르르르르르-!

황금 본성이 뒤흔들리는 와중에 흑염의 절대자는 험악한 기세로 외친다.

“대답해봐라. 회색!

내가 너의 제안을 받아들었을 때 이게 나의 몰골이 아니라고 자신할 수 있나?”

차원창세신 코아는 의식을 잃어서 빙빙 돌고 있고, 주변을 십중심들이 포위한 상황이다.

절대로 살아날 수 없는 상황에 몰린 이 난국에서 갑자기 흑염의 절대자가 난입한 것도 이상한데 갑자기 회색의 절대자를 부르자 시선이 모인다.

회색의 절대자는 다른 십중심의 시선을 무시하고, 당당하게 외쳤다.

“당연히 아니다!

너는 차원창세신 코아와 다르다.

영광을 계속 누릴 수 있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받아들여라.”

“하! 내 절대 직감은 너의 제안이 최악이라고 말하던데?

네가 말하는 대의(大義)나 천명(天命)같은 것은 전혀 관심 없어.”

“설명할 수도 없는 직감 따위를 믿으니 그 꼴이다.

나의 말을 따랐다면 최소한 지금처럼 홀로 대항하는 꼴은 면했을 것이다.”

“누가 혼자라는 거냐?

나에게 이제 군단이 있다.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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