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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지극히 부드러운데 등에 메고 있던 태극천검(太極天劍)을 뽑아서 손에 쥐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다.
“너는 운이 아주 좋다.
아마도 나 이상으로 황금의 진정한 힘과 대처방법에 대해서 아는 존재는 없을 것이다.
에반젤리의 깃발을 펼친 황금의 절대자와 진심으로 싸워서 살아남은 존재는 나 이외에는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창조주에게 인정받기 위해서 십중심이 모여서 서로의 진실한 기량을 겨루던 소름 끼치는 순간을 떠올린 바람의 절대자는 태극천검(太極天劍)에 투기를 집중시켰다.
“넌 이제부터 출정식까지 대련이다.
정확히 황금의 후계가 에반젤리를 다루는 수준으로 맞추어서 해주마.”
“!!!”
영원체조차 일시적으로 죽음을 강제할 수 있는 기운이 태극천검(太極天劍)에 집중되어 간다.
한없는 죽음의 기운은 검을 허공으로 혼자서 떠오르게 하면서 창의 모양을 갖추어간다.
“황금의 후계 정도의 에반젤리의 약점 자동공격을 구현해주겠다.
일단 이것부터 피해내라.”
에반젤리의 모습을 한 태극천검(太極天劍)이 공중에서 혼자서 유영하기 시작했다.
슈르르르르-!
남이 보기에 혼자서 창이 나는 모양으로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이다.
그러나, 태극천검(太極天劍)의 검 끝이 급소인 이마의 신령연옥에게 노림을 당하자 차원창세신 코아에게는 악몽처럼 다가왔다.
‘저기에 스치면 난 죽는다.
죽음의 기운을 머금은 태극천검(太極天劍)은 내가 견딜 수 있는 성질의 위력이 아니야.
어떤 재생력으로도 견딜 수 없다.’
태극천검(太極天劍)이 영원체 거주구에서 죽음의 개념이 아예 없는 영원체들을 조각내서 뿌려버리던 광경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다급하게 외쳤다.
“어르신! 그냥 적당히 태극천검(太極天劍)의 오의만 전수해주시면 제가 알아서 해보겠습니다.
왁-!”
입을 열어서 신경이 분산된 것이 화근이었다.
빈틈을 발견했는지 먹이를 발견하여 솟구치는 독사처럼 태극천검(太極天劍)이 이마로 쏘아온다.
투하하학! 파파파파파파파-!
인식의 허점을 노려 기묘한 곡선을 그리며 공간을 가르는 태극천검(太極天劍)의 찌르기와 차원창세신 코아의 필사적인 회피가 충돌한다.
우두두두둑! 우지지직!
흑염 권능의 신체 능력과 단거리 차원도약을 연발하여 가까스로 피해내자 겨우 귀에 말소리가 들려왔다.
“오늘의 위기만 대충 넘기면 된다고 생각하지 마라.
내일에는 피할 수 없는 위기가 찾아온다.
어떤 시련이라도 정면에서 이겨내며 자신의 힘을 높이거라.”
“그러다 죽으면요?
개죽음이지 않습니까?”
“….”
이마의 신령연옥을 스치듯이 지나간 태극천검(太極天劍)의 기세에 이제까지 힘겹게 살아온 기억이 전부 떠올랐던 차원창세신 코아는 치를 떨면서 말했다.
그런데 바람의 절대자는 태연하게 말을 받았다.
“운이 없거나 재능 부족이겠지.
도전 자체가 잘못이다.
그럼 어쩔 수 없다.”
“!?”
다시 가볍게 손가락을 움직이자 태극천검(太極天劍)이 공중에서 유영하다가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쏘아진다.
까닥! 파아아아-!
무수한 잔상이 보일 정도로 차원도약을 반복하면서 피해내는 모습을 본 바람의 절대자의 입꼬리가 살며시 올라간다.
“굉장한 회피능력이구나.
이렇게 잘하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최소한 아무것도 못 하고, 죽지는 않을 것 같구나.”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바람의 절대자와 달리 차원창세신 코아는 계속 이마를 노리는 태극천검(太極天劍)에 집중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런데, 섬뜩한 느낌이 밀려왔다.
“지금 옆구리가 비었다.”
바람의 절대자가 주먹으로 차원창세신 코아의 허리를 쳐버린다.
둥-!
태극천검(太極天劍)에 온 정신을 집중했기에 이런 기습공격은 대응할 방법이 없었다.
컥!”
가볍게 뻗은 주먹에 옆구리를 내준 차원창세신 코아의 몸에서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울린다.
으지직! 투하하하하-! 퍼어억!
위력을 견디지 못하고, 허공으로 날았다.
신전의 벽을 부수며 처박힌 차원창세신 코아의 모습을 쳐다본 바람의 절대자는 가볍게 주먹을 풀면서 말한다.
“에반젤리의 자동격을 피하면서 허점을 만들어 공격해야 하는데 오히려 네가 생기지 않느냐?
약점을 노리는 에반젤리의 공격에만 너무 신경을 쓰지 마라.
내 경험으로는 충분히 힘을 모으고, 빈틈을 파고든 황금의 절대자의 공격이 진짜였다.
황금 후계의 공격부터 우선 대비해야 한다.”
“그…그게 말이 쉽죠?
어떻게 그게 가능합니까?”
동급의 강자 두 명의 합공을 감당하는 일조차 거의 불가능하다.
여기에 치명적인 약점을 노리면서 날아드는 에반젤리보다 덜 위험한 본체의 공격에 주의하라니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
그런데 바람의 절대자는 손가락으로 태극천검(太極天劍)을 움직이며 말했다.
“과연 그럴까?
이건 여러 가지 권능과 마도, 오의를 동시에 발동하는 너라면 가장 쉬운 대응방법이다.
현자들이 자랑하는 다중 연산을 이럴 때 쓰지 않고, 도대체 언제 사용하느냐?”
“!!!”
순간적으로 크게 깨달은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바람의 절대자는 다시 태극천검(太極天劍)을 날려주면서 말한다.
“아무리 보아도 너는 자신의 장점에 대해서 잘 모르는 모양이구나.
일단 그것부터 파악해나가자.”
“예!”
뭔가 희망이 보이자 열성을 보이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그리고, 신력과 마력을 나눠서 관리하는데 들어가는 막대한 연산력을 이번에는 회피와 상황대처에만 쏟아부어 간다.
‘오오! 모두 보인다.
태극천검(太極天劍)의 움직임만이 아니라 뒤에서 조종하는 본체의 움직임까지 말이다!’
황금 후계의 공략방법이 보여서 희열에 차오르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는데 갑자기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퍼어어억-!
바람의 절대자의 주먹이 기묘하게 휘어지면서 자신의 뒤통수를 갈겨버린다.
보인다고 전부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분명 봤는데 대응이 느리다!’
이러면 당연하게 맞는 결과도 바로 바뀌지는 않는다!’
생각은 더는 이어지지 않았다.
“커어어억!”
이번에는 뒤통수를 얻어맞아 쓰러진 차원창세신 코아의 위로 엄격한 음성이 쏟아진다.
“생각이 많으면 반응도 늦다.
넌 잡념이 너무 많아.
그리고, 에반젤리에만 의지를 집중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
진짜는 바로 황금 후계이다.”
분명 움직임을 보았는데도 두들겨 맞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억울했지만, 그래도 길이 보이는 느낌이니 다시 일어선다.
벌떡!
‘바람가 마도신의 오리진과의 대련에서 일정 이상의 성과가 없으면 휴식은 없었다.
의지라도 보여야 한다.’
이렇게 쓰러져 있다가 무지막지하게 당한 기억이 생생한 차원창세신 코아로서는 당연한 행동이었다.
“다…다시 부탁드립니다.”
그 판단은 정확했다.
흡족한 미소를 지은 바람의 절대자가 고개를 힘차게 끄덕인다.
“좋아! 바로 안 일어나면 치도곤을 낼 생각이었다.
그런데 넌 이런 상황에 아주 익숙한 모양이구나.
내 공격을 받고도 이 정도라니 대단하다.
아주 많이 맞아본 모양이다.”
칭찬인데 단순한 맷집이 좋다는 뜻이니 전혀 기쁘지가 않아서 허탈한 웃음으로 대답한다.
“아하하하하. 열심히 살다 보니 이런저런 일이 있었습니다.”
“너라면 본격적으로 수련을 해도 되겠다.”
“어르신! 제발 살살 해주십시오.
이러다 외계에 가기 전에 죽겠습니다.”
“지금 죽으나 나중에 죽으나 똑같다.
중요한 것은 후회와 패배가 없는 것이다.
가자!”
“엑-! 와아악!”
이번에는 동시에 공격에 들어오자 견디지 못하고 난타를 당한다.
그렇게 바람의 절대자와 차원창세신 코아의 대련이 이어질 때 은하유성 아이언은 자신의 중앙 신계의 알현실로 이동하는 중이었다.
십중심 후보에서 제외된 분노를 다스리고, 새로 유모로 들어온 대모(大母) 마하의 대우를 삭월(朔月)의 시즈지와 상의하기 위해서였다.
‘어떻게 한다.’
같은 유모인 삭월(朔月)의 시즈지가 상급 여신으로서 창조대리를 맡고 있는데 대모(大母) 마하가 창조신이면 신계의 위계질서에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아수라 일족의 수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했으니 내 중앙 신계에서 자리를 원할 리는 없다.
그러나,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바랄 것이다.
내가 있으면 상관이 없겠지만 어렵다.
난 수련을 해야 해.’
에반젤리를 얻기 위해서 더욱 수련에 몰두해야 하는데 신계의 서열 정리를 하고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한 아이언은 바로 알현실로 들어선다.
화아아아아아아아!
강대한 창조력이 황금 장미 모양으로 피어오른 영광의 자리 위에 가부좌하고서 양손을 좌우로 펴서 무릎에 올려놓은 삭월(朔月)의 시즈지가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머리를 둥글게 올린 머리와 황금봉오리 모양의 드레스를 입었는데 여섯 쌍의 황금빛의 날개와 반투명한 스무 쌍의 빛의 날개를 전개한 상태였다.
눈을 지그시 감은 그녀가 긴 숨을 내쉬고 들이마실 때마다 장엄한 젖가슴이 아래위로 흔들린다.
후우우우! 출렁!
크게 흔들리는 젖가슴의 율동에 잠시 멍해진 아이언은 잠시 상태를 살펴보았다.
‘상급 여신이나 중앙 신계의 영광의 자리에 앉으면 일반 창조신 이상인가?
이제 창조신의 신격에 익숙해진 모양이군.
그녀의 창조력에 맞추어서 조정을 해주었지만 참으로 놀라운 발전속도다.
이 정도면 대모(大母) 마하에게 그다지 밀리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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