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680화 (1,590/2,000)

34권 35권

여기서 잘해야 기계 신이 될 수 있기에 프롬 여왕의 성향을 다시 떠올리면서 아이언의 협상요구를 설명한다.

“최고위 창조신 아이언님은 프롬 여왕님의 육체를 부활시켜주는 대가로 유모가 되기를 원하십니다.”

“유모라고?”

고대문명의 경우처럼 신성 국가로의 전환이나 일부 영역의 성역화를 생각했던 프롬 여왕으로서는 당황스러운 요구였다.

“그게 무슨 소리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자 솔트는 재빨리 아이언의 절세 미소년의 얼굴을 허공에 띠어 올렸다.

“최고위 창조신 아이언님은 아직 어리신 분이십니다.

유모가 필요하신 모양입니다.”

인간의 상식을 아득하게 초월한 아이언의 아름다움에 흠칫 놀란 프롬 여왕은 긴 신음을 내었다.

“흐으음?”

소년의 모습이라 젖을 빨 나이는 아닌 것 같지만, 거부감이 생기는 모습은 절대로 아니었다.

더구나, 이미 딸을 둘이나 키워본 경험이 있는 그녀로서는 결정이 쉬웠다.

“부활의 대가가 겨우 유모라니?

너무 가볍지 않은가?”

솔트는 프롬 여왕이 확답하지 않았으나 긍정적인 반응에 다음 항목으로 넘어간다.

“이 외에 공주님들을 제국에 원위치시키는 대신에 정식 대공이 되기를 원하십니다.”

“대공이 되고 싶다고?

정말 그렇게 요구했느냐?”

이번에는 정말 놀란 프롬 여왕이 되묻는다.

인정하기 싫지만, 지금 여왕의 남편 자리는 가장 빨리 죽을 장소라는 소문이 파다했기 때문이다.

“제국의 대공은 아무런 권력이 없다.

그리고, 내가 전 대공을 공개처형을 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이냐?”

기계 몸이 된 이상 대공은 필요가 없었다.

‘완전한 기계 인간이 되었으니 방해만 되는 대공은 필요 없어서 처분했다.

그런데 그걸 원하다니?’

다시 육체로 돌아가면 대공이 필요하기는 했다.

과학 문명으로서는 불가능한 부활을 해주면서 겨우 유모와 대공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것이다.

거기에 부친의 죽음에 이탈해버린 딸들을 원래대로 되돌려준다니 이해가 가지 않는 말이었다.

“전부 알고 계십니다.”

“흐으음! 묘하구나.”

이번에도 아이언의 얼굴을 보면서 무슨 생각인지 판단하려다가 매혹당해 긴 신음을 내는 프롬 여왕을 지켜본 솔트는 다시 정리했다.

“아이언님의 최초 협상 조건은 프롬 여왕님의 부활과 공주님들을 제국으로 복귀시켜주는 것입니다.

그 대가로 프롬 여왕님이 유모가 되어주고, 대공의 자리를 원하십니다.”

잠시 생각한 프롬 여왕은 바로 고개를 끄덕인다.

“나쁘지 않다.

받아들이겠다.”

불치병 때문에 버렸지만, 은하계에서 최고 수준의 육체였다.

반드시 돌아가야만 하는 이유도 생겼다.

‘기계 몸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

제국에서 이탈해버린 공주들까지 원래대로 돌아오면 이런 소년의 유모 역할과 소꿉놀이 같은 아내 노릇 정도야 쉬운 일이다.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 정도야 얼마든지 해줄 수 있다.’

그런데 솔트의 다음 말이 충격적이었다.

“그분의 유모 적합자가 프롬 여왕님만이 아니라 공주님들도 포함됩니다.

그래서 다음에 나온 협상 조건입니다.

프롬 여왕의 부활과 여왕과 공주들의 후견을 하는 대가로 제국의 여왕과 공주는 최고위 창조신 아이언의 유모가 되며 대공이 된다.

죽거나 초월자가 되면 후궁이 되어야 합니다.”

“!!!”

부활을 대가로 자신만이 아니라 딸들까지 유모와 아내로 삼고, 그것도 모자라 사후에 후궁으로 삼겠다는 제안이었다.

당연히 용납할 수 없었다.

“이이이이이! 그건 나와 내 공주들까지 한꺼번에 희롱하겠다는 뜻이 아니냐?

내가 부활하고 싶으면 공주들의 몸까지 바치라고?

거기에 죽은 이후에 후궁까지 되어야 해?

이런 걸 협상이라고 받아왔느냐?”

이 황당한 요구에 프롬 여왕의 분노가 폭발한다.

왕좌에서 초능력으로 만들어진 푸른 번개가 작렬하기 시작한다.

파지지지지지지지-!

“솔트! 이놈! 역시 완전히 배신했구나!

사라지거라.”

기계 꽃의 권능으로 임시로 만들어진 솔트의 기계 몸에 푸른 번개가 작렬한다.

투하하하하-!

거대한 빌딩도 일순간에 녹여버릴 위력이었지만, 권능으로 방어한 솔트였다.

그러나, 상위의 힘인 권능으로 만들어낸 방어막이 초능력에 점점 녹아내리는 놀라운 위력에 속으로 식은땀을 흘린다.

‘역시 프롬 여왕님. 엄청난 위력이다.

본성의 고등 기계를 전부 장악하여 조종할 수 있다고 힘으로 덤볐다면 나사도 못 추렸겠다.’

아직은 개발 중인 권능이 초능력 번개를 잘 막고는 있지만, 한계가 오려 한다.

임시로 만든 기계 몸에 악영향이 일어나자 전력으로 외쳤다.

“여왕 폐하! 진정 이 협상을 포기하시렵니까?

후회하실 것입니다.”

“닥쳐라!

아무리 내가 기계 인간이 되었어도 그런 일은 용납할 수 없다.”

기계 인간이 되자마자 바로 대공을 처형했기에 감정이 완전히 사라진 줄 알고 밀어붙였던 솔트로는 뜻밖에 험악한 반응이었다.

아이언이 여기까지 하라고 말하지 않았으나, 포기할 수는 없었다.

‘이게 분명 아이언님이 바라시는 정답이다.

넘겨주신 자료에 의하면 유아신은 유모가 정기와 권능이 강하고, 숫자가 많을수록 강해진다.

프롬 여왕과 공주들이 적합자이기에 한꺼번에 거두시기를 원하시겠지.

그러나, 이런 거부반응을 예상해서 직접 말씀하지 못하시는 것이다.

그럼 심복이 될 내가 나서야겠지.’

신족과 창조신을 인지한 솔트에게 새로운 야망이 생겼다.

‘유한한 제국의 권력 다툼에 더는 몰입하지 않다.

신족에서 지금 이상의 존재가 되려면 아이언님이 원하시는 이상의 깜짝 놀랄만한 결과를 내야만 한다.’

솔트가 보기에 프롬 여왕이 육체를 버린 완전한 기계 인간이 되어서 혈연에 대한 애착이 떨어진 지금이 절호의 기회였다.

‘만약 육체를 되찾으면 아이언님을 공주들과 같이 받아들일 가능성 자체가 사라진다.

더구나 지금 공주들은 대공을 공개 처형한 프롬 여왕에게 실망하여 은거하거나 반란을 일으켰다.

가장 공주들에 대한 애정이 흔들리는 지금 해야 해.

여왕님이 부활하거나 공주들이 품으로 되돌아오면 끝이다.’

솔트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서 다시 외친다.

“이 협상을 받아들이시면 제국을 만드신 이후에 그렇게나 원하시던 영원한 젊음이 손에 들어옵니다.

인간이라면 피할 수 없는 죽음이 끝나고, 무조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환생에서도 벗어납니다.

그리고, 신족의 지배자 중 한 분이신 최고위 창조신 아이언님의 후궁은 고위 지배층입니다.

정기를 만들기 위한 무의미한 환생의 반복에서 벗어난 신족이 되어 영원한 권력을 잡을 기회가 오시는 것입니다.”

인간의 짧은 삶에서 벗어나 무한한 생명을 가진 신족이 되어서 영원한 권력을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프롬 여왕이 가장 바라던 목표였다.

그래서, 종교와 신의 존재를 은폐하는 정책을 추구하면서 천족과 마족과는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며 고위신과 협상 기회를 기다린 것이다.

‘신족과 사이가 좋았던 고대문명의 초창기에 성직자가 신에게 봉사한 대가로 환생에서 벗어난 천촉과 마족이 된 사례가 분명히 있다고 한다.

은하계의 절반을 차지한 제국의 여왕이 신족에게 적극적으로 협조한다면 하위신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신의 권능을 탐낸 고대문명이 반역을 벌이다가 멸망해서 여기가 버려진 은하계가 되지만 않았어도 나름대로 근거가 있는 생각이었다.

여왕의 명령을 받고, 신족의 정보를 앞장서서 은폐하던 솔트는 여왕의 이런 숨겨진 욕심을 분명히 읽어낼 수 있었다.

파지직! 파지직!

정곡을 찔린 증거로 초능력 번개가 약해진다.

그리고, 잠시 후 초능력 번개를 사라지게 하면서 프롬 여왕은 똑똑히 말했다.

“내 완벽한 부활과 공주들을 제국에 복귀시키는 대가로 유모의 역할은 전부 받아들인다.

여왕의 대공도 허락한다.

그러나, 공주들의 부마는 허용할 수 없다.”

도덕적으로 보면 제국의 여왕과 공주가 동시에 한 남성을 남편으로 모셔야 하니 지극히 당연한 대답이었으나, 솔트는 포기하지 않았다.

“여왕 폐하. 부활의 가치와 제국의 운명을 생각하소서.

여왕님께 무슨 일이 발생하면 제국은 끝장이옵니다.

오천억이 넘는 국민과 수천 개의 행성이 여기에 걸려있습니다.

겨우 관습이나 제국을 버린 공주와 반역한 공주를 배려하실 상황이 아니옵니다."

“….”

장막 너머의 프롬 여왕의 대답은 한참 들여오지 않는다.

길게 고뇌하던 그녀는 긴 한숨과 함께 혼잣말한다.

“하아아아. 하필 이런 시기에 신족의 협상이 들어오는가?

이것이 운명인가?

받아들여야 하나?

기계 몸을 가지게 되면 아무 의미가 없는 육체의 도덕이 진정 의미가 있는가?”

잠시 후 결심한 프롬 여왕은 나직한 음성으로 말한다.

“공주들은 약혼과 명예 부마라면 허용하겠다.

그 이상은 본인의 허락을 받으라 하라.

여기에 어떤 강압적인 수단을 발동하면 모두 취소다.

죽은 다음에 후궁이 되는 문제는 각자 스스로 결정한다.

이렇게 협상을 진행하라.”

프롬 여왕이 기계 인간이 되지 않았다면 절대로 나오지 않았을 통합 대공의 조건부 승인이었다.

여왕의 권한으로 공주들의 운명을 아이언의 유모이자 후궁으로 결정한 프롬 여왕은 착잡한 심정이었다.

‘내가 무너지면 제국이 쓰러지니 어쩔 수가 없다.

이건 모두 너희가 나와 제국을 외면하고 배신했기 때문이란다.

너희가 곁에 있었다면 이러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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