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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660화 (1,570/2,000)

34권 35권

예의를 확실히 갖추어 한 근원(根源)의 인사에 술통을 절반쯤 마시다 내려놓은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그리고, 자신의 위치에 분명한 선을 그었다.

“나는 군단장 대리이다.

흑염 사장님이 계시는 동안에는 흑염 군단과 큰 연관이 없다.

오직 지원만 한다.

그러니, 차원창세신 코아라고 불러라.”

“알겠습니다.

차원창세신 코아님.”

혼자서 십중심의 상위 서열을 지키는 흑염의 절대자라면 어떤 영웅신이라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이상할 정도로 강하면서 정체가 불확실한 창조신은 상급자로 받아들이기가 꺼림칙하다.’

이런 생각을 한 근원(根源)으로서는 분명한 입장의 정리는 아주 반가운 소리였다.

그제야 주변에 모인 중간 지휘관을 맡은 영웅신들도 깍듯하게 일제히 인사를 한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들 모두가 방금 차원창세신 코아의 일격에 흑염 군단이 전멸하는 광경을 직감으로 보았으니 아주 예의 바른 인사였다.

“잘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나름 기분이 좋아진 차원창세신 코아는 보따리를 활짝 열었다.

방금 상인과의 신기 판매로 얻은 정기를 바로 넘길 준비를 한다.

“보급은 확실히 해줄 것이니 필요한 것이 있으면 모두 나에게 말해라.

일단은 출전까지 쓸 예산이다.

절대계 공용 정기 동전이니 어디서든 사용이 가능할 것이다.”

막대한 정기 동전이 모두가 보는 가운데 근원(根源)에게 넘어간다.

좌르르르르르르-!

아공간에서 쏟아지는 수백억이 넘는 정기 동전에 근원과 영웅신만이 아니라 흑염의 절대자까지 깜짝 놀랐다.

‘신기 몇 개를 파는 것은 보았는데 뭐가 이렇게 많아?’

이런 막대한 가격을 받았는지는 몰랐다.’

특히 용병신으로 활동하면서 절대계 물가를 아는 흑염의 절대자는 진심으로 감탄했다.

겨우 한 번의 거래로 군단의 전투비용을 벌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허어? 이것 참!

잘 키운 창조신은 정말 쓸만하구나.

어디 가서 구해봐야겠다.”

솔직한 감상과 욕심을 말한 흑염의 절대자였다.

그리고, 이제 막 신진세력이 되어 내심 불안했던 영웅신들의 눈빛도 안정되어갔다.

이렇게 엄청난 예산을 쉽게 넘겨주니 십중심 세력의 버리는 패나 소모품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선 것이다.

‘확실히 십중심이 밀어주는 모양이다.’

‘일족과 나를 위해서 잘한 결정이었어.’

‘파워 오브 엠블렘의 무자비한 영웅신 숙청을 피하려면 같은 십중심의 직속세력이 되는 수밖에 없기도 해.’

그렇게 흑염 군단을 예산과 위협으로 안정화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묵묵히 술통을 마저 비우고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럼 저는 일이 있어서 가보겠습니다.

열려라! 차원의 문!”

영창과 동시에 바로 차원 문이 열린다.

지금 절대계를 거의 완전히 이해했기에 놀라운 발동속도였다.

우우우우우웅!

어딘가로 열린 차원 문을 본 흑염의 절대자는 의아스러워서 묻는다.

“엄청 바쁘구나!

그런데 또 어디로 가냐?

군단장 대리이니 여기서 인사나 계속하지.”

흑염의 절대자가 보기에 무례한 상급자 시험이 부른 한 번의 파국은 겨우 넘겼으나 끝이 아니었다.

‘직감으로 보았던 흑염 군단이 일격에 전멸당하는 광경이 머리에 떠나지 않는다.

분명 내가 있어도 주변의 영웅신까지는 막아주지 못할 공격이었어.

이 녀석은 내가 없어지면 분명히 흑염 군단에 무슨 짓을 할 꺼야.

그것이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영웅신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들겠지.’

일격에 흑염 군단을 전멸시키는 강자와 척을 지면 어떤 세력도 무사하기를 바라기 힘들었다.

그러니 흑염 군단이 차원창세신 코아와 될 수 있는 대로 친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다.

‘이 녀석은 달라.

흑염 군단이 진짜 도움이 안 되면 전부 처리해버릴지도 몰라.

십중심과 절대계가 주목하는 출정식에서 선봉을 전부 목을 쳐버리는 성향이니 쉬운 일이겠지.’

그래서 나온 권유를 받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차원 문을 안정화하면서 말한다.

“십중심 사장님들이 집결했으니 이제 군대를 지휘할 정예 군신과 투신들이 모이게 됩니다.

그럼 이제 저의 할 일은 거의 끝났습니다.

십중심의 정예들이 전부 집결해야 하는 출정식까지는 시간이 있다.

그래서, 소마(笑魔) 사장님의 직속세력을 만나러 갑니다.”

“응?”

차원창세신 코아는 소마(笑魔)가 다른 십중심들의 틈을 만들기 위해서 개인 유혹에 집중시킨 여마신왕들과 계약을 했었다.

‘그녀들의 권능을 집단권능으로 만들어주기로 약속하고서 도움을 받았다.

그런데 바람의 절대자는 너무 위험해서 일단 돌려보냈지.

이제 마무리를 지어주어야 한다.’

여유가 생겼으니 그들과 한 약속을 지킬 생각이었다.

혹시 흑염의 절대자가 오해할 수 있으니 사실을 그대로 알려준다.

“저를 지원해주는 대가로 권능을 손봐주겠다는 계약을 했습니다.

이제 수행할 생각입니다.

직감으로 사실임을 파악한 흑염의 절대자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한다.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앞으로 이 녀석들도 잘 좀 봐줘라.”

“참고하겠습니다.”

긍정적인 대답을 받아도 흑염의 절대자의 불안이 가시지 않는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왜 실권이 있는 부군단장이 아닌 내가 있으면 아무 쓸모가 없는 군단장 대리를 원했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향상된 직감으로 다시 읽어 보려 했는데도 불가능하다.

너무 먼 미래에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라서 나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이런 행동들이 나와 흑염 세력에 관한 호의라는 사실은 확실하다.’

그래서 은근한 어조로 추가로 말한다.

“이들은 괜히 영웅신이 아니다.

잘만 다루면 아주 쓸만할 것이다.

너와 전혀 연관이 없지도 않지 않는가?”

이렇게 여러 가지 의미가 담긴 말에 차원창세신 코아는 고개를 숙여서 인사하며 떠나간다.

“잘 알겠습니다.

그럼 출정식까지 연회를 즐기시기 바랍니다.”

우웅! 우웅!

짧은 울림만 남기면서 완전히 사라진 차원 문을 본 근원(根源)은 나직하게 탄성을 질렀다.

“창조신으로는 믿기지 않는 놀라운 차원권능에 무서운 마력이었습니다.

아군이라는 사실이 천만다행이군요.”

그 말에 자신의 감각으로도 파악하기 힘든 차원 문의 흔적을 주시하던 흑염의 절대자는 가볍게 웃었다.

“훗! 아군이라고?

분명 굉장히 도움이 되고 있는데 내 직감은 아직도 의문부호다.

수시로 적과 아군으로 변화하고 있다.

차원창세신 코아의 입장과 상황이 아주 복잡해서 내가 이해할 수가 없다는 뜻이겠지.”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성정이 무척 거칠어서 걱정했는데 지금은 한결 겸손해진 근원(根源)의 태도에 만족한 흑염의 절대자였다.

“후후후! 이렇게 예의 있게 변하니 아주 좋구나.

그런 극약처방이 나름대로 효과가 있었나?

지금 절대계에는 영웅신이라고 해도 함부로 덤벼서는 안 될 존재가 많다는 사실을 명심해라.

나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십중심이란 강자들이 아홉 명이나 있다.

그들과 세 명 이상 문제가 생기면 모처럼 얻은 나란 성벽도 무너질 수 있다.”

솔직하게 십중심 세 명과 싸우면 필패라는 사실을 인정한 흑염의 절대자였다.

하지만, 다수의 십중심과 동시에 전투를 벌일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위대한지 잘 아는 영웅신들은 경외를 담아서 대답한다.

“이번 일을 거울삼아서 항상 주의하겠습니다.”

“그래.

그러면 된다.

그렇다고 기가 죽을 필요는 없다.

너희는 나 흑염의 절대자 루카 에일레스의 흑염 군단이다.

동등한 숫자의 세력이라면 두려워할 존재는 아무도 없다.”

다른 술통을 한 손으로 잡아서 들어 올린 흑염의 절대자는 나직하게 위엄이 있는 목소리로 말한다.

“앞으로 나는 내 절대 직감에 전적으로 의지하여 독단적인 결정을 내린다.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내 직감의 선택을 설명할 수 없으니 묻지는 마라.”

“하-!”

흑염의 절대자의 절대 직감이 어떤 위력인지 잘 아는 영웅신들은 아무런 불만이 없이 크게 대답한다.

단숨에 술 한 통을 비운 흑염의 절대자는 입가를 닦으면서 말한다.

“다시 말하겠다.

너희도 내 직감이 보여준 광경을 보았겠지?

앞으로 정체를 모를 강자에게는 함부로 덤비지 마라.

특히 차원창세신 코아는 신족의 창조신인데도 이상할 정도로 세상에 원한이 많은 녀석이다.

한(限)이 많은 존재는 건들면 반드시 복수한다는 사실을 명심해라.”

“예!”

흑염 권능과 상성이 좋아서 차원창세신 코아가 출정식에서 자신들의 머리를 일제히 날려버리는 광경을 같이 공유한 영웅신들은 부르르 몸을 떨었다.

그렇게 거듭 주의를 시킨 흑염의 절대자는 좋아진 반응에 만족하면서도 고개를 흔들었다.

“그런데 왜 그렇게까지 하는지 이유와 과정을 도저히 정확하게 모르겠어.

원래 내 직감이 결과만 알려주기는 하는데 아주 어두워.

현자계열과 연관된 일은 한계가 너무 빨리 온단 말이야.

몸 대신 머리를 쓰는 현자들을 단순한 나는 이해하기가 힘들다는 뜻이겠지.”

그렇게 스스로 단점을 말하면서도 호쾌하게 술통을 비운 흑염의 절대자는 불타오르는 시선으로 모든 영웅신을 쳐다보면서 외쳤다.

“이 정도 역경과 한계는 언제나 이겨왔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발생하면서 방해도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나와 일천의 영웅신들이 힘을 합쳤으니 무슨 상관인가?

모두 힘으로 부수고 지나간다!

나와 너희들이 함께하는 한 절대계의 일 할 이상이 우리의 손에 쥐어진다는 사실만은 확실하다.

나는 십중심으로서 얻는 모든 것을 너희와 전부 나눌 것이다.”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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