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651화 (1,561/2,000)

34권 35권

가늘게 눈을 뜨고 과거를 회상하는 흑염의 절대자의 목소리는 추억에 몰입해 들어간다.

“마수의 밀림에서 나를 살려주고 완전히 성장이 끝났으니 세계로 나가라 한 것이 내 직감이다.

세상살이에 서툴러서 실수 연발이던 나의 목숨을 노렸던 십중심인 검편과 친구가 되라고 한 것도 알려주었다.

그렇게 하여 여기까지 오게 나를 도와준 직감권능을 문제가 있다고 포기할 수는 없지.

그리고, 지금은 너를 도움을 받기 위해 이 사실을 알려 주라 한다.

시기가 왔으니 혼자가 아닌 세력을 넘어서 군단으로 나아가라 한다.”

“….”

점점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는 흑염의 절대자는 정면을 주시하면서 말한다.

“처음에 내 직감은 십중심의 패배를 예견했다.

그래서, 절대계 창조주와 직접 협상하여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의 지휘권을 넘겨받으라고 말했다.

다른 십중심과 직접 대립하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

그래야만 나의 이익이 극대화되고 안전해진다고 계속 외치고 있었다.

그러나, 나보다 약한 자의 부하가 되라 해서 거부하고 망설였지.

여기에 이렇게 강대한 십중심이 약한 창조주에게 지는 이유를 도저히 몰랐기 때문이기도 했다.”

“….”

이건 흑염의 절대자 개인만을 생각하면 완벽한 정답이었다.

‘분명 흑염의 절대자에게는 최상의 선택이로군.

창조주에게 살짝 고개만 숙이면 단숨에 절대계 서열 이 위가 되니 말이야.

상식을 초월한 절대 직감과 개인으로는 최강급인 흑염의 절대자가 신족과 마신족의 군단장이 되면 십중심도 함부로 움직일 수 없다.

그럼 나도 곤란해.

믿음직한 대리자를 구한 절대계 창조주는 절대로 십중심에게 권리를 넘길 리가 없다.’

창조주에게 복종하는 신족과 마신족의 군권을 잡았으니 지시하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단점도 큰 어려움이 있을 리가 없었다.

‘아아! 그렇게 되었으면 끝장이다.

흑염의 절대자가 지휘하는 신족과 마신족은 절대로 만만치 않은 상대야.

나도 골머리가 아팠겠군.’

그렇게 변한 흐름의 진행을 생각하니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지기 시작하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일대 회색의 절대자가 왜 흑염의 절대자라면 이를 갈았는지 알 것 같아.

아주 자신의 이익만 철저하게 챙기면서 다른 존재들에게는 깽판을 놓는구나.’

그렇게 나름대로 일대 회색의 절대자의 심정을 이해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묵묵히 듣기만 했다.

“직감이 너를 만나고 나서 변했다.

너는 영웅신이 나의 흑염 투기를 견디고 세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러자 나의 직감은 영웅신으로 이루어진 흑염 군단을 이끌고, 절대계 전부를 손에 넣으라고 말하고 있다.

다른 십중심들이 개입할 틈을 주지 말고, 오로지 나 혼자서 말이다.

십중심의 반란이 아닌 흑염의 절대자의 혁명으로 만들고 나서 창조주와 협상하여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의 지휘권이 아닌 모든 종족의 관리 권한을 받으라고 말한다.

그다음에 흑염 군단의 영웅신으로 각 종족을 철저히 통제하고 지배하면 더없이 좋다는군.

그런데 이게 도대체 무슨 의미냐?

지휘권과 지배권이 무슨 차이가 있나?”

절대 직감이 흑염의 절대자만을 위해서 꾸미는 계획을 들어보니 기가 찬 표정을 지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가볍게 설명을 해준다.

“회사의 소유주와 계약한 월급사장과 평생 고용과 일정 지분을 보장받은 회장의 차이입니다.

통제할 힘이 있는 상태에서 지배권을 가지시면 간단하게 절대계의 독재자가 된단 말씀입니다.

흑염 사장님.”

“응? 사장보다 독재자가 더 좋은 거 아니냐?”

“글쎄요.

사장은 직장을 잃어도 숨겨둔 재산은 남는데 독재자는 끝장입니다.

그리고, 독재자가 어지간해서는 오래 못 살지만, 사장은 욕심만 안 부리면 계속 잘 삽니다.

뭐가 좋을까요?”

“….”

이런 돌발요인에도 차원창세신 코아는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흑염의 절대자가 절대계의 독재재가 되는 쪽으로 흘러가면 다른 십중심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이건 망상에 불과해.’

그런데 흑염 군단의 주둔지로 보이는 거대 혹성이 가까이 오자 차원창세신 코아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저 행성에 숨겨진 봉인된 영웅신들의 존재감들이 슬슬 파악되는데 숫자가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일이백 명이 아니야?

뭐가 이렇게 많아!’

봉인되어서 존재감이 아주 흐릿했지만, 숫자를 파악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도…도대체 얼마나 모으셨습니까?”

“일천 명.

그 이후는 모으느라 바빠서 세지 않았다.”

“!!!”

흑염 세력은 오십 명만으로 십중심이 없는 상태에서 진리에게 끝까지 대항하고, 현세계를 붕괴 직전으로 몰아넣었다.그런데 지금은 일천 명이 넘는 대군단이 되어 위용을 드러내려 하는 것이다.

흑염의 절대자가 혼자서 절대계를 제압한다고 장담하고, 다른 십중심들과의 충돌도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를 확실히 파악한 차원창세신 코아의 심정은 암담해진다.

‘큰일 났다!

내가 너무 설쳤다.

너무나 변했어.

이걸 어쩌지?’

이렇게 된 원인이 누구 때문인지는 명확했다.

지금 이 사태를 어떻게 잘 넘긴다고 해도 또 다른 걱정이 생긴다.

‘아오 시바! 이대로면 일천 명이 넘는 영웅신들이 현세계에서 흑염 도적단이 된다.

저것들이 약탈해버린 현세계는 어떻게 되는 거야?’

오십 명도 안 되는 흑염 세력에게 탈탈 털린 현세계이니 일천 명의 영웅신들에게 순식간에 붕괴가 되는 모습이 그려진다.

그리고, 그때 아무런 힘도 없는 초능력자인 자신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몰랐다.

‘현세계의 나는 무사하려나?

급하다!

조사해보자.’

서둘러서 차원권능으로 자신의 존재 보호를 강화하고 세계의 흐름을 읽는다.

다행스럽게도 아무런 이상징후는 없었다.

‘휴우-! 아직 내게 변동이 없는 것을 보니 별다른 상관이 없나 보네.

하긴 흑염도적단이 난동을 부릴 시기의 나는 정신체들과 아무런 연관이 없지.

최악의 시체부활에 영양실조까지 걸려서 초능력자로 숨어지낸 시기였으니 은하계만 무사하면 별다른 일이 있을 리가 없다.

약한 덕분에 어떻게든 잘 넘긴 모양이군.

다행이야.’

그나마 위안거리가 생긴 차원창세신 코아는 이제 코앞에 다가온 흑염 군단의 본성을 노려보았다.

‘일천 명의 영웅신이 모여있으니 이제 단순한 행성이 아니라 절대계과 현세계의 운명을 뒤흔들 수 있는 핵심거점이다.

그런데 원래 과거에서 없었는데 돌발적으로 튀어나온 변수라니?

절대 직감이 없어도 참으로 불길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로군.’

이제 지금 자신에게 아주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 왔음을 깨달았다.

차원공통원소가 일시적으로 구현한 일대 흑염의 절대자와의 거래로 오십 명의 영웅신을 모두 쥐어패서 차원신계에 편입시킨 기억이 생생했다.

‘이들은 일천억 년 후에 전부 내 부하가 된다.’

지금이라면 절대계의 운명조차 뒤흔들 수 있는 일천 명의 영웅신 군단을 손에 넣을 기회였다.

‘미래에서도 주신으로 쓸만하지.

일천 명의 주신이면 창조신에게 효용성이 무한하다.’

물론 이들과 얽혀져 다가올 위기를 극복한다는 가정에서였다.

‘범죄신이 기본인 이들의 성향과 운명은 지독하게 위험해.

그리고, 영웅신들은 압도적인 능력이 없으면 지휘는 꿈도 못 꾼다.’

이렇게 정리해 보면 결정적인 고민은 하나였다.

‘영웅신이 오십 명이 아닌 일천 명이다.

과연 주우주의 창조신인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변경된 과거를 현재가 견디지 못하면 세계의 흐름에 삼켜진다.

변화된 현재가 내 자리를 차지하거나 시간의 패배자로서 세계의 흐름을 지키는 허신(虛神)이 되겠지.’

오십 명의 흑염 세력은 이겨냈으나, 일천 명의 흑염군단을 이겨낼지는 미지수였기에 고민은 커진다.

그러나, 결론이 바로 나온다.

‘미래의 창조신인 나는 지옥 청소사업으로 정기와 행성은 많은데 주신이 없다.

모든 지옥의 청소가 끝나면 내 사업도 끝이니 안정적인 수입이 필요하다.

주신성도 찍어낼 수 있는데 행성과 신계를 맡길만한 주신이 부족해.

그러니 일단 삼킨다.

이들만 차원신계에 잘 소화를 시키면 명문 일족은 문제가 아니다.

나는 사백구십구 주우주에서 최고위 창조신이 될 수도 있다.

그럼 절대계 진출도 눈앞이다.’

위험을 뛰어넘은 출세욕심의 승리였다.

그렇게 흑염 군단을 만들어서 일천억 년 이후에 차원신계로 삼키기로 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혹성 표면에 도착해서 할 말을 잃었다.

“이것 참!”

은신이나 보호의 기능도 없이 사막 여기저기에 수장관 같은 봉인장치들이 떨어져 있다.

‘모두 하늘 위에서 던졌는지 절반 이상 모래에 파고 들은 모습들을 보니 점점 어이가 없어진다.’

어차피 재산도 세력도 없는 흑염의 절대자가 하는 일이니 예상은 했는데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었다.

“이게 절대자를 지배할 흑염 군단입니까?

아무리 보아도 쓰레기를 버리는 곳 같은데요?

보관 상태도 엉망이라서 멀쩡히 되살리기도 힘들겠습니다.

이것들을 어떻게 재활용하시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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