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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십중심의 집결을 완료한 차원창세신 코아가 금의환향한 것이다.
회의실 문을 양손으로 열어젖히면서 하는 말을 십중심들이 들어보니 아주 가관이었다.
“이번에는 아주 잘했죠.
제가 보아도 정말 멋졌습니다.
사양하지 마시고, 마구 칭찬하셔도 좋습니다.
특별히 금일봉도 받겠습니다.
십중심 사장님들이 모이신 이상 절대계 완전 점령이 눈앞입니다.
당연히 포상 봉투는 많이 준비해주셨겠지요?
저에게 전부 주시고 새로 만드시죠.”
자신감이 하늘을 치솟고 있었다.
분명히 이번 영웅신 강탈 사건의 원흉이 분명한데 천연덕스럽게 십중심이 있는 곳으로 다가온다.
이제까지 보였던 경계심과는 전혀 다른 반응이었다.
‘이렇게 가까이 다가오다니 무슨 생각이지?’
‘존재감이 강해진 것 같지만, 아직 한참 부족해.’
차원권능의 기동성을 생각하면 힘들겠지만, 당장 때려죽이겠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회색의 절대자부터 일어섰다.
‘도둑맞은 십중심의 분석자료를 당장 회수해야 한다.’
차원권능도 탐이 나지만, 분석에 필요한 것은 신령만이지 이렇게 멀쩡한 모습이 아니기도 했다.
그런데 바람의 절대자에게 처분을 부탁했는데 이렇게 멀쩡하니 당황스럽기도 했다.
‘설마 살아있었다니?
바람의 절대자가 사정을 보아주었을 리가 없다.
영웅신의 시험을 통과한 것인가?’
이런 이유로 화를 내면서도 감탄하고 있었다.
“파워 오브 엠블렘의 시험에서 용케도 살아났구나.
절대계 역사상 네가 최초다.”
그 말에 다른 십중심들도 살짝 놀란다.
그들도 영웅신의 시험이 어떤 것인지 잘 알기 때문이다.
‘십중심도 아니면서 바람의 절대자의 죽음의 일격을 맞고도 살아남았단 말인가?’
‘갈수록 어이가 없군.’
‘창조신은 맞는데 능력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특히 창조신의 능력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신족 출신의 십중심들은 이해가 도저히 가지 않았다.
‘외부의 창조신들은 이 정도인가?
이건 우주신족 이상인데?’
‘소모 정기를 최소화하면서 창조와 운영에 특화된 절대계의 창조신들과는 발전방향이 아예 다른 것 같습니다.’
‘이렇게 발전할 수도 있군요.’
십중심들의 마음 속에 신족 창조신에 대한 평가가 마구 상향되는 중이었다.
그리고, 회색의 절대자가 전투태세를 갖추는데도 차원창세신 코아는 여유를 잃지 않는다.
‘죽음의 기운을 가지신 바람의 절대자님의 가호를 약속받은 이상 즉사할 염려는 없다.’
지금 바람의 절대자는 황금의 절대자와 대화 중이었다.
여기에 없어서 보호를 받지는 못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몸을 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래서 당당하게 대답한다.
“전 영웅신 이상이니까요.”
“호오? 자만심도 영웅신 이상인 모양이구나.”
도망만 치려던 차원창세신 코아가 이렇게 나오자 노골적으로 살기를 풍기는 회색의 절대자였다.
그런데 약간 이상함을 느끼고 있었다.
‘이 장소에 차원창세신 코아를 지지할 십중심은 없다.
무슨 생각인지 아주 여유만만하다.’
역시 그 이유는 바로 드러났다.
꽝-!
아무리 열이 받아도 말만으로 싸우던 흑염의 절대자가 주먹으로 원탁을 내려친 것이다.
우지지지지지지직-!
황금의 절대자가 직접 불변(不變)의 권능으로 만들어낸 십중심의 원탁이 온통 금이 간다.
십중심이라고 할지라도 절대기로 전력으로 공격해야 할 수 있는 일을 맨손으로 해버린다.
다른 십중심들은 질린 표정을 지었다.
‘신력이나 권능의 발동이 거의 없었다.’
‘황금의 불변(不變)이 겨우 완력을 못 이기는가?’
‘으윽! 대단하다.’
‘진짜 저 힘만은 못 따라가겠군.’
단순한 신체 능력으로 했다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위력을 보여준 흑염의 절대자는 싸늘한 어조로 경고했다.
“쓸데없는 짓은 하지 말고 다시 앉아라. 회색!
아직 내 흑염 군단의 선봉 이야기가 안 끝났다.”
명확하게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차원창세신 코아를 감싸는 행위라는 것은 확실했다.
십중심 모두의 마음속에 확신이 자리 잡는다.
‘역시 저쪽으로 넘어갔군.’
흑염의 절대자가 갑자기 이렇게 옹호하는 이유를 파악한 회색의 절대자는 차원창세신 코아를 노려보면서 말한다.
“가진 힘에 비해서 가진 것이 없는 흑염의 절대자부터 노렸느냐?
역시 영악하구나.”
분명 이죽거리는 말이었지만, 아주 공손하게 대답한다.
“십중심 사장님의 지원자이자 현자로서 최선을 다했을 뿐입니다.
위대한 현자의 정점이시여.”
“이번에는 넘어가 주마.”
절대 직감과 최강의 파괴력을 가진 흑염의 절대자와 정면승부로 이길 방법은 회색의 절대자에게는 없었다.
그리고, 십중심의 분석자료를 가지고 있었다는 이유로 지극히 여론도 좋지 않았다.
‘지금은 다른 십중심들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
개인으로는 최강급인 흑염의 절대자가 차원창세신 코아를 이렇게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이상 손을 대서는 안 된다.
잠시 후에 두고 보자.
흑염의 절대자가 없는 곳에서 반드시 끝장을 내고 자료를 회수해주마.’
일대 회색의 절대자로서는 존재 이후로 처음 하는 나중의 기약이었다.
그렇게 여유롭게 십중심들의 원탁 앞의 보고 자리에 선 차원창세신 코아는 양팔을 벌리면서 열정적으로 외친다.
“이제 드디어 모두 모이셨습니다.
십중심 사장님들이 결집 된 이상 누구도 막을 수 없습니다.
설사 삼천 명의 영원체님들이 전부 몰려오시는가 하더라도 십중심의 단결된 힘 앞에 서는 무력합니다.”
영원체 거주구에서 직접 확인하고 분석한 결과이니 확신이 담긴 말이었다.
‘각 계열의 정점인 십중심들이 모여서 싸우면 권능이 엄청난 효율로 상승한다.
더구나 서로 쉬면서 싸울 수 있으니 영원체들도 도저히 못 막지.’
이제 주요한 고비는 끝났다는 사실을 알았다.
남은 것은 단순한 과정에 불과한 것이다.
“이제 반란!
아니군요.
절대계 인수를 시작하시지요.
그럼 아직도 어리석게 창조주님만을 옹호하는 종족의 처분이 남았습니다.
병아리의 목을 비트는 일이니 십중심 사장님들이 직접 나서실 필요가 없으십니다.
이런 일은 당연히 제가 하겠습니다.
사장님들께서는 십중심의 격에 어울리는 영원체들만 맡아주시면 됩니다.
그러니 선봉을 제게 맡겨주십시오.”
“!!!”
“!!!”
차원창세신 코아가 선봉을 맡겠다는 말이 나올지 몰랐던 십중심들의 얼굴이 흠칫 굳었다.
이제까지 선봉을 맡겠다고 고집하던 흑염의 절대자도 지극히 당황한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흑염의 절대 직감조차 따라가지 못할 급전개다.’
잠시 먹통이 된 직감에 어이가 없던 흑염의 절대자는 나직한 목소리로 묻는다.
도움을 받은 것이 많으니 상당히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너는 혼자잖아?
어떻게 절대계에 흩어진 창조주 지지세력을 처분하려고 하느냐?”
“조사해보니 저 혼자서도 충분하던데요?
머릿수만 많지 쓸만한 강자는 전혀 없더군요.”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나름대로 명문 일족들이니 단독으로는 무리였다.
그런데도 혼자서 창조주의 지지세력을 처분하는 전쟁에 선봉을 서겠다니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십중심의 세력 안에서 자신의 세력을 만들지 않았다.’
‘그렇다고 외부에서 흑염의 절대자처럼 봉인된 영웅신이라도 끌어모으지도 않았다.’
‘십중심들이 철저하게 조사를 했지만, 보수조차 챙기지 않은 철저한 혼자였다.’
헌데 당장 폭주할 것 같은 투기와 살기를 뿜어내는 차원창세신 코아는 자신감 있게 외쳤다.
“한 달!
그 안에 창조주 지지세력을 모두 멸망시키고 지배층의 목을 가져오겠습니다.
이 다짐을 못 지키면 제 목을 대신 바치겠습니다.”
절대계에 흩어져 있는 창조주 지지세력과 적어도 수십 년의 장기전을 예상했던 십중심들에는 놀랄만한 선포였다.
“!!!”
“!!!”
잠시 충격을 받은 표정이 된 모두가 회색의 절대자에게 시선을 모은다.
회색의 절대자가 아무리 십중심을 뒤에서 분석하고, 가짜를 내세운 못 미더운 존재지만 그래도 현자의 정점이니 이럴 때는 의지가 되는 것이다.
불만족스러운 얼굴의 회색의 절대자에게 모두의 물음이 쇄도한다.
“이게 가능한가?”
“절대계의 제압이 겨우 한 달이면 끝나나?”
골치가 아프다는 표정을 지은 회색의 절대자는 뚫어지게 차원창세신 코아를 쳐다보다가 긴 한숨을 쉬면서 말한다.
“휴우우! 가능하다.
저 녀석의 이상할 정도로 강력한 차원권능과 가지고 있는 이런저런 마도와 오의를 잘 사용하면 손쉽겠군.
어떤 일족도 막을 방법이 없다.
여기에 우리의 세력 지원만 합치면 일주일이면 끝장이 난다.”
“!!!”
“!!!”
절대계 완전 제압이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적절한 조력만 해주면 한 달도 아니고, 일주일이라는 대답이었다.
창조주에게 반역하여 절대계의 지배를 넘겨받는 일이 이렇게 쉬운 일이 될지 몰랐던 십중심들은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이미 압도적인 힘을 가지고 있으니 반란이 실패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우리만이 아니라 외부에서 온 창조신에게도 쉬운 일이라니?’
‘몇 년이 아니라 겨우 일주일만 걸려?’
‘우리가 영원체만 견제하면 된다 이거지?’
일주일 동안만 직속세력을 이끈 차원창세신 코아가 창조주 지지세력을 멸망시키는 것을 쳐다보면서 영원체들을 견제하면 모든 일이 끝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편하고 쉬운 일이 되었지만, 회색의 절대자는 단호하게 거부한다.
“절대로 맡겨서는 안 된다.
이번 일은 십중심의 반란이지 차원창세신 코아의 반란이 아니다.
절대계의 모든 종족이 새로운 지배층을 혼란하게 여길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
실속보다 명분을 중시하는 말에 모두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너무나 쉽게 십중심의 집결이 이루어지고, 성공이 확실한 반란 이후의 일이 더 관심이 큰 지금 상황에서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
이때 여론을 반전시킬 기회를 포착한 흑염의 절대자가 나선다.
“그러니 십중심인 나와 흑염 군단이 나선다!
그럼 아무 문제가 없으니 모두가 좋지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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