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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 거슬러와서 제약이 심한 지금 상태에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다는 판단이 서서 긴장한 아이언을 삭월(朔月)의 시즈지도 느꼈다.
그녀는 측량할 수 없는 힘과 무서운 기세를 가진 과거의 아이언의 신령을 보자 반성할 수밖에 없다.
‘과거로 회귀하여 지켜보는 일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구나.’
자신의 의혹을 풀어주기 위해서 이런 위험을 감수한 아이언에게 새삼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시공의 구멍이 닫혀가는 하늘을 향해서 마구 불평을 터트리는 차원창세신 코아를 보자 한 가지를 알 수 있었다.
‘성격이 많이 좋아지신 거셨어.
장난기가 심하지만 저렇게 흉포하고 거칠지는 않아.’
내심 자신이 잘 키운 덕이라고 생각하는 그녀의 귀에 수면 분만장치의 비상음이 울렸다.
삐이이잉! 삐이이잉!
의사들은 올 것이 왔다는 표정으로 다급하게 분만실로 뛰어들어온다.
“산모의 상태는 양호하다.”
“아기가 위험해!”
“신생아를 빨리 긴급 생명 유지장치로 옮겨.”
수면 분만장치로 작은 유리관을 가지고 달려온 그들은 태어나서 울음조차 터트릴 힘이 없는 그녀의 아기를 안에 넣었다.
치이이이! 슈우우욱!
일반 제국 시민은 비싸서 사용하지 못하는 고가의 치료제와 영양제가 아기에게 안개처럼 주입된다.
그러나, 숨을 쉬기조차 힘들어하는 아기에게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숨을 못 쉰다.”
“약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어.”
“호흡과 심장이 정지한다.”
“주사제로 바꿔!”
신생아 전용의 아주 작은 바늘이 달린 금속 튜브가 아이의 정맥에 연결되면서 아기에게 연결되어 주사액을 주입하자 잠시 편안해진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의사들의 어떤 노력으로도 아기의 죽음은 멈추지 않았다.
생명력 자체가 약한 탓에 수명이 다했기 때문이다.
‘아아!’
저런 모습을 보게 되니 수면 분만장치에 잠들어 아무것도 모르는 자신이 부럽기까지 한 삭월(朔月)의 시즈지였다.
그리고, 계획대로 죽은 신계조차 되살리는 자신의 창조력을 아기에게 보내려 했다.
‘부디 아이언님의 신령이 도착하여 빙의를 결심하실 때까지 살아있어 주렴.’
영혼도 없는 미숙아의 육체에 불과했지만, 그래도 처음으로 낳은 아기였다.
그런 아기가 죽어가는 모습에 더욱 강한 창조력을 발휘하여 살리려는 그녀에게 아이언의 경고가 날아온다.
“그러지 마세요.
아기의 운명의 진실을 알기 위해서 지켜보기만 하기로 약속하셨잖아요?
잘못하면 저도 감당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져요.”
“….”
아이언도 처음에는 그녀가 아기를 구하게 내버려 두려 했다.
‘세계의 항상성이 그녀를 덮치면 구해주면서 이런 이상한 관계를 끝내려 했지.’
그런데 현세계에 막 도착한 자신의 신령이 엄청난 위력을 가지고 있자 다급해졌다.
‘정보행성 코아로부터 들었던 과거의 나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이기심이 넘치고 괴팍했다.
위험성을 생각하면 마주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그녀의 신체를 파고든 여왕의 열쇠에 힘을 주어 돌리면서 말한다.
“곧 제가 와요.
조금만 참고 지켜보세요.”
“아-! 흐윽!”
아이언의 신체와 똑같은 모습으로 그녀의 내부를 자극하는 여왕의 열쇠로 인하여 집중력이 흩어진다.
그래서 아기를 살리려던 창조력이 발동이 취소되려 하는데 이변이 일어났다.
그녀의 하복부의 원에 부여한 차원권능이 멋대로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창조력을 움직인 것이다.
팟! 파짓!
무슨 일인지 차원공통원소까지 작용하면서 순간적으로 차원권능이 발동된다.
신력과 권능을 통제한 것이 아니라 단지 신체만 제어하려 한 아이언으로서는 막을 수 없었다.
“앗!”
“흑!”
파아아!
아이언이 만든 차원 방어구까지 넘어서 아기에게 창조력이 부여된다.
정신체만이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차원권능의 황금빛이 아기에게 적용되면서 죽어가던 아기가 활기를 되찾는다.
의사들은 환호하기 시작한다.
“심장의 박동이 빨라지고 있다!”
“주사약이 통하고 있어.”
죽은 신계를 되살리는 일도 손쉬운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창조력이다.
그러니 영혼도 없다고 해도 지성체의 육체를 유지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두근! 두근!
힘찬 아기의 심장 소리가 들리자 기뻐하는 의사와 삭월(朔月)의 시즈지와 달리 아이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리고, 세계의 흐름에서 보였던 장난기 서린 가짜 땀이 아니라 진짜 식은땀이 흐른다.
‘힘이! 내 힘이 떨어지려 하고 있다!’
다시 생각해보니 이건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아기의 과거만이 아니라 자신의 과거이기도 했다.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지금의 나에게 아무런 영향이 없을 리가 없지!
그러나, 내 차원권능이 세계의 흐름에서 나의 존재를 지켜주어야 한다!
왜 지금의 내가 약해지나?
그렇게까지 내 차원권능이 약해져 있었나?’
아무리 차원권능이 강화를 시켜도 몸이 후들거리면서 신력과 투기가 줄어들려는 기세가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허신(虛神)들의 모든 공격을 받아내었던 오른쪽 손아귀에 은은한 통증이 밀려왔다.
‘세계의 흐름에 잡혀서 허신(虛神)들과 힘든 전투의 위장이 진짜가 되고 있어!’
이건 장난이 아니다.
정말 약해지려 한다.
처음에 내 의지와 상관없이 흘렀던 식은땀은 위기를 느낀 전조다.’
만약 차원권능이 아무런 효과가 없어서 과거의 변화가 현재의 자신에게 그대로 반영된다고 생각해보면 지극히 위험한 상황이었다.
‘지성체의 육체로 되살아나면 절대로 지금의 경지에 도달할 수 없다.
바로 신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초월자의 과정을 거쳐야 하니 말이다.
그럴 정기도 부족하고 시간도 늦어진다.’
여유가 사라졌다.
이제 필사적으로 가동한 차원권능이 답을 내어준다.
‘흑염의 세력을 막을 수 없게 된다.
최고위 창조신도 되지 못하게 된다
그럼 여기에 있을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있을 수 없는 과거에 돌아와 있는 지금의 나는 끝장이다.’
같은 장소에 같은 존재는 용납되지 않는다.
보호를 제공하는 차원권능이 약한 지금 상황에서 여기에 있는 아이언은 세계의 흐름에 흡수되어 사라지고, 새로운 운명을 가진 존재가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아기가 활기를 되찾아갈수록 아이언은 위기를 맞고 있었다.
‘설마 과거의 변화가 이렇게까지 영향이 크다니?
진짜 내 차원권능이 약해져서 반발력을 해소하지 못하는 것인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나?’
차원권능이 답을 내려준다.
그것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였다.
‘여기에 또 하나의 정보행성 코아가 있다는 것이 문제였구나!
바로 나의 과거가 가져온 것이 있다.
충돌을 우려한 나의 정보행성 코아가 지원을 정지하고 있다니?’
정보행성 코아도 같은 존재가 둘이 있으면 하나가 사라지니 그런 위험부담을 감수할 리가 없었다.
문제는 은하유성 아이언은 정보행성 코아에게 투기 외의 다른 권능을 전부 의존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정보행성 코아의 지원이 없는 나의 차원권능은 절대로 오리진급이 될 수 없다.
내가 세계의 항상성을 완전히 제압했다고 방심했어.”
퍼! 퍼퍼!
이제 현세계의 어떤 타격에도 끄떡없는 방어력을 가진 피부에 멍이 들기 시작한다.
‘컥! 설마 수련행성의 수련까지 취소가 되는가?’
수련행성은 최고위 창조신이 아니었다면 그렇게 빨리 만들 수 없는 보물이었다.
이렇게 약해지다가 최후는 여기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지워지면서 세계의 흐름을 지키는 허신(虛神)이 되는 것이었다.
‘과거를 바꾸려던 자들이 모두 그렇게 된 이유가 있었어.
이건 함정이야.’
과거를 바꾸면 현재가 변화한다.
그럼 과거를 변화시키기 위해 권능을 발휘한 구현자는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의 대답이 여기 있었다.
‘바뀐 현재 때문에 지워지거나 세계의 흐름에 흡수되어버린다.’
작은 과거의 변화는 이렇게 힘이나 외형이 변하는 정도로 끝난다.
그러나 커다란 과거를 개선해서 명확하게 더 나은 현재를 얻으면 그 대가로 상대적으로 약해진 현재의 구현자가 사라지는 것이다.
아기가 살아있는 채로 빙의했다면 원래 여기에 있을 수 없는 은하유성 아이언은 흡수가 되어버린다는 의미였다.
‘왜 차원권능을 익힌 존재들이 멸종되다시피 하고 사장되었는가 했더니 이런 이유 때문이었어!’
그것도 뒤바뀐 현재의 차원권능에 의해서 사라지는 것이라서 막을 수가 없었다.
‘바뀐 현재는 아무것도 모르니 기억조차 남기지 못하고 사라진다.
그래서, 제대로 된 경고조차 없구나.
자료 자체를 남길 수가 없으니 말이야.’
삭월(朔月)의 시즈지가 살린 지성체 아기의 육체에 빙의하여 부활한 바뀐 현재는 투기를 버리고, 차원권능에 전부 쏟아부었는지 침투가 무서울 정도였다.
‘이 자식이 또 이것저것 잡다하게 익힌 모양이다.
잡스러운 캐릭터는 망한단 말이야!
그런데 지금의 나에게는 최악이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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