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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위치를 파악하지 못한 영원체들이 대량포격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자 바람의 절대자는 다급하게 말했다.
“이번 공격은 너까지 못 막는다.
아직 멀었느냐?”
그런데 차원창세신 코아의 대답이 없었다.
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
은하유성을 발동하면서 무엇인가를 느꼈는지 차원창세신 코아의 투기 흐름이 급속도로 가속되면서 회오리가 끝없이 강해지는 것을 본 바람의 절대자는 피식 웃었다.
“후후훗! 이 상황에서 열매를 맺었는가?”
처음 장담은 방어막의 구멍을 일렬로 만들어서 통과하겠다는 제안이었다.
‘그런데 지금 방어막의 회전이 멈추어서 막혔기에 거기에 맞추어서 위력을 끌어올리는 중으로 보이는군.’
투기를 다루는 초월자들의 정점답게 현황을 파악한 바람의 절대자는 점점 빨라지고, 강해지는 은하유성의 회오리를 쳐다본다.
바로 결론이 나왔다.
“전신파도격(全身波濤擊)의 투기 제어를 흡수한 은하유성의 투기 회오리가 가속해서 위력을 무한대로 끌어올리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럼 방어막의 회전은 중요하지 않을 정도인가?”
새롭게 만들어가는 오의를 정립할 수 있게 잠시 보호해주면 무리 없이 빠져나갈 수 있어 보였다.
“필요한 것은 시간뿐이군.”
바람의 절대자가 가볍게 심장을 치자 백색의 전신 갑옷이 온몸을 감싼다.
툭! 파슛!
태극천검을 오른손에 쥐고서 다시 파란 칼날과 빨간 칼날을 추가하여 참마도(斬馬刀)로 만들었다.
우우우우우웅-!
왼손에 쥔 파멸유혼검이 조상의 가호를 받아서 진동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양손에 검을 쥐고서 차원의 방어구 밖의 영원체들을 쳐다보는 그의 눈의 은은한 백색으로 빛난다.
“시간 정도라면 얼마든지 벌어주마.”
죽음의 투기로 완전히 전투태세에 들어간 바람의 절대자의 모습이 일순 사라졌다.
그리고, 차원의 방어구에서 벗어나자 확실히 존재를 느낀 절대계 창조주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
자신의 목을 잘라버렸던 섬뜩한 죽음의 감각이 또 밀려온 것이다.
죽음의 기운으로 잘린 목을 붙이느라 고생했던 순간을 떠올리니 신체가 저절로 반응한다.
그대로 몸을 굴려서 바닥으로 낙하한 것이다.
파파파파파파-!
체면이고 뭐고 생각하지 않는 필사적인 회피였다.
그러나, 다른 영원체들이 저게 뭐하는 짓이냐는 의문과 조롱의 시선을 보내자 후회가 밀려왔다.
‘또 이 꼴이로군.
십중심을 만드는 것이 아니었어.
아무리 혼란하고 희생이 있어도 내가 직접 처단해야 했다.
아니면 신족과 마신족에게 끝까지 맡길 것을 잘 못 했구나.’
절대계가 만들어진 시기를 지나서 안정화된 세계에서 눌려있던 정신체들의 불만과 욕구가 터지면서 종족 간의 충돌이 일어났다.
통제해야 할 신족과 마신족조차 계파를 나누어서 싸우기 시작하자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서 정신체를 대표할 힘과 세력을 가진 열 명을 뽑아내었다.
‘십중심으로 임명하고, 영원체와 동등한 대면권과 특권을 베풀었다.
그 힘으로 정신체의 혼란을 수습했는데 그다음에 설마 나의 목을 조를 줄이야?
시간을 되돌아가서 그때의 나를 말리고 싶을 정도로 참으로 어리석은 결정이었다.’
모든 혼란을 제압하고, 쓰일 곳이 없어진 십중심의 거대한 힘은 결국 가장 큰 제약인 창조주에게 향한 것이다.
상급자보다 똑똑하거나 강한 부하는 반드시 배신한다는 철칙을 무시한 대가를 톡톡히 치른 셈이었다.
‘가장 위협이 되는 파워 오브 엠블렘이라도 처분하려고 했다가 목이 날아간 순간 깨달았다.
이미 십중심을 나 혼자의 힘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말이야.
그런데 도움을 받아도 이 꼴인가?’
다시 거주구의 바닥까지 굴러서 죽음의 위기감을 벗어난 절대계 창조주의 눈에는 경악할만한 광경이 벌어졌다.
백색의 전신 갑옷에 양손에 쥔 검에 백색의 기운을 두르고, 휘두르는 바람의 절대자가 영원체들을 쓰러뜨리면서 전진하는 광경이다.
“커어억!”
“으윽!”
상대가 전혀 되지 않는다.
태극천검이 횡으로 휘둘러지면 반드시 영원체의 목이 하나가 잘라서 날아간다.
파멸유혼검이 허공을 찌르면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서 심장이 산산조각이 났다.
슈가! 퍼억!
그런데 주변을 포위하고, 맹공을 퍼붓는 영원체들의 공격은 단 하나도 스치지 못한다.
“이건 또 뭐야!
왜 안 맞아?”
“우리 권능의 인지 영역 밖에서 움직이고 있다!”
오의의 일종으로 보이는데 분석이 되지 않자 영원체들이 당황해서 물러선다.
죽음의 기운에 상처를 입은 영원체들은 신체가 정지하려 하자 기겁하여 다급하게 물러섰다.
그들의 눈에는 숨길 수 없는 놀라움이 떠올랐다.
‘분명 모습은 보이는데 아무리 해도 공격대상으로 인지할 수가 없다.’
‘방어는 반드시 뚫리고, 공격이 전혀 통하지 않아.’
‘이것이 바람가가 이룬 오의의 정점인가?’
‘저 자식이 무참하게 당한 이유가 있었어.’
영원체들을 상대로 일방적인 학살을 보인 바람의 절대자는 양손을 늘어트린 자연체의 상태로 돌아갔다.
투구에 가려서 표정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지극히 평온한 목소리로 말한다.
“영원불멸의 권능과 신체만 믿지 말고 수련을 하십시오.
이러시면 가지고 계신 재능이 너무나 아깝습니다.”
목이 날아가면서 들었던 충고를 다시 받은 절대계 창조주의 얼굴이 흉악하게 일그러지면서 외친다.
“이놈! 파워 오브 엠블렘!
이러라고 신체의 한계를 풀어주었던 것이 아니다!
절대계의 힘의 질서를 유지하는 너의 의무대로 영원체가 아닌 정신체와 다른 십중심을 통제해야 한다.
그런데 왜 이런 짓을 하는 것이냐?”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지극히 평온했다.
“저는 충실히 힘의 질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절대계에 도움이 될 강자가 약자 위에 존재하게 하고 있습니다.”
창조주보다 십중심들이 강하고 도움이 되니 내버려 두고 있다는 냉혹한 대답에 절대계 창조주는 할 말을 잃었다.
‘당장 소멸시켜버리고 싶었지만, 힘의 격차가 너무 크다.
신체의 제약을 풀어서는 안 되었어.’
십중심에게 부여되었던 가장 특혜가 바로 정신체에게 있는 영원체로 승급을 가로막는 제약의 해제였다.
‘지성체가 정신체가 되려면 정신체의 도움이 필수이다.
정신체가 영원체가 되려면 똑같이 영원체의 지원이 필요하다.’
물론 안전책은 걸어두었다.
‘혹시 몰라서 신령의 제약은 그대로 두고, 신체의 제약만을 풀었다.
아무리 신체 능력이 높아도 권능이 약하면 별수 없다고 판단했지.’
더욱 강력한 힘으로 혼란을 조기 수습하기 위해서 베푼 특혜였는데 지독한 오산이었다.
‘신체의 제약만 풀어주었는데 설마 이렇게까지 힘이 오를 줄이야.’
영원체조차 압도하는 힘을 가진 존재를 열이나 만들어버린 것이다.
이제보니 숫자로 밀어붙이기에도 벅찰 지경이었다.
‘단 한 순간의 충돌이었지만, 바람의 절대자는 상처하나 입지 않았다.
그런데 영원체들은 열 명이나 목이 날아가고, 심장이 부서져서 죽음의 기운에 잠식당하는 중이다.’
영원체까지 영향을 미치는 죽음의 기운을 가진 바람의 절대자가 다른 십중심보다 더 위험하고 까다롭기는 했다.
그런데 이런 일방적인 전투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다른 십중심도 숨겨놓은 힘이 없다고 확신 할 수 없다.
나의 대리자인 창조신장과 마신황제가 가호를 내릴 겨를도 없이 번갈아가면서 소멸하였는데 누가 했는지 정확히 파악이 안 될 정도였다.’
지금 영원체 거주구로 혼자 쳐들어온 바람의 절대자를 보니 확실히 힘의 격차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리 보아도 숫자로 밀어붙이는 일조차 무의미하다.
이제는 십중심을 도저히 영원체의 힘으로는 통제할 수가 없다.’
전투는 소강상태로 들어간다.
내심 긴장했던 영원체 군단과 전투가 어떤 위기나 위협을 느끼지 못하자 권태로운 어조로 바람의 절대자가 묻는다.
“아직 멀었느냐?
내가 대신해줄까?”
바람의 절대자의 신체에 죽음의 기운이 소용돌이치기 시작한다.
은하유성에 대해서 어느 정도 파악이 끝났기에 자신이 펼치려는 모습이었다.
구구구구구구궁-!
자신과 비교도 할 수 없는 은하유성의 기세에 기겁한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뭐야! 이거!
끔찍하잖아!’
죽음의 기운으로 발동된 은하유성이 가져올 파멸적인 결과를 계산하고, 진저리를 친 차원창세신 코아는 힘차게 거부했다.
“아닙니다! 어르신!
제가 하겠습니다.
전신을 휘감던 투기의 회오리가 오른쪽 주먹에 집중되기 시작한다.
도저히 압축할 수 없던 투기 회오리를 이제는 주먹 하나 정도로 모을 수 있게 된 차원창세신 코아의 입에서 영창이 흘러나온다.
“이것이야말로 모든 세계를 관통할 일격이로다.
전력을 모은 나의 주먹은 모든 벽을 뚫을 것이다!”
강대한 투기의 방출에 차원 방어구가 요동치면서 견디지 못하고 깨어진다.
양 주먹을 허리에 두고서, 정권 지르기의 자세를 취한 차원창세신 코아의 모습이 드러났다.
우지지지지! 파파파파파파파!
모든 신력과 마력, 투기를 끌어올려서 스물여섯 쌍의 빛과 암흑의 날개가 찬란한 빛을 뿌린다.
그제야 또 다른 누군가가 있었다는 사실을 그제야 파악하여 놀란 영원체들의 눈동자가 한없이 커진다.
“또 뭐야?”
“다른 십중심인가?”
“창조신이다!”
“창조신?
창조신이 어떻게 우리의 이목을 속일 수 있나?”
그렇게 갑자기 모두의 앞에 나타난 창조신이 오른쪽 주먹을 내질렀다.
“전신유성격(全身流星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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