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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625화 (1,535/2,000)

34권 35권

이제까지 단순한 임시 명령이었으나, 정식으로 인정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겨우 상급 여신이 일반행성 신계도 아닌 은하계 중앙신계를 신계주신 대리로 운용하는 경우는 없었다.

또한, 비록 외부에서 들어왔으나 주신으로서 상급 여신에게 명령을 받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상급 여신은 신계를 운영할 능력이 안 됩니다.’

‘다른 중앙신계에서 우습게 여길 수 있습니다.’

‘창조신계에서도 인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본래 이런 반발들이 바로 튀어나올 무리한 지시였다.

그렇지만 방금 차원권능으로 은하계의 모든 신계를 동시 활성화하고 장악한 아이언의 의사를 거스를 수 있는 존재는 여기 없었다.

여기에 황금권능의 불변(不變)의 영향으로 감히 쳐다보기 힘들 정도로 위엄이 올라간 은하유성 아이언에게 거역할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핫-!”

아무런 불만 없이 일제히 복종하겠다는 외침을 낸 주신과 용자왕들을 쳐다본 은하유성 아이언은 미소를 지으면서 말한다.

“후후! 신족과 마신족은 자신보다 약자에게 충성하는 경우는 없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

그러니, 삭월(朔月)의 시즈지가 나의 유모인 이상 능력은 내가 만들어주겠으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지금은 그녀가 주신보다 약하지만, 자신의 도움이 있으니 곧 강해질 수 있다는 발언인데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

그들은 지금 자연스럽게 방출되는 눈에 보이지 않는 투기의 흐름에 남김없이 제압당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궁!

중앙신계의 영광의 자리에 앉은 아이언의 존재감은 주신과 용자왕들의 미동조차 용납지 않는다.

‘크으으으! 투기의 농도가 전혀 달라.’

‘무…무슨 투기가 철벽에 눌리는 것 같지?’

분명 무형의 투기인데도 상상도 못 할 막대한 압력을 가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렇게 무서운 투기가 씻은 듯이 사라지면서 다정한 음성이 울린다.

“어서 오세요. 삭월(朔月)의 시즈지.

폐관수련에서의 많은 성과를 축하합니다.”

방금까지 질식사를 시킬 기세로 주변을 제압하던 아이언의 투기가 사라지자 주신들과 용자왕들은 겨우 고개를 들 수 있었다.

그러자 그들은 영광의 의자를 두 명이 앉을 수 있게 확장하고, 환한 미소로 옆자리를 손바닥으로 두들기는 아이언을 볼 수 있었다.

탁탁!

아이언의 시선을 따라서 쳐다본 알현실의 끝에는 황금 장미 봉오리를 연상시키는 겹겹이 천이 쌓인 드레스를 입은 삭월(朔月)의 시즈지가 있었다.

금발을 기품있게 말아 올리고, 수많은 보석 장신구로 별처럼 장식한 극도로 화려한 모습인데 굉장히 딱딱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방금 그녀의 눈과 인식에는 아이언의 모습이 한없이 커다란 황금빛의 투신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신계 주신대리를 하면서 다른 창조신을 몇 번 보았는데 이건 비교조차 할 수 없이 강력했다.

‘무…무슨 존재감이 이렇지?’

일천 년이란 시간을 강제로 폐관수련을 시킨 아이언에게 화를 내기에는 방금 본 투기의 환영이 너무나 엄청났기에 조심스럽게 자신의 유모 자리로 이동해서 앉으려 한다.

그런데, 아이언이 고개를 저으면서 자신의 옆자리를 가리킨다.

“거기가 아니에요.

제 옆자리에 와서 앉으세요.”

“….”

상급 여신은 중앙신계의 영광의 자리에 능력 부족으로 앉을 수 없다.

이미 사전에 확인했던 사항이다.

‘기본기능만 활성화된 중앙신계의 신계주신 대리의 자리에도 위험을 느꼈는데 지금은 심각한 경고를 보내온다.

앉으면 분명 소멸할 거야.’

그러나, 알현실에 엎드려있는 주신들과 용자왕들의 시선을 느낀 순간 이를 악물고 앞으로 이동한다.

‘으음! 해야 해.’

지금 아이언이 부하들 앞에서 신계 주신의 대리를 공인해주었는데 의자에 앉을 수조차 없다면 그동안 쌓아 올린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아이언이 자신을 소멸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도 컸다.

‘지금 나를 소멸시킬 이유는 전혀 없어.’

그렇게 긴장된 시선으로 다가오는 그녀를 보는 아이언의 얼굴에는 장난기 서린 미소가 떠올렸다.

그의 시선은 그녀가 입은 황금장미 봉우리 형태의 드레스를 확인하고 있었다.

‘역시 저 옷을 골랐네.’

탈의실에 있던 옷에서 가장 노출 면적이 작으면서, 벗기기에도 어려운 옷이었다.

특히 젖가슴 부위가 몇 겹으로 동여매듯이 덮여있고, 다리부위도 막힌 저 옷을 그녀가 택한 이유는 조금만 생각하면 바로 알 수 있었다.

‘아기의 일을 확실할 때까지는 모유 수유를 절대로 허락하지 않겠다는 뜻이겠지.

확실히 저러면 옷을 찢기 전에는 못 얻어.

그런데 내가 손을 대기 전에만 그랬지.

지금은 내게 가장 좋은 옷이야.’

아이언이 탈의실에서 구조를 살짝 변경해놓은 사실을 모르는 그녀가 아이언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모습은 지극히 딱딱하기만 했다.

일천 년 만에 아이언을 다시 만난 그녀가 지금 얼마나 긴장하면서 경계하고 있는지 알려주고 있었다.

그러나, 영광의 자리에 같이 앉아서 신계주신 대리의 자리를 받는 것을 거절하지 않자 아이언은 웃었다.

‘후후! 생각대로야.

쉽게 가겠어.’

‘후후! 생각대로야.

쉽게 가겠어.’

일천 년이라는 지성체에게는 너무나 긴 폐관수련은 헛되지 않았다.

영혼도 없이 미숙아로 태어나자마자 죽은 자신의 아기의 처참한 운명에 대한 그녀의 감정을 흐릿하게 하고, 신족으로서 미래를 우선하게 하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영광의 자리에 앞으로 다가온 삭월(朔月)의 시즈지는 아주 곤란한 표정이 되었다.

영광의 자리를 아이언이 확장해놓았지만, 두 명이 앉을 정도였는데 거기에 아이언의 오른손이 그대로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 앉으면 엉덩이에 손이 깔릴지도 몰라.’

눈치를 주는데 전혀 치울 생각을 하지 않고, 손바닥을 위로 향한다.

움찔!

앉으면 그대로 엉덩이를 저 손바닥에 올려놓는 상황이었다.

‘이게 무슨 생각이시지?’

뭐라고 묻기도 전에 뒤의 부하들의 기세가 따갑게 느껴진다.

보지 않아도 과연 상급 여신이 은하계를 관리하는 중앙신계의 신계주신 대리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가득한 시선이었다.

‘아무리 아이언님에게 인정을 받았어도 영광의 의자에서 중앙신계를 통제할 능력이 없으면 관리는 무리다.’

그런데 아이언의 다정한 의지가 전해진다.

‘지금 신격에서도 신계 운영이 가능하게 조정해 드릴 테니 그대로 앉으세요.’

‘….’

그럼 아이언의 손이 자신의 엉덩이를 만져도 된다고 허락해주는 셈이었다.

어쩌다 보니 이미 그 이상의 행위를 했지만, 더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이제는 안 돼.’

강제로 폐관수련을 하면서 젖가슴을 빨리는 이상한 관계를 정상적으로 재정립하기로 했던 결심이 처음부터 무너질 수 있었다.

그런데 아이언의 의지가 다시 전해진다.

‘더 시간이 지체되면 부하들이 신계주신 대리의 임무에 겁을 먹고 있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어요.’

‘!’

그 말에 입술을 잘근 깨문 삭월(朔月)의 시즈지는 몸을 돌리고, 천천히 엉덩이를 의자에 대어간다.

‘옷 위이니까 조금은 상관없겠지.’

지금 입고 있는 황금봉오리 드레스는 신체를 몇 겹이나 겹쳐서 보호하는 구조였다.

아이언이 찢기 전에는 맨살의 접촉이 불가능했다.

‘그럴 리는 없어.’

이제까지 보여왔던 아이언의 행동은 과감하기는 했지만, 규칙은 지켜왔다.

부하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의 옷을 찢는 일을 하지 않으리라 믿었고, 실제로 그러했다.

포오옥!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엉덩이가 아이언의 펴진 손바닥에 올려지면서 의자에 앉는다.

‘!’

겹쳐진 천을 넘어서 아이언의 손바닥이 그녀의 엉덩이에 느껴졌으나, 그 이상의 문제는 없었다.

다만 아이언의 강력한 신력과 정기가 옷을 넘어서 그녀의 신체에 침투하기 시작했다.

아이언은 속삭이듯이 의지를 보내었다.

‘소리를 안 내게 주의하세요.

부하들이 눈치를 채면 곤란해요.’

‘예? 흐으으흑!’

모유를 주면서 이런 식으로 정기를 부여받은 경험이 몇 번이나 있는 삭월(朔月)의 시즈지였기에 속으로 신음하면서 버틴다.

그리고, 그녀의 머리카락이 황금빛으로 빛나면서 빛의 날개가 펼쳐진다.

화아아아아아!

역시 황금빛인 빛의 날개가 하나둘 펼쳐지면서 여섯 쌍을 이룬다.

상급신의 증거였다.

이미 그녀의 존재감과 신력으로 경지를 짐작했던 주신들은 다음에 벌어지는 광경에 눈이 커졌다.

‘빛의 날개가 늘어난다!’

‘저것은 뭐냐?’

중앙신계와 아이언의 지원을 받은 삭월(朔月)의 시즈지가 전개한 빛의 날개가 급증하기 시작한다.

빛의 날개를 채울 신력이 부족하여 반투명했지만, 순식간에 스물여섯 쌍의 빛의 날개가 그녀의 등 뒤에서 찬란하게 비춘다.

파아아아아아아!

여섯 쌍의 빛의 날개와 스무 쌍의 반투명한 날개를 가지게 된 그녀는 자신에게 흘러들어오는 막대한 신력과 권능에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이게 바로 창조신?

행성을 넘어선 우주의 구조가 느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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