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그렇게 자신들의 입장을 잘 설명했지만, 삭월(朔月)의 시즈지는 이제 남처럼 느껴지지 않는 그녀들이 허신(虛神)의 상태와 마찬가지이니 불안했다.
‘만약 내게 무슨 일이 발생하면 이들은 반드시 소멸한다.
신체를 만들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하나의 신체에 세 명의 신령이 머무는 덕분에 어마어마한 창조력을 무리 없이 발휘할 수 있다.
그리고, 신체 능력을 증폭까지 같이 시키는 상태라서 즉각적인 분리가 어려웠다.
“갈수록 우리의 권능과 마력이 융합되고 있다.
잘못하면 위급상황에 분리가 안 되어서 셋 다 한꺼번에 소멸할 수도 있어.”
그런 위험부담을 충분히 다시 경고하지만, 보조인격들은 웃으면서 대답한다.
“후후! 너에게 위기라니?
신족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최고위 창조신이신 아이언님의 유모가 소멸이 될 일이 도대체 뭐가 있을까?”
“최강의 영웅신이신 아이언님에게 무슨 일이 있기 전에는 어림도 없는 일이지.”
“….”
이런 대화는 결국 돌고 돌아서 아이언의 보호가 있는 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항상 내려진다.
자신이 누리고 있는 모든 혜택이 아이언의 유모라는 이유이고, 그것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더욱 강해져야 한다는 사실을 재확인한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표정이 굳어진다.
‘아이언님이 정말 내 아이로 환생한 것이 아니라면 원수일 수도 있는데 어쩌지?’
중앙신계 신계주신의 유모로서 받는 지원과 대우가 고위 주신조차 꿈도 못 꿀 정도로 대단하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
‘나를 순간에 소멸시킬 수 있는 영웅동맹의 검의 주신과 주신들의 깍듯한 대우는 초월자라면 절대로 누릴 수 없어.’
보조인격들도 그런 상황을 잘 알고 있기에 다른 쪽으로 이야기를 돌렸다.
“그럼 준비한 것은 잘 되었을까?
보여줘.”
“진실을 알고 싶다면 보통으로 안된다.”
그녀들의 시선이 자신의 손으로 가린 젖가슴으로 모이자 얼굴이 새빨개진 삭월(朔月)의 시즈지였다.
그런데 재촉하듯이 눈빛을 보내자 순순히 손을 치운다.
후우우웅! 후우우웅!
물에 떠 있는 장엄한 젖가슴의 중앙에 작은 황금 태양처럼 동전형 착유기가 환한 빛을 내뿜는다.
속에 응축되어있는 모유의 질과 양을 짐작한 아이언은 고개를 끄덕였다.
‘호오! 대단한데?
폐관수련을 하는 동안에도 모유를 착실하게 준비를 해두었군.’
신계의 지원이 동전을 통해서 연결되게 만들어놓았으니 떼어놓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보조인격들은 황홀한 눈빛으로 젖가슴의 언덕 위에서 빛나는 황금 동전들을 지켜보면서 외쳤다.
“좋아! 이 정도면 어떤 유모도 따라오지 못해.”
아이언님도 만족하시겠지.”
“그럼 계속 보충하자.”
그녀들이 서로의 감각까지 연결되어있음을 파악한 아이언은 고개를 끄덕였다.
삼위일체의 권능을 분석하고, 그가 권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내 말대로 서로의 권능만이 아니라 감각과 신체 능력까지 합쳤다.
이러면 기본적으로 세배의 출력을 낼 수 있다.
지침대로 잘 수련했어.’
차원권능과 중앙신계의 지원이 전혀 아깝지 않은 수준의 모유였다.
‘이 정도 대가면 잘해주어야 하겠군.
지금 원하는 것이 내 신체의 재료가 된 아기 시체의 진실인가?’
거기에 대해서도 보조인격들에게 잘 설명해서 이해시키라고 지침을 주었다.
그러나, 일천 년이 지난 지금에도 집착하는 모습을 보니 꽤 어려운 일이었다.
‘내가 설명해도 받아들이기 힘들겠지.
이걸 어쩐다.’
그녀가 바라는 진실은 아이언이 자신의 아이로 환생했다는 것이다.
‘가장 바라는 일이겠지.
최고위 창조신의 유모가 아니라 진짜 모친이 될 수 있으니 말이야.’
신계주신의 모친이면 신분이나 능력을 떠나서 신계에서 어떤 일이 있어도 직위가 흔들리지 않는다.
‘그런데 아기가 영혼도 없는 미숙아로 태어나서 바로 죽고, 그 시체가 나의 신체의 재료가 되었다면 다른 유모들과 큰 차이가 없다.
이러니 아무리 논리에 맞게 설명해도 들을 리가 없다.’
상황을 파악한 아이언은 물러섰다.
‘나는 초월자로 끝난 멍청이가 아니다.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다.
무엇보다 최고위 창조신이면서 신계 최강의 영웅신인 내가 뭐가 부족하고 급한가?
겨우 상급 여신에게 이렇게 강제로 해야 하나?’
솔직히 겨우 권능계약서이면서 아직도 끝도 모를 위압감을 주는 카르마 계약의 제약이 무서웠다.
그리고, 자신의 장담대로 원래 흐름과는 달리 현재는 충분히 설득할 수 있는 능력과 명분이 있었다.
‘나는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다.
전부 설명해주겠다.
그래도 이해하기 싫고, 해명을 원한다면 정당하게 삽입금지 조항을 스스로 포기하게 하면 된다.’
아직도 욕조에 엎드려서 헐떡이고 있는 삭월(朔月)의 시즈지와 보조인격들을 아쉬운 눈길로 흩어 본 아이언은 탈의실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아직도 옷과 속옷을 고르고 있는 워터 문을 바라보다가 마음에 드는 몇 개의 복장을 눈에 확 띄게 배열을 바꾼다.
그런데도 하위신인 그녀는 파악하지 못한다.
‘전혀 눈치 못 채는군.’
대담하게 모든 옷과 속옷을 자기에게 편하게 구조를 수정해주면서 탈의실을 빠져나간다.
어떻게 수월하게 진행할지 고민하면서 말이다.
‘말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직접 보여주겠어.
수고의 대가를 받겠지만 말이야.’
아이언이 주신전에 들어가서 영광의 자리에 앉아서 차원권능과 황금권능을 동시에 발동한다.
그 순간 은하계 중앙신계의 전 기능이 깨어난다.
우르르르르르르르르르릉!
강대한 신력에 의해서 단숨에 최대로 활성화된 중앙신계에서 벼락이 연달아 치는 소리가 울렸다.
삭월(朔月)의 시즈지가 부활시켰으나, 신계의 핵이 될 주신과 운영할 고위신들이 없어서 잠들게 했던 신계들까지 모두 깨어난다.
거대한 행성의 위성처럼 중앙신계의 주변을 돌기 시작한 신계들을 바라보는 은하유성 아이언의 눈빛에서 황금빛의 차원권능이 일렁인다.
“후우우우음! 깨어나라!
이동할지어다.”
주신전에 집중된 차원권능이 그대로 신계들에게 쏘아지면서 이루어진다.
파아아아아아아-!
오십 줄기의 황금빛의 신력 기둥이 그대로 각 신계를 직격을 하면서, 그대로 공간이동을 시켜버린다.
제국 지역의 인구가 충분한 행성에 새로운 신계들을 배치하자 행성의 지성체가 내뿜는 막대한 정기가 수집되어 중앙신계로 모이기 시작한다.
우우웅! 우우웅!
아이언의 차원권능의 통제와 모여드는 정기의 막대한 양에 중앙신계가 서서히 본래의 위용을 되찾아간다.
화아아아아아아!
그것은 황금빛의 태양처럼 보이는 항성계의 모습이었다.
차원권능에 의해서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서 은하계 어디서도 동시에 보이며 통제가 가능한 중앙신계는 휴면상태의 신계들을 모두 가동을 시작했다.
파파파파파파파파!
지성체가 사는 유인행성의 달들이 모두 황금빛을 내뿜는다.
황금빛으로 동시에 찬란하게 빛나는 신계들은 비록 핵이 될 주신이 없었지만, 기본적인 정기수집과 송신과 수신의 기능을 활성화를 시킬 수 있었다.
아이언이라는 단 하나의 핵으로 말이다.
수만 개가 넘는 신계가 동시에 활성화되어서 중앙신계로 연결되는 광경을 동맹의 주신들도 모두 느꼈다.
“오오오오오오오! 이럴 수가?”
“아이언님이시다.”
“얼마나 강해지신 것인가?”
자신들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숫자의 신계를 동시 활성화하는 광경을 목격하면서 경외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더구나, 신계 권능의 기본이 된 차원권능으로 인하여 신계의 핵이 되는 주신과 초장거리 공간 이동소가 없이도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경악할 뿐이었다.
더구나 용자왕과 영웅왕의 호출도 오고 있었다.
“신계 주신님이 부르신다.
어서 가보자.”
“우리는 이동해서 확인하겠다.”
“너희는 휴식과 치안유지를 계속해라.”
달의 형태로 있었던 연합의 신계들조차 갑작스럽게 깨어나자 주신들은 바쁘게 이동했다.
그리고, 차원권능으로 아무런 부담 없이 바로 중앙신계의 주신전의 알현실에 도착한 그들은 저절로 무릎을 꿇게 된다.
드드드드드드드드드-!
한없이 광활한 황금 바다로 보이는 투기와 신력의 흐름에 압도된 것이다.
‘이런 자연스러운 위압감이라니?’
‘분명 더욱 강해지셨다.’
과거에는 신족의 왕이라고 불리던 주신들과 거기에 비등한 강함을 갖춘 용자왕조차 아이언이 앉아있는 영광의 의자를 쳐다보기 힘들 정도였다.
그러니 중앙신계의 천족과 마족들은 모두 엎드려서 일어설 엄두도 내지 못한다.
그리고, 은하계의 활성화된 신계를 모두 확인한 아이언은 혼잣말을 했다.
“은하계를 관리하는 중앙신계의 권능은 이런 정도인가?
분명 최고위 창조신도 휘하 신계의 동시 발동이 힘들다고 했는데 이건 뭔가?”
아이언은 중앙신계의 신계 주신이 휘하 신계들의 장악에 실패하면 손상될 우려가 커서 기다려왔다.
‘중앙신계만이 아니라 은하계의 신계들을 한 번에 활성화해야 차원권능의 효과가 극대화된다.
그런데 그건 최고위 창조신도 힘들다고 정보행성 코아가 경고했다.
지금의 나로도 신계관리주신들을 추가로 확보하지 않으면 폭발할 우려까지 있다고 했는데 이건 뭔가?’
정보행성 코아까지 만류하니 충분한 정기와 권능이 모여 성공의 확신이 들 때까지 활성화를 미룬 것이다.
권능의 정점인 황금 권능을 익힌 지금이 적기라고 시행한 것이다.
‘황금 권능을 익혔더니 너무 쉬워서 맥이 풀릴 지경이다.
그래도 성공했으니 이제 내 은하계는 거리의 개념이 의미가 없고, 정기소모조차 거의 없다.
최대한 빨리 발전할 수 있겠어.’
미세한 통제까지 이상이 없었다.
현세계에서 새로 신체를 만든 후 투기와 신체만을 수련하느라 급감한 연산력으로도 모든 신계를 완벽하게 장악되자 오히려 맥이 빠지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쉽게 성공하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나를 너무 저평가한 것 같군.
아니면 지금의 현세계가 너무 약하던가.’
황금권능이 아니더라도 개발하지 않아서 떨어진 연산력으로도 여유가 넘쳐서 더 일찍 해치울 것을 후회할 정도였다.
그리고, 정보행성 코아로부터 차원권능과 광역마도로 오백억 년 후의 현세계 전부를 단숨에 제패했다던 이계 진리대리 차원창세신 코아의 무력을 재인식하는 순간이었다.
‘현세계보다 몇 배나 강하다는 사백구십구 주우주에서 신체를 만들어서 단련했다면 지금의 나보다 강할 것이다.
세계의 장악을 너무나 쉬운 일로 인식하고 있다고 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보다 강한 존재가 절대계에는 수없이 많다고 하던가?
더욱 강해져야 해.
여기서 중앙신계를 운영하면서 낭비할 시간은 없다.’
영광의 의자 아래에 무릎을 꿇고서 대기 중인 주신과 천족을 내려다본 아이언은 명령했다.
“역시 중앙신계는 내가 직접 관리할 필요는 없다.
나의 유모이자 신계주신대리인 삭월(朔月)의 시즈지에게 모두 맡기겠다.
정식으로 인증을 넘길 것이니 창조신계에 그렇게 통보하고 중앙신계의 모든 존재는 그녀에게 복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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